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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흑마술사로 살아남기-29화 (29/180)

29화

“네. 제가 자일 지그하르트입니다만…. 그쪽은 누구십니까?”

내 말을 가볍게 무시한 사내는 방향까지 바꿔가며, 내 얼굴을 구석구석 뜯어보기 시작했다.

“딱히 특별한 점은 없어 보이는데…. 이 눈이 용들의 술식을 해석하는 보석안이라고 했나? 아무리 봐도 잘 모르겠단 말이지. 구조적으로 그게 성립이 되려면….”

사내가 순식간에 마법을 발동시켰다. 사내의 손바닥 위에 불꽃이 피어올랐다.

“이것도 해석할 수 있으려나?”

화들짝 놀란 나는 뒤로 물러서며 소리쳤다. 아직까지도 뺨에 닿은 열기가 생생하다.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십니까?”

다짜고짜 눈앞에 불을 피워대다니 미친놈인가?

“간단한 건데…. 역시 소문은 소문인가?”

흥미가 떨어졌다는 듯 등을 돌린 사내는 다시 교탁으로 향했다. 발을 뻗어 교탁까지 가는 것조차 귀찮아 보였다.

교탁 위에 선 사내가 축 늘어진 말투로 말했다.

“어…. 안녕하십니까, 문제아 여러분들…. 저는 올 한 해 동안 1학년 S 클래스를 담당하게 된 요한 크루이트 라고 합니다.”

저 나태의 화신 같은 사내가 우리 S 클래스의 담당 교수였다.

‘요한 크루이트?’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었다.

뒤이어 또 다른 인물이 들어왔다. 여기까지 나를 안내해준 교관이었다.

“무명(無名)이라고 한다. 잘 부탁한다.”

굉장히 과묵하고, 존재감이 적은 인물이었다.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 성별조차 확인하기 어려웠다.

요한이 말을 덧붙였다.

“어…. 무명은 앞으로 저를 도와줄 그러니까… 조교, 조교입니다. 본명은 뭐였더라? 칼리파? 아르곤?”

“소피 마르틴입니다. 교수님.”

하나도 안 맞잖아. 그럼 무명이라 소개한 건 뭐야?

“쨌든 뭐 그런 겁니다. 워낙 자기만의 설정에 진심이신 분이라 여러분들도 이해하시고 맞춰주세요….”

컨셉충이었나….

“그럼 저는….”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교탁에 대가리를 쳐 박는 요한.

“교수님. 여기서 주무시면 안 됩니다.”

교수도, 조교도 순 또라이들만 모아 놨다. 이쯤 되면 프레이는 몰라도 한 성격하는 샬럿이 가만있을 리가 없는데 웬일인지 얌전한 고양이처럼 조용했다.

다른 학생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대체로 원래 저런 사람이란 걸 알기에 납득한다는 듯한 얼굴들.

나만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건가?

아무리 봐도 세상이 나를 상대로 몰래카메라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벌떡 고개를 든 요한이 나른한 얼굴로 말했다.

“미안 합니다…. 제가 요새 잠이 부족해서…. 자, 그럼 첫 날이니 자기소개를 한 번 해볼까요. 거기 가일 지그하르트 군. 먼저 해보죠.”

조교가 친히 내 이름을 수정해주었다.

“자일 지그하르트입니다, 교수님.”

“…예, 예.”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아이들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자일 지그하르트 라고 합니다. 특기는 강화마법. 취미는 독서입니다.”

아리아 발렌타인과 눈이 마주쳤다. 내 이름을 들은 그녀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아마 저번에 내가 했던 얘기 때문인 듯 했다. 그녀와는 아직 할 말이 많이 남은 것 같다.

“뜻하지 않는 반에 배정되어 열악한 환경 속에서 배움을 청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허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모두 힘을 합쳐 노력한다면 지금의 이 환경조차 바꿔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요한이 물었다.

“그게 끝입니까?”

“네? 더 해야 합니까?”

“아뇨. 특기 말입니다. 특기. 강화마법이 끝인가요?”

“그렇습니다.”

“원천속성이 뭡니까?”

“강화. 싱글(Single)입니다.”

“당신 혹시 기사 지망생입니까?”

“아니요. 마법사 지망입니다만.”

