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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신의 세계-264화 (264/497)

264화 가능한 모든 것을 이용하라.

“엑스칼리버라는 힘, 소문대로라면 정말 탐나는군. 완전 무협의 세계가 아닌가.”

블랙 타이거의 행동대장 주서윤은 입맛을 다셨다. 그는 절권도의 고수였다. 처음엔 태극권과 팔극권 등을 연마했지만, 그가 좋아하는 무협 소설 같은 강함은 존재하지 않았다.

무협 소설은 어차피 중원을 무대로 한 판타지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절권도로 전향했고, 블랙 타이거에서는 최강자로 이름을 날렸다.

“그건 그렇고, 정말로 이 무기들이 통하지 않을 리는 없겠지?”

최근의 중국 마피아는 전통적인 마피아, 이를테면 삼합회 같은 것과는 비교가 될 수도 없었다. 삼합회가 조직 폭력배라면, 이들은 군벌과도 같았다.

되도않는 영어 이름을 사용하는 것도 ‘국제화’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무장 수준은 왠만한 3세계 국가의 정규군을 능가했다.

장갑차와 대물저격총, 대구경 기관포, RPG-7, 재블린 미사일과 하인즈 헬기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선착장이라기보다는 작은 부두를 낀 큰 성과 같은 저택이 블랙 타이거의 근거지, 아니 거점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엑스칼리버 건너의 방문 예고를 받고 대기하고 있었다. 규모가 작은 마피아는 다짜고짜 쳐들어가서 학살해 버린 그들이 규모가 큰 편인 블랙 타이거에게는 방문 예고를 보냈다.

엑스칼리버 건너 3명이 방문할 테니, 성능 테스트를 해보고 거래를 결정하자는 것이었다.

“정말 나타났군. 사격 개시!”

주서윤의 지시에 따라서 조직원들이 일제히 사격을 개시했다. 돌격 소총과 기관포가 불을 뿜었지만, 빛으로 전신을 감싼 셋은 그냥 무시하고 걸어왔다.

총알은 덧없이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괴물이로군.”

주서윤이 눈짓으로 사인을 보내자, 스나이퍼들이 저격을 시작했다. 대인용 저격총만이 아니라 철갑탄을 사용하는 대물 저격총이 불을 뿜었다. 총알이 맞는 순간, 머리가 튕기듯 흔들렸지만 그것 뿐이었다.

주서윤이 사인을 내리자, 이번엔 RPG가 불을 뿜으며 날아갔다. 그리고 그 순간 동양인 여성, 일본인으로 보이는 소녀가 도를 뽑아 휘둘렀다. 그리고 RPG탄환은 멋지게 갈라져서 그녀의 뒤에서 폭발했다.

하지만 그런 말도 안되는 기예를 보여준 것은 가운데 있는 일본인 소녀 뿐이었고, 양 옆에서 걷던 두 사람은 폭발과 함께 뒤로 튕겨나가서 벽에 박혔다.

일본인 소녀는 그것을 보고는 뭐라고 잔소리를 했고, 곧 벽에 박혀있던 두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별다른 데미지를 주지 못한 것이었다. 헬기와 장갑차의 대구경 기관포가 불을 뿜었지만, 주서윤은 별 쓸모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엑스칼리버 건너들이 빠르게 좌우로 움직이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대구경 기관포의 약점은 총알이 분산된다는 것이었다. 온전히 총알 세례를 다 받는것도 아마 가능할 것으로 보였지만, 그들은 민첩한 움직임으로 총알을 분산시켰다. 물론 총알을 다 피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지만, 눈먼 총알에 맞는다해도 그들은 별 피해가 없었다.

‘정말 데몬스트레이션이군. 하지만 이건 어떨까?’

그가 마지막 준비한 카드를 내밀었다. 그것은 강철의 그물망이었다. 아무리 힘세고 날랜 맹수라고 해도, 그물에 걸리면 저항하지 못하는 법이었다. 상대는 전차가 아닌만큼, 그물에 걸리면 무력화되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예상대로 두 사람은 그물망에 걸려서 바닥을 뒹굴었다.

