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화 전투종
카게나시라는 이름에서 조제성은 뱀파이어를 연상할 수 있었다.
실제로 헬의 수하들 가운데에는 뱀파이어 종족이 있다고 들은 바 있었다.
‘템플 기사단의 이야기로는 뱀파이어들이 근절된지 오래되었다고 들었는데.’
조제성은 눈살을 찌푸렸다. 사실 백년 이상 유럽에서 목격정보가 없었다는 것 뿐이지 완전 근절은 아닐수도 있다고 예상은 했지만 맞아 떨어지는 것은 그리 달갑지 않았다.
‘허어. 완전히 신 행세로군.’
프레이야의 궁전보다 더 화려하고 넓은 궁에 호사스러운 차림을 한 사내가 눈에 들어왔다. 머리칼은 전체적으로 검지만 귀 뒷머리 일부가 은색이었고, 눈동자에게는 은근한 붉은 색이 들어왔다.
인간이 들고 움직이는 가마에 탄 모습은 상당히 존귀한 느낌과 역겨운 느낌을 함께 주고 있었다.
조제성은 아무것도 모르는 듯, 미소를 지으며 회유하는 척 일반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젊고 퇴폐적인 사내, 카게나시 료우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차오 선생의 말은 매력적이구료. 그대가 제시한 조건이라면, 졸부들로 이뤄진 원조자들이 넘어가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소이다.”
차오, 조제성은 게임 캐릭터를 이용해 중국인 캐릭터를 만들어 둔 상태였다. 스폰서들과 접촉하면서 위험을 감안해서 본체로 움직이지는 않았다. 조제성은 자신의 본래 신분까지도 위장용 신분 중 하나로 보이게끔 완벽하게 만들어 둔 상태였다.
“하지만, 우리 일족들에겐 하등의 가치가 없어보이는군. 그러고보니 그쪽 아가씨는 엘프의 냄새가 나는군. 랜슬롯경에다가 프레이야의 신관인 엘프까지 컬렉션에 넣을 수 있다니, 오늘은 운이 좋은걸.”
카게나시 료우의 눈은 인간이라 할 수 없을 만큼 강렬한 눈빛을 보였다.
“포기하는게 좋을거야. 너희를 이 섬에 끌어들인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 GPS를 비롯해서 어떤 통신 장비도 이곳을 탐지하지는 못해. 위성 조차도 이 츠키시마를 포착할 수는 없지. 고대 신들의 지혜와 과학 지식의 결합이라고 보면 될거야. 당연히 그 MI6의 명예 회원증도 쓸모가 없지. 이걸 보겠나?”
그는 피식 웃으면서 MI6의 신분증을 던졌다. 거기에는 특수요원 0011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안플레밍의 스파이 소설은 영국 스파이인 007외에도 미국 스파이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 있었다. 그리고 이 또한 드라마와 영화화 된 바 있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일본에 들어오면서, 미국 첩보원물임에도 불구하고 0011 나폴레옹 솔로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고, 한국에도 같은 이름으로 방영되었다.
그 결과 0011이라는 번호와 이름은 일본과 한국에서만 통용되었던 괴악한 번호라고 할 수 있었다.
“매니아시로군요. 0011이라는 번호라니.”
조제성은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는 게임 시스템에 대한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조제성은 이미 장수한과 메신저 채팅 기능을 이용해서 영상과 음성을 모두 전달하고 있었다.
흡혈귀들의 비밀 근거지인 츠키시마의 위치도 파티 맵에는 정확하게 좌표로 표시되어 있었다. 자동 맵핑은 안되고 맵으로 지형이나 사물이 표시되는 건 아니지만, 거리와 좌표는 확실하게 표시되는 것이 게임 맵이었다.
“돈도 시간도 넘치니까. 남들이 못갖는 걸 갖는게 취미가 된거지. 가능하면 많은 이들이 부러워하는 물건이 좋아. 이를테면 미소녀가 된 아더왕 같은 거 말이지. 살아움직이는 싱싱한 암컷 엘프도 좋지.”
수집가들은 두종류로 나뉘었다. 하나는 자기만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하나는 다른 이들의 선망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수십억짜리 예술품이라고 해봐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저 비싼 물건이라는 인식밖에는 얻지 못한다.
반면 고가의 슈퍼카라든가, 좀 독특한 수집품들은 많은 이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한다. 알기 쉬운 희귀품, 유명인의 소지품이나 기념품 등을 노리는 수집가들도 최근에는 꽤 많아진 편이었다.
