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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신의 세계-165화 (165/497)

165화 19금?

“항복입니다. 대장. 굽든 삶든 맘대로 하십시오.”

그루드는 그렇게 말하면서 배를 위로 하고 드러누웠다.

순간적으로 몰려든 엄청난 고통에 완전히 굴복해버린 것이었다. 다른 하이에나단의 하이에나들도 한쪽 구석에서 눈치를 보고 서 있었다.

‘이런, 다 죽여버려야 했나.’

희연은 순간적으로 당혹감을 느꼈다. 수한과 제성에게 누누히 당부받은 내용이었다. 적을 만들지언정 수하는 만들지 말라는 것이었다.

공연히 세력이 만들어진다면 도리어 발목이 잡히기 좋았다.

“어이가 없군. 난 너희의 적이야.”

“예. 전 굴복했습니다. 죽이든 살리든 대장 마음입니다.”

눈물이 아직 촉촉한 탓에 초롱초롱해 보이는 눈망울로 그루드는 말했다. 정말로 죽이면 죽을 그런 태도였다.

그리고 그것은 원기가 예전에 기르던 애견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주인이 장난삼아 목을 졸라도 저항할 생각을 하지 않던, 그런 강아지의 모습이었다. 어린 시절 철없던 시절의 장난이었고, 덕분에 부모님께 크게 혼난 적이 있었다.

[흠, 하이에나인가.]

장수한 역시 틈틈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던 터라, 상황을 알 수 있었다.

[하이에나는 사람 목소리를 닮은 재수없는 울음소리와 시체를 먹는 습성 때문에, 사람들에게 재수없는 동물로 알려져 있지만, 대단히 사회적인 동물이고 무리에 대한 충성심이 높아. 유전적으로는 고향이아목에 들지만, 습성은 개과에 가까워서 과거에는 개과로 알려져 있지. 상황은 나쁘지 않아.]

원기는 그의 말에 잠시 상대를 바라보았다.

‘전에 본 외국 게임에 등장하는 놀이라는 짐승을 닮았군.’

[죽이지 않아도 될까요?]

희연은 파티채팅을 통해서 물었다.

[그래. 내가 보기엔 발목을 잡을 놈들은 아닐거야. 교활하기론 인간을 능가할 짐승은 없어. 반수나 진수들은 딱히 머리가 나쁘진 않지만 단순하다고 할까 좀 순진한 느낌이 들더군. 눈 앞에 그 놈도 그렇고 말이지. 아, 맞다. 년이려나?]

“년?”

원기는 순간적으로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반문했다.

[하이에나는 암컷이 크고 강하지. 우두머리는 암컷이 맡지.]

애꾸눈의 험상궂은 얼굴에 금색의 곧은 뿔, 가슴은 딱히 없어보였고 바지춤에는 불룩 튀어나온 남성의 상징이 보였다.

[아니에요. 바지 속에 큼직한 거시기가 있는 게 보이는걸요.]

[아, 하이에나는 암컷도 거시기가 튀어나와있지. 소변도 튀어나온 부분으로 보고 말이야. 그래서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그리스도교에서는 동성애의 상징으로, 악마의 하수인이라고 여겼어. 그래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커졌지.]

장수한의 말에도 원기는 의구심을 감추기 힘들었다.

“이봐, 너 암컷인 거냐?”

“예. 두목. 발정기는 아니지만 원하신다면...”

험상굳은 놀이 수줍은 듯 몸을 꼬면서 말을 하자, 원기는 무의식중에 뒷걸음질쳤다.

“아니, 필요없다.”

원기는 당황해서 얼버무렸다. 하이에나계 진수들은 길드 형식이 아닌 클랜, 곧 가족의 형태로 이루어진 무리를 이룬 것이었다.

[무협 소설로 말하면 ‘세가’같은 개념이 되겠지.]

장수한이 재빨리 끼어들어서 말했다. 그는 이쪽 세상의 용어를 무리해서라도 적당하게 바꾸려고 들었다.

범죄자나 다름없는 도적떼를 거둬들이는 것이 과연 어떨지 고민했지만, 이쪽 세상의 법칙은 현대 사회와는 너무나 달랐다.

