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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신의 세계-79화 (79/497)

79화 남미 루트

조제성 역시 내심으로는 안토니오의 변화에 굉장히 놀란 상태였다. 이번처럼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리라는 것은 미처 예상 못했다.

‘노선 수정이 필요하군.’

예측을 상회하는 결과가 나왔을 때, 재빨리 계획을 수정해서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 또한 조제성의 특기였다.

조제성이 쓸만한 이능을 못얻은 이유중 하나가 그것이었다. 너무 뛰어나기에 아쉬울게 없다.

바라는게 없으니, 능력이 자각할 수 없는 것이었다. 아니 자각할 건덕지가 없다고 봐도 좋을 터였다.

유연하가 바람과 관계없이 표적을 늘 적중시킬 수 있다면, 굳이 바람을 읽는 능력 따위를 얻을 필요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뜻대로 일이 안풀릴 때를 대비하는 수재는 많지만, 일이 생각보다 잘 풀렸을 때도 기민하게 대처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안토니오를 키운다.’

처음엔 정보나 얻을 생각이었지만, 일회용 협조자로 변한 상태였다. 하지만 리디아에 대한 태도를 볼 때, 충분히 현지 협조자로 키워볼 만했다.

갱단이라고 해서, 무조건 강한 놈이 보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정도 인망이나 연줄이 있는 자가 필요했다. 부두목이 두목을 치고 조직을 장악할 수는 있어도, 어디서 굴러먹다 온지도 모르는 놈이 갑자기 두목을 치고 조직을 장악하는 것은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었다.

말단 갱이라고 해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고 친구가 있고 선후배 관계가 있기 때문이었다. 아니, 사선을 넘나드는 일이 많은만큼 전우라고 해도 좋을 관계도 의외로 많았다.

“이봐, 자네가 보스가 되어서 리디아 아가씨를 도와주는건 어떤가?”

조제성의 제안에, 안토니오는 즉시 고개를 저었다.

“가능하다면 생각해 보겠지만, 불가능해. 나와 비슷한 세력의 부두목이 셋이나 더 있어. 두목을 치면, 그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거다.”

“그들이 감옥에 가거나, 혹은 행방불명이 된다면?”

“내게 의심이 오지 않는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

안토니오를 잡아온 것은 엘프들이었다. 핸드폰을 비롯한 연락 수단은 전파 방해 장비를 이용해서 차단한 상태에서, 크리스의 지휘를 받아서 엘프들이 제압한 만큼, 완벽하게 제압당한 터였다.

쥐새끼 한마리 빠져나갈 수 없을만큼, 완벽하고 은밀한 기습이었다. 리디아에게 공략당한 안토니오는 이미 핸드폰으로 보스와 연락을 취한 상태였다. 인질을 구출하기 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으며, 무사히 인질극이 성공할 듯 하다는 보고였다.

안토니오 부두목이 아군인 만큼, 인질 교환이 무사히 성공할 가능성이 커졌다. 굳이 구출하지 않아도, 인질이 무사하다면 구출하지 않는편이 나았다.

‘조직을 하나 집어삼킨다고 생각하면, 그다지 비싼 값은 아니지.’

“인질 구출 작전은 포기한다.”

조제성은 재빨리 작전을 전환했다. 그리고 리디아를 통해서 안토니오에게 협조를 약속했다. 부하들을 풀어주고, 인질과 바꿀 몸값을 지불하기로 했다.

죽을 목숨을 살려준 것이나 마찬가지인데다가, 몸값을 주고, 부하들까지 살려주자, 안토니오는 리디아에게 완전 충성을 맹세했다. 과묵하고 목숨을 아끼지 않는데다가 나름대로 카리스마를 가진 갱스터를 한명 손에 넣은 것이었다.

“흠, 저걸 경국지색이라고 하는건가.”

“그게 무슨 소리지?”

“SAS시절 중국계 대원이 동료였지. 그 친구가 하던 소리야. 나라를 말아먹을 정도의 미인이라는 거지.”

“무서운 소리군. 굉장한 미모이긴한데...정말 그런 정도의 힘이 있는걸까?”

“그거 말고 어떻게 지금 상황을 설명할 수 있겠나.”

“첩보원으로 쓰면 정말 무적이긴 무적이겠어. 적의 중간 간부를 순식간에 아군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니 말이야. 무섭군. 무서워.”

크리스와 로이드는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다. 몸으로 유혹하기는 커녕 셔츠의 단추하나 풀지않고 적을 유혹해서 배신하게 만든다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긴 했다.

“잡담은 그만들 하게. 아마존 쪽은 어떻게 되어가나?”

조제성은 로이드와 상의 끝에 아마존에 적을 유인하기 위한 가짜 신전을 건설하기로 했다.

아마존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유혜서가 감동적으로 보는 것을 보고 조제성이 아마존 여행을 계획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와서는 도움이 되고 있었다.

프레이야와 만나기 2년 정도 전에, 조제성이 아마존 유역을 방문했다는 기록이 있으니 그때 최초로 접축한 것으로 날조할 수 있을터였다.

