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은 어제, 내일은 오늘-153화 (153/450)

6년 3화

피자

매번 저녁을 만들게 하고 있는데, 그녀도 지칠 때가 있을 것이다. 내가 편해진 만큼의 부담을 주고 있을 테니까. 이번 한 번만이 아니라 달에 한 번 정도는 배달을 시키도록 하자. 주말은 대체로 둘이 외출해서 겸사겸사 점심과 저녁을 외식하고 있다. 미안하지만 주에 한 번이면 건강에 좋지 않다.

배달을 시킬 가게는 그녀에게 맡겨두었다. 평소에 저녁을 만들어주는 그녀의 권리이고, 둘이서 생각하게 되면 시간이 걸린다. 단지, 저번에 그렇게 메뉴를 고심했으니 조만간은 같은 가게에서 주문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학교 친구에게 정보를 모아와서는 삼일 뒤에 대량의 전단지를 손에 넣어왔다. 그녀는 처음으로 전단지를 접해서 슈퍼의 세일 같은 것이 적혀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꼭 우리 집에서도 신문을 보자고 말하지만. 특별 세일 광고를 위해 신문을 구독하는 것은 본말전도겠지. *아사히는 별로 좋아하지 않고, *일경을 읽어서 도움이 되는 직종도 아니다. 소거법으로 말하자면 *매일이 되겠지만, 애초에 소거법으로 고를 정도라면 신문을 읽지 않아도 될 것이다.

내가 몰랐을 뿐, 이 주변에도 배달을 해주는 가게가 잔뜩 있는 모양이었다. 극히 지역적인 이야기는 여전히 전단지가 편리할지도 모른다. 스스로 조사하지 않으면 인터넷은 알려주지 않으니까. 초밥이나 중화, 피자 같은 정평 음식부터 터키의 무슨 요리 같은 정체불명인 것까지 상당히 풍부하다.

개중에도 마음에 드신 것이 피자이다. TV에서 볼 때마다 광고를 하니까 신경 쓰인 모양이다. 우리 같은 시골에는 없을 줄 알았다, 라고 바보 같은 소리를 하면서. 여기는 지방 도시 중에서도 도시인 편이고, 피자 체인점 같은 것은 시골 쪽이 수요가 높지 않을까. 잘 모르지만.

다음 배달을 시키는 날은 멀었는데도, 매일같이 메뉴를 바라보고는 어떤 것을 고를지 고민하고 있다. 신기하게도 같은 지역에 다른 체인점이 세 개나 있다. 경합하지 않는 걸까. 이쪽은 반죽 사이에 치즈가 들어 있고, 이쪽은 귀퉁이까지 치즈가 들어 있다라. 어차피 치즈이니 어디에 들어간들 별 차이는 없을 것을.

답답해진다, 라기보다 기분 전환을 하고 싶어지면 그녀는 츄우츄우하고 운다. 키스하면서, 한 판은 고르게 해줄게, 하고 속삭인다. 둘이서 두 판을 시키면 하나는 처음부터 내 권리가 아닌가. 석연치 않았지만 고르게 해준다고 하니 굳이 귀찮은 말은 하지 않음이라.

더 귀찮은 일도 있었다. 어느 피자 체인점은 점포까지 가지러 가면 한 판 가격으로 두 판을 살 수 있었다. 그걸 본 그녀는 학교에서 탐문까지 하고는 피자 가게를 알아왔다. 친구 집 가까운 곳에 있다고 한다.

친구 집이라고는 해도 학구란 학교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니 우리 집에서 가깝지는 않다. 거의 차로 삼십 분 정도일까. 아주 멀다고는 하지 않겠지만, 피자를 들고 삼십 분을 달렸다가는 도착했을 땐 엉망이 되어있겠지. 오토바이로는 별 것 아닌 거리니까 가게에서 볼 땐 가깝겠지만.

애초에 배달 음식 중에서 피자는 비싸다.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있는 초밥보다도 잘못하면 비싸진다. 반값이라는 건 크지만, 돈을 고집한다면 피자 자체를 먹지 않는 편이 좋다. 집에서 맘 편하게 즐기고 싶다면 다소는 돈을 낼 각오를 해야만 한다.

그렇게 말하자, 또다시 이제 배달 같은 건 절대 안 시키겠다고 심통을 부리기 시작했다. 어째서 그렇게까지 피자집에 가고 싶은 것인가. 진심으로 싫어졌다면 별로 상관없지만, 이런 식으로 토라지면 가만 내버려 두기도 왠지 신경 쓰인다. 어르고 달랜 결과, 이번 주말의 낮에 가지러 가서 피크닉 삼아 밖에서 먹기로 했다. 주택지니까 공원은 꽤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 금방 토라지는 것은 곤란했다. 작았을 때는 더 솔직했는데. 그녀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집에서 내쫓았다. 반한 쪽이 진다는 것일까. 결국엔 무엇이든 원하는 걸 들어주니까 짜증을 부리는 건가.

*일본 신문사 이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