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23화
통근
실제로 자전거에 타는 것은 재미있었다. 재미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까지 몇 주는 걸렸지만. 초보자가 처음부터 차도를 달리기는 위험하다기에 아침 일찍 사람이 없는 강변을 향했다. 익숙해지는 도중에도 상당히 무서운 경험을 했다. 마마채리와 다르게 앞으로 자세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일단 무섭다.
구매할 때도 자전거 가게에서 일단 시승은 했다. 자신에게 맞는 일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프로 앞에서 타보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요컨대, 탈 때도 지탱해주었고 타는 방식도 가르쳐주었다. 그로부터 시간이 지난 데다 혼자서, 가 되면 한층 더 공포가 느껴졌다.
당연하지만, 자전거는 자이로 효과로 균형을 맞추고 있다. 페달을 젓지 않으면 쓰러진다. 그런데, 좋은 자전거란 약간 젓기만 해도 생각 이상으로 속도가 나온다. 놀라서 속도를 낮추려다 밸런스가 무너져서 불필요하게 더 젓게 된다. 초등학교 이후로 처음 느낀 오래간만의 두려움이었다.
그 정도로 속도가 나오면 보도를 달릴 수도 없다. 조금만 밟아도 휙휙 나아가니 보행자와 부딪힐 수도 있다. 또, 보도는 지면이 울퉁불퉁한 데다 차도 사이에 단차도 있다. 이 단차도 생각보다 영향이 컸다.
마마채리 같은 두꺼운 타이어는 조금 닿은 정도로는 흔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로드 타이어는 가늘어서 작은 단차나 위아래의 움직임에 약하다. 화려하게 날아가 버릴 뻔했을 때는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가 귀에 울릴 지경이었다. 첫날부터 이제 자전거는 그만두자고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변에 도착해서 달려보니 기분이 달라졌다. 시원한 바람이 식은땀을 기분 좋게 씻겨낸다. 다리의 움직임과 속도가 맞물려 순식간에 풍경이 변해간다. 상당히 멀리 보이던 다리에 도착할 정도였다. 순수한 기분 좋음이 마음을 비워주었다. 이대로 어디까지고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일반도로의 두려움과 속도를 낼 수 있는 길의 쾌감을 저울질해서 웃돌기까지는 몇 차례가 필요했다. 주말밖에 탈 수 없으니 몇 주가 걸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익숙해지니 이걸로 회사에 다니는 일도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두려움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자신감이 붙었다.
물론 그렇다고 내일부터 통근할 때 쓰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난 방향 음치이기에 적당히 달린다고 회사에 도착할 수 있을 리는 없다. 그뿐 아니라 지도를 봐도 길을 헤맬 가능성이 크다. 만에 하나를 생각하면 내비게이션이 필요하다. 자전거용 내비다.
단, 자전거를 사는 것만 해도 그녀에게 실컷 혼이 났다. 여기에 내비까지 갖고 싶다면 무슨 말을 들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논리를 세워 설득할 필요가 있었다. 논점을 적어 파워포인트로 자료를 정리한다. 고마운 것은 그녀가 똑똑해져서 이러한 논리적인 설명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자전거로 통근하게 되면 지금까지 전철을 타기 위해 사용하던 교통비가 필요 없어진다. 반년만 해도 가볍지 않은 금액이다. 자전거로 통근하는 것을 회사에 통보하지 않으면 교통비는 지급되니 그만큼 이득이기도 하다.
게다가 자전거나 내비게이션은 한 번 사면 더 비용이 들지 않지만 교통비는 회사에 다니는 한 계속해서 지급된다. 언젠가는 더 많아져서 이익만이 늘어난다. 비나 눈이 오는 등 자전거를 사용할 수 없는 날도 드물게 있겠지만 그런 때는 전철을 타면 된다. 긴 안목으로 보면 자전거가 이득이다.
필사적으로 설득했으나 그녀는 불만스러워 보였다. 요컨대, 그 이야기는 내가 질리지 않고 계속한다는 것을 전제로 삼고 있다. 그게 불안하겠지. 신뢰받지 못하는 것은 슬프지만, 절대 그럴 일은 없다고 단언할 자신은 내게도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그리고, 하고 그녀가 말했다. 자전거로 돌아오면 땀 냄새 나니까 싫어, 라고. 과연 어떤 방법을 써도 땀이 나지 않을 수는 없다. 오히려 땀은 흘리면 흘릴수록 건강해지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 하는 건 씻고 나서 하겠지만 그래도 좋다면, 이라는 조건이 붙었다. 슬프지는 않다. 슬프지는 않지만, 돌아오자마자 해주는 즐거움도 있었기에 아쉽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