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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고백 그 후 (44/118)


44. 고백 그 후
202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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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요.”

섣부르고, 서툰 고백이었다.

크기를 키워 가던 마음이 터져 버렸고, 결국 입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무언가를 바라고 승조에게 고백을 한 게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전달했을 뿐이었다.

한데 소란스레 터지는 폭죽 때문에 닿지 않은 걸까. 승조는 한참 말없이 수희만 바라볼 뿐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그저 대답할 수 없었던 걸까. 자신에게 이렇다 할 감정이 없다면 이기적인 고백처럼 들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화의 공백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수희의 마음은 초조해졌다. 거절이라도 들리길 바랄 만큼.

불이 붙은 것처럼 마음 끝자락이 타들어 갈 때쯤, 승조의 입술이 느릿하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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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좋아합니다.”

기다리고 있던 말이, 바라던 말이 되자 수희는 기쁨보다는 놀라움이 먼저였다.

그도 나와 같은 마음이라는 생각에 뒤늦은 설렘이 찾아오기 직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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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불꽃놀이 좋아합니다.”

뒤이어 붙는 말 한마디는 수희의 가슴에 찬물을 들이붓는 듯했다.

주어가 없는 말이었으니 충분히 오해를 살 만했다.

게다가 그가 보고 있던 건 수희가 아니라 불꽃이었을 테니, 대뜸 흘러나온 진심이 자신을 향한 고백이라는 걸 알아차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다 이해하건만 수희는 그 쉬운 주어 하나 더 붙여 말하는 게 어려웠다. 이미 첫 번째 고백에 용기를 다 써 버린 터라 두 번째 고백에 필요한 패기 같은 건 남아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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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이미 동난 쌀 바구니를 긁듯, 간신히 용기의 바닥까지 긁어모아 말을 꺼내려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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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웬 불꽃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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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불꽃 정말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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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이리 나와 봐요. 여기에서 폭죽이 더 잘 보여요.」

겨우 떨어진 말문이 무색하게 불꽃을 보기 위해 테라스로 사람들이 찾아왔다.

뒤를 돌아보자 문이 활짝 열린 테라스로 사람들이 점차 밀려들어 왔다.

한순간에 명소가 되어 버린 테라스는 수희와 승조의 주변까지 사람들로 북적였다.

상황까지 도와주지 않으니 수희는 더더욱 승조의 말을 정정할 수 없었다.

운은 뗐으니 뒷말을 이어야 하는데 차마 이 자리에서 내가 좋아하는 건 폭죽 같은 게 아니라 당신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모여든 사람 대부분이 주목하고 있는 건 불꽃놀이였다. 그러나 그 속에 심어진 몇몇은 수희와 승조를 지켜보고 있었다.

사람들을 의식한 수희는 나오려던 말을 다시 거둬들일 수밖에 없었다.

수희는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다가, 테라스 문 쪽으로 몸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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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황급히 수희가 테라스를 빠져나가자, 승조의 몸이 뒤로 돌아갔다.

등 뒤로 절정에 치달은 불꽃놀이가 펼쳐졌지만, 승조의 시선을 끌어오지는 못했다.

수희의 폭죽이 가슴에서 터졌다면, 승조의 폭죽은 머리에서 터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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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요.”

한 움큼 떨림을 집어삼킨 얼굴로 그녀가 자신에게 좋아한다고 말했다.

어릴 때 폭죽놀이를 하던 그날도 그랬다. 잔뜩 설레는 얼굴로 제자리를 통통 뛰며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어른이 된 지금도 넌 여전히 불꽃놀이가 좋았던 걸까. 순수했던 너의 의도와는 달리, 난 너의 말이 고백으로 들렸다.

좋아한다는 게 꼭 불꽃놀이가 아니라 나인 것처럼 느껴졌다.

하마터면 착각할 뻔했다.

네가 날 좋아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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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 날 뻔했어.”

그녀가 자신을 좋아할 리 없다고 승조는 확신하고 있었다. 그 확신의 배경에는 별다른 게 없었다.

하필 불꽃놀이가 터지고 있었고, 하필 둘 다 과거를 회상 중이었다.

무엇보다 수희는 자신을 좋아할 만한 이유가 없다고 여겼다.

그런데 만약, 아주 만약 수희의 말이 자신을 향한 게 맞는다면 어떻게 말했을까.

가만히 테라스 문 뒤로 보이는 장내를 바라보던 승조의 두 눈동자의 초점이 일순 일렁였다.

