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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신의 세계-143화 (143/497)

143화 몬스터랜드

생존이냐, 탐색이냐.

무엇을 우선할 것인가에 대해서 원기는 진지하게 고민에 빠졌다. 프레이를 통해서, 이 남쪽의 대륙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잊혀진 전장, 그리고 괴물들의 땅.

거인족과 아스족의 대규모 전쟁이 벌어진 곳이었다. 그리고 과도하게 투입된 신수들과 신성력이 폭주를 일으킨 곳이다.

펜릴이 거대한 늑대 육체를 비롯해서, 토르와 오딘의 거체, 요르문간드의 뱀, 니드호그의 시체 등이 이 대륙에서 쓰러져서 땅으로 돌아갔다.

그들은 불멸의 존재를 지녔지만, 전투를 위해 길러온 육체들은 불멸은 아니었다. 토르도 펜릴도 수백년에 걸쳐서 당시 잃어버린 전투용 육신들을 회복하기에 주력하고 있는 상태였다.

거인족들은 자신들의 강림용 육체에 주력하는 경향이 있어서, 아스 신족이나 반 신족에 비하면, 신적인 면모가 덜했다. 그래서 그들은 아스 신족과 동등한 위치에서, 신으로 간주되면서도 신족으로 불리지 않았다.

그리고 엄청난 신성력의 폭주와 강림용 거체들이 파괴된 영향으로 그리 크지 않은 대륙 전체가 폭주된 신성력에 의한 혼돈의 대지로 전락하게 되었다.

‘장점은 해안 지역을 제외하고는 오딘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다는 것인가.’

대륙 중앙부에 존재하는 신성력의 폭풍은 그 어떤 신들의 신성력도 집어 삼켜 버렸다.

[일단 탈출은 무리입니다. 생존하시면서 살아남는 것만을 생각해 주세요.]

조제성의 판단은 틀림없었다. 일단 대륙에서 오딘의 눈을 피해서 탈출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탈출이 가능하다면 일부러 이곳에 날려버릴 이유가 없었다.

오딘의 방해를 무시할 수 있을 만한 힘과 수단을 이용해서 벗어나야만 했다. 그리고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가능성은 조제성에게만 있었다.

대륙에는 몇개의 항구도시가 있고, 동쪽에는 아스 신족의 항구들이 서쪽에는 거인족들의 항구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생명력과 혼돈의 신성력이 넘치는 땅이라서, 이 몬스터 랜드에는 거대한 몬스터들이 태어날 수 있었다. 거대 거미, 타란튤라도 바로 이 몬스터 랜드에서 태어난 몬스터의 한 종류였다.

이들을 포획해서 해안으로 끌고오면, 그들은 무력해 진다.

넘치는 생명력과 주인없는 폭주하는 신성력에 의해서, 생물로서는 감히 얻기 힘든 강력한 육체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반 가사상태가 된 몬스터에게 주인으로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부려먹는 것이 신족의 수법이었다.

몬스터들의 창조가 가능하지만, 다량의 신성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있고, 몬스터 랜드에서 탄생되는 몬스터들 가운데는 상상도 못할 특이한 능력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존재들도 있기 때문이었다.

‘해안에 머무르느냐, 내륙으로 향하느냐도 문제로군. 하지만 우선은 생존을 염두에 두는게 좋겠지.’

완전한 무인도가 아닌 만큼, 사람들을 찾아서 떠나는 것도 가능했다.

‘판타지 소설이라면 무조건 사람들을 찾아서 떠났을지도...’

일단 원기는 혼자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나름대로 정보원도 가지고 있었다. 이판사판으로 운에 맡겨볼 상황은 아니었다.

내륙 지방에는 강력한 몬스터들이 득실거리고 신성력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하지만, 신성력을 못사용해서 곤란한 것은 리디아 뿐이었다. 일단 게임 캐릭터 위주인 원기 일행은 신성력의 힘을 빌릴 수도 없었다.

‘상황을 봐서 내륙쪽으로 빠지는게 낫겠지.’

원기는 생존을 생각하자, 고민 거리가 많아졌다. 집을 짓는 것 하나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연 동굴을 이용하는 것은 그리 안전한 방법은 아니다. 야수나 몬스터들이 서식할 수도 있고, 입구를 봉쇄당하면 꼼짝없이 전멸당할 수도 있다.

물론 게임 캐릭터들은 문제가 없었다. 블러드라인은 기본적으로 죽은 자리에서 부활하게 되어 있지만, 특정 던전이나 감옥을 제외하고는 부활 위치를 ‘천정이 존재하지 않는 곳’으로 설정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63빌딩 1층이나 7층에서 죽었을 때, 자기가 죽은 층에서 부활하거나, 63빌딩 옥상에서 부활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버그 때문에, 캐릭터가 매장당하는 것을 우려해서 넣은 기능이었다. 부활을 이용한 이동이나 탈출, 이 모든 것을 오딘이 눈치챘기 때문에 이런 오지에 떨궈 놓은 것이었다.

나무 위도 그다지 안전한 것은 아니다.

집을 지으려고 해도, 못이 없었다.

‘있는 것도 많지.’

원기는 희연을 돌아 보았다. 그녀의 이능 ‘무기사랑’은 공구 사랑이라고 불러도 좋을 편리한 능력이었다. 모래나 물을 이용해서 다양한 형태의 공구를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물론 물이나 모래의 경우엔 형태를 유지하는데 많은 정신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대충 나무를 깎아서 만든 공구를 단단하게 유지해서 사용하는 편이 더 유리했다.

