3년 21화
엉덩잇살
그 이후로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하얗고 둥근 엉덩이가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길을 걷고 전철에 탈 때도, 직장에서 일할 때도 그만 그녀의 엉덩이를 떠올리고 만다. 새빨갛게 물든 얼굴을 본 다음이었기 때문에 더욱 하얗다는 느낌이 남아버린 것일까.
덕분에 그녀가 다가와 안길 때도 머리나 배가 아닌 엉덩이를 만지게 되어버렸다. 아직 그녀는 어리기 때문에 살집에 탄력이 있지는 않았다. 단지, 엉덩잇살은 나름대로 있고, 솔직히 말하면 가슴보다 만지는 보람이 있다. 다른 부위와는 달리 조금 힘을 주더라도 아프지 않을테니 사양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좋다.
속옷에 청바지를 입은 그녀의 엉덩이를 만지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옷감이 얇은 파자마를 입은 엉덩이도 좋다. 천 너머로 엉덩잇살의 부드러움이 전해져서 무척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허리 근처의 단단한 부분도 좋고, 구멍의 양쪽에 있는 두꺼운 부위도 좋다.
하지만,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다리와 엉덩이의 사이다. 조금 살이 쪘다고 할 수 있는 탓에 허벅지가 포동포동하다. 엉덩이는 원래부터 탄력이 있으니 촉감이 무척이나 좋다. 단지, 계속해서 개척을 하고 있자면 허벅지까지 손을 뻗게 되고, 아무래도 간지러운 장소인 모양이라 도망가버리고 만다.
덧붙이자면 그녀는 별로 엉덩이를 만져지고 싶지 않다는 것 같다. 아니, 머리나 배 같은 부분은 만지지 않고 엉덩이만을 우선하는, 다른 무엇보다도 엉덩이라고 말하는 듯한 내 행동이 싫은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그녀 자신이 설명해주지는 않았지만, 함께 지내다 보면 그 정도는 알 수 있다.
그래서, 엉덩이를 만지고 싶다고 생각하더라도 적당한 정도로 그쳐야 한다.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듯 몸의 다양한 부분을 평등하게 쓰다듬는다. 목욕을 마치고 나오면 키스를 하는 것도 싫어해서 아무튼 끌어안거나, 천천히 목을 쓸어준다. 내가 매일같이 만지고 있는 탓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녀는 목덜미를 만지면 얌전해지는 버릇이 있다. 고양이 같다.
손을 뒤로 돌려 주의를 돌리고, 다른 한 손을 엉덩이로 가져간다. 어쨌든 힘을 주거나 움직이기 때문에 알아채고 만다. 무릎 위도 똑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도록 손에 체중을 걸친다. 그렇게 하면 조금 몸을 움직인 척 하며 엉덩이의 감촉을 맛볼 수가 있다.
본심을 말하자면, 직접 맨살에도 닿아보고 싶다. 매끈한 엉덩이의 감촉을 즐기고 싶다. 욕실에서는 씻기는 것에 집중하기 때문에 재미를 느낄 틈이 없다. 거기다 엉덩이 부분은 의자에 닿아있어서 씻긴다고 해도 물을 걸치는 정도였다.
더 말해보자면, 그녀의 작은 구멍에도 흥미는 있다. 스카톨로지 같은 취미는 없을 생각이지만, 한 번 보고 나니 혀를 집어넣어 주름 하나하나를 느끼고 싶다고 생각하고 말았다. 손가락을 집어넣고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하고 싶다. 조금씩 길들여서 언젠가 내 물건을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넓혀보고 싶다. 욕망은 끝이 없다.
하지만 물론, 그녀가 싫어하는 행동을 할 생각은 없다. 실컷 만져놓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그녀 자신이 받아들일 때까지는 손을 대지 않을 것이다. 그런 날이 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바닥을 기며 엉덩이를 향해지면 이성 같은 것은 한순간에 날아가고 말겠지.
그녀는 평소에 인형을 끌어안고 잠드는 모양이다. 본 적은 없지만 옆에서 들리는 소리로 알 수 있다. 가끔 내 방에서 잠들 때는 나를 인형 대신 끌어안으며 잠든다. 싱글침대이기 때문에,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몸집이 작아도 불편할 수 있다.
보답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그녀를 품에 안으면 마침 양손이 엉덩이 주변에 위치한다. 가장 큰 시련이 이 부분이다. 손을 움직이면 신경 쓰여서 잠이 오지 않는다고 화를 낸다. 깨지 않기를, 깨지 않기를, 하고 바라며 잠이 들기를 기다린다. 무심해지려고 노력하면 어째선지 반대로 발기해버릴 때가 있다. 마침 그녀의 배에 닿기 때문에 이건 이거대로 신경 쓰인다고 혼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