잠깐의 상상만으로도 승조는 가슴속 깊숙이 뜨거운 것이 치미는 기분이었다.

승조는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의 이름이 무엇인지 아직은 알지 못했다.

***

수희에게는 지금 도피처가 필요했다.

누군가 쫓아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수희의 두 다리가 빠르게 교차했다.

높은 굽이 대리석 바닥을 내리찍어 또각거리는 구두 소리가 귓전에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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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무슨 생각으로 고백한 거지?’

승조가 만약에 자신의 말을 제대로 알아들었더라면. 그래서 거절의 의사를 표시했더라면 어떻게 하려고.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싶을 만큼 창피했을 것이다.

어쩌면 승조와 한 계약을 취소하고 싶어졌을지도 모른다.

분위기에 취해 저지른 일로 모든 걸 망칠 뻔했다.

내가 담고 있기 버거운 감정이라고 상대방을 힘들게 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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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다행이야.’

승조가 고백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오해한 이 상황이 어쩌면 더 나을지도 몰랐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잠재우기 위해 수희는 오히려 잘된 일이라며 자신을 다독였다.

눈앞에 둔 화장실로 들어서기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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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준영은 걸음을 늦추지 않고 자신을 지나쳐 가는 수희의 손을 붙잡았다.

가볍게 붙들린 손에 앞으로 나갔던 수희의 발이 제자리에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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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생각을 하길래 아까부터 불렀는데도 못 들어요.”

미소를 머금었던 준영은 자신을 향해 돌린 수희의 얼굴을 보고 눈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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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준영아. 나중에 이야기하자.”

급히 말을 전한 수희가 준영의 손안에서 손을 빼내며 자리를 벗어났다.

수희가 떠난 뒤에도 준영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제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다.

사과처럼 빨개진 얼굴을 손등으로 가리던 그녀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 상기된 얼굴이 말하는 게 떨림인지, 불쾌함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그 표정 속에서 느낄 수 있었던 건 그저 수희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뿐이었다.

수희가 돌아서기 전 아주 잠깐, 시선이 머물렀던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수희가 나왔던 야외 테라스. 그곳에는 불꽃놀이를 구경하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모두 등을 보인 채 서 있었지만, 단 한 사람만이 준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준영이 수희를 붙잡는 걸 본 건지 승조는 어두운 낯빛을 띠고 있었다.

아마 수희가 얼굴을 붉힌 건 수희의 연인인 한승조, 저 사람 때문일 거라 짐작할 수 있었다.

불꽃놀이에 외부로 몰려 나간 사람들 때문에 화장실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세면대 앞에 선 수희는 자신의 얼굴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샴페인엔 입밖에 대지 않았는데 홍조가 떠올라 술에 취한 듯 보이게 했다.

달아오른 뺨을 쓸어내린 수희가 세면대에 물을 틀어 손을 씻었다.

우발적인 고백의 여파로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려 밭은 숨이 내쉬어졌다.

차가운 물줄기 안에 들어간 손가락이 안으로 오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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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좋아합니다.”

만약 그 말이 날 향한 말이었다면.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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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지, 나.’

끝이 보이지 않는 짝사랑이 시작된 것 같다.

***

불꽃놀이로 인해 뜨겁게 달아올랐던 부티크 오픈 파티가 어느덧 막을 내렸다.

사람들과 섞여 파티장을 나오던 수희는 어깨 위로 얹어지는 검은색 재킷에 발걸음을 멈췄다.

어깨로 시선을 옮기자 승조가 입고 있던 재킷이 덮여 있었다.

옆에 서 있는 승조는 대수롭지 않은 일인 양 수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와 눈이 마주친 수희는 어깨에 얹어진 재킷을 품으로 살짝 끌어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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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테라스에서 단추까지 구멍에 꿰어 가며 꽁꽁 싸매던 사람 맞나 싶었다.

막 파티를 시작했을 때와 달리, 피부에 닿는 바람이 얄궂어져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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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습니다. 빨리 호텔로 가죠.”

연인의 모습을 한 승조가 수희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단단한 팔이 허리에 감기자 단숨에 사람들의 관심이 수희에게로 쏠렸다.

수희는 잠깐 잊고 있었다, 이 사람이 가끔은 자신보다 연기를 잘한다는 걸.

역시나 세상에 이유 없는 친절 같은 건 없었다.

목적이 있으니 승조가 행동으로 옮겼을 뿐이었다.

가라앉는 기분을 안간힘을 써 감춘 수희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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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오빠가 기다리고 있어요. 나중에 한국 가서 만나요.”

