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은 어제, 내일은 오늘-176화 (176/450)

6년 26화

귀가의 키스

체력을 기르기 시작한 것은 그녀를 안아 올리기 위해서였다. 안아 올리는 것 자체가 체력과 근력을 요하니, 거기에 근력 트레이닝이나 조깅을 더하면 다소 성과가 나온다. 가볍게까지는 아니지만 무거워진 그녀를 지지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 난이도가 높아졌는데 현상 유지가 되었으니 정답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자전거를 시작하고부터 그녀 쪽에서 다가오는 일이 없어졌다. 발소리로 아는 모양인지 문을 열면 그녀가 마중 나온다. 이전 같으면 안겨서 키스를 하는 장면인데, 지금은 입술만 내밀고 키스하기를 기다릴 뿐이다. 땀 냄새 나니까, 라고 한다.

나로서는 잘 모르겠지만, 사오십 분이나 자전거를 타면 땀도 흘리겠지. 그것 때문에 그녀가 다가오기를 거부한다면 본말전도이다. 하지만 자전거와 내비도 포함해서 십 만엔 이상이나 써버렸으니 이제 와서 안 하겠다고는 할 수 없고, 나도 재미있어졌으니 그만두고 싶지 않다.

식후의 거실에서도 무릎 위에 오지 않고 어깨가 닿지 않을 정도의 거리에 앉아있다. 처음에는 자기도 몰래 앉더니 당황해서 떠나기를 반복했었다. 아마도 잊고 앉기는 했지만 몇 분 지나니 냄새를 맡고 견딜 수 없어진 것이 아닐까. 이것도 역시 슬프다.

어서 욕실에 들어가 버리면 되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우리 집에서는 내가 손수 머리나 몸을 씻겨주므로 시간이 걸린다. 욕실에 들어가서 무언가를 하고, 더러워지면 다시 욕실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으니 욕실과 거실을 몇 번이고 왕복하게 된다.

게다가 귀가의 키스는 그 자리에서 체온을 느끼며 하고 싶다. 몇 년이나 계속해온 탓이겠지만, 팔 안에서 무게를 느끼지 않으면 돌아온 느낌이 나지 않는다. 살결에 닿아 냄새를 맡으며 그녀를 확인해서야 겨우 하루가 끝났음을 실감한다. 그건 목욕을 마치고 난 청결감과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녀에게는 미안하지만, 익숙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 본심이다. 한 주가 채 지나지 않아 한계가 와서 직접 담판을 지었다. 더 한 주가 지나면 익숙해져서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었을 때의 자신이 두렵다. 포기하는 데 익숙해지면 점차 하나씩 포기해버릴 것은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농담조로 코를 붙잡으며 다가오지 마, 하고 말했지만 내가 진지한 표정을 짓자 그녀도 조용해졌다. 억지로 시킬 생각은 없는데, 라는 말 자체가 강제인가. 하지만, 싫다면 싫다고 분명하게 말할 정도의 신뢰 관계는 있지 않을까.

조금 지나서 땀으로 옷이 더러워지는 건 조금 싫을지도, 하고 말을 꺼냈다. 냄새 이야기는 어디로 갔는가. 물어봐도, 별로 땀 냄새는 여름도 비슷하니까, 하고 말한다. 그렇다면 땀으로 더러워지는 것도 여름이랑 비슷하겠지. 논리적이지 않은 상대에게 이론을 풀어도 소용없다. 이것도 지금까지의 생활로 이해하고 있다.

결국 마지막은 무엇인가. 상대의 눈을 보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야기를 숨긴 나도 나빴다. 점점 네 성장을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아서 조깅뿐만 아니라 자전거도 타보려고 생각했다. 그건 내 사정이지만, 집에 돌아와서 곧바로 따스함을 느낄 수 없는 것은 괴롭다.

지금 이렇게 떨어져 앉아있는 것도, 솔직하게 말하면, 외롭다. 정말 미안하지만, 참고 안게 해주지 않겠는가. 뺨을 꾹 다물고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선다. 화가 나게 해버렸나. 우유를 따라오더니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내 무릎으로 돌아왔다.

어쩔 수 없으니까 맘대로 하게 해줄게, 라면서, 이걸로 빚 하나인 모양이다. 부끄러운 일을 고백한 탓인지 볼이 뜨겁다. 식혀볼까, 하고 그녀에게 뺨을 문지르자 온탕에 온탕을 섞은 듯 별 차이가 없었다. 기초 체온이 높을 뿐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번엔 그녀도 기뻐하고 있다고 해석해두자.

어리광쟁이네, 하는 말을 들어도 상관없다. 확실히 그 말대로다. 어리광부리는 겸 그녀의 몸을 돌려 입술을 받았다. 윗입술에 뜨거운 숨결을 느낀다. 그대로 꽉 끌어안고 현관으로 돌아온다. 귀가의 키스를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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