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화 삼인시호
우주 개발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 그것은 바로 미국이라고 할 수 있었다. 미국의 정보망은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었고, 우주 관측에 대한 것 역시 각종 군사위성과 레이더 등을 통해서 완벽할만큼 파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비록 정지위성 궤도가 위성 궤도로서는 꽤 고고도라고 하지만, 그곳에서 갑자기 운석이 툭 튀어 나오는 상황은 부자연스러울 것이 틀림없었다.
그래서 그 해결책을 모색한 것이 바로 작전명 ‘삼인시호’였다.
세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말하면, 사람들이 믿는다는 속담에서 가져온 작전이었다.
조제성은 미국과 세계 각지에 있는 민간 천체 관측소 중 가장 큰 곳들을 노려서 거액을 희사했다. 전파 망원경의 경우 알마 프로젝트를 비롯해 아레시보 등이 있었다.
군사적 이용가치가 적은 편이라, 보안은 그렇게까지 삼엄하지는 않았다.
무사히 발키리 칩을 삽입한 장비를 연결시킨 다음, 조제성은 그것을 이용해서 거짓 정보를 집어 넣었다.
전파 망원경은 그 성능은 대단하지만, 상시 사용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조제성은 작은 소행성에 대한 거짓 정보만을 삽입해 넣는데 성공했다.
포착하기 힘든 작은 크기의 소행성이 정지위성 궤도에 접근했다가 달에 추락하게 되는 궤도를 타고 있다는 거짓 정보였다.
그리고 이 거짓 정보는 자연스럽게 미국 나사를 통해서 군사 정보까지 전달되었다.
관측이 어려운 작은 크기의 운석이라고 해야 할 소행성 정보는 별다른 의심없이 받아들여졌다. 관측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쯤에 있을 거라는 식으로 넘겨 짚도록 되어 있었다.
“달에 사는 엘프라, 발칸 성인이라고 할까요? 아브 일족이라고 할까요?”
장수한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달에는 역시 토끼들이 살아야 어울리지 않을까?”
조제성이 농담을 받자, 장수한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엘프들 말고 드워프들도 게임 캐릭터를 이용해서 토끼 합체를 시켜 볼까요? 엘프랑 드워프 어느쪽이 달 토끼에 어울릴까요?”
장수한의 질문에 조제성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하지만 엘프와 드워프를 우주인으로 등장시킨다는 장수한의 생각은 일견 검토해 볼 가치는 있었다.
인간과 비슷하지만, 인간과 다른 존재, 판타지에 나오면 엘프지만, 스타트렉에 나오면 발칸성인이었다.
달의 원주민이라든가 화성의 원주민 행세를 한다면 아마도 상당한 권리를 획득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신성력과 과학을 결합시키는 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지구의 문명보다 조금 앞서면서도 지구 문명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기적을 행하는 외계인 행세를 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뭐, 훗날의 취미 생활을 위해 남겨두기로 할까.”
조제성은 그렇게 말하고, 통신 회사쪽에 집중하기로 마음 먹었다. 날조된 거짓 정보에 맞춰서 운석을 내보내려면 통신 위성이 예정대로 떠야 할 필요가 있었다.
운석이 정지위성 궤도를 지나가는 시간은 약 1년 후였다. 넉넉한 시간이라고는 하지만, 위성 발사에 실패한다면 재시도할 기회는 거의 없다고 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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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라고 하더니만…”
김태훈은 무의식 중에 침을 삼켰다. 차원의 문에서 거대한 흰색 호랑이가 사람모양으로 갑옷을 걸치고 나타난 것이었다.
잠수함 내부임에 분명해 보이는 이 공간에서 저 호랑이가 덤비면 도망가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그는 자연스럽게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를 제외하고 이곳에 있는 것은 전부 여성들 뿐이었다.
세비지 빗치스라는 유명한 메탈 그룹의 소녀들과 여친인 김민정, 이미우, 서유리가 전부였다. 서유리는 주특기인 변신 능력을 사용해서 뚱뚱한 오덕으로 변신했지만, 놀 원이 맛있겠다고 침을 흘리자 놀라서 변신을 풀고 있었다.
‘내가 이들을 보호해야 해.’
김태훈이 한걸음 앞에 나서려고 한 순간, 돌연 왜소한 인영이 그의 앞을 지나쳐서 호랑이에게 달려들었다.
