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8화
팔굽혀펴기
오학년과 육학년의 차이는 아니겠지만, 요즘 몇 개월 동안 그녀의 가슴이 극적으로 변했다. 나이프로 깎은 연필 같은 솟은 모양이었던 가슴이 부드럽고 둥그스름해졌다. 다소 그늘진 유두를 정상에 두고 크게 성장하고 있다.
단지 중요한 것은 그런 부분이 아니다. 부드럽다. 조금 전까지는 응어리진듯한 기묘한 감촉이 안쪽에 있어서 그곳에 닿으면 아파했다. 지금은 응어리도 어딘가로 사라져서 매끄럽고 탄력 있는 살집이 되어있다. 말투는 조금 이상한데, 맛있어 보이는 것이다.
세상의 남성이란 가슴을 보면 빨고 싶어지는 법이라, 그건 나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나는 지금 새로운 심정을 느끼고 있다. 부드러운 가슴은 입에 물고 싶어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슬프게도, 지금 그녀의 크기로는 유두 주변 정도밖에 입에 머금을 장소가 없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큰 것보다는 작은 편이 취향이었다. 적어도 TV나 잡지에서 그라비아 아이돌을 볼 때면 너무 거대한 가슴은 질색해버린다. 손에 착 감기는 정도가 좋지 않은가, 하고 상상해본 적도 있었다.
현재로서 그녀의 것은 손바닥에 들어올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만약 그녀의 성장이 손바닥 사이즈에서 멈춘다면 그걸로 만족할 수 있는지는 수상하다. 적어도 여유를 가지고 만질 수 있는 정도가 아니면 입안 가득 물기는 어려운 느낌이 들어서이다.
물론, 그런 이야기를 그녀에게 대고 말하지는 않는다. 무슨 말을 들을지 예상조차 할 수 없고, 이해해준다고 해도 곤란하다. 게다가 만에 하나 그녀의 가슴이 별 성장을 보이지 않고 끝나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더할 나위 없이 어색해지리라.
그러니까 난 그녀의 가슴 육성을 혼자서 멋대로 진행시키고 있었다. 조사해본 바에 의하면 우유는 정평이라는 모양이다. 우리 집에서는 우유가 상비되어있고, 옛날부터 마시게 했으니 이건 문제없다. 소의 젖을 마셔서 인간의 가슴을 크게 한다는 것은 알기 쉽다.
닭가슴살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녀는 고기는 소고기라고 하는 사람이라, 고기구이를 무척 좋아한다. 튀김도 좋아하고 돈까쓰 종류도 즐겨 먹는다. 닭고기와는 인연이 없어서 내가 적극적으로 리퀘스트하는 수밖에 없다. *카라아게는 잘 먹으니 이걸 만들어준다.
다음은 대흉근을 단련하는 운동, 이게 효과적이라고 한다. 아마도 우유는 고칼로리, 닭고기는 고단백질인 것에 의미가 있겠지. 가슴이란 지방 덩어리이고, 그 지반은 근육으로 형성되어있다. 지방과 단백질로 근육을 단련하라는 뜻이다.
그런데, 그녀는 조금은 운동을 하게 되었지만, 그건 조깅을 중심으로 한 다리 운동이다. 달리면 몸통이나 심장도 단련되는 전신운동이기는 한데, 중요한 대흉근은 약간 부족한 느낌이 든다. 그녀가 어떻게든 근육 트레이닝을 시작하게 만들고 싶다.
그래서 그녀 앞에서 이것 보라는 듯 근육 트레이닝을 해보기로 했다. 그녀가 없는 곳에서는 몰래 계속해온 일이다. 연인의 젊음에 지지 않도록 단련에 힘쓴다니, 아무리 봐도 한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하는 모습을 보면 그녀도 분명 해볼 생각이 들겠지.
그녀가 TV를 보거나 책을 읽는 곁에서 보란 듯 근육 트레이닝을 한다. 며칠은 보지 않은 척을 했으나, 점점 무시할 수 없게 된 모양이다. 슬쩍슬쩍 바라보기에 모처럼이니 같이 하지 않겠냐고 말을 걸었다.
지금까지 몰래 했었는데 무슨 일인가 싶어서, 라고 말한다. 내가 트레이닝을 하는 것은 한참 전에 들킨 모양이다. 들킨다고 곤란한 일이 아닌 만큼 왜 숨겼냐는 문제가 된다. 만약 거기까지 간파당했다면, 상상만 해도 얼굴이 뜨거워진다.
아무것도 묻지 않았는데도 건강을 위해서, 라고 변명처럼 말해버린다. 내가 끈질기게 권한 탓인지 그녀도 마지못한 느낌으로 함께 해주게 되었다. 복근이나 등 근육, 스쿼트 등을 가르치고 마지막에 팔굽혀펴기를 한다. 진짜 목적은 이거다.
누구나가 알고 있는 운동이기는 하지만, 팔굽혀펴기는 이치에 맞는 운동법이다. 인간은 자기 체중 정도는 지탱할 수 있게 되어있다. 과도한 부담은 되지 않고 횟수에 따라 운동량을 정할 수 있다. 조금씩 횟수를 늘리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
정면에서 팔굽혀펴기를 지켜보는 탓에 그녀의 가슴이 보이고는 숨는다. 노리고 한 것은 아니지만, 생각지도 못한 효능이었다.
*닭튀김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