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25화
우롱차
한창 나잇대인 여자아이와 지내는 것도 큰일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알 수 없으니까. 정말 그 말대로다. 남자는 여자의 생각을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마치 깜짝 상자 같아서, 무언가를 넣으면 예상 밖의 물건이 튀어나온다.
인간이라는 것은 블랙박스 같은 것이라, 입력과 출력이 정해져 있다. 사과를 넣으면 기쁨이 돌아온다. 딸기를 넣어도 기쁨이 돌아온다. 그런 반응을 보고 바나나나 배를 넣어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런 법칙이 통할 때와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 여자는 특히 그런 이치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녀도, 눈앞의 친구도 알 수 없다는 의미로는 차이가 없다. 전혀 알 수 없는지, 조금 아는지의 차이다. 애초에 대답을 맞춰보지 않았기에 정말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취한 머리로 생각해도 애매한 생각밖에 나오지 않는다. 내가 일본주를 추가할 때마다 잔이 늘어난다. 예전에는 맥주꾼들 뿐이라, 너나 할 것 없이 맥주밖에는 마시지 않았다. 이 나이가 되면 배가 차는 것은 마시지 못하게 된다. 주역이 마시는 걸 따라서 일본주를, 하고 생각해주는 사람도 늘었다.
한편으로, 맘 편하게 독작을 하기도 어려워졌다. 잔이 비면 재빠르게 주문을 하거나, 대작할 필요가 생긴다. 사회에 물든 느낌도 든다. 그녀와는 이 년 조금이지만, 그들과는 십수 년의 교제가 있다. 먼 곳까지 왔다, 하는 생각이 오늘만 해도 몇 번 들었다.
결혼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친구가, 아내와 자식을 위한 생명보험에 대해서 뜨겁게 연설하고 있다. 작년에 아이를 막 낳은 반 친구가, 일찍이도 학원에 대한 말을 나눈다. 취미인 테니스를 마치 다이어트의 도구처럼 말하는 것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녀와 지내는 나날도 즐겁지만, 오직 둘만이, 같은 공간에서, 어디까지고 추락해간다. 음지의 이야기다. 친구들은 햇빛 아래에 있어서, 가끔은 따스한 햇볕 속에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예전 같았으면 조금은 질투를 했겠지만, 지금은 바라지 않는다. 행복하기 때문이 아니라, 나와는 너무나도 먼 이야기이기에, 손조차도 닿지 않기 때문이다. 강 건너의 화재에 당황하지 않는 것처럼, 저 너머의 풍경을 부러워할 일은 없다.
처음에는 나가노다, 히로시마다, 하고 상표에 대해 떠들었다. 하지만 세 합, 네 합 정도 마시다 보면 머리에 남지 않는다. 맛있는 것도 같고, 그렇지 않은 것도 같다. 코를 빠져나가는 향기는 훌륭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훌륭하지 못한 상태였다. 내일이 휴일이라서 다행이다.
그녀 쪽을 슬쩍 바라보니, 아기의 손발을 움직이며 놀고 있다. 손을 흔드니 내 쪽을 잠깐 돌아본다. 무언가 말하고 싶은 것처럼 보였지만, 그 전에 가로막힌다. 내가 손을 흔든 탓에 주변의 부인네들이 질문 공세를 하기 시작한 모양이다. 자제하고는 있겠지만, 부인들도 술을 입에 대었으니 주정꾼임에는 틀림이 없다.
화장실을 다녀온 뒤 그녀 옆으로 다가간다. 너무 내버려 두는 것도 미안하다는 구실이었지만, 요컨대 그녀가 그리워진 것이다. 장지문을 연 시점에서 눈치를 챈 모양이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 부인들도 날 깨닫는다. 여럿이서 즐거운 표정으로 바라보면, 귀찮다. 난 여성이 익숙하지 않다. 그렇다고 돌아갈 수는 없지만.
탁자 옆에 허리를 내리자, 눈앞에 짙은 갈색 잔이 보였다. 우롱차인 모양이다. 술에 취한 머리를 조금이라도 깨기 위해 입에 댄다. 누구의 잔인가, 같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술자리에서 어느 잔이 누구 것인지 따지지는 않는다. 마셔진 본인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단지, 그녀만은 쏘아붙이듯 날 노려보고 있다.
난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는 표정으로 알 수 있다. 그녀는 틀림없이 화를 내고 있다. 애초에 자리에 앉은 시점에서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지만, 단 몇 초 만에 악화한 것이다. 마음의 메모장에 적어두고자 한다. 우롱차를 마시면 그녀의 기분이 나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