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은 어제, 내일은 오늘-88화 (88/450)

3년 28화

밤길

역에서부터 집으로 향하는 동안 그녀는 유난히 수다스러웠다. 평소의 조용한 그녀와는 다른 인상이다. 달이 아름답다거나, 재밌는 얼굴을 한 차가 달리고 있다거나, 별 것 아닌 일들을 계속해서 말했다. 마치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여자아이 같았다. 맞는 말이지만.

그런 말에 섞여서, 결혼은 하지 않는가, 하고 질문한다. 주어가 없어서 누구에게 말하는 것인지 잠깐 이해할 수 없었다. 주변에는 누구 하나 아는 사람이 없을 테니, 아마도 날 말하는 것이겠지. 되묻기도 망설여졌다.

그녀가 주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내 탓이겠지. 난 예전부터 타인을 부르는 것이 거북했다. 성이건 이름이건 강한 위화감을 느낀다. 막 부르기도, 애칭을 쓰기도 거부감이 느껴져서 저기, 또는 잠깐만, 하고 말을 건다. 부모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초등학생이 되기 전부터 그랬다고 한다.

그녀와 둘이서 지내는 동안은 그래도 곤란하지 않다. 가려운 곳은 없나, 또는 먹고 싶은 것이 있나, 하는 말에는 주어가 필요하지 않다. 나와 저, 당신이 나 너, 그런 말이 없어도 성립된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동요한 이유는 오랜만에 일 이외에 타인과 대화를 한 직전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는지 안 하는지 묻는다면, 모른다. 미래의 일은 무엇 하나 알지 못한다. 가족에서 가족이 아니게 된 사람도 있고, 갑자기 이 세상에서 사라진 사람들도 있다. 적당하게 도망치고 있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모른다, 라는 것뿐이다.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이 더해졌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여성진에게 둘러싸였던 탓일까. 그녀도 여자아이인 것이다. 아무래도 결혼이라는 말에 느끼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나도 결혼에 대해 느끼는 것이 있다. 할 수 있다면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원래 지극히 평범한 인생밖에는 그릴 수 없는 종류의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커다란 회사에 취직하고 생활한다. 근사한 여성과 결혼하고, 아이를 만들어, 집도 한 채 세우고 검소하게 살아간다. 나이를 먹으면 손자의 얼굴을 보기만을 기대하는 노인이 되는 것이다.

그런 평범한 레일에서 굴러떨어져서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정색과는 다르다. 나사가 풀려서 어딘가로 사라졌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 수 있다.

그런 나라도 그녀에게는 미안하다고 생각한다. 평생이 현재진행형으로 엉망이 되고 있다. 커다란 남자가 시키는 대로 갖은 더러운 일을 당하고 있다. 그녀가 없는 인생은 생각하기도 싫었지만, 미안하다는 기분도 확실히 존재한다.

그러니까, 그녀가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한다. 언젠가 자력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되어서 내 곁을 떠날 수 있도록. 나보다도 힘이 세져서 내 손을 떨쳐낼 수 있도록. 그렇지 않은 이상, 내가 그녀의 손을 놓을 수 있을 리 없다. 네가 있으면 결혼 같은 건 할 필요도 없다, 라는 말은 부끄러워서 입에 담을 수 없다. 만약 네가 없었다면 결혼 정도는 했겠지, 라고 말하는 것이 고작이다.

어두운 밤길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유도 없이 슬퍼진다. 아마, 멀지 않은 장래에 난 혼자 밤길을 걷게 될 것이다. 아무도 곁에 없어서, 가족도 친척도 보이지 않는다. 조용히 나이를 먹고, 죽어도 눈치채주지 않는다. 죽고 나서도 길에서 말라가는 벌레 같은 존재다.

온기가 그리워져서 불쑥 그녀를 안아 올린다. 꽤 무거워졌지만, 이제 집까지는 금방이다. 갑작스러운 일에 놀랐는지 팔 안에서 몸이 굳어졌다. 그녀에게 얼굴을 가까이하자 양손으로 밀려진다. 그렇게 마셨더니 상당히 술 냄새가 나는 탓인가.

당연한 일이지만, 없어질 때까지는 있다. 그때까지는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없어지면 솔직하게 울면 될지도 모른다. 차라리,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혼자서 노인이 될 때까지 살지 않아도 부모님을 만나러 가버리면 될지도 모른다. 그때까지는 미안하지만, 그녀에게 어울려달라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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