생각에 잠긴 요한이 속삭이듯 빠르게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느껴지는 마력은 기사 쪽에 가까운 것 같은데 마법사 지망이라…. 전설 속 지그하르트의 전투 방식은 무투 계열에 가까웠던 거 같은데 그쪽은 왜 마법사를 지망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되네요. 원소 계열 속성은 한 개도 없고, 그나마 지니고 태어난 건 강화 하나 뿐 이란 말이죠. 이사장님은 대체 어떤 부분에서 기대를 하고 있던 걸까요. 결국, 전설이란 떠들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이 부풀려낸 이야기들에 불과한데. 논리도, 이성도 없는 망상 속 유희거리에 대중들은 열광합니다. 그저 재미있고 자극적이니까요. 아직까지는 흥미로운 부분을 찾을 수 없군요. 허나 이대로 섣불리 속단하면 안 되겠죠. 검증하고, 검증하고, 또 검증해서 변수를 최대한 줄….”

“교수님, 교수님!”

“아…. 미안합니다. 어디까지 했죠…?”

“자일 지그하르트군이 방금 막 소개를 끝마쳤습니다.”

“그렇군요…. 다음 학생 소개하세요.”

조교도 이런 상황이 한 두 번이 아니었는지 저 교수 놈을 대하는 태도가 손에 익은 듯 자연스러웠다.

저 인간이 어떤 부류인지 확실히 알았다. 저 인간은 주변 시선 따위는 일절 신경 쓰지 않는 인간이다.

봐라, 말을 하다 말고 혼잣말을 하는 게 정상적인지. 솔직히 무서울 지경이었다.

거기에 더불어 나를 향한 관심이 상당히 거슬렸다. 사사건건 시비를 걸지 않나, 면전에서 대놓고 재능을 비하하지 않나.

오늘 처음 만났지만 이 인간과는 결코 친해질 수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든이 손을 번쩍 들며 일어났다.

“다음은 제가 하겠습니다!”

교수가 힘없이 대답했다.

“그러세요…….”

이든이 큰 목소리로 외쳤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든이라고 합니다! 평민이라 성은 딱히 없습니다. 특기는 검을 조금 다룰 줄 알고, 취미는 없습니다! 원천속성은 바람, 불꽃, 창조. 트리플(triple)입니다! 유명한 분들과 같은 클래스에 배정되어 영광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으로 프레이가 일어났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프레이 칼리고라고 합니다. 특기는 검술, 취미는 수련입니다. 비록 S 클래스에 배정되었지만, A 클래스 이상의 성적을 내어 저를 증명하는 것이 올 한 해 목표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말을 마친 프레이가 자리에 앉으려는 순간, 요한이 말을 걸어왔다.

“거기.”

“네?”

“기사 지망입니까?”

“그, 그렇습니다.”

“몇 서클이죠?”

“아직 4서클입니다….”

“원천 속성은?”

“번개와 생명, 더블(double)입니다.”

죽은 동태 눈깔에 약간이지만 생기가 깃든 것처럼 보였다.

“…생명이라. 보기 드문 속성을 지니셨군요. 그 목걸이는 혹시 아티팩트 입니까? 보아하니 인식….”

요한이 말을 끝마치기 전에 프레이가 다급히 말을 이었다.

“어, 어머님의 유품입니다! 근력과 동체시력을 강화시켜주는 마법이 걸려있습니다!”

요한은 그녀가 지니고 있는 아티팩트에 대해서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대신 흥미로운 눈빛으로 프레이의 몸을 훑기 시작했다.

“상당히 훌륭한 몸이군요. 이 몸을 만들기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했을 테지요.”

“가, 감사합니다.”

칭찬도 할 줄 아는 인간이었던가?

다음으로 일어난 것은 아리아 발렌타인이었다.

“아리아 발렌타인입니다…. 특기는 격투술, 취미는 없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짧게 소개를 끝낸 뒤 자리에 앉는 그녀.

일부러 벽을 치는 것이 굳이 반 아이들과 친해지고 싶지 않은 듯 했다.

“다음 학생… 소개 하세요….”

뾰족한 귀를 가진 학생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창틈 사이로 바람이 불어왔다.

곱게 땋은 은색 머리칼이 춤을 추듯 휘날렸다. 입학식 때는 뒷모습 밖에 보지 못했지만 이렇게 직접 얼굴을 보니 감탄이 나왔다.

마치 조물주가 애정을 듬뿍 담아 만든 조각상 같았다. 이곳에 있는 학생들 또한 어디서 외모로는 절대 밀리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는 차원이 달랐다.