연하의 활솜씨는 사냥에 무척 유리했다. 바람 읽기와 적의탐지를 이용하면 정찰병으로서도 쓸모 있었다.

그리고 리디아의 경우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녀는 온갖 약초와 야채, 나물, 과일, 버섯 등을 알고 있었으며, 자연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엘프 특유의 조심성과 은신 능력이 있어서, 가장 의지가 되는 존재이기도 했다.

“우선 땅이라도 파 볼까.”

원기는 대검을 이용해서 땅을 파기 시작했다. 그에게 있는 것은 오직 힘 뿐이었다. 우선은 구덩이를 파고, 풀과 가죽을 이용해서 잠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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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성형님. 원기 녀석, 군대 면제 아니었나요?”

“당연히 면제지. 화상으로 눈이 멀었지. 거동도 불가능할 정도로 후유증이 컸는데 누가 군대 보내겠다고 들겠냐? 신검 통지서도 안나오는게 정상이지.”

“그럼, 군대 보낼 필요 없는거 아닌가요?”

“적지 않은 기간동안 막막한 오지에 떨어지게 생겼는데, 군대갔다 온다고 생각하면 마음이라도 좀 편해지시겠지.”

장수한은 조제성의 말에 혀를 내둘렀다. 사람의 심리 깊은 곳까지 자유자재로 조종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괜찮을까요?”

“별 문제 없어. 희연과 연하는 둘 다 체육계라서 저런 상황에서도 그리 흔들리지 않아. 수련이랍시고 자연 속에 파묻칠 줄 알지. 리디아 전하야, 원래 그쪽 사람이지. 그리고 굴베이그님은 여신님 곁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것 같다.”

“흠, 엘프들은 확실히 그런 면들이 있더군요. 현대 문물을 잘 사용하면서도 좀처럼 빠지지 않는다고 할지. 그런 면에선 오덕기질이 제법 있는 원기 녀석만 힘들겠네요.”

“그래서 일단 군대 이야기를 드린거다. 이왕 이렇게 된만큼, 빨리 학교를 졸업시켜야겠군.”

혜서 국제학교는 정식 학교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사장 멋대로 이수했다는 허가를 낼 수 있었다. 본래 원기가 학창생활을 그리워했기 때문에 굳이 집어넣은 학교에 지나지 않았다.

“이 기회에 연예 활동에 더 비중을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지원시켜서 군대에 보내기는 하겠지만, 그때까지 발키리에게 좀 더 활약을 시켜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터였다.

끔찍한 화상에서 복귀해서, 장애자 대우와 면제 처분을 포기하고 군대에 지원한 대한의 건아로 포장한다면 이미지 모델로서의 가치는 더 올라갈 것이 틀림없었다.

“그건 그렇고, 어떻게 구하러 갈 지는 생각하신 겁니까?”

“물론이야. 5만톤 이상의 배라면 충분히 레벨 5에 달하는 강력한 세계수를 심을 수 있다. 문제는 어떤 배를 이용하는가 뿐이야.”

“배수량 5만톤인가요. 엄청나군요.”

“그리 큰 건 아니지. ULCC같은 유조선은 40만톤 이상이라고 하니까 말이지. 문제는 크기만은 아니지. 내실을 기하고 싶어. 폭풍이나 전투에 맞설 수 있을만한 함이 필요해.”

“전투함으로 5만톤 이상이라면...”

“적어도 항공모함급이나 되어야겠지.”

“그런걸 비밀리에 건조하는 것은 아무리 제성형님이라도...”

“그래. 비밀리에 건조할 수 있을 규모는 아니야. 세종대왕함만 해도 배수량이 7650톤급이지. 만재배수량 11000톤급이야. 쉽게 만들 수도 없고, 빼돌리기는 더욱 힘들다고 할 수 있지.”

장수한은 그의 말에 쓴 웃음을 지었다. 제성의 말대로 5만톤 급 이상되는 전투함을 빼돌린다는 것은 결코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전함 미주리 같은 건 어떨까요?”

2차 세계대전때 만들어져 살아남은 가장 큰 전함이었다. 기본 배수량 4만5천톤이 되는 배였다.

“역사적 유물이지. 팔지도 않겠지만 산다고 해도 미국에서 반출할 수도 없을거야. 게다가 건조된지 거의 백년이 되어가는 낡은 배를 어디다 쓰겠나.”

“하하,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장수한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돌연 머리속을 스친 생각이 있었다.

“계획은 있으신 겁니까?”

장수한의 말에 제성은 피식 웃었다. 수한이 자신의 심중을 읽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계획이 있으셨군요. 언제나 그렇지만 사람이 참 나쁘단 말입니다.”

“있긴 있지. 범죄에 가까운 일이 되겠지만 말이야.”

“설마 미국의 항공모함을 훔친다던가?”

“말 그대로 설마로군. 그런 후환이 두려운 짓을 할 것 같은가?”

“말씀 좀 해 주세요. 대체 방법이 뭡니까?”

제성이 입을 여려는 찰나, 제성의 휴대폰이 울렸다. 제성은 책상위의 리모콘을 집어 들어서 전원 버튼을 눌렀다.

제성이 TV를 켜자, 벽에 붙어있는 큰 TV에서 생방송으로 보도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다. 그것은 미국의 거대 뉴스프로에서 보내주는 것을 국내에서 생중계 식으로 보여주는 프로였다.

그리고 그 화면 안에서 나이트 엔젤로 보이는 파워드 슈트가 검고 큰 정체 불명의 파워드 슈트와 대치하고 있었다. 아니, 일방적으로 공격당해서 만신창이로 부숴지고 있었다.

“저건...”

“그래. 바로 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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