“진짜 달링”
놀 원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 흰색 호랑이에 달라 붙어서 폴짝폴짝 뛰었다. 되도록 한국말을 사용하도록 지시를 받은 다음에는 짧게 한단어로 의사표현하는 요령을 부렸다.
텔레파시를 겸해서 사용하는 덕분에, 한국말을 알아듣는데는 성공했지만 켈트어와 라틴어의 영향이 큰 미드가르드어만 사용해온 그녀들은 어순이 완전히 다른 한국어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엘프들은 미드가르드에서 꽤 고상하고 지적인 문화종족이었고, 놀들은 막장 야만족이었기 때문에 지적 능력면에서 엘프들을 따를 수가 없었다. 초등생 수준의 지식을 가르치는 것만 해도 꽤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놀 원이 인형옷을 입고 백호에게 친근한 척 다가가는 모습은 왠지 위태로워보이기까지 했다.
‘그래, 저거 킹이라고 생각하자. 게임 캐릭터야.’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여우의 귀를 달고 탐스러운 여우 꼬리를 단 희연의 모습이 나타났다.
“오셨어요?”
놀 원은 귀여운 표정으로 희연에게 아부를 떨었다. 김태훈 일행은 그녀에게 달린 귀와 꼬리가 진짜인지 의심스러웠다.
“저 희연씨세요?”
김민정이 묻자, 희연은 살짝 미소지으며 그렇다고 답했다. 희연은 자연스럽게 호랑이의 팔을 끌어안 듯 팔짱을 끼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호랑이에게 향했다.
“그럼, 이쪽 분이 원기씨인 건가요?”
“아, 예. 이게 전투형 육체라고 하면 되겠군요. 여신님의 힘을 받은 육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2미터를 넘는 거구의 호랑이였지만, 목소리는 온화하고 상냥한 느낌의 원기 그대로였기에, 그제야 김태훈 일행은 한숨을 쉬며 안도할 수 있었다.
“이 전투용 육체는 부활이 용이하고, 인간과 비교되지 않는 힘을 발휘합니다. 그래서 전투는 기본적으로 저와 희연, 연하가 맡게 될 겁니다.”
놀 제로를 제외한 놀들은 아직 게임 캐릭터를 만들지 않은 상태였다. 게임 캐릭터 구체화 수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에인페리아 육체를 가진 놀들은 일단 그대로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럼, 굴베이그가 있는 비밀기지로 이동하기로 하지요.”
잠수함은 여전히 바다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연료와 산소는 차원게이트를 통해서 보급받고 있었다. 오딘의 눈을 피하고, 안전을 기하기 위한 것이었다.
궁그닐도 토르의 해머도 바닷속에는 닿지 않았다.
굴베이그가 먼저 지하기지에 옮겨가 있었기 때문에 공간 게이트를 사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음, 이건 예상 밖이군요.”
김태훈 일행은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 내부를 살폈다. 그런데 놀라움을 금치 못한 것은 그들 만이 아니었다. 원기 일행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게 어떻게 된거지요?”
내부 공간은 고급스러운 일류 호텔과도 같았다. 으리으리한 장식들이 가득했고, 편의 시설도 잘 갖춰져 있었다.
설비들도 최첨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잘 오셨어요. 환영합니다.”
조제성 사장의 딸, 조은혜가 미소를 지으며 나왔다. 실은 그녀가 이 기지의 책임자를 자원하고 나선 것이었다.
브리싱가멘은 호화롭고 깨끗하기는 했지만, 현대의 첨단 기기는 가져다 놓을 수 없었다. 처음에 오딘의 존재를 모를 때, 태블릿 PC나 노트북을 가져다가 동영상 등을 보긴 했지만, 나중에는 지구의 문물을 가져오는 것을 철저히 제한했던 것이었다.
자연을 좋아하고, 엘프들과 교류하는 것을 즐긴 그녀의 어머니와 달리, 조은혜는 심심함을 느꼈다. 사람들은 끔찍한 애처가인 조제성이 조은혜도 챙겨줄 줄 알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처음엔 조은혜도 자랑스런 아버지라고 생각했고, 사랑받으려고 노력했지만, 얼마안가서 눈치 챘다.
아버지는 그녀를 조금도 사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단히 거슬려 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독점하는데 방해되는 장애물일 뿐만 아니라, 질투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 그녀는 어린시절 가졌던 의문이 완벽하게 풀렸다.