완벽.

그것만큼 그에게 잘 어울리는 단어가 있을까? 너무나도 완벽한 외모였기에 오히려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이질감이 들었다.

“내 이름은 실프. 보는 바와 같이 엘프다. 북쪽 대산림을 수호하는 고귀한 숲지기들의 핏줄이지. 나와 같은 공간에서 숨을 쉴 수 있음을 영광으로 알거라, 하찮은 인간들아.”

그의 말에 나를 포함한 반 전체가 벙 쪘다.

“오! 콧대 높기로 소문 난 엘프와 같이 수업을 들을 수 있다니 가문의 영광입니다!”

“야, 평민. 그 입 안 닥쳐?”

엘프라는 종족이 프라이드가 높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대산림을 수호하는 숲지기들이라고 하면, 엘프 중에서도 세계수의 축복을 받고 태어난다는 하이 엘프를 의미했다.

인간으로 비유하자면 신관이라 할 수 있었다.

세계수의 의지를 받들며, 그 뜻을 동족들에게 전하는 대행자.

그 역할은 오로지 하이엘프만 할 수 있는 것이기에 그들은 더욱 고귀하고 중요한 존재들이었다. 엘프들 사이에서도 극진한 대접을 받는 이들이니, 그 콧대가 얼마나 높겠는가.

…라고. 내가 설정을 잡았던게 기억이 났다.

망할, 설정보다 더 싸가지가 없네.

아, 참고로 하이엘프는 중성이다. 인간과는 다르게 3차 성징이 다가올 때 본인 스스로 성별을 정할 수 있었다.

‘역시 실프가 틀림없어.’

이야기의 주요 인물들이 자연스레 모이고 있다. 자질구레한 설정들에 변화가 있을지 몰라도 세계의 흐름 자체는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말이었다.

이대로라면 천악천이 아카데미에 오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한시라도 빨리 레메게톤에 대한 단서를 찾아야 해.’

대부분의 흑마술사들은 마신을 숭배하며 얻은 마기를 통해 흑마술을 사용한다.

그것을 간접계약이라 부른다. 기초적인 흑마술 정도 밖에 사용할 수 없지만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힘을 얻을 수 있다. 통상적으로 흑마술은 마법보다 월등한 파괴력을 보이기 때문이다.

허나 가끔 어떠한 대가를 지불해 마신과 직접 계약을 맺는 이들이 존재한다.

그들을 직접 계약자라 부른다. 아벨 크로이가 이런 부류였다. 인간으로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방대한 지식, 혹은 강력한 힘을 얻게 되지만 그 말로는 참혹하기 그지없다.

레메게톤을 찾지 못한다면, 결국 아벨 크로이와 똑같은 행보를 걷게 될 것이다. 계약이라는 명목 하에 영혼을 저당 잡힌 노예.

나의 목표는 마신(魔神)에게 종속되는 것이 아니다.

마신(魔神)을 종속시키는 것.

나아가 그 위에 군림하는 것이 내가 레메게톤을 찾고자 하는 이유다.

이든을 바라보던 실프가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 앉았다.

“듣던 대로 인간들은 한심하군. 장로께서 어째서 날 이곳에 보낸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말을 들은 샬럿이 발끈하며 벌떡 일어났다.

“내 이름은 샬럿 메이지. 긍지 높은 메이지 공작 가문의 차녀다! 장녀인 언니께서는 무려 용사파티에 일원인 린 메이지야. 제국민이라면 다들 언니와 내 이름 정도는 알고 있을 테지. 저기 저 미개한 엘프 년 빼고. 미리 말하지만 나는 이 자리에 있을 인간이 아니야. 너희랑은 급이 다르니까. 어차피 곧 A 클래스에 가게 될 거니 그 동안 내 심기를 거스르는 일은 없길 바래.”

역시, 내가 설정한 싸가지 답다. 뭔 죄다 정신병자만 모아둔거 같냐….

그 말을 들은 실프가 코웃음을 쳤다.

“흥. 제국의 귀족이라는 것들도 오크 놈들과 다를 바가 없군.”

뚜껑이 열린 샬럿이 악을 질렀다.

“뭐? 오크? 야, 너 말 다했어? 근본도 없는 귀쟁이 년이 타지에 오니까 눈에 뵈는 게 없지? 야. 나와! 나오라고!”

당황한 프레이가 사태를 수습하기 시작했다.

