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은 어제, 내일은 오늘-168화 (168/450)

6년 18화

금요일

한 번은 궁금해서 언제 그런 걸 배웠는가, 하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하며 그런 게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요컨대, 그녀는 자위를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기분 좋은 일을 했을 뿐인 것 같았다.

수치심이 몹시 적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겠지. 밖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날 상대로 부끄러워할 이유가 거의 없다. 이유가 있어서 하는 일은 아니지만 매일 함께 욕실에 들어가고 섹스까지 끝까지 마친 사이다. 이제 와서다.

그런데, 그녀에게 자위에 대해 알려줬더니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부끄러워한다. 그런 건 몰랐다고는 하는데 이름을 아는지 모르는지가 문제가 아닌 것을. 그날은 그대로 방에 틀어박혀서 같은 방에서 자는 일도 없었다.

딱히 외로움을 느끼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녀가 나이에 맞게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안심했다. 할 짓 안 할 짓을 다 해버린 느낌이지만, 무엇이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은 정상적인 인간의 정신이 아니니까.

원인을 따지자면 내가 그녀를 신경 써주지 않은 탓이기도 하다. 쓸데없는 일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도록 적당히 손을 대는 편이 좋겠지. 너무 적극적이면 부담이 된다고는 하나, 여기까지 와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도 반대로 무책임하다고 할 수 있으리라.

거기에 몇 개월 정도 지나자 그녀가 적극적이게 되는 날도 점차 알 수 있게 되었다. 몸을 활발하게 움직인 날도 그렇지만, 한 달이 끝나는 시기 같은 주기적인 시기도 있는 모양이다. 자못 동물 같기는 하지만, 인간도 생물이니 그럴 수도 있겠지.

그래서 매주 금요일은 하는 날로 정하고 집중적으로 신경 써주기로 했다. 다른 날은 손을 대지 않는 것도 아니고, 그녀에게 그렇게 알리지도 않았지만. 단지, 어떤 한 주였건 간에 금요일은 반드시 한다. 그것도 나보다는 그녀가 만족하도록 성의를 다해서.

대체로 나 또한 그렇지만, 인간은 작업적으로 끝마치는 것을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녀의 약한 부분은 알고 있지만, 그곳만을 자극한다고 해서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끌어안거나 긴 키스를 하는 등 직접적인 쾌감이 없는 쪽을 더 좋아했다.

그렇게 정성스럽게 하면 할수록 시간이 걸린다. 이십 분 정도 끌어안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잠이 올 것 같고, 그러다 효율을 따져버리면 대충 하게 된다. 무심코 생략해버릴 것만 같은 일을 의식해서 하는 날이 금요일이다.

내가 멋대로 정했을 뿐이지만, 규칙적으로 하다 보니 그녀도 점점 금요일에 컨디션을 맞춰주게 되었다. 아침밥을 먹다 보면 내게 시선을 보낸다. 육 년이나 함께 지내다 보면 눈이 마주치기만 해도 하고 싶은 말을 막연하게나마 알 수 있다.

바빠서 억지스럽게 다가오는 아침도 있고, 일부러 쌀쌀맞게 나가는 날도 있다. 어느 쪽이든 기분을 돋우기 위해 하는 일이니 신기하다. 팔을 안기면 가슴의 봉긋함도 느껴진다. 느껴질 정도로 성장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왜 금요일이냐고 묻는다면, 평일에는 시간과 체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 날이 출근이라면 과연 늦게까지 할 수는 없다. 반대로 말하면 금요일은 길게 한다는 뜻이니 토요일 아침은 일어나기가 괴롭다. 전에는 주말에도 한 시간 정도만 늦잠을 잤었는데, 요즘은 열 시 가까이 눈을 뜨지 못하는 날도 있을 정도다.

그게 나쁜 일은 아니라도 건강치 못하다고는 생각한다. 그녀와 건강, 어느 쪽을 취해야 하는가. 어느 쪽도 얻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한 번은 토요일 낮에 해보려고 시도해본 적이 있었는데, 이건 이거대로 잘 되지 않았다. 참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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