서부시대로 말하면, 인디언 부족이 역마차를 습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범죄 행위로서 벌하기 보다는 교섭의 대상이었다.

범죄로서 처벌 받는 것이 아니라, 부족간의 이해관계로 받아들이기 때문이었다.

하이에나단은 역마차를 운영하는 길드에게는 도적집단이지만, 하나의 유랑부족으로 간주되는 아주 해괴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었다.

현재는 현상금이 붙어있는 범죄자들이지만, 국가에 협력을 약속하는 것만으로 범죄자 신분에서 벗어나서 귀족에 가까운 신분을 얻는 것이 가능했다.

“왠만하면 거둬 들이시는게 좋을 겁니다.”

운송 길드의 우두머리가 원기에게 권했다. 무리의식이 강한 리카온이나 하이에나, 그리고 일부 늑대 무리의 경우, 결코 무리를 배신하는 일이 없었다.

우두머리 자리를 놓고 당당하게 도전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뒤에서 배신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었다.

원기가 하이에나 부족을 일단 받아들이기로 하자, 운송 길드쪽에선 도리어 하이에나 부족에게 식량과 돈을 넘겼다.

진수들 위주로 이루어진 강력한 클랜과는 친교를 맺어두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원기가 하이에나 클랜을 데리고 가서 관청에 넘기고 현상금을 타는 것 보다도 하이에나 클랜의 리더로서 국가에 협조를 약속할 경우에 얻어낼 수 있는 것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그루드같은 강력한 신수를 완전히 굴복시키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의 문제는 있었다.

그리고 극히 일부의 개과 동물들과 하이에나같은 강력한 위계질서와 공동체 의식이 존재하는 무리가 아니면 불가능했다.

아왕맹은 그런 클랜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서, 가장 결속력이 강한 무력집단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름이 뭐라고? 크루더?”

“크루더는 저놈입니다. 저는 크루더입니다.”

“크루드어?”

“크루드어는 저쪽에 있는 암놈입니다. 저는 크루더입니다.”

하이에나는 대가족 수준의 규모로 무리를 지었다. 하이에나 진수가 포함된 클랜은 몇개 더 있지만, 순수하게 진수로 이루어진 클랜은 이 그루드 클랜이 유일했다.

그런데 문제는 가족이다보니, 이름들이 비슷했다. 게다가 구별은 독특한 음색으로 구별을 하는 탓에, 원기는 물론이고 희연도 도저히 구분해서 부를 수가 없었다.

사실 생긴 것도 비슷해 보였기 때문에 결국 적당히 이름을 붙일 수 밖에 없었다.

“그루드, 네가 놀제로다. 그리고 너! 이마에 검은 점박이, 네가 놀원이다. 그리고 너! 손가락사이에 빨간털. 네가 놀투다.”

게임에 나오는 놀들을 닮았다는 이유로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약육강식이랄까, 강한 우두머리를 좋아하는 그들은 별 불만 없이 원기의 지시를 따랐다.

“역마차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게 잘 한 짓인지 모르겠네.”

원기는 아무래도 그루드 클랜이 부담스러웠다. 그들을 죽이거나 방치하기 보다는 이끌어 주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 받아들였지만, 자신이 클랜원 중 하나를 죽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우두머리인 놀제로에게 무지막지한 고통을 안겨줘서 강제로 굴복시킨 터였다.

물론 그들의 태도는 아주 공손한데다가 친근하기까지 했지만 왠지 뒤통수를 맞을 것 같은, 아니 그게 당연할 것 같은 생각까지 들었다.

“일단, 오늘은 이곳에 자리를 잡는게 어떻겠습니까?”

황무지를 돌아다닌 경험이 많은 그들답게 작은 샘이 나오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잠시 후, 그들이 식사 준비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식사 재료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원기는 기겁을 했다. 낮에 그가 베어죽인 클랜원이었다. 다행이라면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드시지요. 제일 맛있는 내장 부분입니다.”

붉은 머리에 갈색 피부를 지닌 활기차 보이는 여성이 음식이 담긴 그릇을 가져왔다. 그녀는 윙크하듯 한쪽 눈을 감고 있었다.

“누구지? 당신?”

“놀제로 인데요.”

그녀는 머리칼을 살짝 쓸어 보였다. 그녀의 붉은 머리카락 사이에서 금색 뿔이 보였다.