조제성은 그녀를 학대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유혜서가 바라는데로 그녀를 귀여워하는 척을 했다. 유혜서를 슬프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 그녀에게 뭔가 해를 끼치지도 않았다.
하지만 애정은 없었다.
용돈은 오히려 무제한이었고, 생활에 제한도 두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 역시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두뇌가 나쁘지 않았다.
용돈을 무제한으로 주고,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은 것은 그녀를 믿기 때문이 아니었다. 심성이 망가지기를 내심 기대한 포석이었다.
자녀가 부모가(이 경우엔 어머니가) 원하는데로 착실하게 자라지 않고 타락해서 멋대로 나가면 돈을 들겠지만,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가는 것이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그녀는 ‘네가 원하는데로 망가져 줄까보냐.’라는 앙심을 품었고, 철저하게 어머니 곁에 붙어서 사랑받는 딸로 자라온 것이었다.
조제성은 다양한 매력적인 신분을 만들어서, 지구로 돌아가는게 어떻겠는가 의향을 타진했지만, 어머니 곁에 붙어있겠다면서 끝까지 남아 있었다.
그리고 마침 지하기지 개발에 대해서 알게 되자, 이 지하기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었다.
현대 문물에 대해서 잘 아는 그녀가 드워프들과 엘프들에게 적절한 지시를 내린 덕분에 꽤 근사하고 현대적인 지하 기지가 만들어졌다.
엘프들과 드워프들에게 현대 문물과 지식을 가르치는 시설로서도 역할을 하게 될 터였다.
“주문만 하시면 어떤 요리든 나옵니다. 드워프 요리사들의 실력도 장난 아니에요.”
조은혜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엘프들은 고기 냄새에 약해서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 카레말고는 먹지 않았다. 카레는 잘 만들지만, 그 외의 고기요리를 시키기엔 무리가 있었다.
반면 드워프들은 그런 제한도 없고, 요리 솜씨도 좋은 편이었다. 미각은 인간과는 좀 다른 편이지만, 시킨대로 요리를 재현하는 솜씨는 좋아서 요리사로 나쁘지 않았다.
“한식까지 나온다니 반갑군요. 짜장면도 있다니 이세계에 왔다는 느낌이 안들어요.”
이미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원기는 혼돈의 대륙에서 고생하던 시기의 기억이 떠올라서 왠지 착찹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 식당 문 한쪽이 열리면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성이 들어왔다. 아니 여신이 들어왔다.
바로 굴베이그였다.
굴베이그의 게임 캐릭터는 원기가 프레이야를 만들 때 썼던 데이터를 대부분 그대로 옮긴 것이라, 프레이야와 외모상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프레이야가 발하는 성스러운 빛이 더 강렬하다는 차이가 있었지만, 원기는 자신의 모습을 직접 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굴베이그의 모습을 보면서 내심 감탄했다.
사람들이 발키리를 이용한 가짜를 보면서 대뜸 가짜라고 눈치챈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오셨어요.”
“아, 예. 여신님.”
원기는 굴베이그에게 예의를 갖췄다. 놀들과 김태훈 일행, 엘프들과 드워프들이 있는 만큼, 예의를 갖출 필요가 있었다.
[지금은 좀 거리를 뒀으면 좋겠는데.]
[그렇군요.]
굴베이그에게 파티채팅을 통해서 알리자, 굴베이그는 받아 들였다.
[그건 그렇고, 너무 어른스럽군.]
[솔직히 말할께요. 전 현재 원기님의 카피나 다름 없어요.]
[카피라고?]
[예, 기억의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정보가 그대로 제게 이식되었다고 보시면 되요. 프레이야님의 정보도 제외되긴 했군요.]
[또 다른 나란 말이야? 그거 문제는 없어?]
[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인격을 분리할 필요가 있었어요.]
[인격을 분리한다고?]
[예. 지금 그렇게 해서 분리한 상태에요. 아이로서의 저와 원기님의 카피로서의 제가 분리되서 한쪽이 움직일 때는 한쪽이 잠들게 해놨어요.]
[복잡하군.]