헤어짐을 고하려 말을 이으려던 찰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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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 인사 같은 거 지금 할 필요 없습니다.”

무슨 말뜻인지 몰라 수희가 눈꺼풀만 깜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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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한테 수희 씨랑 같이 호텔로 간다고 했습니다. 매니저가 흔쾌히 알았다고 하더군요.”

아니, 나한테 일말의 상의도 없이?

싫은 게 아니라 조금 놀랐을 뿐이었다.

그와 좀 더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어쩌면 좋은 기회였다.

내심 설레는 마음을 숨기고 차분히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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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어요. 같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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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차 가져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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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술 마셨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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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해야 해서 무알코올로 마셨으니까 걱정 마요.”

주차장까지는 거리가 있으니 승조가 직접 차를 가지러 가려 했다.

수희가 고개를 끄덕이자 승조가 발길을 옮겼다.

기약 없이 승조를 기다리던 수희가 재킷을 만지작거렸다.

재킷만 걸치고 있을 뿐인데 어째서인지 그의 품에 안겨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건 아마 재킷에 남아 있는 그의 향수 냄새 때문인 듯했다.

크고 다부진 체격과는 달리 그의 향수는 말랑말랑하고 몽글몽글한 향기가 강했다.

검은색보다는 핑크색이 생각나는 향.

갑자기 그가 분홍색 옷을 입은 모습이 상상되어 웃음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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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어울릴 것도 같고.’

어쩌면 예상외로 파스텔 색조의 옷도 잘 어울릴 수 있겠다 싶었다.

이런저런 상상을 하다 보니 이윽고 승조의 차가 수희의 앞에 세워졌다.

차에서 내린 승조가 조수석 문을 열어 주자, 치마 끝자락을 붙잡은 수희가 차에 몸을 실었다.

다시 운전석으로 돌아온 승조가 차에 올라타고, 곧 차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호텔로 향했다.

시내라 그런지 늦은 밤인데도 불구하고 거리는 수많은 차들로 가득했다.

밤을 밝혀 주는 건물의 불빛들이 차를 스쳐 지나가고, 마침내 승조의 차는 R 브랜드에서 제공한 호텔에 도착했다.

금빛 건물 안으로 들어간 수희와 승조가 체크인을 위해 데스크로 걸어갔다.

데스크에서는 R 브랜드에 호텔 방을 지원받은 몇몇 연예인들이 이미 체크인 중이었다.

가장 짧은 줄에 선 수희가 노파심에 승조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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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호텔에 예약은 해 두셨어요? 인기 많은 호텔이라 호텔 방 잡기 어려울 텐데.”

승조는 금시초문이라는 듯 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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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브랜드에서 호텔 방을 무료로 잡아 줬으니, 제가 따로 잡을 필요는 없다고 최 사장님이 그러시던데요.”

아, 최 사장님.

이렇게 자신의 연애를 열렬하게 응원할 줄 몰랐다.

곤란해진 수희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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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브랜드에서는 호텔 방 하나만 예약해 줬거든요. 만약에 남은 방이 없으면 어쩌죠?”

당연히 두 사람이 연인 사이인 줄 아는 R 브랜드에서는 호텔의 가장 큰 방을 예약해 주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승조와 한 방을 이용하는 건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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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방 있는지 확인해 보고, 없으면 근처 호텔에 묵을 테니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전혀 문제가 안 된다는 승조의 말에 수희는 안심이 됐다.

줄이 줄어들고 어느새 수희와 승조의 차례가 되었다.

수희가 먼저 데스크 직원에게 여권을 주며 예약한 방의 키를 건네받았다.

직원이 승조에게 눈길을 돌리자 그가 영어로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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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에 묵을 수 있는 방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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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승조의 요청에 직원이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렸다.

무심결에 수희가 오른편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마침 매니저와 함께 준영이 체크인 중이었다.

체크인 중인 매니저를 두고 준영이 수희의 곁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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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누나도 내일 비행기로 가나 봐요.”

준영의 등장에 달갑지 않은 건 승조뿐인 듯했다.

표정 관리가 되지 않는 승조와 달리 수희가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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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내일 오전 비행기 타고 가려고.”

때마침 마우스를 몇 번 달칵거리던 직원이 한층 밝은 목소리로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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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방이 4층에 하나 있습니다. 그 방으로 드릴까요?」

수희와 대화 중이었던 준영의 눈이 옆으로 옮겨 갔다.

준영과 찰나에 시선이 부딪친 승조가 대뜸 수희의 손에 들린 호텔 키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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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방은 하나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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