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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신의 세계-191화 (191/497)

191화 놀들의 비극

“여왕 개미가 죽었어요.”

용기사들의 습격을 가장 빨리 깨달은 것은 바로 굴베이그였다.

그녀의 말에 놀 제로는 가장 두려워하던 사태가 온 것을 깨달았다. 디레의 배신이 바로 그것이었다.

자세한 내부 상황은 모르지만, 용족 가운데 그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이가 있고, 그 놈이 정보를 흘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원기 일행이 경고해 준 바 있었다.

시간적으로도 막 변신이 풀린 시점이었고, 여왕 개미가 제일 먼저 죽은 것을 보면, 완벽하게 허를 찔린 것으로 봐야 했다.

‘몇명이나 살릴 수 있을지 모르겠군.’

“이봐, 너희들. 먼저 도망쳐라.”

놀 제로는 자신이 거느린 세 마리 수컷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들은 놀 제로의 자식들이 아닌 다른 무리에서 온 녀석들이었다. 놀 제로가 인간으로 변하는 야간에는 그녀의 눈치를 봐서 인간으로 따라 변하곤 했지만 놀 제로의 혈통이 갖는 약점은 갖고 있지 않았다.

“그, 그럴 수는...”

놀 제로의 혈통을 있는 자식들은 약점을 가진 대신, 상당히 강력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약해보이긴 했지만 수컷이라고 해서 딱히 약한 놈들은 아니었다.

“너희가 퇴로를 열어 줘야 우리도 탈출 할 수 있다. 늦으면 탈출 가능성은 더 적어.”

그녀의 지시에 수컷 세 마리가 냅다 뛰쳐 나갔다. 무리를 버리고 도망치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들의 이탈이 무리에 도움이 된다고 믿기 때문에 취한 행동이었다.

급작스러운 놀 세 마리의 탈출에 용기사단이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들이 아는 정보와는 내용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무사히 수컷들은 용기사단의 포위망을 뚫고 탈출했지만, 포위망은 여전히 견고했다. 그들을 쫓기보다는 포위를 굳히는 쪽을 선택했다. 놀 제로는 상황이 절망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말 한 마리는 빼앗을 수 있어. 그걸 타면 하나나 둘은 도망칠 수 있을거야.”

굴베이그의 말에 놀 제로는 놀 원을 바라봤다. 가장 강하고 가장 영리한 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차기 무리의 리더로서 홀로 도망치는 길을 거부한 것이었다.

놀 제로는 한 숨을 쉬고, 굴베이그에게 탈출할 것을 권했다. 굴베이그는 그것을 거절했다. 어차피 페널티 없이 부활할 것이기에 남아서 함께 싸우는 쪽을 선택한 것이었다.

원기와 희연은 시간에 맞춰 돌아올 수 없다는 연락이 왔다.

놀 제로는 양 손에 검을 들었다. 든든한 육체가 없다는게 아쉽지만, 희연에게 배운 검술이 있었다.

놀 원을 비롯한 다른 이들도 모두 양손에 검을 들고 싸울 결의를 다졌다. 그들은 희연에게 검술을 배웠지만, 모두 쌍검을 사용했다.

그것은 그들이 원기가 쌍검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똑같이 쌍검을 쓰고 싶어했기 때문이었다.

원기의 쌍검술도 희연에게서 나온 것이니, 결과적으로는 같은 길을 걷는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원기 역시 놀들을 내심 좋아하고 있었다. 그들은 단순한 만큼 순수했고, 원기 그 자체를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엘프들의 경우엔, 원기의 정체를 아는 일부의 엘프들 말고는, 원기를 존중하기는 해도, 좋아하지는 않았다.

원기는 그 사실을 깨닫고 있지는 못했지만, 그게 엘프들의 각성이 잘 이뤄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했다.

원기는 ‘이성’을 좋아한다. 멋진 여성을 좋아하기에, 게임 캐릭터를 할 때 가끔은 멋진 여성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쪽을 택한다.

하지만, 자신이 여성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그래서 여신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것을 즐기긴 하지만, 자신과 여신 캐릭터를 동일하게 느끼기는 어렵다. 그래서 엘프들이 여신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것은 알지만, 그게 자신을 향한 것이라고 느끼기는 어렵다.

반면, 얼굴만 같고 체형은 완전히 다르지만, 남성 캐릭터인 짬타이거는 마치 또 다른 자신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 짬타이거를 좋아하는 놀들의 시선을 자신에게 향한 것으로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었다.