“저희 하이에나 클랜은 태양의 축복을 받아서, 태양의 힘이 사라지면 이렇게 저주받은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그녀는 여전히 한쪽 눈을 감은 채 말했다. 자세히 보니 눈 위아래로 흉터가 작게 보였다.

모닥불 주변에 있어서 잘 몰랐지만, 다른 이들도 모두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그들이 유랑하면서 사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반수들 가운데는 전혀 없지만, 진수들 가운데는 인간으로 변하는 능력을 가진 이들이 절반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일부는 특정 조건에 의해서 원치 않게 변신하는 종족이고, 일부는 자기 의도대로 변신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인간 변신 능력 자체를 그다지 달갑게 여기지 않는 문화라는 것이었다.

특히 그루드 클랜의 경우엔 야간에 전투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그 약점을 들키지 않도록 역마차나 작은 마을을 습격하면서 유랑하면서 살고 있었다.

‘여걸같은 느낌이군.’

이십대 후반에서 삼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놀 제로는 감긴 한쪽 눈에도 불구하고 보기싫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미인이라고 말하기엔 어렵지만, 매력적인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놀원은 그녀의 딸이자, 클랜의 차기 리더가 될 여자였다. 그녀는 평범한 붉은 털에 검은 점박이 무늬를 가진 진수였다.

태어나면서부터 특이한 외모의 신수로 태어나는 이들도 있지만, 성장 도중에 각성과 함께 신수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놀원 역시 언젠가 신수로 각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열 세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희연과 비슷한 나이로 보였다. 게다가 꽤 미녀였다.

그리고, 오늘 원기에게 죽은 클랜원은 그녀와 함께 태어난 자매였다. 하이에나들은 암컷이 더 크고 강해서, 제일 먼저 앞장서서 싸우는 것이 암컷들이었다. 게다가 부족장의 딸들이니 가장 뛰어나고 용맹했다.

물론 그녀가 휘두른 도끼가 원기의 머리통을 뽀갤 뻔 했다는 사실도 원기의 기분을 묘하게 만들었다.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걸.’

그 흉칙하고 위협적인 놀 전사가 눈 앞에 있는 미소녀와 거의 같은 외모의 소녀였고, 지금 모닥불 위에서 구워지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현기증이 일어나고 남게 만들었다.

원기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원기는 말린 곡식으로 만들어진 스프를 마셨다. 모습은 호랑이가 되었지만, 이 대륙에서 고기 요리를 먹을 마음은 눈꼽만치도 없었다.

원기는 머리속을 비우고 싶어졌기 때문에, 검을 들고 모닥불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섰다. 희연도 역시 검을 들고 원기 앞으로 나섰다. 결투 신청이 수락되고, 결투 모드로 전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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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기를 쓰기를 포기한 건가? 역시 느낀게 많았던 것 같네.’

희연은 휘두르기를 사용해서 공격해 오는 원기를 상대하면서 내심 미소를 지었다.

모닥불 불빛 외에는 어두운 데다가, 바닥에는 돌들이 많아서 발 딛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원기는 제대로 베기를 쓸 수 없었다.

희연은 원기의 공격을 흘려내면서 틈을 노려서 역습을 가했다. 원기의 손은 금방 어지러워졌다. 실력 차이가 워낙 커서, 신체적의 월등한 우위를 가지고도 열세에 몰릴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틈이 적어졌어.’

희연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숨을 돌리기 위해서 한걸음 물러섰다. 그리고 그 순간, 원기는 힘껏 도약하면서 희연의 허리를 베어나갔다.

희연은 갑작스럽게 이뤄진 원기의 예리한 공격에 미처 대처하지 못했고 그녀의 허리를 깨끗하게 베면서 원기의 신형이 그녀를 관통하듯 지나쳤다.

“타이거 슬래쉬!”

사망판정이 난 다음에, 필살기의 이름을 힘주어 말하는 원기였다. 기술 이름을 미리 부르는 것은 바보짓이라고 생각했지만, 필살기 이름을 부르는 것은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훌륭해요.”

결투 모드가 해지되면서 원상복귀된 희연이 사심없이 칭찬했다.