조제성은 눈치를 봤다. 보디가드들은 경비 회사를 통해 고용한 이들이었다. 그들은 이미 적의 손에 떨어진 것이나 다름 없었다.
문제는 조제성 자신과 리디아였다.
‘최악의 사태라고 해봐야, 게임 캐릭터에 대한 정보가 넘어가는 것 뿐이기는 하지만, 그게 꽤 신경쓰이는군.’
게임 캐릭터의 존재는 지금까지는 템플 기사단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가장 강력한 정보이기도 했다.
발키리의 침입이 불가능하고, 에인페리아의 영혼을 속박하는 것이 가능한 결계가 쳐진 상태에서 빠져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 적에게 알려지는 것은 그리 달갑지 않았다.
그리고 게임 캐릭터라고 해도 정신 제압에 당하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후후, 도망칠 생각을 하고 있는게 눈에 훤히 보이는군. 포기하는게 좋아. 이 섬에는 뱀파이어 일족이 수십 명이나 존재하지. 평화에 찌든 엘프 따위는 뱀파이어 앞에는 그저 장난감에 지나지 않아.”
혈안의 뱀파이어는 여유를 부리며 말했다. 몸가짐만 봐도 조제성의 전투력이 거의 제로라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엘프는 뱀파이어들이 보기엔 초식동물이나 다름없었다.
토끼 같은 도망치는 재주밖에 없는 먹이에 불과했다.
템플 기사단에 있는 엘프의 피를 이은 자들은 오드를 따라나온 극히 엘프스럽지 않은 짝퉁이었고, 프레이야 휘하의 엘프들이야말로 정진정명의 엘프라고 여겨졌다.
“랜슬롯이 여기에 있다는 말씀입니까?”
“그래. 그 ‘계집’도 아직 도망칠 기회를 노리는 것 같더군.”
랜슬롯의 사이보그 육체는 최저 출력으로 강제 다운된 상태라서 일반 소녀보다도 떨어지는 근력만 남은 상태였다. 근력이 떨어져서 파워만이 아니라 스피드까지 현저히 떨어진 상태지만, 지구력은 남아 있어서 탈출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
“충성심이라는게 재미있긴 하지.”
랜슬롯의 경우, 물을 움직이는 이능이 있지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오직 액체 상태의 수분이었다. 순수하지 않으면 그만큼 또 약해질 수 밖에 없었다.
접촉한 상태에서 피를 조종해서 기절 시키거나,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것이 가능한 정도의 힘이었다.
그리고 피에 대한 지배력이 강한 뱀파이어들에게는 그것도 통하지 않았다.
결국 랜슬롯은 뱀파이어들에게 완전히 제압당해 지하 감방에 갇혀 있었다.
[어떻게 할까요?]
[일단 탈출하는게 좋겠지. 수한아. 위치 파악은 다 된거냐?]
[옙. 별 문제 없습니다. 템플 기사단에 알리는게 좋을까요? 우리쪽은 화력이 뛰어난 무기가 없는데 말이지요.]
장수한의 말에 조제성은 잠시 망설였다. 템플 기사단이 움직여주면 최소한 전투 헬기를 동원할 수 있다. 전투기나 전함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기밀 누설의 가능성이 있었다.
기습은 한번 뿐, 대화력을 동원할 것인가 아니면 정보 누설을 막고 기습의 효과를 살릴 것인가가 문제였다.
[알리지 마. 잘못하면 대규모 전쟁이다.]
츠키시마의 주민들은 어찌되었건 일본국의 국민이었다. 민간인들이 대규모 폭격 피해를 입는다면, 그건 전시 상황을 불러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수만에서 수십만 단위의 주민들을 학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탈출하자.]
조제성은 그렇게 리디아에게 전하고 뛰쳐나갈 준비를 했다. 그리고 그것은 카게나시의 눈에도 훤히 들여다 보였다. 부질없는 저항이지만, 죽음의 걱정이 없는 에인페리아들은 쉽게 포기하지는 않는 법이었다.
‘그래야 부수는 재미가 있지.’
다음 순간, 그의 이마에 작은 단검이 박혔다. 리디아가 던진 것이었다. 에인페리아의 힘과 엘프의 기술이 절묘하게 결합된 것이라서, 그는 자신이 맞은 줄도 몰랐다. 조제성 역시 깜짝 놀라서 경직되었는데, 그 순간 리디아는 조제성의 뒷덜미를 잡고는 몸을 날렸다.