여신 캐릭터일때는 엘프들의 절대적 충성과 사랑을 받지만, 그것을 자신에 대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고, 남성 캐릭으로 등장할 때는 인간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 경계심이 섞인 시선을 받다보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 엘프들에 대한 거리감을 갖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놀들은 원기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엘프들보다 정이가는 소중한 존재들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엘프들 입장에선 억울할 수 밖에 없을지도 몰랐다. 프레이야에 대한 그들의 마음은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엘프들의 신관 들은 특히 원기라는 인간에 대해서는 무슨 일을 요구하든 따라야 한다고 누누히 당부했지만, 그것이 역효과를 낳았다.

자신에게 무엇이든 요구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경계하는 것이 조심스러워지는 것이 당연했기 때문이었다.

원기는 디레에게 연하를 통해서, 격렬한 항의의 의사를 밝혔지만 그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어린 여자아이는 공격하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으니, 굴베이그는 저항하지 않는다면 무사할 거라는 답변만 돌아왔을 뿐이었다.

“그렇군. 죽음을 맞을 시기가 온건가.”

놀 제로는 담담히 말했다. 놀 원을 비롯해 놀 자매들도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에게 있어서, 죽음은 늘 곁에 있었다. 죽은 형제 자매들도 많았다. 그리고 무리에서 떠나간 형제들도 있었다.

놀 제로는 무리에서 떠나간 아들들을 떠올렸다. 죽은 이들도 있겠지만 살아남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을 생각하니 입에 살짝 미소가 어렸다.

그리고 곁에 있는 딸들을 보니 왠지 미안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흥, 쭉정이들하고 낳은 새끼들따위 별로 부럽지 않네요.”

“맞아. 은호님 정도라면 생각해 보겠어.”

“역시 새끼는 짝을 잘 만나서 남기지 않으면 안되지.”

그녀들의 말에 놀 제로는 피식 웃었다. 쭉정이들하고 낳은 새끼들에는 그녀들역시 포함되기 때문이었다.

“그래, 쭉정이들의 새끼들아. 한판 신나게 놀아보자.”

그녀는 아쉬워하지 않았다. 먹고 살았으니, 먹힐 때가 온 것 뿐이었다. 죽이고 살았으니, 죽을 때가 온 것 뿐이었다.

지금까지는 다른 이의 차례였고, 이번에는 자신의 차례가 온 것 뿐이었다.

그녀는 굴베이그를 보았다. 굴베이그 역시 장창을 들고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다. 물론 죽음을 여러차례 경험해 봤다고 해서, 그 고통에 익숙해지는 것은 무리였다. 오히려 더 부담스러웠기에 그녀의 얼굴은 긴장감과 두려움이 노출되어 있었다.

굴베이그는 원기에게서 고통에 대한 면역효과까지는 얻지 못했다. 끔찍한 고통에 몸부림치던 시기의 기억은 굴베이그에게 주고 싶지 않았기에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차단 된 듯했다.

“미안.”

처연한 미소를 지으며 놀 제로는 굴베이그의 뒤통수를 쳐서 기절시킨 다음 묶어 놓았다. 용기사단이 굴베이그를 죽이지말라는 명령을 받은 만큼, 그녀가 묶여서 저항할 수 없다면 그녀는 안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용기사단을 향해서 쌍검을 들고 용맹히 뛰어들었다. 놀 원을 비롯한 자매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녀들은 별다른 성과없이, 무력하게 차례대로 목숨을 잃었다. 반수의 힘으로 휘두른 검은 혼돈의 힘을 각성시킨 용기사들의 비늘을 가를 힘이 없었다.

‘죽을 때는 좀 더 멋있게 싸우며 죽고 싶었는데...’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놀 제로는 가슴에 창이 박힌 채로 절명했다.

“진수 열아홉마리 분입니다. 여기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용기사의 손에는 둥근 핏덩어리들 열아홉 덩어리가 있었다. 장수한이 내단으로 명명한 물건이었다.

그들의 필사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먼저 도망친 세 마리를 제외하면 한명도 도망치지 못하고 모두 죽임을 당한 것이었다.

“제법 질이 좋군. 번식종들에게 가져다 줘. 좋은 전투종들을 낳아줄 듯 싶군.”

