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8화
침대
눈을 뜨니 아침 여섯 시였다. 꽤 이른 시간이다. 휴일 정도는 늦잠을 자도 좋을 것을, 그만 눈이 뜨고 말았다. 다시 핸드폰을 베개 옆으로 돌려놓는 동안 그녀가 잠에서 깨고 말았다. 아무렴, 팔 안에 있으니 조금만 움직여도 깨닫겠지. 그녀의 살결이 보드라워서 조금 더 만지고 싶었는데.
어젯밤에 껴안은 느낌이 생각보다 좋았다. 살결과 살결을 문지르는 쾌감은 남녀노소 상관없지 않을까. 그녀도 마음에 들었는지 그대로 자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 욕실에서 나와 물기를 닦고, 그녀를 들어 안아 침대로 파고들었다.
조금 전은 내가 위였다. 이번에는 그녀가 내 위에 올라타서 온몸으로 나를 짓누른다. 그러나, 여하튼 평평하기 때문에 방해되는 것이 전혀 없다. 가슴에서 배, 다리 끝까지 그녀를 느낄 수 있다. 빙글빙글 내 위에서 장난을 치고 있다. 조금은 무거웠지만, 사람의 무게는 나쁘지 않다. 지치기도 해서 곧 잠이 들었다.
정신이 들자, 그녀가 내 겨드랑이를 베개 삼아 자고 있었다. 집보다 더 남쪽에 있기도 하고,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다. 막상 냉정해지고 생각해보니, 밤중에 몸이 식어 감기에 걸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행히 혈색이 좋은 얼굴을 보고 건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 이미 그녀는 깨어있다. 아침의 첫인사로 입술을 받았다.
그녀의 등을 쓰다듬고 있었더니, 멍한 얼굴로 안겨 왔다. 아기 코알라 같다. 다리에 닿았는지, 내 위로 올라오더니 고간으로 내 물건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생각건대, 어젯밤에 스마타를 하면서 고간으로 고간을 비비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아침에 물건이 서는 것에 대해서는 전에도 알려주었지만, 아무래도 그녀는 변명이나 얼버무리려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성욕이든 생리현상이든 간에 문질러지면 기분이 좋다. 어느 쪽이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어젯밤은 먼저 한 번 싸기도 해서 스마타를 하면서도 편하게 잘 수 있었지만, 잠이 깬 지금은 도저히 냉정해질 수가 없다.
스마타여도 기승위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아니, 그녀의 얼굴이 내 바로 위에 있으니 기승도 아닌가. 입술을 섞으며 서로의 고간을 문지른다. 내 쪽에서 움직이면 엇박자가 되어버려서, 완전히 그녀에게 맡겼다. 입으로 할 때도 그렇지만, 주도권은 대체로 그녀에게 있다.
나온다, 라고 말하자, 앞뒤로 문지르는 움직임이 원을 그리는 움직임으로 변했다. 그녀는 작으니까 더 깊게 누르려고 하면 얼굴의 위치가 내려간다. 고개를 들어서 보자, 양손과 양발이 틈을 만들지 않도록 침대에 펼쳐져서 상당히 이상한 자세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예쁘다. 남에게 잘 보이는 걸 좋아하니까, 멋있어 보이도록 시원스러운 표정이나 서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겠지. 그런 그녀가 눈앞에서 이상한 자세를 하면서까지 날 기쁘게 하려고 노력해주고 있다. 흥분으로 머리가 핑 돌면서 고간이 한층 더 커졌다.
아무렴, 자기 고간에 문지르고 있으니까, 그녀도 그런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빙긋 웃고 있는 이유는, 자기 테크닉이 먹히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지. 내 배는 완전히 질척해졌다. 나뿐만이 아니라, 그녀에게서도 애액이 흘러나오고 있다. 두세 번 맥박을 치자 곧 사정이 시작되었다.
행위가 끝나고 휴지라도 찾으려 손을 뻗었지만, 그녀는 내 배에 얼굴을 가져오더니 정액을 핥아주었다. 고양이가 물을 마시는 것처럼 핥짝핥짝하고 혀가 기어 다니는 느낌이 간지럽다. 내 배는 그걸로 됐다지만, 그녀의 고간은 그럴 수 없다. 성의를 보일 때인가.
그녀를 부르고는, 얼굴 위에 걸터앉으라고 지시했다. 그녀의 젖은 부분을 혀로 한 번, 두 번 핥아낸다. 짠맛과 신맛이 나서 별로 맛있지는 않다. 줄기의 겉 부분은 팔이나 배처럼 매끄러운 살결 같다. 안에 혀를 집어넣으면 열기가 느껴진다. 아랫입이라는 관용적 표현이 있는데, 확실히 입안이랑 비슷하다.
핥는 동안 계속 그녀의 배만 쳐다봐도 재미가 없다. 슬쩍 위를 올려다보자, 그녀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가늘이며 내려다보고 있다. 역시,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배까지 깨끗하게 핥아냈다. 몸을 일으키고 보니, 이불은 완전히 엉망이 돼서 물기로 축축해진 부분마저 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그래서 어제는 욕실에서 한 거니까. 침대는 두 개인데 사용한 것은 하나라는 점도 문제였다. 같은 침대에 자면서 그런 행위를 했다는 것이 명백하다. 내버려 둬도 마르겠지만, 냄새까지는 모르겠다.
잠시 고민하고는, 우선 사용하지 않은 침대도 엉망으로 흐트러놓았다. 그리고, 사용한 침대도 욕실에서 물을 떠와서 딱 고간 주변에 뿌려둔다. 놀이공원에 처음 와서 들뜬 나머지, 그녀가 밤중에 실례를 했다, 라는 그림이다. 그녀는 무척 화를 냈으나, 그저 미안하다고 비는 수밖에 없다.
접수처에서 호텔 직원에게 설명하자, 웃으면서 용서해주었다. 사학년 정도는 아슬아슬하게 그럴 수도 있는 연령이겠지. 물론 그녀는 분노했지만, 부끄러워서 얼굴이 붉어졌다고 오해받았다. 단지, 파자마도 씻어두겠다고 했을 때는 초조했다. 여하튼 파자마는 쓰지도 않았으니까, 내놓으면 거짓말이라는 것이 들켜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