그리고는 벽을 차고 기둥을 차면서 공중으로 이동해서 궁전이나 다름없는 화려하고 거대한 신사를 빠져 나갔다.
“재미있게 되었군. 사냥을 즐겨보도록 할까.”
카게나시는 단검을 뽑고 웃으며 말했다. 곧 해가 떨어지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숲과 어둠은 엘프들만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뱀파이어들에게 어둠이 스며든 숲은 가장 강력한 전장이었다.
츠키시마의 뱀파이어들의 대부분이 어둠과 함께 깨어나서 조제성과 리디아를 추적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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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의 청각은 엘프의 청각과는 성격이 달랐다. 인간을 초월한 청각을 지니긴 했지만, 엘프들만큼 작은 소리를 주워듣지는 못한다.
하지만 뱀파이어의 청각에는 초음파가 포함되어 있다. 초음파를 발산하고 그 반향을 통해서 어둠 속에서도 나무들 사이 사이를 교묘하게 피해가며 이동할 수 있었다.
그리고 뛰어난 후각이 있었다. 상대의 감정까지도 흘러나오는 페로몬이나 호르몬의 냄새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었다. 피에 섞인 아드레날린 냄새만으로도 상대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다.
숲속에 숨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뱀파이어들에게 있어서 리디아와 조제성의 사냥은 즐거운 놀이이자 축제에 지나지 않았다.
[뱀파이어들은 조심하셔야 합니다. 후각도 뛰어나고 초음파도 쓰니까요. 게다가 엘프와 달리 전투종으로 태어난 놈들이라서 말이지요.]
뱀파이어들은 권총과 서브 머신건으로 무장하고 둘의 뒤를 쫓았다. 그들은 소구경 권총과 서브 머신건을 선호했는데 이는 혹여라도 적이 손에 넣었을 경우를 대비한 것이었다.
뱀파이어의 약점은 심장 부분이었다. 그 외에는 일시적으로 행동력이나 전투력을 상실할 뿐, 곧 회복되는 특징을 가졌다. 피를 매개체로 얻은 강력한 생명력이 집중되는 곳이다.
석궁이나 말뚝, 검 뿐만 아니라 대구경 권총이나 저격총 등으로 심장이 파괴되면 그들도 죽어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인간들에게 효과적이면서, 뱀파이어들에겐 효과가 없는 권총과 서브머신건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최강의 전투 종족은 ‘전투종’으로 태어난 뱀파이어 따위가 아니라 ‘엘프’ 그 자체인 듯 싶군요.]
장수한이 그렇게 말하는 순간, 리디아가 가장 가까이 다가오던 뱀파이어들 덥쳐서 목을 돌려 버렸다.
엘프들의 기본 기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오우거 죽이기’였다.
그리고 몸이 일시적으로 마비된 뱀파이어의 심장에 단검을 꽂아 넣었다. 일련의 과정이 너무나 부드럽고 세련되게 이루어져서 조제성은 자신이 본게 전투라는 사실을 믿지 못할 정도였다.
오우거 죽이기는 엘프들이 나무를 이동하면서 그 기세를 이용해서 오우거의 목을 잡고 회전하는 기술이었다. 엘프가 가볍다지만 50키로 남짓의 체중이 있고, 빠른 속도가 있기 때문에 덩치가 3미터 가까운 오우거라고 해도 목이 돌아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목은 일정이상 돌아가면 신경을 비롯한 중요 부분이 파열되게 되어있고, 오우거라고 해도 즉사를 면할 수는 없었다.
오우거를 맨손으로 죽이는 오우거 죽이기를 할 수 없는 성인 엘프는 존재하지 않았다. 몬스터가 득실대는 숲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소 조건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이미 수백년에 걸쳐서, 나무에서 떨어지는 엘프들은 몬스터들에 의해서 도태되어온 것이었다.
엘프 마을에서 가장 불쌍한 존재는 남성으로 태어난 엘프들이었다. 그들에게는 번호가 매겨지는데, 가장 뛰어난 유전자를 가졌다고 여겨지는 순번이었다. 그리고 중요한 건 1번과 2번까지 만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유전자를 가졌다고 해도 형제가 1, 2번을 차지하는 일은 없었다. 1번이 결정되면 2번은 1번과 혈연이 먼 이들 가운데에서 선택된다. 근친 교배를 피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리고 혹시 마을에 재난이 닥치거나 도망쳐야 할 일이 생기면, 1번과 2번만을 데리고 피난을 갔다. 그만큼 각박한 세월을 보내온 것이었다.
