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은 어제, 내일은 오늘-109화 (109/450)

4년 19화

장난

아마 본인도 느끼고 있겠지만 그녀는 상냥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딱히 이유가 없더라도 찰싹 달라붙어서는 끊임없이 애교를 부릴 때가 있고, 반대로 온종일 쌀쌀맞고 거의 다가오지 않는 날도 있다.

몸 상태나 기분 같은 다양한 요소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큰 싸움을 하지 않고 지내는 것은 마음이 맞기 때문이 아닐까. 요즘은 그녀를 부르는 별명이 늘어난 만큼 스킨십도 더욱 늘어난 느낌이 든다. 이전에는 머리 모양이나 복장으로 부르는 일이 많았다.

예를 들어, 머리가 만두 모양일 때는 거기 중국 소녀, 라고 부르고는 한다. 녹색 원피스를 입었으면 초록아, 라거나. 난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싫어해서 그만 그렇게 된다. 그중에서도 요전에 새롭게 더해진 찍찍이라는 별명은 편리했다. 겉모습에 얽매이지 않으니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

조금 날씨가 쌀쌀할 때 찍찍아 하고 부르면 주변에서 듣고는 톡톡 달려와서 팔에 안긴다. 사람 한 명의 체온은 우습게 볼 수 없다. 아기 새처럼 올려다보며 츄우츄우하고 우니까 입술을 쪼아준다. 딱 좋은 손난로다.

더 추운 날은 이불을 가져와서 둘이 함께 덮는다. 그녀가 이불 끝을 떨어지지 않게 붙잡는 역할이다. 빨래나 설거지로 손이 차가울 때는 그녀로 손가락을 덥힌다. 옷 안에 손을 넣고 그녀의 가슴이나 배를 직접 만지면 따뜻하게 열이 돌아온다.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자각은 있다. 예전에는 목이나 턱 아래 같은 곳으로 족했지만, 지금은 가슴이나 엉덩이마저도 평범하게 만지게 되었다. 음심이 없다고는 하지 않겠지만, 무척 촉감이 좋은 곳이라는 정도의 느낌이라, 옆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손이 움직인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난 직장에서 손이 심심할 때 턱에 손을 가져가 수염 자국을 만진다. 아무런 의미도 없지만 소스 코드를 읽거나 버그 체크를 할 때마다 정신이 들면 항상 해버리니까, 버릇이다.

그녀와 같이 있으면 그 버릇이 뺨을 만지거나 턱 아랫살을 만지는 것으로 바뀐다. 그에 더해 가슴이나 배의 살을 만지는 것도. 그녀는 아직 소년 같은 체형이라 가슴이라고 부를 만한 모양은 아니지만, 먹는 양이 많아서 살집은 있다. 본인이 들으면 화를 내겠지만, 통통한 남자아이와 비슷한 촉감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도 익숙해졌는지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 차가운 손을 집어넣은 순간은 꺅꺅하고 소란을 피우지만, 웃으면서 팔 안에서 날뛰고는 꼭 끌어안아 주기를 기다린다. 그렇게 한바탕 즐기고 나면 울음소리를 내며 키스를 조른다.

얄미울 때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사랑스럽다. 하는 일 자체는 데려왔을 당시와 별반 다름이 없으나, 그 시절의 그녀는 좋든 나쁘든 나를 신경 쓰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뺨을 꼬집어도 맘대로 하라는 양 TV를 보는 데 열중했으니.

지금의 그녀는 내 배에 등을 맡기고 누워있다. 내 양팔을 무릎 위로 가져가서는 턱받침으로 쓰고, 아이스크림을 가져와도 한입씩 나눠 먹는다. 마치 그녀 안에 나라는 사람을 받아들여 줄 장소가 있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드물게 일부러 엉덩이를 흔들어서 내 물건을 자극할 때도 있다. 굳기 시작하면 멈추고, 줄어들면 시작하는 느낌으로 장난을 친다. 이 방송이 끝날 때까지는 안 돼, 라고 말하고는 화장실을 가는 것조차 허락해주지 않는다. 그러다 카우퍼가 흘러나와 그녀의 파자마까지 얼룩이 생긴 적도 있었는데, 장난꾸러기도 자기 옷까지 더러워질 줄은 몰랐는지 시무룩하면서 다시 욕실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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