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카데미 흑마술사로 살아남기-9화 (9/180)

9화

사딘 룬델.

제국 내 가장 큰 권력을 쥐고 있는 공작가의 막내로 태어난 그는 평생을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아왔다.

말 한 마디면 자신이 원하는 것은 그게 무엇이라도 가질 수 있었다.

날 때부터 고귀한 존재.

그것이 바로 자신이었다.

한 폭의 그림처럼 수려한 외모, 천재적인 재능, 타고난 혈통.

누이는 제국 황실 기사단장, 아버지는 제국을 대표하는 최강의 검.

그 자신도 본인이 존경해마지 않는 그의 아버지처럼 소드 마스터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니.

아버지를 뛰어 넘어 제국 최강이 아닌 대륙 최강의 소드마스터가 될 것이라 자부했다.

나는 그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니까.

그러나 무언가 이상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 속도는 눈에 띄게 더뎌졌다.

‘어째서? 나는 최고의 재능을 지니고 있다고 하였는데? 제국 역사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뛰어난 재능이라고 했는데? 나의 아버지는 제국 최고의 소드마스터인데?’

그렇게 끊임없이 되뇌이며 자신을 믿고, 수련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프레이 칼리고’라는 소년을 보았다.

자신의 가문을 말하면 항상 뒤따라오는 지긋지긋한 백작가의 자식이었다.

역사도 짧고, 가진 것도 없는 천한 놈들 주제에 같이 거론되는 것이 언제나 못마땅했다.

내심 속으로는 같은 소드마스터여도 자신의 아버지가 더욱 강하다고 생각했다.

허나 항상 ‘할튼 칼리고’와의 대결을 피하는 아버지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기에 아들인 자신이라도 그 의무를 마땅히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 주제도 모르고 날 뛰는 쓰레기 놈들을 내가 교육시켜야 한다고.

12살이 되던 해, ‘사딘 룬델’은 ‘프레이 칼리고’에게 대련을 신청했다. 그리고 패배했다.

아주 압도적으로.

당시, 사딘은 12살. 프레이는 10살이었다.

“좋은 승부였습니다. 공자”

환하세 웃으며 손을 건네는 그를 바라보며 사딘은 형용할 수 없는 무력감, 그리고 수치심을 느꼈다.

충격적이게도 그의 검은 단 한 번도 닿지 않았다.

다행히 정식으로 치러진 것이 아닌, 약식 대결이었기에 지켜보는 이는 없었다.

즉, 당사자들 이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는 얘기다.

허나 어디까지나 그것은 당사자들만의 생각이고, 각 가문의 당주들은 이미 대련의 결과를 알고 있었다.

재능의 벽이라는 것을 느꼈다. 범접할 수 없는 벽을 느꼈다.

자신이 자갈이라면, 프레이는 태산(泰山)이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되는 것이다. 자신은 ‘천재’ 따위가 아니었다.

그저 ‘천재’ 따위를 흉내 내는 우둔한 범재(凡才).

아버지가 왜 지금까지 대결을 피해왔는지도 이해했다.

그 또한 ‘프레이 칼리고’의 아비를 바라보며 이런 기분을 느낀 것이 아닐까.

자신의 아들 또한 자신처럼 되지 않기를 바란 것이 아니었을까.

고작 이 정도 재능으로 감히 대륙 최고를 꿈꾼 것인가.

열등감의 파도가 전신을 뒤덮었다.

자신이 믿고 있던 모든 것이, 자신을 이루고 있던 믿음의 근간이 모조리 부정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말했다.

“아직 지지 않았다. 룬델은 끝까지 살아남는다. 그것이 우리가 지닌 강함이다.”

마법 같은 말. 달콤한 속삭임.

“너는 나를 믿으면 된다. 네 자신이 아닌, 네 아비를 믿으면 되는 것이다.”

――기적이 일어났다.

…어쩌면 아버지가 건네 준 비약 덕분일지도 모른다. 한 달에 한 번씩 정체 모를 비약을 먹었다.

선홍빛의 끈적한 액체. 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역겨운 맛이었지만, 아버지를 믿기로 하였기에 의심하지 않았다.

그저 막대한 돈과 인력을 들여 제조했다는 것과 나를 위해 만들었다는 것만 생각했다.

