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은 어제, 내일은 오늘-180화 (180/450)

6년 30화

터프함

몸집도 허리도 훌륭한 여자아이가 되기 시작한 그녀를 보고, 이제 언제든 아이를 낳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당연히 농담으로 한 말이었다. 장래의 출산을 위한 운동이라는 이야기였으니, 그만두지 않고 계속해서 결과까지 낸 것이 훌륭하다는 의미였을 생각이다.

그것이, 설마, 진심으로 생각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몹시 끈질기게 되묻더니 아이를 만들자고 말하기 시작한다. 농담을 따라 하나 싶어서 아직 생리도 오지 않았으니 생길 리가 없다, 라고 말하자 생리는 시작했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이해할 수 없어서 문답을 반복했는데, 아무래도 사실인 것 같았다. 그렇다면 그렇다고 말해주었으면 좋은데, 라고는 해도, 그런 일을 내게 말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아빠한테는 비밀로 해줘, 라는 딸도 많은 모양이니 과연 그렇군.

하지만 석연치 않은 기분만은 남아있다. 대체 언제부터냐고 따지듯 물어보니 정말 상당히 전부터였다. 시기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녀가 굉장히 대담해지는 것이 생리의 날인 모양이다. 누나는 생리가 가까워지면 찡그린 얼굴로 뭘 사거나 저녁이건 뭐건 동생에게 시키고는 했다. 여자에게는 괴롭고 고통스러운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이에게도 성욕은 있을 테고, 사춘기라면 이해할 수 없지는 않다고 생각했으나, 사춘기가 이러저러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생리적인 문제였던 것인가. 혹시 내가 지금까지 실컷 몸을 만져온 탓에 몸의 욕구가 전부 성에 엮이게 되어버린 것인가. 전문가도 아니니 생각해도 소용없나.

상당한 빈도로 하고 있는데도 왜 눈치채지 못했는지 너무나 이해할 수 없었으나, 그녀도 의식적으로 피해온 모양이다. 생리 중에는 섹스를 하면 안 된다고 배웠으니 그것을 충실하게 지켰다고. 누구에게 들었나 했더니 내 누나였다.

그녀 혼자서 생리에 대처할 수 있을 리가 없으니, 달리 어른이라고 하면 교사나 누나 정도다. 새빨간 남을 믿을 수 없다면 실제로는 누나밖에 남지 않는다. 서둘러 연락을 해보니 누나도 내가 모른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었다. 설마 하지는 않았겠지, 하고 힐문 받았으나, 나로서도 콘돔만은 사용한 것이 정답이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몹시 당황하는 나를 곁눈질한 채 그녀는 싱글벙글 웃으며 몸을 가까이했다. 굉장히 귀엽지만, 식충식물과 비슷한 두려움이 느껴진다. 외견은 사랑스럽고 어른스러운 그녀지만, 실제로는 다양하게 머리를 굴리고 있다. 생리가 왔음을 알려주지 않은 것도 몰래 계획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아니, 그렇다면 굳이 스스로 밝힐 필요는 없다. 몰래 콘돔에 구멍이라도 뚫으면 된다. 그렇다면 단순히 잊고 있었을 뿐일까. 날 좋아하니까 아이를 만들고 싶다고 하는 것일까. 애정표현이 아이를 만드는 것이라니, 정말이지 어린아이다운 느낌은 들지만.

애써 냉정히 생각해보자, 자연스럽게 대답은 정해졌다.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건 아이를 만들 수 있을 리가 없다. 특히 초등학생을 임신시킨다니, 지금의 생활이 근본부터 파탄 나고 만다. 지금까지 버틴 것 자체가 기적 같기는 하지만, 적어도 앞으로 조금만은 더 이어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말해도 솔직하게 포기해주지 않는다. 잘 키울 거니까 괜찮아, 라고 개나 고양이처럼 말한다. 이 나이가 되면 친구들이 아이 이야기를 하기도 하니 가족을 늘리고 싶은 생각은 있다. 게다가 그녀와는 할 일을 하고 있는 만큼 나도 모르게 점점 어조가 약해진다.

그러자 만들지 말지가 아니라 점점 언제라면 괜찮은가, 하는 이야기로 변한다. 어지간히 좋은 교육을 받았는지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는 것이 능숙하다. 그녀의 목적은 처음부터 이것이 아니었을까. 적어도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 몇 년 일을 하고, 라고 말해도 곧바로 기각당한다.

내게 십 년이란 현실성이 있는 수치지만, 그녀에게 십 년이란 인생과 같은 만큼의 시간이다. 도저히 기다릴 수 있는 길이로는 느껴지지 않겠지. 열여섯이면 결혼할 수 있으니까, 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그녀도 생각한 끝에 나누는 대화임을 알 수 있다.

열여섯은 확실히 결혼 가능한 연령이지만, 음행 조례에도 걸리니 현실성 있는 수치라고는 할 수 없다. 이야기 끝에 적어도 대학생까지는, 이라고 무심코 말을 흘렸더니 갑자기 그녀가 태도를 바꾸었다. 그럼 대학생으로, 절대로 대학생이니까, 하고 이야기를 끝내버렸다.

잘 생각해보니 열여섯과 대학생이면 이 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사회인이 되고 수년이면 스물네, 다섯은 되어있을 터다. 중간을 제시하려고 했는데 대폭 양보해버리고 만 것이다. 엉덩이나 가슴 같은 표면적인 것보다 단연코 그녀가 더 터프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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