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1화
변화
그 이후에도 그녀는 변하지 않았다. 아니, 변했다는 것을 이제 와서 알아챈 거겠지. 생각해보면, 그렇게나 키스를 하면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충분히 변했던 것이다. 처음 당황했던 것도 잊고 완전히 익숙해졌을 뿐. 변한 건 내 쪽이었다.
그녀가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귀여운 것과는 다르다. 모든 것을 긍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착각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렇겠지. 연애는 정신병의 일종이라고 말한 사람이 있었다. 서른이나 되어서 누구와도 사귄 적이 없었고, 그런 인간일수록 흠뻑 빠지는 법이니까.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다. 내가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빠지고 마는 인간이고, 돌이킬 수 있는 시기를 놓치는 인간이라는 것을. 그래서 도박에는 손을 대지 않고, 술 이외의 기호품도 멀리해왔다. 여성과 교제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멀리한 이유는, 깊게 빠지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그녀에게는 여러 가지를 해주었다. 그게 어른이 아이에게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했고, 들고양이를 주운 주인의 책임이라고도 생각했다. 성적인 상대를 해주는 여성의 비위를 맞추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느끼는 사랑스러움은, 그런 것들과는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가족 이외로 처음 받아들여 준 사람이고, 가족이 없는 지금은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사회적인 입장으로는 내가 보호자이긴 하지만, 그녀에게 완전히 의존해버리고 있다. 불이 밝혀진 집으로 돌아와서 마중을 받는다. 가볍게 키스를 하거나, 저녁을 먹고, 욕실에 들어간다. 하는 일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지만, 커다란 행복감이 느껴졌다.
그녀의 타액이 더욱 달게 느껴진다. 하얗고 둥근 피부는 빨아들이는 것 같으면서 찰떡처럼 부드럽다. 긴 머릿결은 매끄럽게 미끄러지고, 끌어안으면 따뜻한 열이 있다. 놓으면 마치 무언가가 빠져나간 듯한 느낌이 들어서, 가능한 한 붙어있고 싶다.
일을 하는 데도 변화가 있었다. 이전까지는 여덟 시에도, 아홉 시에도 멀쩡하게 일을 했었다. 남아야만 끝낼 수 있다면 남을 수밖에 없다고 진심으로 생각했었다. 그것이 사회인으로서 당연하다며,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필사적으로 일을 하고 남은 것은 부하나 후배에게 넘긴다. 끝나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다, 라고도 생각했다.
처음은 그래도 조심스러웠다. 상사에게 혼이 나거나, 후배들의 평판도 나빠지겠지, 하고. 하지만 예상과는 반대로 누구도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조금 놀리는 일은 있었으나, 곧 평범한 일이 되었다. 내가 없어도 일은 돌아간다. 그것이 슬프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으나, 지금의 내게는 일보다 소중한 것이 있었다.
돌아가는 시간이 빨라지자 자연스럽게 바뀌는 것이 있었다. 가장 현저한 것은 그녀의 피부 상태였을지도 모른다. 역시 열 시가 되어서 저녁을 먹고, 열두 시에 잠을 자는 생활은 아홉 살 아이에게는 힘들었겠지. 일곱 시에 저녁, 열 시 취침도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는 나아졌으리라.
가끔 누나에게 요리하는 법을 배우는 모양이다. 내 말은 듣지 않으면서, 누나가 하는 말을 듣는 것은 조금 거슬리지만. 저녁 식사 당번도 거의 그녀에게 빼앗겼다. 요리를 가르칠 기회가 없으니 손을 떠나버린 것 같아서 외롭기는 하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곧바로 식사를 할 수 있어서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어났다.
내 심정의 변화를 느꼈겠지. 그녀도 가능한 한 내 곁에서 시간을 보내주었다. 예전 같으면 방에 돌아가서 따로 지내는 것이 당연했다. 지금은 책을 읽더라도 미리 준비하고, 팔을 벌리면 품속에 들어와서 독서를 한다.
나는 나대로 책을 읽거나, TV를 보거나, 음악을 듣고는 한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로는 변하지 않았지만, 곁에서 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 가끔 지루해진 쪽이 배를 만지거나, 팔을 깨무는 등 장난을 친다.
시작할 때도, 대체로 그런 흐름으로 이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