막혀있던 성장의 벽이 어느샌가 신기루처럼 허물어졌다.

사색에 잠길 때마다 깨달음을 얻었고, 검을 휘두를 때마다 폭발적으로 강해졌다.

그동안 지니고 있던 재능의 씨앗이 발아하여 활짝 핀 것 같은 감각이었다.

제국 역사상 최연소 4서클 검사가 되었다.

아버지가 ‘할튼 칼리고’와의 대결에서 승리하였다.

그 일로 인해 아버지는 제국 최강의 소드마스터이자, ‘검성(劍聖)’이라는 칭호로 불리게 되었고, 할튼 칼리고는 다시는 검을 쥘 수 없을 정도의 부상을 입게 되었다.

몰락의 시작이었다. 칼리고에 관련된 온갖 추잡한 소문들이 들끓었다.

「제국 역사상 최연소 소드마스터인 할튼 칼리고의 명성은 모두 부풀려진 것이다. 실력도 없으면서 온갖 더러운 짓으로 인해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그의 자식은 사생아다. 그의 저택 지하에는 수 백 구의 시체가 있다. 그는 마신숭배자다.」

등등. 입에 담을 수도 없이 파렴치한 추문들이 끈질기게 괴롭혔고, 그로 인해 결국 소드 마스터의 칭호까지 박탈당하는 지경에 이른다.

감히 룬델 공작가의 이빨을 들이민 대가였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빨 빠진 맹수라고 하나 그의 자식 또한 맹수.

사딘은 다시 한 번 프레이에게 대련을 신청했다.

이번에는 수많은 이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아버지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프레이는 대련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는….

사딘의 승리였다.

철저하게 짓밟아주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솔직히 인정한다. 재능의 꽃이 만개한 지금도 그를 상대하는 게 버거웠음을. 허나 그토록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었던 이유.

단탈리온(Dantalion)의 서.

아버지에게 받은 이 정체불명의 책 첫 페이지에 피로써 이름을 적었고,

그 다음 날 미래를 볼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비록 5초도 채 되지 않는 단편적인 예지였으나, 인간의 이지(理智)를 통탈한 것이었다.

기적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그야말로 신의 권능(權能).

어떠한 존재가 내게 이러한 것을 선물했는지는 더 이상 중요치 않았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선택」받은 것이라는 사실이다.

아직도 그 날 자신의 발밑에 처참하게 너부러져 있던 프레이 칼리고의 모습을 떠올리면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쾌감을 느꼈다.

그것이 자신이 살아있는 이유임을 깨달았다.

누군가를 짓밟기 위해 인간은 올라가는 것이다.

시간이 흘러 사딘은 제국 최고의 교육기관인 살로몬 아카데미에 입학시험을 치르게 됐다.

재능을 완전히 개화한 지금의 자신을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수석은 당연히 자신의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시험장에 들어섰다.

헌데 웬 응시생의 이야기로 시험장은 무척 소란스러웠다.

자일 지그하르트.

몰락한 백작가의 후계자라고 한다. 들어본 적 있다.

어린 시절 유모가 읽어준 동화 속에서 등장하는 가문이다. 단신으로 용과 대적한 평민.

그 공로를 인정받아 작위와 영지를 받았다나.

천한 것들은 그를 영웅의 핏줄이라고 받들지만 사딘이 보기에 그는 그저 옛 후광에 취해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벌레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자신이 관심조차 줄 필요 없는 버러지. 어차피 자연스레 걸러지게 되어있었다.

그의 예상대로 적성검사에서 이단으로 몰린 그는 교관들에게 둘러싸였다.

버러지에게 딱 어울리는 결말이었다.

허나 이변이 일어났다. 카데미의 이사장이자 초월자의 반열에 오른 대마도사(大魔道師), ‘아슈타르’가 모습을 드러내 그를 직접 비호한 것이다.

거슬렸다. 버러지면 버러지답게 곱게 퇴장할 것이지, 발악을 하는 꼴이 역겨웠다.

그렇기에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티끌만큼 품고 있는 희망을 짓밟기 위해서.

마침 자신에게 짓밟힌 첫 번째 희생양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썩 나쁘지 않았다.