그들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확보된 대량의 식량들과 함께 개선했고, 그들의 뒤에는 굴베이그만이 남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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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정말로 되살아 난건가?”

놀 제로는 믿기지 않는 투로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의 피부색이 이상하다는 것과, 시야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녀는 곧 벽면에 있는 큰 거울을 보았다.

그녀의 상징과도 같은, 인간 형태일 때도 존재하던 뿔이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양 눈은 멀쩡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그녀는 누가봐도 전형적인 동양인, 아니 한국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꽤 건강미 넘치는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원래 그녀가 갖고 있던 개성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미모와 함께 여걸스러운 모습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놀 제로는 주위에 있는 하얀 환자복과 비슷한 옷을 두른 열 여덟명의 소녀를 볼 수 있었다.

열세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넌 왜이리 줄어 들었냐?”

가장 용맹하고, 가장 약삭빠른 - 한마디로 성질 더러운 - 그녀의 후계자 놀 원의 모습이었다. 그녀의 덩치는 자매중 가장 컸었지만, 어린 소녀로 둔갑해 버렸다. 실연령에 맞게 육체를 구성한 탓이었다.

혼돈의 대륙에선 성장 속도가 빠른 탓에 그녀의 육체는 20대 초반까지 보였지만, 현재는 갓 중학교에 올라가는 소녀 수준이 되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작아졌다는 사실 때문에, 다른 자매들이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눈빛으로 을러대고 있었다.

“가까스로 시간을 맞췄군요. 다행입니다.”

조제성이 나타나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유창한 미드가르드어였기 때문에 충분히 의사는 소통할 수 있다.

“뭐냐? 이 약해빠진 놈은.”

“건방져 보이네. 뼈다귀도 잘 씹힐 것 같은 놈이.”

육체적 힘을 숭상하는 놀들 답게, 조제성의 모습을 보면서 위압감을 느끼지 못한 듯 싶었다.

희연은 설레설레 고개를 저었다. 진짜 무서운게 뭔지를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희연이 눈치를 주자, 놀들은 일제히 조용해졌다. 뭔가 잘못 건드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다행이에요. 이들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답답하더군요.”

원기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 놀 제로를 제외한 모두가 재빨리 모습을 숨겼다. 놀 원은 희연의 뒤에 엉겨서 숨었는데 그 모습이 의외로 귀여워 보였다.

놀들은 한국인의 모습을 갖추면서, 더 예쁘고 귀여워졌지만, 그들의 취향에는 맞지 않았던 탓에 부끄러워하는 것이었다. 조제성은 약해보였기 때문에 오히려 을러댄 것이었다.

‘역시 재미있는 놈들이군. 단순해서 마음에 들어.’

조제성은 밀수용 잠수함을 발견하자, 그 즉시 야마토에 실었던 세계수를 잠수함에 옮겨 심었다. 야마토급의 덩치를 감싸기엔 한참 멀었지만, 잠수함 내부를 성역화하기엔 충분히 성장한 상태였다.

그리고 차원 이동용 거울을 탑재시켜서, 혼돈의 대륙으로 보낸 것이었다.

‘다행이야. 디레 녀석은 이용 가치가 아직 많았으니.’

놀들을 에인페리아의 육체로 되살리는데 들어간 신성력의 양은 결코 작지 않았다. 하지만, 조제성은 득이 더 크다고 결론을 내렸다.

원기는 평범하게 지내는 것을 내심 원하고 있어서, 희연과 연하 말고는 그다지 곁에 두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하지만 놀들은 무식하게 껄떡대면서 적극적으로 다가선데다가 단순함 덕분에 원기의 곁을 스스로 확보한 셈이었다.

하이에나 특유의 암수역전관계가, 왠지 그들을 여성이면서도 편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준 부분도 있었다.

조제성은 이들을 친위대로 붙여줄 생각이었다. 원기는 보호받기보다는 보호하는 쪽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었고, 이 순진하고 무식한 야만인들은 왠지 내버려두기 불안한 사고뭉치 어린이들 같은 구석이 있었다.

그리고 디레는 용족을 컨트롤해서 혼돈의 대륙에 대한 지배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였다.

만약, 디레의 음모에 놀들이 죽는 일이 벌어졌다면, 원기는 물론이고 희연이나 굴베이그도 디레를 용납하지 않았을 터였다.

