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16화
츄우
*츄우: 1)입맞춤의 다른 표현 2)입을 오므리는 모양 3)쥐의 울음소리 등 다의어.
집에 돌아오자 현관에서 기다리던 그녀가 츄우가 뭔지 아는가, 하고 질문했다. 오늘은 조금 별난 리퀘스트라고 생각하며 그녀를 안아 올리고 키스를 한다. 그녀도 꽤 무거워졌다. 그녀를 내려주자, 저기, 츄우가 뭐야, 하고 되물었다. 혹시 정말 모르는 건가.
방금 한 거라고 알려주자, 그건 키스니까 츄우가 아니라고. 요즘 초등학생이 어떤지 모르니까, 혹시 내가 모르는 츄우라는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신종 포켓몬 같은 거라면 답이 없다. 내 지식은 오백십일 마리에서 멈춰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룹의 친구 한 명이 츄우를 했다는 보고를 한 모양이다. 상대는 한 학년 위의 남자로, 축구부의 어쩌고라고. 예전부터 궁금했지만, 운동하는 남자는 성적으로도 빠르다. 동물적인 것인지, 자신감이 있기 때문인지.
그녀의 친구들은 흥미있게 이야기를 듣고 있었지만, 그녀만은 츄우가 무엇인지 모른다. 평소에 어른스러운 척, 모르는 것은 없다는 느낌으로 지내고 있어서 아무한테도 솔직하게 물어볼 수 없었다고 한다. 츄우도 모른다고 체면이 구겨지겠지.
요컨대, 내가 알고 있는 츄우와 같다. 그래서 다시 한번 키스를 하고, 이걸 츄우라고 부르는 거다, 하고 말해주었다. 똑같은데 왜 이름이 두 가지나 있는가, 하고 물어봐도 곤란하다. 영어로는 키스, 우리말로는 입맞춤이라고 부르지만, 그럼 츄우는 무엇인가.
눈을 감고 입을 내밀어봐, 라고 해봤다. 그 입술을 덧쓰면서, 이게 츄우라는 느낌이니까 그렇게 부르는 게 아닐까. 의외로 맞는 답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의태어의 일종이겠지. 그녀도 납득했는지 연달아 끄덕였다.
입술에 닿기만 하는 키스를 하고, 이건 애들의 츄우. 혀를 얽히고, 이건 어른의 츄우라고 알려준다. 그럼, 항상 어른의 츄우를 하고 있으니 자신은 어른이다, 라고 싱글벙글하고 있다.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것이 아이라는 증거지만, 굳이 말하지는 않는다.
만약을 위해 친구에게 츄우를 한다는 것은 말하지 않도록 일러두었다. 알고 있다, 라고 대답하지만 불만스러워 보인다. 남보다 어른스러운 체험을 하고 있다는 걸 자랑하고 싶은 거겠지. 특히, 그녀는 항상 남들보다 앞설만한 무언가를 찾고 있다.
작아도 여자는 여자라서, 츄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하면 누구랑 하고 있는지 물어볼 것이 뻔하다. 재촉당해서 숨기기는 어려울 테고, 말해버리면 보호자에게 전해지는 것 또한 틀림없다. 돌고 돌아 내 손목에 은팔찌가 채워진다. 그런 건 사양이다.
약속을 어기면 내가 붙잡힌다. 그녀도 원래 있던 시설의 열 몇 명이 함께 사용하는 자그마한 방으로 돌아가게 된다. 널 위해서이기도 하니까, 말하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그저 잊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것 뿐인데, 자꾸 끈질기게 같은 말을 하지 마라, 하고 기분이 상하고 말았다.
식사를 끝마치고 그녀가 잘 먹었습니다의 키스를 하기 위해 몸을 나섰다. 평소보다 혀를 더 얽히고, 츄우라고 소리를 내며 입술을 오므리는 모습이 마치 문어 같았다. 바보 같은 얼굴이기는 하지만, 귀엽다. 재미있어서 앞니로 입술을 살짝 깨물었더니 그녀가 소란을 피운다.
츄우라고 했으니까 츄우를 해야한다, 라는 것 같다. 츄우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 이후로 일이 있을 때마다 츄우, 츄우라고 말한다. 쥐를 흉내 내는 것 같아서 찍찍아, 하고 불러보니 그것도 나쁘지 않은 모양이다. 어느샌가 찍찍아라고 부르면 츄우하고 우는, 그런 놀이가 되었다.
예를 들면, 욕실에서 몸을 씻겨줄 때도 팔을 올려달라고 하면 츄우하고 울면서 팔을 든다. 목욕이 끝나고 무언가 마실 건지 물어보면, 츄우라고 말하면서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낸다. 그런 느낌으로 이불까지 들어와서는, 팔 안에서 머리를 문지르면서 츄우츄우하고 우는 것이다. 아이라는 것은, 정말로 신기한 생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