자신을 발견하자, 몸을 덜덜 떨며 불안해 하는 프레이의 모습을 보니 만족감이 들었다.

그래.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게 옳은 것이다. 뇌리에 각인된 공포.

자신은 그런 존재인 것이다. 허나 그 옆에 버러지 같은 놈은 자신을 보고서도 동요하지 않았다.

고요하고, 침착한 눈으로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그렇기에 도발했다. 꽃봉오리조차 피우지 못하게, 싹을 자르고, 뿌리를 도려내기 위해서.

-좋습니다.

멍청하게도 도발의 넘어온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곧 있으면 그의 얼굴이 절망과 공포, 무력감으로 물들어 갈 것을 알기에 기다림을 음미했다.

놈은 자신의 당당함이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었다는 듯, 순식간에 3연승을 해냈다.

인정한다. 지그하르트의 핏줄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놈의 육체는 단단하고, 강인했다.

허나 그 뿐이었다. 저놈의 몸놀림에는 틀이라는 것이 없었다.

단조롭고, 불규칙하며, 본능에 따라 움직였다. 그저 본인의 육체만 믿고 날 뛰는 짐승에 불과한 것이다.

“고작 이 정도 실력으로 나불거린 것이냐!”

시작과 동시에 지면을 박차고 나아갔다. 흔히 말하는 탐색전이라는 것이다.

끊임없이 파고드는 검초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놈은 피하는데 급급했다.

예상보다 더 뛰어난 반응속도를 지니고 있었지만, 어차피 내 앞에서 그런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5초 뒤, 미래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좌측으로 몸을 틀어 회피.’

허공에서 검로(劍路)를 틀어 좌측을 공격했다.

정타(正打)를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놈은 그 짧은 순간 피해를 최소화했다.

아예 팔 자체를 썰어버릴 각오로 휘둘렀으나 뼈에 균열을 일으키는 게 전부였다.

‘이게 네놈이 지닌 자신감의 근원인가?’

심장에 맺힌 마나를 끓어 올렸다. 전신의 혈관을 타고, 냉기를 머금은 마나가 순환한다.

이윽고 주변 일대를 천천히 얼리기 시작한다.

“언제까지 피하기만 할 거냐!”

이번에는 우측. 제대로 들어갔다고 생각했으나 아쉽게도 살점을 조금 베는 것에서 그쳤다.

놈의 옆구리에서 핏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 잘난 입이 놀랍도록 조용하구나. 왜, 이제야 네놈과 나의 수준차이라도 깨달은 것이냐?”

헌데 어째서일까. 놈은 놀랍도록 평온했다. 자색의 보석 같은 눈동자는 기이할 정도로 고요했고, 칠흑처럼 검게 물든 바다 한복판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때, 놈이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뭐가 웃기지? 미쳐버리기라도 한 것인가?”

-어쩐지 이상하다 했습니다.

“무엇이 말이냐.”

어째서 저토록 당당할 수 있는 것인가.

분명 내가, 이 몸이 압도하고 있는 상황인데, 저 놈은 어째서 저렇게 평온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인가.

저 확신에 가득 찬 눈동자가 심히 거슬렸다.

-그 눈…. 조금 특별한 것 같습니다?

정확히 내 눈을 보고 얘기했다. 눈치 챈 것일까? 아니면 그저 떠보는 것인가?

아니, 당황할 필요 없다. 알았다고 한들 어쩔 것인가.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었다. 몰락한 백작가의 후계자 따위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위기에 몰리니 세 치 혀를 놀리는 건가? 걱정 말아라. 네놈이 살려달라고 애원할 때까지 끈질기게 괴롭혀주마.”

-그 말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그 순간, 놈의 입이 움직였다.

너무 작은 목소리라 무슨 말인지는 듣지 못했다. 허나 주변 일대의 분위기가 급변했다.

본능적으로 무엇인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먼저, 먼저 공격해야 한다!’

근육이 꿈틀거린다. 지면을 박차고 나아간 나는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뒤이어 권능을 발동하려 했으나….

어……? 무언가 이상했….

“――!”

으드득, 소리와 함께 갈비뼈가 부서졌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어째서 권능이….’

