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7화
노래방
계기는 TV 채널이었다. 평소처럼 저녁 식사를 마치고 그녀를 무릎 위에 태운 채로 TV를 보고 있었다. 밥상 위에는 큰 컵에 들어있는 핫밀크가 있다. 나와 그녀 두 사람분으로, 같은 것을 마시니까 같은 컵이면 된다는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다.
브랜드제 양과자가 곁들여져 있어 그녀의 시선은 TV와 쿠키를 바쁘게 왕복하고 있다. 그녀는 초콜릿을 굳힌 쿠키앤크림, 나는 치즈가 들어간 것이 취향이다. 딱히 편식하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걸 서로 뺏는 일은 없어서 다행이다. 특히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직 어린아이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새로 시작된 프로그램은 스페셜 방송으로, 노래를 잘 부르는 아이들이 노래방 채점으로 프로 가수에 도전한다는 것이었다. 확실히 출연한 아이들은 모두 노래가 능숙하다. 이런 나이에 필사적으로 연습하는 모습을 보니 기특하기보다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문득 그녀가 자기도 해보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 음악 시간에도 노래는 배우고 있겠지만, 노래를 수치로 채점하는 일은 없겠지. 방송을 보다 보면 자기도 도전해보고 싶어지는 기분은 이해한다. 그래서 주말에 노래방에 가보기로 했다.
그녀의 노래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 기대된다. 요리할 때나 욕조에 잠겨있을 때 가끔 콧노래가 들릴 때는 있다. 귀엽기는 하지만 잘 하는지는 모르겠다. 리코더가 그만큼 능숙해졌으니 노래도 잘 부르는 게 아닐까.
내가 보육원에 다니던 때는 재롱잔치 시간에 노래나 춤을 배웠던 기억이 있다. 집에 돌아가서 부모님에게 보이고 함께 즐거워했다. 그녀는 초등학교부터 시작이므로 재롱잔치가 없다. 공부는 봐주었지만 노래나 춤 같은 것들은 그럴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곁에 함께하며 성장을 지켜보고 싶었다.
노래방에 들어가 보니 회원증이 필요하다고 한다. 미성년도 보호자의 동의가 있으면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신나서 용지에 기재하기 시작했다. 접수는 한 명만 하면 충분하니 내가 만들면 된다만. 점원과 쓴웃음을 지으며 두 명분의 회원증을 만들었다.
시간이나 기종을 묻기에 순간적으로 그녀를 바라봤지만, 여전히 싱글벙글한 그대로다. 당연한가. 평소에 노래방 같은 곳은 좀처럼 오지 않고, 올 때는 친구나 상사에게 끌려올 때라서 직접 계산한 적이 없다. 딸이 TV를 보고 와보고 싶어 해서, 라고 점원에게 말해보았다.
점원도 어떤 방송인지 아는 모양이라 곧바로 기종을 알려주었다. 시간은 몇 시간을 예약해도 실제로 사용한 시간만 지불하면 된다기에 시험 삼아 두 시간으로 했다. 장난감이 있는 키즈 룸이라는 것이 있다는 듯하지만, 과연 그녀도 키즈라고 할 나이는 아니겠지.
엘리베이터에 타자 그녀가 등을 팡 두드렸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딸이 아니다, 라며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인다. 옷가게에 가면 귀여운 따님이네요, 라는 말은 자주 들으면서. 거기선 괜찮으면서 노래방은 안되는 이유를 모르겠다.
노래방은 고등학생이 이것저것 저지르니 감시 카메라가 달려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들으니 외출할 때는 달래주기도 한 고생이다. 그렇지 않아도 원조교제 같은데 끌어안거나 키스하면 당장에 신고하지 않을까.
나중에 무엇이든 들어줄 테니까, 하는 경솔한 말까지 하며 어떻게든 기분을 풀었다. 풀었다기보다 미루었다는 느낌이기는 했지만. 방에 들어가기 전에 드링크바를 향한다. 이것도 인생에서 처음이라고 무척 기뻐했다. 수많은 처음이 남아있어서 부러울 따름이다.
방에 들어가니 어스름하다. 그럴 기분이 드는 고등학생의 기분은 모르지는 않겠다. 젊고 귀여운 여자아이와 어둑한 개인실에 들어가면 그럴 기분이 들기도 하겠지. 그녀는 재빨리 가방을 던지더니 빠르게도 마이크를 손에 쥐고 있다. 참으로 성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