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은 어제, 내일은 오늘-172화 (172/450)

6년 22화

자전거

기쁜 오산이라고 할지, 그녀는 몸을 움직이면 기분이 업된다. 아침부터는 시간이 없지만, 밤의 애정표현이 상당히 격해졌다. 본인은 의식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별것 아닌, 키스할 때 입술을 핥거나 혀를 뻗는 방식에도 열이 담긴다.

원래부터 아이답게 체온도 높은 편이었는데, 지금은 더욱 뜨겁다. 말 그대로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어른스러운 아이라고 생각해왔고, 지금도 다른 아이와 비교하면 어른스럽겠지만. 집에 돌아오면 온몸으로 부딪히듯 품에 안겨든다. 나도 체력은 어느 정도 향상되었을 테지만 성장하는 정도가 다르다. 등에 문이 없었으면 쓰러질 뻔한 적도 몇 번 있었다.

귀가의 키스를 안아 올려서 하는 습관도 슬슬 힘들다. 슬슬, 삼십 킬로 대에 들어왔으니 가벼울 리가 없다. 처음 안아 올렸을 때는 정열 때문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고집이다. 이런 나라도 어른의 남자다운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생각한다. 이제 와서 들어 올릴 수 없게 되면 역시 늙어서 안 된다는 말을 들으리라.

또, 그녀를 곧게 들어 올린다는 조건이 힘겹다. 공주님 안기처럼 옆으로 안으면 중심이 안정되어 들어 올리기 편하다. 그러나 세로라면 겨드랑이 정도밖에 잡을 곳이 없어서 중심이 높아진다. 허리를 잡을 정도까지만 올리면 편해지지만, 처음 스텝이 어렵다.

근력 트레이닝 자체는 몇 년 전부터 시작했는데, 최근 그녀의 젊음을 보고 있자니 애가 탔다. 잠깐 운동했을 뿐인데 내 뒤를 바짝 쫓아온다. 지금은 어른과 아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사, 오 년 정도 지나면 완전히 제쳐버리겠지.

비슷한 운동량으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밤중이나 이른 아침, 회사의 휴식 시간에도 운동을 시작했다. 마초를 동경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곁에 있으려면 비슷할 정도의 체력이 필요하겠지. 그런 꼴사나운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으니 숨어서 몰래몰래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 때에 대학 시절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다. 그녀에게 양해를 구하고 오랜만에 술잔을 기울이던 중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와 비슷하게 독신을 관철하던 그는 자전거에 빠졌다고. 직선이라면 자동차만큼의 속도가 나오고 체력도 상당히 붙는다는 모양이다.

자신의 힘만으로 바람을 가르며 끊임없이 달리는 것이 최고로 기분 좋다. 그렇게 말한 그의 몸은 확실히 탄탄한 데다 배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말랐을 뿐인 나와 비교하면 매력적인 몸으로 보였다. 그저 단순히 그게 부러웠다.

십 대였을 때, 잡지 뒷면에 인기 있는 몸만들기라는 광고가 자주 실렸다. 비뚤어진 아이였던 나는 코로 웃으며 지나치고는 했다. 자신은 연애와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고, 이성에게 몸을 드러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떤 의미로는 난 계속 아이였다. 그녀를 만나서 겨우 내 마음이 사춘기를 따라잡은 기분이 든다.

술기운 때문이기도 했겠지. 친구가 권하는 대로 곧장 자전거 가게를 향했고, 그대로 사버리고 말았다. 한 대에 십만 엔 이상이나 하는 고급 자전거였으나, 로드나 크로스 같은 자전거 중에서는 초반대의 가격인 모양이다. 취한 동안에는 기분도 좋았지만, 눈을 떠보니 새파래졌다.

완전히 길들여진 것 같지만, 자전거에 십 만이나 썼다니, 그녀는 절대로 용서해주지 않으리라. 버는 것은 나인데 용서해주지 않으면 어쩌겠냐만, 삼십 분이든 한 시간이든 기분이 풀릴 때까지 이야기를 들어야만 한다. 누구를 닮았는지 정론밖에 하지 않아서 반박할 수도 없다.

다행히도 외견은 그냥 자전거다. 적어도 잘 모르는 그녀는 구분할 수 없겠지. 맨션의 자전거 주차장이 아니라 방으로 가져가야만 한다. 그것만 들키지 않으면 어떻게든 이해시킬 수 있을 터였다.

자전거를 둔 그 날은 아직 괜찮았다. 적당히 이야기를 만들어서 이해해주기는 했는데, 다음 날 돌아와 보니 화가 나 계시다. 그녀는 나와 다르게 이웃과 친한 탓에 어디선가 자전거 가격을 들은 모양이다. 왜 샀는지 캐물어도 그녀에게 제쳐지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멋지니까, 라고 말했더니 이러니까 남자는, 하고 한숨을 쉰다. 초등학생이 도대체 남자의 무엇을 안다는 말인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