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은 어제, 내일은 오늘-232화 (232/450)

8년 22화

승률

어머니와 누나 다음으로 그녀를 보면, 정말이지 여자는 *조령모개의 생물이라고 느낄 때가 있다. 발언이 일정하지 않고,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 뱉은 말을 주워 담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때그때의 기분에 따라 얼마든지 변해버리는 것이다. 그게 전부가 아니라고는 해도.

몇 번 적은 이야기인데, 생리 전에는 이게 갑자기 심해진다. 예를 들어 욕실. 우리는 평소부터 욕실에 함께 들어간다. 어렸을 때부터 씻겨주었던 습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대체로 시간도 정해져 있으니 때가 되면 그녀를 안고 욕실로 향하기도 한다.

그런데 생리 시기가 되면 욕실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한다. 그녀의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욕조에 잠기거나 몸에 물이 묻는 것이 싫어질 때가 있는 듯하다. 거의 야생동물 수준으로 경계하고, 요리할 때도 물을 사용하지 않는 요리를 한다. 요령이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제대로 된 식사가 되기는 어렵다.

그건 뭐, 그래도 상관없지만. 딱히 내게 해가 되는 일도 아니다. 욕실에 들어가지 않을 때의 그녀는 딱히 기분까지 나빠지지는 않으니까. 데굴데굴 구르며 착 달라붙는데, 귀여운 어리광이기는 하다. 아직 허영심은 남았는지 냄새나지 않는 정도로는 신경을 쓴다.

신기한 건 그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저번 달이 그랬다고 안심해도, 다음 달의 그녀는 시종일관 짜증을 낼 때도 있다. 내가 목욕을 권하면 절대 싫다고 거절하고, 그런 건 보면 모르겠냐면서 싸움을 걸 때마저 있다.

그렇다고 다음 날 혼자 욕실에 들어가면 왜 불러주지 않았냐고 싫은 소리를 한다. 어제는 싫다고 했다는 정론을 돌려줘도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다. 욕실 안에서도 방식이 거칠다거나 대충한다고 불평을 던져댄다. 웃어넘길 수 있을 정도로 어른은 아니라서, 그야 조금은 대충하게 되는 것을.

스스로 반성을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씻고 나서 의자에 앉아있으면 등을 톡톡 두드리고 가버린다. 대답할 틈도 없이 자기 방에 들어가서 잠들어 버리는 것이다. 이런 불합리함은 알고 있더라도 견디기가 어렵다.

그녀는 사랑스럽다. 성격도 좋으면서 용모까지 좋다. 공부도 가르쳤고 운동도 하게 되었다. 재색겸비라고 할 수 있는데, 애석하게도 기분파이기도 하다. 내가 팔 할 정도를 돌봤다면 나머지는 누나의 손을 거쳤다. 누나야말로 제일의 기분파로, 그런 자신을 크게 긍정하는 사람이다. 그 영향이 아닐까.

앞으로 평생 이런 느낌일까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하다. 곁에 있는 것이 내가 아니더라도, 아니, 곁에 있고 싶다고 생각하기에 더욱 장래가 불안해진다. 반올림하면 사십이 다 되어가는 남자가 밤중에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월경의 구조를 조사한다니, 희극이 따로 없다.

지식인의 말에 따르면, 젊을 때는 건강이나 기분으로 나타나는 방식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거기서부터 고정되거나 변화하는 건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요컨대, 어떻게 될지는 신이 아니고서야 알 수 없다는 의미다.

나로서는 다소 불결하더라도 목욕을 싫어하는 동물 같은 그녀 쪽으로 고정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기다리기만 하는 건 괴로울 뿐이다. 그래서 같이 적혀있던 약간의 개선책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요약하자면,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하다.

운동 부족이나 스트레스, 수면 부족은 정신 상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주말에는 함께 조깅을 하고, 스트레스는 어떨까. 익숙하다고는 해도 딱히 정상적인 생활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우나, 이건 개선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렇다면 남은 하나는 수면.

애초에 그녀는 수면 시간이 부족한 편이다. 내 퇴근 시간이 여덟 시 정도고, 식사와 목욕을 마치면 열 시가 넘는다. 그리고서 느긋하게 지내다 보면 열두 시를 넘길 때도 있다. 나는 괜찮지만, 아직 중학생인 그녀의 수면 시간이 여섯 시간인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것은 약간, 실현하기 어려운 아이디어기는 했다. 이유인즉, 이미 짜증 모드에 돌입했다면 일찍 자자고 말해도 듣지 않는다. 얼른 이불에 들어가 버려도 별로 효과는 없는 것 같고.

결론적으로 그러기 며칠 전에는 수면 부족을 해결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녀가 언제 그렇게 되는지는 곁에서 지켜봐도 알기 어렵다. 본인조차 자기 주기를 파악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일주일 정도 어긋나는 경우가 평범하게 있는 모양이니.

지금으로서는 승률이 삼 할 약간 정도로, 메이저리거보다 조금 위에 있다. 피부가 얇은 건지, 아니면 피부가 하얀 탓인지 화장도 하지 않았는데 뺨이 유난히 붉어질 때가 있다. 본인에게는 말할 수 없지만, 왠지 모르게 부풀어 오른 만두를 닮았다.

이럴 때를 노리면 대체로 정답이다. 잘 케어해두면 거칠기는 해도 조금 까칠한 정도로, 다소 제멋대로 굴더라도 귀여운 수준이다. 무엇보다 만지는 걸 허락해주니, 여차할 땐 꼭 안아주면 빌려 온 고양이처럼 얌전해진다.

틀리면 어떻게 되냐 하면, 어떻게도 되지 않는다. 이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아침에 내린 명령을 저녁에 고친다. 일관성 없이 갈팡질팡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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