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22화
의자
여자는 남자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나지만 노골적이니까 신기하지는 않다만.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스커트 가장자리에 손가락을 더했다. 위아래로 흔들기만 해도 안쪽이 슬쩍 비친다. 그녀가 좋아한다는 순백의 레이스가 엿보였다.
보고 싶으냐고 물으니까, 수긍한다. 멋대로 몸이 움직였다. 어떡할까, 라고 말하면서 허리를 흔든다. 의자가 돌고, 스커트가 팔랑거린다. 뭘 보고 싶은지, 어떻게 해줬으면 하는지 말해줘. 슬쩍 얼굴을 보자 예상대로 콧구멍을 부풀리고 있다. 내게는 의자에 앉아서 흥분하고 있는 그녀도 귀엽지만, 어떻게 보면 바보 같은 얼굴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스커트 안쪽이라고는 해도, 딱히 팬티가 보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 안이 보고 싶다. 더 말하자면, 보고 싶다기보다 만지고 싶고, 넣고 싶고, 내버리고 싶다는 이야기다. 즉, 하게 해줬으면 한다. 하지만,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말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너무나도 무드가 없다. 상대가 바라는 것을 따라준다, 라는 것을 배웠다.
망설인 끝에 귀여운 모습이 보고 싶다, 라고 조금 돌려서 말해보았다. 스커트 안이라고 하면 너무 완곡하고, 속옷 다음에는 무엇을 보고 싶냐고 물어볼 것 같다. 여성기의 이름을 말해도 흥이 깨지겠지. 애매한 표현으로 공기를 읽어주기를 기대했다.
조금 불만스러워 보였지만, 그녀는 스커트를 들어 올렸다. 끝자락이 떨어지지 않도록 턱으로 붙잡는 모습이 필사적으로 보여서 입으로 물면 된다고 조언했다. 소악마이기는 해도 근본은 솔직한지 타이밍을 고르면 쉽게 받아들여 준다. 그런 부분도 사랑스럽다.
아마도 앉은 그대로라서 엉덩이가 의자에 밀착한 탓에 속옷을 내리기 어려울 뿐이겠지. 그런 사정은 알겠지만, 허리를 흔들면서 조금씩 속옷을 끌어내리는 모습이 일부러 애태우는 것처럼 느껴졌다. 허벅지를 꿈틀거리며 남자를 유혹하고 있다.
욕실에 막 들어갔으니 상관없지만, 맨 엉덩이로 의자에 앉으면 더러워지겠다고 생각해버린다. 나지만 이런 때도 신경질적이다. 무릎에서 속옷을 멈추니까 모처럼 내려주어도 잘 보이지 않는다. 내가 손으로 내리면 화를 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주일 전에는 그래서 실패했었다. 하지만, 이대로는 싫다고 생각하니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다.
그녀가 입으로 해줄 때처럼 나도 그녀의 속옷을 입으로 내리면 된다. 딱 균열 부분을 입술로 물어 곧장 내리려고 해도 의외로 잘 되지 않는다. 늘어나는 탓에 활처럼 당겨지는 것이다. 좌우로 고개를 흔들며 드디어 속옷을 다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자 그녀는 만족스러운 듯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서른인 남자가 아이의 발밑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며, 머리를 쓰다듬어진다. 혹자는 굴욕적이라고 느낄지도 모른다. 어딘가에 있는 객관적인 자신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전부 밀어낼 정도로 기뻤다. 인정받고, 칭찬받는 일이 이렇게 기쁜 것은 처음이었다.
뒷머리를 상냥하게 두드려진다. 톡톡하고 두 번 앞으로 밀듯이. 그것만으로 그녀의 의도를 깨닫는다. 애완견처럼 목을 뻗어 그녀의 고간에 뺨을 댄다. 그런 기관이니까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균열은 아래를 향하고 있다. 그래도 표면만이라면 핥을 수 있고, 혀를 뻗으면 안에 집어넣을 수도 있었다.
펄럭, 하고 머리 위로 천이 씌워진다. 입이 지쳐서 그랬는지, 말 그대로 스커트 속에 머리를 처박은 변질자가 완성되었다. 흥분 탓에 산소가 모자라 머리도 멍해진다. 흔히 치즈 같다고 표현하는데, 확실히 신맛과 쓴맛이 섞인 발효식품에 가깝다. 남자와 달리 끝이 없으니 오로지 봉사를 이어갔다.
그녀는 점차 허리를 찌르듯 내밀었고, 한편으로 내 양 볼을 끼우던 다리도 힘이 들어가서 경직되어갔다. 남녀라는 것도 재미있는 것이라, 양손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엉덩이로 뻗어갔다. 더 가깝게, 더 깊게 맛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봉사해줄 때 내 엉덩이를 꽉 껴안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