그리고 다른 마을과 조우할 때, 남성 엘프를 교환하는 풍습도 있었다.
남성 엘프에겐 연애는 고사하고 거주의 자유도 없는 것이었다. 완전한 유전자 제공자, 일종의 정자은행 취급을 받는게 남성 엘프의 운명이었다.
남성 엘프 10명과 여성 엘프 1명이 살아남는 것보다는 남성 엘프 1명과 여성 엘프 10명이 살아남는게 빠른 인구수 회복에 유리했기 때문에 택한 사람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성 엘프들이 삶의 주체라고 하지만 그들의 삶도 편안한 것은 아니었다.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고, 몬스터들과 싸우면서 무사히 살아남아서 성인이 될 확률은 절반을 조금 넘기는 수준이었다. 수백년 전에는 10% 남짓이 살아남았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진화라고도 할 수 있었다.
엘프들은 전투종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전투종족으로 특화될 수 밖에 없는 삶을 살아온 것이었다.
리디아 역시 수많은 몬스터 사냥을 해온 부족의 전사 중 하나였다. 외교적 임무가 많아서 총기를 사용하는 훈련은 받지 못했지만, 레이니 이상가는 전사였다. 그녀는 냉정하게 조제성을 미끼로 두고, 뱀파이어들을 착실히 죽여 나갔다.
문명 사회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아온 뱀파이어들을 잡는건 그녀에게 있어선 닭 목아지 비트는 것보다도 쉬웠다.
뱀파이어들에게 있어서 심장은 핵이었기 때문에 현자회의 사이보그 기술은 그들에게 적용될 수 없었다. 아니, 현자회의 사이보그는 뱀파이어들을 모델로, 인위적으로 뱀파이어화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전투종이라는 자부심과 암살과 사냥에 특화된 능력을 믿고 있던 뱀파이어들이 이변을 느꼈을 때는 이미 리디아에 의해서 사냥에 나선 뱀파이어들의 절반 가량이 맥없이 목숨을 잃은 뒤였다.
그들이 황급히 태세를 정비하고 무시무시한 엘프의 습격을 두려워하기 시작했을 때, 리디아는 대담하게 신사의 지하감옥으로 쳐들어가서 랜슬롯을 빼오기까지 했다.
“할 수 없다. 인간들을 이용해서 엘프 계집을 토벌한다.”
카게나시는 날이 밝는데로 모든 인간들을 동원해서 숲을 샅샅이 뒤지도록 명령을 내렸다. 이 섬의 모든 주민들은 경찰들을 포함해 모두 카게나시 가문의 부하들이자 신자들이었다.
뱀파이어들에게 인신공양으로 제물을 바치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광신자들이기도 했다. 카미카쿠시, 행방불명 처리되는 여성이나 아이들의 존재를 ‘신이 받아 주셨다’로 해석할 정도로 철저하게 세뇌당하고 지배당해왔다.
리디아가 엘프 에인페리아로서 뛰어난 전투력을 가지고 있다지만, 총기로 무장한 수만명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뱀파이어들도 사냥한 답시고 잘난척 하면서 달려들지 않았다면 그렇게 처참하게 학살당하지는 않았을 터였다.
“생각대로군. 좀 골치아프게 되었는걸.”
조제성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이 기회에 어떻게하면 이 섬에 있는 뱀파이어들을 한마리도 놓치지 않고 박멸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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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토리의 욕조에 또 문자가 떴습니다!”
“피의 줄이라는 꿈의 세계에서 지옥의 사자와 친구가 되어라? 신탁인건가? 너무 애매하군.”
아스가르드어를 잘 모르는 현자회로서는 해석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메시지였다. 이 메시지에서 블러드 라인이라는 게임을 떠올리기는 더욱 어려웠다.
하지만 템플 기사단의 배신자인 아폴로는 달랐다. 그는 프레이야의 추종자 중 하나로 의심되는 조제성을 조사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그가 뜬금없이 블러드라인이라는 게임을 인수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는 그 사실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의 야심을 채우기 위해서 절호의 기회가 도래했다는 사실을 직감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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