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29화
수세미 씻기(たわし洗い)
식사 후에는 여주인이 차를 몰아 낡은 민가로 데려다주었다. 무심코 감사를 표할 뻔했는데, 어제 돌아오지 못한 건 여주인과 남편 탓이었다. 예의상 고맙다고는 하겠지만. 성실하시네요, 하고 웃는데 그쪽 사람도 이 정도는 성실했으면 싶다.
드디어 둘만 남게 되었다. 내일 오전에는 돌아가게 되니 이 집에서 지낸 시간은 실질적으로 하루도 안 된다. 모처럼이니 온천에 들어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 선택한 곳이니까. 침실을 뒤져보니 오래된 남색 유카타가 나왔다. 낡은 탓인지 내 신장에 맞는 것이 없다.
실내 욕실에서 적당히 몸을 씻는다. 항상 사용하는 에틸렌 타올이 없으니 오늘은 지참해온 천 타올을 사용한다. 낯선 풍경 속에서 등을 씻겨주고 있으니 어쩐지 신기한 기분이 든다. 창가에서 햇빛이 비춰드는 덕분인지 저속한 느낌은 없다.
볕에 탄 자국이 등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원피스니까 덮여있던 면적은 넓었을 터인데, 유난히 엉덩이나 가슴 주변이 하얗게 보인다. 길게 뻗은 검은 머리가 달라붙었음을 선명하게 강조하는 부분도 있다. 눈에 띄는 곳일수록 손이 가는 법.
아프니까 너무 세게 하지 마, 라는 말이 그립다. 몇 년인가 전에 그런 말을 들었다. 성장기라 과민해진 탓에 살짝 스치기만 해도 아파하고는 했다. 그런 일도 있었지, 하고 그리움을 느끼는 건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다.
그녀의 온몸을 위에서 아래로 씻겨주고는 내 차례가 되었다. 그녀가 눈에 힘을 주더니 배운 걸 해보겠다는 말을 꺼냈다. 뭘 배웠나 싶었는데 밤의 작법인가. 더 유익한 것을 배워줬으면 했는데. 기쁘기는 하지만.
팔을 옆으로 펼치라기에 수평으로 들어 올리자, 거기에 그녀가 다리를 걸친다. 가랑이 사이에 끼운 채로 손끝에서 팔꿈치, 어깨를 왕복한다. 수세미 씻기라고 한대, 하고 미소 가득히 웃고 있다. 왜 수세미인지 아는가 물어봤지만, 고개를 갸우뚱한다.
분명 털이 난 고간을 수세미에 빗댄 것이었을 터다. 그녀는 잘 처리하고 있으니 털은 한 가닥도 없다. 살이 문질러져 도톰하게 부푼 모습이 잘 느껴진다. 은밀한 틈새가 벌어져 살색이 드러나고는 숨기를 반복한다.
모르는 척 팔을 문지르거나 비틀면 그녀의 허리도 움직인다. 양팔을 끝마쳤을 때는 다름 아닌 그녀 쪽의 허리가 빠져있었다. 팔을 씻었으면 다리도 해야겠지. 주저앉으려는 그녀를 들어 올려 뻗은 허벅지 위에 올려주었다.
멍한 표정으로 내 허벅지에 다리 사이를 문지른다. 몸을 씻겨주는 것도, 봉사도 아니다. 자위다. 방치당하는 기분도 들지만 그저 귀엽다. 나는 보이지만 보고 있지 않다. 언제 정신이 돌아오는지 가만히 지켜보았다.
천천히 무릎을 세워보니 각진 관절 부분이 마음에 든 모양이다. 허리를 비틀어대며 그곳에 집중한다. 그녀가 목을 움직이며 침을 삼킨다. 어째선지 아, 지금이구나 하는 생각이 떠오름과 동시에 그녀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몇 초 만에 초점이 돌아오더니 나와 눈이 마주쳤다.
자세를 유지한 채 내 무릎을 타고 가까이 다가온다. 그녀의 오른 무릎이 내 고간에 닿았다. 어깨에 딱딱한 것이 닿는 느낌이 들더니 아픔이 달린다. 깨물리고 있다. 그녀 나름의 부끄러움을 숨기려는 행동이겠지. 야생동물을 길들이는 주인공 같은 기분이다.
준비는 만단, 그녀도 흥이 올라있다. 그리고 모처럼이니 바깥에서 해보고 싶다. 기껏 야외에 가족 욕탕이 있으니 사용하지 않으면 손해나 마찬가지다. 바깥이라면 풍경을 즐기며 해야 하지 않을까.
가족 욕탕의 입구로 나와서는 휙 누워버린다. 왜 그러냐며 의아한 눈길로 바라본다. 욕탕은 바로 몇 걸음 앞이니 당황하는 것도 이해한다. 탁탁 바닥을 두드려 그녀를 부른다. 날 따라 귀를 가까이 해주어서 속삭였다.
오늘은 그녀가 위에서 하자. 그러면 난 푸른 하늘을 즐길 수 있고 그녀도 개방감을 만끽할 수 있다. 소리가 나더라도 신경 쓰지 않아 주는 것 같고, 울타리가 있으니 보여질 일도 없다. 그녀도 조금 전까지 거리낌 없이 내 무릎을 사용했다. 그것과 마찬가지다.
망설이기는 했으나, 내가 말을 바꿀 생각이 없다는 걸 알아챈 모양이다. 내 물건에 콘돔을 끼우고 걸터앉았다. 매끄럽게 넣기 위해서는 손을 더해야만 한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오른손을 내 물건에 가져간다. 각도는 겨우 구십도 정도가 아니라서 손을 잘못 짚으면 도망가버린다.
단지 자신의 것인 만큼 장소는 잘 알고 있는지 움직임에 망설임이 없었다. 조심스럽게 허리가 나아간다. 그렇긴 해도 반쯤 앉은 자세를 유지하기가 힘든지, 너무 천천히 움직일 수는 없었다. 내 물건을 뿌리까지 삼키고는 숨을 내쉬며 다리를 뻗었다.
얼굴 바로 옆에 발끝이 오니 조금 철렁하다. 각도적으로 그럴 리 없지만 밟히지 않을까 무섭다. 허벅지에 느껴지는 압박감에서 그녀가 힘을 빼고 앉아있는 것이 느껴진다. 그렇게까지 해도 이제는 아픔을 느끼지 않는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깊게 닿으면 아파하고는 했다. 조금씩 길들이고 성장해서 뿌리까지 들어가도 괜찮게 되었다. 훌륭하게 자랐다. 내 취향의, 라는 말이 머리를 지난다. 그렇다. 그녀는 정말 내 취향의 여자가 되었다. 죄악감과 만족감이 비슷한 만큼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