[성인이 된 원기님의 정보를 대부분 그대로 받아들인 탓에 인격이 침식되서 아예 개별 인격을 구축할 수 없게 되어버린 셈이에요. 그래서 게임 캐릭터 시에는 원기님의 카피인 제가 움직이고, 본신 육체를 사용할 때에는 제가 잠들게 된 거지요. 본체가 스무살을 넘으면, 제 정보를 흡수하고도 자아를 형성할 수 있을 겁니다. 그때까지는 인격 침식을 막기 위해서 이렇게 분리될 수 밖에 없습니다.]
[좀 독특하네.]
[간단히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금의 전 원기님의 일부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꼬리가 달린 것처럼, 신체가 하나 더 덤으로 생긴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신체가 하나 더 생긴 셈이라. 좀 애매한 걸.]
원기는 굴베이그를 보면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프레이야의 육체와 거의 차이가 없는 신성하게까지 보이는 완벽한 여신이 자리잡고 있었다.
[원기님은 절 남으로 여기실 지 모르지만, 전 원기님을 남으로 여길 수 없어요. 그런 면에서 원기님의 신체 일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독립된 인격이 아닌 만큼, 편하게 여기시면 되요.]
굴베이그의 말은 평이하게 들렸지만, 원기는 그 말을 들으며 당혹감을 느꼈다. 그때 연하의 긴급 연락이 날아왔다.
[큰일이에요! 용신이 나타났어요!]
[용신이라고?]
[정확히는 큰 뱀이라고 해야겠지요. 요르문간드에요! 혼돈의 대륙은 이미 주인이 있었어요!]
리디아의 목소리가 함께 들려왔다. 용신을 자처하는 거대한 뱀, 요르문간드가 용족의 수도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미리 준비된 용신 전설의 진짜 주인공이었다.
[디레는 어찌 되었지?]
[패닉 상태에요. 일단 끌어내서 함께 탈출할 생각이에요. 리디아 언니의 친위대와 함께 수도에서 탈출하도록 하려고요. 전 날아서 도망칠 생각이긴 한데, 아무래도 도망 못치겠지요?]
연하가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영상 채팅을 겸하고 있어서 그녀가 무얼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
원기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할 말이 없었다. 지하기지로 도망쳤다간 끝장이었다.
[혼돈의 대륙 중앙부에서 만나자. 거기라면 놈들도 쫓아오지 못할거야.]
원기는 그렇게 말하고, 희연을 보았다. 당장 움직일 수 있는 게임 캐릭터는 둘 뿐이었다. 놀들도 게임 캐릭터가 아닌 에인페리아로 온 이상은 함부로 목숨을 내던질 수는 없었다.
“혼돈의 대륙에서 호강하며 지낼 팔자는 아닌가 보네.”
“그러게요.”
“일단 여러분들은 몬스터들하고 말들이 통하는지 테스트나 하고 계세요. 세부 지시는 굴베이그, 아니 여신님께서 내려 주실 겁니다.”
원기는 김민정 일행에게 그렇게 지시를 내리고는 희연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혼돈의 대륙 중앙부에 존재한 숲을 향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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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과 요르문간드란 말이지. 젠장. 혼돈의 대륙이라는게 로키의 몰래 멀티였군.”
조제성은 결론을 내리고 혀를 찼다. 천공의 성좌가 가진 비밀을 눈치챌만한 자가 있다면, 로키였다. 오딘과 막상막하의 교활함을 지닌 자가 바로 그였다.
혼돈의 대륙이 성립된 그 자체도 로키의 노림수 였을 가능성이 컸다. 펜릴의 거대한 사체가 수인족의 근본이 되었다면, 요르문간드의 사체가 용족의 근본이 되었을 수도 있다.
변질된 신성력인 혼돈의 힘 역시 천공의 성좌가 가진 감시 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로키가 꾸민 짓일 가능성이 컸다.
“젠장, 오딘 녀석을 끌어 들여야겠군. 수한아. 같이 연극용 대본을 만들어 보자.”
제성은 천공의 성좌를 역이용해서 로키와 오딘을 싸우게 만들 작전안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포석으로 깔아둔 용신이 등장했다면, 계획 자체가 특정 고비를 넘겼을 것이 틀림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수인족을 이용해 내단을 만들어내고, 용족을 이용해 내단을 저장한다라. 좋은 생각이군. 그 에너지를 이용해 무슨 짓을 벌일 속셈이지?’
조제성은 ‘라그나로크’라는 이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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