“샤, 샬럿 진정하십시오! 실프 공.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프레이! 네가 왜 사과를 해? 뭘 잘못했다고! 잘못은 저 년이 먼저 했잖아!”

팔짱을 낀 실프는 특유의 차가운 눈동자로 프레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인간 중에도 예의를 아는 자가 있긴 하군. 그대. 내 소중한 귀가 아프니 저 오크의 입을 좀 막아주었으면 한다.”

하하. 개판이네.

벌써부터 앞날이 훤했다.

구제불능의 성격 파탄자인 광녀와 인간들을 벌레 그 이하로 보는 엘프로 인해 반 분위기는 개판이 날 게 분명했다.

그때,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요한이 천천히 입을 뗐다.

“다들… 신입생들답게 상당히 혈기왕성하군요…. 자고로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건 불 구경이랑…. 어….”

조교가 말을 이었다.

“싸움구경입니다. 교수님.”

요한이 졸린 얼굴로 말했다.

“맞아요…. 싸움구경이라고 했죠…. 저는 말이죠…. 제가 몸을 쓰는 것은 선호하지 않지만, 남이 몸을 쓰는 것은 상당히 좋아합니다…. 오늘 수업은 그….”

“대련입니다, 교수님.”

“고마워요…. 무명 씨가 대신 말해주세요….”

“교수님의 명에 따라 오늘의 수업은 저희 S 클래스 학생들에 수준을 알아보기 위한 모의 대련으로 대체하겠습니다. 모두 연무장으로 이동하시죠.”

입이 찢어지랴 하품을 한 요한이 느릿느릿 교실을 빠져 나갔고, 우리는 조교의 인솔을 따라 건물 뒤편으로 향했다.

5분 정도를 걸었을까. 얼마 지나지 않아 넓직한 연무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강의실이 위치한 건물에 비해 연무장은 나름 준수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우리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예상이라도 한 듯 조교가 설명을 해주었다.

“예상하셨겠지만 지금 여러분들이 사용하는 강의실은 과거 여러분의 선배들이 사용하던 곳입니다. 꽤 오래 동안 방치된 탓에 상당히 낙후되었지요. S 클래스는 갑작스럽게 만들어졌기에 학교 측에서도 어쩔 수 없었을 겁니다. 건물을 새로 짓자니 시간이 부족하고, 남는 건물이라고는 이곳 뿐 이었을 테니까요. 그래도 연무장 하나 만큼은 쓸만하답니다. 기사학부의 맥도웰 학장님께서 주기적으로 사용하시기 때문이지요.”

연무장 안으로 들어가자 멀찌감치 자리를 잡고 있는 요한이 보였다.

그 짧은 사이를 견디지 못하고 꾸벅꾸벅 졸고 있는 것을 보니 기면증이 아닐까 의심되었다.

“교수님. 학생들 전부 도착했습니다.”

눈을 비비고 일어난 요한이 손을 휘휘 저었다.

조교가 대신 말했다.

“샬럿 메이지. 실프. 각자 자리로 이동하세요.”

이 정도면 조교가 아니라 번역기 겸 노예가 아닐까.

샬럿과 실프가 각자 무기를 들고 자리로 향했다. 샬럿은 연습용 완드를, 실프는 연습용 단검을 선택했다.

샬럿이 의기양양한 얼굴로 소리쳤다.

“야!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죄송합니다. 샬럿님. 세 번 외치면 봐줄게.”

“시도 때도 없이 꿀꿀 거리는 것이 그야 말로 천박함의 표본이로군.”

그러고 보니 샬럿이 인간을 상대로 싸우는 것은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

‘샬럿의 대인전이라…. 각성을 끝마친 상태라면 모를까. 지금 실프를 상대로는 아무래도 어렵겠지.’

심판 역할을 맡은 조교가 가운데 섰다.

“지금부터 간략하게 규칙을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마법, 무투기, 암기, 눈 찌르기 등 그 어떤 형태의 공격도 상관없습니다. 오로지 상대를 쓰러트리겠다는 각오 하나로 실전처럼 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단, 고의적으로 상대의 생명을 노리는 것은 처벌 대상이오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부상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심판 판단 하에 더 이상의 대련을 속행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입거나 스스로 기권을 하면 패배로 간주하겠습니다.”

양쪽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저 모의 대련일 뿐인데 이래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실전에 가까운 규칙이었다.

“그럼 지금부터 대련을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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