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14화
깨물다
그녀가 그렇게 냄새나는지 묻는다. 소리 내서 심호흡이라도 한 것은 아니지만, 밀착하고 있으니 배의 움직임을 알 수 있다. 신경 쓰는데 비해서는 신경질적인 말투는 아니다. 어딘가 즐겁게 들리는, 시험하는듯한 어조다. 좋은 냄새야, 하고 돌려준다. 반은 빈말, 반은 진심이다. 싫지는 않다는 표현이 정확하겠지만.
뒷목 언저리를 핥는다. 소금 맛이 난다. 오늘은 체육이 있었는지 물어보자, 어깨너머로 수긍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샤워를 하지 않았으니 땀도 그대로라는 뜻이다. 그런 걸 좋아하잖아, 같은 말을 한다. 그녀 나름의 코스프레 준비라는 뜻일까.
혀를 미끄러트리며 목 옆을 긴다. 가만히 있어 보면 혀끝으로 맥박이 전해진다. 마른 몸에 쇄골이 떠올라있다. 닭 날개라도 먹는 것처럼 그녀의 쇄골을 앞니로 깨문다. 땀이 쌓이는 건지, 다른 곳보다 맛이 진하다.
구석에서 구석까지 차례대로 이를 댄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다시 오른쪽으로 왕복한다. 그 느낌이 간지러운지 그녀는 깔깔 웃고 있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가, 하고 물으면 대답하기 곤란하다. 무심히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뭐가 재미있는 걸까. 그런 건 내게도 알 수 없다.
그녀는 여자이므로 목젖은 없다. 매끈한 목 아래, 양쪽 쇄골이 맞닿는 곳이 움푹 패여 있다. 피부가 부드러우니 물고 있기 좋다. 숨쉬기가 괴로웠겠지. 흐린 한숨이 귀에 걸린다. 미안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녀도 멈추려고 하지 않는다. 머리를 힘껏 껴안으며 받아들여 준다.
그대로 몸을 기울여 옆으로 안아서 목을 깨문다. 왜일까. 오늘은 어째선지 목에 강한 집착을 느낀다. 옷을 입은 채로 하고 있으니 보이는 것이 목뿐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빨에 힘을 담고는 풀기를 반복한다. 턱이 높아 곁눈질로는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
풀어주고 마주 보니 그녀의 양쪽 눈에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무서웠던 걸까. 짐승으로 말하면 죽이려는 행동이다. 그야 무섭겠지. 솔직하게 사과하니 천천히, 작게 고개를 저었다. 싫지 않았다, 라며. 말은 거부하지 않는다는 의미였지만, 뺨은 상기해있다. 공포보다는 환희의 표정이다.
볼에 손을 더하며 바라보니 얼굴에 미소가 퍼진다. 그녀의 반바지에 손을 가져가자 아주 조금 습기가 느껴진다. 감색이라 알기 어려운데, 속옷 너머가 물기에 젖어있다. 무슨 이유인지, 타고난 건지. 두려운 상황에 흥분한 것처럼 보인다.
윗옷을 넘기고 속옷을 옆으로 비낀다. 작년까지 사용하던 스포츠 브라는 상의와 함께 벗길 수 있었다. 그러나, 꼭 잠겨서 고정된 실크 브래지어를 위로 들어 올리기는 무리였다.
무르익은 분위기 속에서 상당히 어색해질 일이다. 초조함이 드러나지 않도록 등 뒤로 손을 뻗는다. 애가 타기 때문인지, 보지 않고 하는 탓인지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잠시 맡겨주고 있었지만, 갑자기 그녀가 팔을 풀고 등에 손을 가져간다. 왠지 모를 부끄러움에 눈을 돌리고 말았다.
브래지어를 벗기 위해서는 먼저 윗옷을 벗어야만 한다. 굳이 입을 생각이 없는 그녀에게 사정사정해서 다시 윗옷을 입어달라고 부탁한다. 미심쩍은 표정을 지은 그녀에게 조금 전까지의 흥분은 없어 보였다. 수치심을 버리고 윗옷 안에 고개를 처박는다.
능숙하게 입으로 유방에 달라붙는다. 평소 같으면 거기서 만족하겠지만, 오늘은 이빨을 대본다. 조금 무섭거나 아프더라도 기분 좋다면 깨물어도 용서해주지 않을까. 처음은 흠칫거리며 부드럽게 깨물었고, 점차 사양이 없어져 간다.
오른쪽 가슴에 만족하면 다음은 왼쪽 가슴으로 옮긴다. 왼쪽에 만족할 때쯤 오른쪽이 그리워진다. 같은 인간의 같은 유방이지만, 오른쪽과 왼쪽이 서로 다르다. 무엇이 다른지는 잘 설명할 수 없다. 단지 무언가가 다르다. 그 차이를 추구하며 확인하기 위해 계속해서 좌우를 왕복한다.
장난치고 있자니 당연한 일인지, 유두가 볼록하게 존재를 주장하고 있다. 크기로서는 오 밀리미터 즈음일까. 혀끝으로 세게 눌러보거나 앞니 사이에 끼워본다. 그때마다 그녀가 몸부림친다. 아픈지 물어봐도 말이 없다. 깨물고, 몸부림치고, 묻는다. 같은 일이 반복된다.
윗옷에서 머리를 꺼내 보니, 뺨을 붉게 물들이고 표정을 잃은 그녀가 기다리고 있었다. 첫 입맞춤을 하며 혀를 녹인다. 얼굴이 멀어지자 보살 같은 온화한 미소가 퍼진다. 조금 알기 어렵지만, 그녀는 편안할 때 어째선지 이런 표정을 짓는다. 이 표정을 본인에게 보여주면 대체 어떻게 생각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