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5화
초밥
초밥, 튀김, *스키야끼는 외국인이 생각하는 삼대 일식이라고 한다. 이 중에서도 튀김은 우리 집에서도 자주 식탁에 올라온다. 프라이보다도 간단하고, 제철 야채를 따끈하고 맛있게 맛볼 수 있다. 난 고기나 생선보다도 채소를 좋아하는 초식남이므로, 더욱 튀김에 애착을 느낀다.
튀김만큼은 아니지만 스키야끼도 먹는다. 겨울철이 되면 아무래도 전골 종류가 많아진다. 이쪽도 가볍고 간단한 요리고, 그 이상으로 차가워진 몸을 몸 안쪽에서부터 따뜻하게 해주니까. 난 *미즈타키를 좋아하지만 항상 같은 것이면 질린다. 미소 나베에 *챵코 나베, 김치 나베 등 다양한 스키야끼가 있다.
그렇다면 초밥은 어떤가. 사실 나는 초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싫지는 않으나, 뭐가 맛있는지 잘 모르겠어서 그렇다. 생선 맛이 나고 간장 맛이 나는데, 그 두 가지와 맛있다는 느낌이 이어지지 않는다. 회도 절대 싼 음식이 아닌만큼 수지가 맞지 않는 요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어른에게 길러진 아이는 어떻게 되는가. 초밥을 먹어본 적이 없으니 직접 만드는 요리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외식하더라도 초밥을 먹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이십 년이고 삼십 년이고 지나버리면 괜찮겠지만, 그녀에게도 사회생활이 있다.
나와 그녀의 생활에 뛰어드는 것은 대체로 그녀의 친구들이다. 세상은 백 명뿐인 마을이 아니니 당연한가. 요컨대, 친구의 누구누구가 초밥을 먹었는데 그게 무척 맛있었다는 말을 듣고 온다.
돈에 곤란한 것도 아니니 조금 사치스럽게 초밥을 먹으러 가는 정도는 괜찮다. 매일같이 사 오는 계절 과일 같은 걸 합쳐보면 한 번 초밥을 먹으러 가는 편이 훨씬 싸게 든다. 갈 수 있기는 하지만, 내키지 않는다. 좋아하지 않으니까.
딱히 알지도 못하는 남자가 손에 쥔 쌀을 먹기 싫다, 같은 어린애 같은 말은 하지 않겠지만. 하지만, 장인 기질이라고 할까, 일가견을 가진 남자 앞에 앉아서 주문하는 것은 정신적으로 지친다. 라면집 주인장과는 달리 초밥집은 어째선지 손님이 신경을 쓰게 만드는 공기가 있다.
그래서 맛있다면 상관없겠는데, 난 맛이 좋은지 나쁜지를 모르겠다. 광어가 어떻고 장어가 어떻다고 해도 분명 당황하기만 할 게 뻔하다. 뭐야 이 손님은, 하고 생각되는 것은 사절이지만, 피할 방법이 없다.
딴생각을 하며 망설이자, 그렇게 싫으면 별로 괜찮아, 하고 그녀에게 신경을 쓰게 만들고 말았다. 그것도 남자로서 한심하다. 적어도 연인 앞에서는 당당하게 있어야 한다. 그렇게 주말에 지갑을 사러 가는 겸 초밥을 먹으러 가는 것이 정해졌다.
그런데, 초밥집이란 가게에 따라서는 예약을 하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는 곳도 있다는 모양이다. 특히 좋은 가게일수록 자리가 차버리고, 그런 가게는 대체로 비싸다. 반대로 지역 밀착형인 점포는 가격도 적당하고 들어가기 편하지만, 역시 주변 손님들로 빠르게 자리가 사라진다. 적당한 곳을 찾기 어렵다.
걸어서 갈 수 있는 범위에서 초밥집을 찾아보자, 기억나는 이름이 한 건 있었다. 떠올려보니 초등학교 동급생 중에 초밥집 아들이 있었다. 그로부터 이십 년은 지났는데, 그의 아버지가 여전히 현역으로 초밥을 쥐고 있을까. 아니면 외아들이 뒤를 이었을까. 모르는 사람의 가게보다는 일면식이라도 있는 쪽이 마음이 편하겠지.
그녀에게 초밥집 이야기를 했더니 몹시 놀라워했다. 정말 가게 될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이제 와서 날생선 같은 걸 정말 먹을 수 있을까, 하는 말을 한다. 요즘은 외국인마저 회를 먹는다고 하는데, 시대에 뒤처져있다. 잘 처리하면 문제없다고 말해주었더니 더 무서워한다.
생식이란 실제로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육지 생물이라도 대장균 같은 것에 의한 식중독이 일어난다. 해양 생물도 부주의하게 먹으면 기생충이 생긴다. 요충 검사를 했었다고 말하자 고개를 갸웃한다. 엉덩이에 붙이는 씰 같은 것이라고 말해주니 부끄러운 듯 수긍한다. 혼자서 잘 붙이지 못하고 내게 부탁했던 일을 떠올렸겠지.
그건 몸에 기생충이 있는지 아닌지를 체크하기 위한 것이다. 몸에 벌레가 있으면 밤중에 엉덩이에서 기어 나와 주변에 알을 낳는다. 씰은 벌레가 붙었는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친절하고도 정중하게 알려줬더니, 초밥 같은 건 절대 먹지 않겠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뭐든 경험이니까, 하고 격려하고 있자니 뭐가 뭐였는지 잘 모르겠다.
*스키야끼, 나베=냄비 전골 요리.
*미즈타키=닭 전골 챵코 나베=각종 고기와 해산물 전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