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은 어제, 내일은 오늘-104화 (104/450)

4년 14화

도시락

조리 실습은 두 달 동안 네 차례 이어졌다. 그저 학교에서 요리를 만들 뿐인데 자꾸만 귀찮은 일이 일어나는 수업이었다. 두 번째는 양을 많이 가져가게 했는데, 이게 좋지 않았다. 급식비를 내지 않는 부모도 있는 모양이라, 어차피 잊어버렸다는 것도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상대에게 불평한들 말이 통하지 않을 테고, 교사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많은 양을 가져가게 하는 편이 빠르다고 생각한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생활이 곤란한 적이 없다. 양친은 맞벌이였고, 아이에게 돈을 아끼는 사람이 아니었다. 진지하고 성실하게 길러졌고, 나 자신도 그녀에 관한 일을 제외하면 성실하게 살아왔다. 그래서, 성실하지 않은 인간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두 번째 조리 실습에 대해 들었을 때는 내 귀를 의심했다. 삼 인분에 가까운 재료를 가져가게 했는데, 그녀가 먹을 수 있었던 양은 저번과 거의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자는 먹는 양이 적으니까 나머지는 다 먹어주겠다, 라고 말했다나. 이걸로는 양이 모자라니까 다음에는 더 가져와라, 라고도.

눈앞에 있었다면 손이 나갔을 것이다. 물론 화는 났지만, 그것을 직접 들은 그녀가 격노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전해 들었을 뿐인 나는 반대로 냉정해졌다. 요컨대, 그 아이는 평소에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손수 만든 요리를 먹을 기회는 흔치 않으니, 뻔뻔하게도 전부 먹으려고 하는 것이겠지. 참으로 불쌍한 이야기다.

물론, 그렇다고 그녀가 배를 곯아도 좋다는 것은 아니다. 남의 불행을 우리가 받아줄 의리는 없으니까. 들어보니 반 친구 몇 명은 도시락을 가지고 왔다고 한다. 교사가 도움이 되지 않으니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겠지. 좋은 아이디어다.

그녀도 친구에게 같이 도시락을 먹자는 권유를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세 번째는 도시락을 가져가게 했다. 일단은 수업이니까 조리는 하지만, 국물 이외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고. 식사는 도시락으로 충분하니까 서로 빼앗기도 귀찮아진 모양이다. 이전까지는 조원과 같이 먹었지만, 그 날은 자연스럽게 도시락 조가 모여서 친구와 함께 소풍 같은 느낌이었다고 기뻐했었다.

그녀의 기분도 좋아졌으니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네 번째도 도시락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학교에서 알림장을 보내왔다. 알레르기가 없는 아이는 학교에 도시락을 가져오지 말 것, 도시락을 가져오더라도 급식비를 지불할 것, 등이 쓰여있다.

아무래도 이전부터 학교에서 급식이 문제가 된 모양이다. 일부 아이가 혼자서 많은 양을 먹고, 심지어 그런 아이는 자기가 급식 당번이 되면 다른 아이의 분량을 줄인다. 저열한 행동이지만 매번 감시할 수도 없고 당번을 시키지 않을 수도 없다.

그래서 조리 실습을 계기로 도시락을 가져오는 아이가 늘어났고, 급식비의 미납도 늘어났다. 급식비를 내서 남의 아이를 부양할 바에야 우리 아이에게 충분한 양의 도시락을 들려 보내는 편이 낫다. 아이가 먹지 않으니 급식비를 낼 필요도 없다. 들어보니 확실히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다.

도시락으로 바꾸는 가정은 정상적인 가정이 많을 테니, 돈이 아까운 것은 아닐 것이다. 그저, 한명이라도 급식비를 내지 않으면 그만큼 자기 아이가 굶게 된다. 그럼에도 규칙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던 차에 조리 실습의 문제가 일어나서 더는 참을 수 없게 된 것이리라. 확실히 나도 모자르니까 더, 라는 말은 상당히 짜증이 났다.

이유야 어떻든, 급식비를 내지 않는 가정이 늘어나면 남은 가정에 더욱 큰 부담이 생긴다. 지금도 미납인 가정이 반에 서너 명은 있는 모양이다. 한 반에 삼십 중반 정도의 인원이니까, 서른 명이 커버한다는 계산이다. 예컨대, 도시락 조가 다섯 명이 되면 이번에는 스물다섯 명으로 미납의 아이를 도와야만 한다.

하지만, 그걸 제지하고 싶다면 이 프린트는 역효과가 아닐까. 전혀 몰랐던 일을 알게 되면 도시락으로 바꾸는 가정은 더욱 늘어나겠지. 이렇게까지 해야 할 정도로 늘어난 것일 테니, 도시락을 가져오지 못하게 한다고 해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어떻게 할까 싶어서, 급식과 도시락 중에 어느 쪽이 좋은가, 하고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조금 망설이더니, 도시락이 좋다, 라고 대답했다. 매일 제대로 된 도시락을 만들기는 무척 어렵다. 그래서 저녁의 남은 반찬으로 상관없다면, 이라는 이야기가 되었다. 단, 급식비도 일단은 내기로 한다. 귀찮은 일에 말려 들어가는 것은 사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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