여자 엘프들이 기본적으로 전투, 건축 등 힘쓰는 일을 담당하는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신전을 짓는데 따로 인력을 동원할 필요도 없었다. 신전을 만듬과 동시에 주변 부족들에게 접근할 수 없도록 경고했다.

아마존에 토착생활을 하던 부족들이라고 해도, 숲속에서 엘프들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일단 적외선 카메라를 능가하는 시력과 토끼를 능가하는 청력이 있었다.

그리고, 리저드 나이트들이 있었다.

테이밍 몬스터 리저드 나이트, 그들의 모습은 아마존의 토착 원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인간을 습격할 필요는 없었다. 들짐승, 주로 맹수들을 사냥하고 그들을 뜯어먹는 장면을 가끔 목격시켜 주는 정도로 충분했다.

어둠 속을 누비는 귀가 뾰족한 금발의 악마들과, 두발로 걸어다니는 공룡과도 같은 괴물들의 소문은 조제성의 의도대로 조금씩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마존과는 별도로 남미에 만들 진짜 거점은 콜롬비아와 파나마 사이의 다리엔 정글지대였다. 우범지대로 유명한 이 지역은 양나라간 국경지대여서, 갱단이 단속을 피해 넘나드는 곳으로 유명했다. 콜롬비아에 비해서 상당히 치안이 양호한 파나마지만, 이 다리엔 정글지대만큼은 무법지대에 가까웠다.

브라질의 아마존, 콜롬비아, 그리고 멕시코의 모렐리아시 이 세곳에 각각 거점을 세울 계획이었다. 그리고 모렐리아 남부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갱단을 장악하는데에 중요한 카드인 부두목 안토니오를 손에 넣게 된 것이었다.

남미의 경우 미칠듯이 넓기는 하지만, 수상 비행기들을 이용할 수 있어서, 돈만 이곳 저곳에 잘 바르면 그다지 큰 어려움 없이 넓은 범위를 오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그리고, 유연하는 따로 신무기에 적응 중이었다.

그 이름은 ‘그레이트 부스터’였다. 조제성 사장이 대충 붙인 이름이긴 하지만, 그 특징을 잘 살렸다고도 이야기할 수 있었다.

기본 바탕이 된 것은 독일에서 제작된 1인용 글라이더였다.

날개 크기 2미터의 작은 글라이더을 어깨에 매고 하늘을 날게 만들어진 물건이었다. 그리고 그 컨셉을 바탕으로 특별히 제작한 것이 바로 이 일인용 글라이더였다.

동력이 없지만, 상승기류를 잘 이용하면 무한정 날 수 있는 것이 글라이더류의 특징이었다. 그리고 바람의 이용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것은 바로 연하였다.

하지만, 글라이더에 적응하는 문제는 그리 쉽지는 않았다.

“꼬리 날개는 발 뒤꿈치로 조종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팔과 다리의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받으니까, 조심하세요. 아, 머리의 움직임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애초에는 글라이더로 하늘을 날면서 저격총으로 사격하는 수준을 기대했지만, 하늘에서 총기를 사용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만 실감했다.

총신이 바람을 가르면서 글라이더가 균형을 잃고 추락하게 되기 때문이었다. 결국 양 손은 겨드랑이 틈으로 나온 조종간을 잡을 수 밖에 없었다.

공중 저격은 무리라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압축 공기를 이용한 근거리 비행으로 저격 지점을 옮겨다니는 것은 가능했다. 검은 날개에 어두운 색깔의 위장복을 입고, 하늘을 날아서 저격포인트를 잡을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엄청난 일이었다.

그리고 이 장비는 장기적으로는 엘프들에게도 사용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연하만큼의 바람 예측능력은 없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주위의 바람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라면 충분히 이 작은 일인용 글라이더를 타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연하가 글라이더 훈련에 여념이 없는 사이에, 조제성은 갱단 레드 드래곤의 보스 모렐로스의 암살을 위해 엘프들을 준비시켰다.

“근위 총사대가 최약 부대가 아님을 보여주자. 도심에서, 근접전에서 최강임을 증명해 보이는거다.”

엘프 총사대 4번대이자 근위 총사대 부장 레이니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스나이퍼를 쓰느냐, 히트맨을 쓰느냐.

조제성은 잠시 망설였지만, 히트맨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갱들의 전투에 주로 쓰이는 것은 기본적으로 저격수가 아니라 히트맨이었다.

그리고 히트맨에 어울리는 것은 쌍권총으로 건가타를 즐기는 근위 총사대였다.

“내 인간 제자들이 저런 짓거리를 하면 패죽였을텐데 말이지.”

크리스는 혀를 찼다. 건가타라는 것은 영화에나 나오는 실제론 말도 안되는 짓거리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엘프들에겐 달랐다. 엘프들의 뾰족하고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귀는, 패션 악세서리가 아니었다. 숨소리만으로도 충분히 적의 위치를 알아챌 수 있었다.

굳이 상대를 보지 않고도, 정확히 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서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것이다.

정글에서도 가능한 테크닉인만큼, 변수나 장애물이 적은 건물 내에서는 거의 완벽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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