“발상의 전환이었어. 베기가 필살기라면, 필살기답게 써주면 되는거였지.”

원기는 멋적은 듯 웃으며 말했다. 베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 그리고 실패하면 위험에 빠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 원기는 예전에 즐겨하던 격투게임의 필살기를 떠올렸다.

상대가 피하기 힘든 타이밍, 그리고 자신이 확실하게 필살기를 성공시킬 수 있는 타이밍에 사용해야하는 격투게임의 필살기나 자신의 베기나 큰 차이는 없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원기는 희연과 대결을 하면서, 주변 지형을 세심하게 파악했다. 공방을 거듭하면서, 자신이 확실하게 베기를 성공시킬 수 있는 위치를 파악하고, 거기에 희연이 걸려들기를 기다렸다가, 상대가 호흡을 가다듬는 틈을 노려서 정확하게 성공시켰다.

희연은 흥겨운 표정을 짓고는 다시 결투를 신청했다.

이번에는 원기의 타이거 슬래쉬가 나올 틈을 주지 않았다. 원기는 결국 타이거 슬래쉬를 쓰지 못하고 패했다.

‘아직 멀었군. 그건 그렇고 희연이 수준을 높인건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강함을 대련에서 내보이는 희연을 보면서 원기는 자신이 강해졌음을 실감했다.

그리고 다음 대결에서는 타이거 슬래쉬를 시전했지만, 희연은 교묘하게 뒤틀면서 역습으로 승리를 거뒀다.

“필살기 준비하고 있다는게 뻔히 보여요. 좀 더 생각을 감춰요.”

희연은 오랜만에 긴장감을 즐겼다. 원기의 베기는 생각보다 예리하고 강력했다. 보통 원기와 같은 거구의 움직임은 이렇게까지 예리하고 완벽하기 힘들었다. 호랑이의 육체가 가져온 순발력 덕분일까,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예리하고 강력한 공격이 가능했다.

처음 당하는 순간에는 희연은 손도 쓰지 못했다. 이 기술을 처음보는 사람이라면 희연과 비슷한 역량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거의 못피할 것이 분명했다.

물론 알고나서 상대한다고 해도 쉬운 것은 아니었다. 워낙 참격이 강력하고 빠를 뿐만 아니라, 공격 범위가 넓었다.

희연은 소위 ‘키잡’이라는 것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장기나 바둑처럼, 같이 실력을 겨룰 상대가 없으면 그저 공허할 뿐이었다.

그래서 판타지 소설에 등장하는 마왕들은 용사를 키워주기 위해서 이런 저런 배려를 해주는 것일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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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군. 벌써 진수들의 클랜을 하나 손에 넣었단 말인가?”

디레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실버타이거와 플레임폭스의 실력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용족들 사이에선 이미 꽤 유명한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수만명의 용족들이 모인 가운데, 용족들의 진영을 뚫고 들어와 대사제 레그르를 죽이고 유유히 빠져나간 최악의 괴물들로 꼽혔다.

그들에게는 십만 대군 사이를 누빈 조자룡이나 장판파의 장비처럼 신화적인 업적을 세운 존재가 되어 있었다.

물론 그들이 용족들에겐 적이되, 디레에게는 손바닥에 놓인 장기알이라는 점에서 받아들이는 방식은 조금 달랐다.

디레는 아직 헬과 리디아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고 있었다. 물론 아직은 헬에게 더 많이 기울어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리디아를 보험삼아 확보할 생각이 있기 때문에 리디아에게 극진한 태도를 보였다.

‘어차피 아직은 말의 확보가 중요하지. 헬과 거래를 끊을 필요는 없어.’

용신을 중심으로 제국은 하나가 되어가고 있긴 하지만, 디레를 견제하는 이들은 여전히 넘쳐나고 있었다. 용신을 쥐고 있다고 해서, 쉽게 황제의 자리에 올라갈 수는 없었다.

‘어차피 전쟁은 피할 수 없다.’

용신을 중심으로 각 부족들이 모여들면서, 일시적으로 용족간의 분쟁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용족의 증식은 많은 문제를 불러올 것이 분명했다. 죽이고 죽는 가운데, 이 대륙에서의 생활이 유지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어떻게하면 전쟁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굴릴지 디레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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