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12화
S라인
내가 생각할 땐 브래지어보다는 목욕 가운 쪽이 효능이 좋았다. 판초 혹은 원피스 모양인 그것은 아무튼 만지기 좋다. 목욕하고 나서 가운 한 장만 입고 있으니 조금만 움직여도 작은 가슴이 살짝 보인다. 안을 때도 느낌이 좋다. 무엇보다 손을 집어넣으면 가슴이나 고간을 곧바로 만질 수 있다. 그것을 위한 옷이 아닌지 의심하고 싶어질 정도다.
요즘은 허벅지에 살집이 붙어서 만지는 보람이 있다. 가슴도 만지지만 이렇다 저렇다고 시끄러워서 되려 지칠 때가 많다. 성장기라서 그런 것 같은데, 살이 뭉쳐서 굳은 듯한 감촉으로 솔직히 만지는 느낌도 좋지 않다. 이전처럼 약간이어도 만질 수가 없어졌으니 쓰다듬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넓게 쓰다듬어도 아프다고 화낸다. 손바닥으로 감싸듯 손목만 돌리는 느낌으로 천천히 쓰다듬는다. 그녀는 그러면 됐다는 모양이지만, 섬세한 움직임이라 길게는 하지 못한다. 결국 사양하지 않고 만질 수 있는 허벅지 쪽이 가치가 오른다.
한때는 배도 상당한 촉감을 자랑했다. 동그랗게 부풀어서 쓰다듬거나 만지기에도 적합한 부위였다. 무척 마음에 들었었지만, 역시 성장함에 따라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S라인이 생겼다고 그녀는 기뻐했지만, 이쪽으로서는 아쉽기만 하다.
배가 들어가는 것은 내장이 성숙해졌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혹시나 해서 부탁해본 적도 있었다. 오랜만에 콘돔을 꺼내서 그녀 안에 넣게 해달라고 했다. 물론, 전희는 실컷 했다. 그렇다고 할까, 최근에 알게 된 일인데, 그녀는 내 무릎 위에 앉은 시점에서 이미 임전 태세가 완료되어있다. 흘러내릴 정도는 아니지만, 내부가 촉촉하게 젖어 들어있다.
나와 맞닿는 동안에는 키스든 서로 만져주든 하고 있으니 조건반사적으로 그렇게 되는 거겠지. 음란하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몸의 준비가 되었다고 해서 꼭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도 시켜주지 않으니 단순히 젖기 쉬울 뿐이겠지.
아무튼, 콘돔을 끼고 넣어보니 안까지 꾹 나아간다. 예전 같으면 반 정도밖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손가락 두 개 정도는 더 들어가게 되어있었다. 내장의 위치가 바뀐다는 것은 이런 의미였나. 아니면 단순히 성장했을 뿐일까. 자세히는 모르겠다. 본인은 어른의 여성이 되었다고 으스대고 있었지만.
오랜만의 섹스이므로 감촉을 즐겨봤는데, 전보다 친숙한 느낌이다. 여성의 질은 남성의 형태로 바뀐다고 하는데, 이전에는 몹시 좁은 탓에 변했는지 아닌지 잘 알 수 없었다. 깊이에 여유가 생긴 덕분인지 그런 친숙함이 더 좋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느 정도까지 들어갔는가, 하고 손으로 짚어달라고 부탁했다. 이 주변인가, 이쪽일까, 하고 더듬거리며 배를 쓰다듬는 모습이 이상하게 흥분된다. 선정적이면서도 순수함이 남아있는 몸짓이 요염하다. 가만히 있어도 존재감이 크게 느껴져서, 때때로 참지 못하고 끝부분이 튀어 오를 때마다 신호라도 한 듯 그녀도 소리를 올린다.
그녀의 작은 손에 내 손을 거듭하며 물건을 흔들듯 움직인다. 어느 쪽이 정답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답을 맞춰본다.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웃어버렸다. 무리를 한다면 더 안까지 들어갈지도 모르겠지만, 오늘은 이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허리가 잘록해져서 좋았던 점도 있다. 양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잡아보니 생각보다 꼭 맞았다. 남자에게 잡히기 위해 있는 것일까. 늑골이 있는 겨드랑이도 아니고, 엉덩이도 아닌 허리를 붙잡을 합리성이 있다. 뽑아내고, 꽂고, 다시 뽑는다. 단순한 운동을 하기가 몹시 편하다.
슬슬, 하고 생각한 순간 그녀가 활짝 웃었다. 리듬으로 알 수 있다는 모양이다. 확실히 사정 직전에는 움찔거리며 튀듯이 움직이지만, 그전에도 징조가 있는지는 내겐 알 수 없다. 그녀는 나 이상으로 나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언가 말을 할 여유조차 없이 두 번, 세 번의 사정을 한다. 끝난 것을 확인하고 그녀는 욕실로 걸어갔다. 가볍게 입을 수 있는 목욕 가운은 행위 후에도 훌륭하게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