원기와 희연의 대역으로 그렌과 미라엣도 준비되어 있었다. 그들은 블러드 라인에서 실버 타이거와 파이어 폭스를 테이밍해서, 합체할 수 있었다. 물론 놀들은 합체한 모습을 보고, 원기와 그렌을 구별할 수 있지만, 그게 가능한 이들은 그들 말고는 없었다.

특히 디레는 인간을 얼굴로 구분할 수는 없었다.

리디아와 연하도 대역을 준비해서, 바꿔칠 준비 중이었다. 미국 진출에 있어서도 중요하지만, 남미의 혼란도 컨트롤할 필요가 있었다.

“오랜만에 로그 아웃을 할 수 있겠군요.”

“정말 오랜만이 될 것 같아요.”

원기와 희연은 감개 무량함을 느꼈다.

“마침 저녁이 되어 침실에 들 시간입니다. 곧 로그아웃 준비가 될테니, 오랜만에 고향을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저들의 현세 적응은 아무래도 두 분이 맡아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원기는 숨어서 자신을 살펴보는 놀들의 모습을 보았다. 원기를 좋아하면서 따르고, 희연을 무서워하면서 동경하는 그들과는 정이 많이 든 터라, 골치가 아플 듯 하면서도 왠지 마음이 든든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언어 문제는 어떻게 하지요?”

“일단 텔레파시 수신 능력을 강제 각성시킬 예정입니다. 그걸 통해서 언어를 배우면, 확실히 쉽게 배우는 편이지요. 청력이 좋은 엘프들처럼 발음이나 억양도 빨리 배울 수 있을지 모릅니다.”

지식의 전달 능력면에서 텔레파시는 언어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났다. 그래서 발신 능력자의 지식을, 수신 능력자는 쉽게 터득할 수 있었다.

원기의 이능이나 희연의 이능 모두 발신계 능력인 만큼, 지식 교환은 어렵지 않을 수도 있었다.

“아, 그리고 일단 집 내부 구조는 적당히 꾸며놓았으니, 나중에 필요한게 있으면 얼마든지 말씀해 주십시오. 그리고 임시지만, 저 녀석들도 함께 머무르게 해주십시요.”

조제성은 임시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원기와 희연의 새 주택에는 19명의 식객과 요리사 및 고용인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망설임없이 인간을 죽일 수 있는, 근접 전투의 달인들에다가 야성까지 뛰어난데다가 경호대상에게 엉겨붙는게 특기인 그들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친위대라고도 할 수 있었다.

‘디레 녀석을 어떻게 이용해야 최대의 효과를 올릴 수 있을까.’

조제성은 디레를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내심 오딘에게도 감사했다. 덕분에 혼돈의 대륙의 실상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거야 말로 이상적인 몰래 멀티로군.’

아직 경륜은 부족하지만, 리디아의 곁에 있는 젊은 용자들은 리디아에 대한 충성심을 갖고 있다. 적당한 시점에 디레의 권력을 그들에게 이양하면, 용족들은 자동으로 프레이야 여신의 세력에 복속하게 될 터였다.

‘슬슬 수인족들의 세력을 키워줄 필요가 있군. 그건 그렇고 묘하긴 묘해.’

조제성은 수인제국의 실상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있지는 못했지만, 지나치게 밀리고 있었다. 아무리 용족이 단합했다고 해도, 이런 열세를 보일 수는 없었다.

‘뭔가 있어.’

용족이 가한 수인제국의 피해보다, 수인제국이 입은 피해가 더 큰 것으로 보였다. 전력을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내버려 두고 볼 일은 아니지.’

놀들은 원기의 친위대인 동시에, 놀 제로는 게임 캐릭터에 적응시킨 후 수인제국의 황제로 만들 생각이었다. 밤에 약해진다는 약점만 아니었다면 그녀의 역량은 충분히 더 큰 무리를 이끌 리더의 자질이 있었다.

그리고 그 때, 놀들은 엘프들에게서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말았다.

“여보시오. 엘프양반!! 발정기가 없다니 그게 무슨 소리요?”

“에인페리아는 신의 전사이자 불멸의 육체에요. 아이를 낳을 필요가 없지요. 발정이 올리가 없지요.”

그 순간, 놀들의 입이 위아래로 딱 벌어졌다. 게임캐릭터도 에인페리아도 아이를 낳도록 되어 있지는 않았다. 물론 성관계는 가능했다.

“내가...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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