허나 생각할 시간은 많지 않았다. 이어서 날아오는 발차기.

눈을 한 번 깜빡였을 뿐인데, 어느새 놈의 발이 내 머리통 앞에 서 있었다.

본능에 가까운 반사 신경으로 겨우 머리를 틀었으나, 놈이 노리던 건 두 번째 일격이었다.

예상치 못했던 일격에 그대로 튕겨져 나갔다.

숨이 턱 막히고, 장기가 찢어지는 듯한 격통이 밀려온다. 간신히 바닥을 끌어 장외로 나가는 것만은 막았다.

“하아…. 하아…. 이게 대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 내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내가.

이 몸이.

진다고?

사딘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전신이 부들부들 떨렸다.

쿨럭, 하고 바닥에 침을 뱉었다. 검붉은 피였다.

오른팔이 말을 듣지 않았다. 멋대로 덜렁거리는 걸 보니 부러진 듯 했다.

정면을 바라보니 놈이 자신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저벅. 저벅.

그 발걸음 소리가 심장을 옥죈다.

오래간만의 느끼는 이 감정의 정체를 그는 아주 잘 알고 있다.

공포.

“네, 네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놈이 양쪽 입꼬리를 올리며 조소했다.

“한치 앞도 못 보니 그런 꼴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때, 아버지의 말이 떠올랐다.

[아직 지지 않았다. 룬델은 끝까지 살아남는다. 그것이 우리가 지닌 강함이다.]

“…나는 아직 지지 않았다.”

“그렇습니까?”

사딘은 덜렁거리는 오른팔을 뒤로 한 채, 왼쪽 팔로 검을 고쳐 잡았다.

그에게는 아직 남은 것이 있었다. 이딴 버러지 따위에게 쓰게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한.

룬델 가문의 상징과도 같은 절기(絶奇)이자, 가주들에게만 전해져 내려오는 직계 무투기(武鬪技).

「검(劍)의 동토(凍土)」

비록 몸 상태는 걸레짝과 다름이 없고, 아직 완성을 한 것 또한 아니었지만 남은 마나를 쏟아 부으면 어떻게든 흉내 내는 것쯤은 가능할 것이었다.

‘나는 지지 않는다. 나는 지지 않는다. 나는 결코 지지 않는다.’

광기에 가까운 의지. 공포조차 극복해내는 집념.

그때, 자일 지그하르트의 입에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말이 튀어나왔다.

“그렇다면 할 수 없군요. 제가 졌습니다.”

어쩔 수 없다는 얼굴로 양손을 올리는 자일. 주변에 모두가 얼빠진 얼굴로 그를 쳐다봤고.

“벽을 느꼈습니다. 사실 지금 서 있는 것조차 힘들거든요. 명백히 제 패배입니다. 교관님? 결과를 말해주시죠.”

그는 능청맞은 얼굴로 패배를 시인했다. 그제야 교관이 결과를 발표했다.

“이, 이번 대련의 승자는 수험번호 3번 사딘 룬델!”

사딘은 용납할 수 없다는 듯 소리쳤고, 그런 그에게 자일 지그하르트가 다가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었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좋은 시합이었습니다, 사딘 공자님.”

당장이라도 머리통을 으깨버리고 싶었지만, 주변 모두가 이곳을 보고 있었다.

여기서 날뛰게 된다면 자신의 위상만 더욱 추락하게 될 뿐이었다.

그의 손을 잡은 사딘이 얼굴을 가까이 댄 채 속삭였다.

-네놈 반드시 죽여주마. 오늘 일 후회하게 될 거다.

-그렇게나 자살을 희망하신다면 뜻대로 하시죠.

입술을 짓이긴 사딘은 그대로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어깨를 으쓱인 자일이 관중석에 있던 프레이 칼리고를 발견하고, 미소를 지었다.

프레이의 옆에 있던 살럿이 질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저 놈 완전히 정신 나간 놈이네. 대체 어쩌려고 저러는 건지. 쯧”

프레이는 멍하니 자일을 바라보며 홀린 듯 중얼거렸다.

“…그러게요. 정말 정신 나간 사람이네요….”

두근. 두근.

그녀는 알지 못했다. 지금 자신의 심장이 굉장히 불규칙하게 뛰고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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