하지만 일본인 소녀는 달랐다. 그녀는 일부러 검을 휘두르지 않았다. 그녀를 감싸던 빛은 그녀의 주위 공간을 구형으로 확장하며 보호했다. 게다가 그 구형의 보호막에서 날카로운 칼날들이 솟아나서는 빠르게 회전하며 그물들을 박살내 버렸다.

‘저런 능력이라니. 너무 황당해서 믿기지 않는군.’

함정을 파고 콘크리트를 붓는 것도 생각은 해봤지만, 저정도 능력이라면 통용되지 않을 듯 했다. 일본인 소녀는 쇠사슬에 묶여서 허우적대는 동료들을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고는 칼을 털듯이 양쪽으로 한번씩 가볍게 휘저었다.

그러자 검기라고 밖에 할 수 없는 빛의 궤적이 그들을 향해 날아갔다. 검기가 닿자 서걱거리는 소리도 없이 쇠사슬이 잘려나갔다. 그리고 그들의 팔도 한짝씩 잘려 나갔다.

주서윤은 대전차 로켓도 가소로운 듯 반응하던 그들의 얼굴이 그녀의 검기를 본 순간 공포에 질렸다는 것을 떠올렸다.

‘굉장하군.’

주서윤은 그것이 일종의 경고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설사 자신들이 거래를 통해서 엑스칼리버의 힘을 얻더라도, 현자회 특히 저 일본인 소녀에게는 저항할 수 없다는 뜻임을 알았다.

주서윤은 총구를 거두라고 지시를 한 다음 그들에게 다가갔다.

거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아니, 그들에겐 거래 외의 선택지는 애초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결과로 어느정도 대가를 치를 만 한지는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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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일이 너무 촉박한 것이 아니요?”

“시일이 촉박하지 않았다면, 네 놈들에게 이런 걸 넘길 리가 없겠지.”

카츠키의 단호한 말에 블랙 타이거의 총수는 침중한 신음성을 흘렸다. 눈앞의 고압적인 일본인 소녀가 한 말은 틀리지 않았다.

엑스칼리버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현자회의 잔당이 요구하는 돈은 그다지 비싼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거래 시한이 너무 짧다는 것이었다.

조직을 운영하는데도 막대한 돈이 들어가고, 상당수의 자산은 이곳 저곳에 묶여 있었다.

일본과 대만에 이어서 한국에 급격하게 진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금 확보는 쉽지 않았다. 상당수의 인원과 장비가 한국에 투입되었다.

하지만 죽는 소리만 할 수는 없었다.

“알겠소. 거래 하리다. 일주일 뒤까지 잔금을 준비하도록 하겠소.”

수천만불을 급히 마련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라이벌 조직으로 거래하러 갈 것이 뻔한 이들을 그냥 돌려보낼 수는 없다고 판단해서 거래를 맺은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에 급격히 진출한 것도, 자금줄이 마른 것도 일부러 노리고 거래처로 선택했다는 사실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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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이건 검소하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닌데.’

손혜나는 박승희의 차를 얻어타고 가면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여신님의 엄청난 측근이면서 막대한 재산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털털거리는 소형차를 타고 다니는 것은 절약이라기 보다는 궁상에 가까웠다.

“좀 차가 시원치 않지?”

박승희 역시 그런 주위 사람들의 평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녀 자신도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궁상이라기보다는 집착일 터였다. 돈 몇푼이 없어서 병원에서 치료를 못받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고, 유일한 혈육인 원기가 그런 꼴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그녀는 불필요하게 돈을 쓰는 것이 견딜 수 없을만큼 힘들었다.

돈이 아쉽지 않게 된 지금도, 돈이 목숨으로 보이니 쉽게 쓸 수가 없었다.

“그건 그렇고, 경찰차들이 많이 보이네요.”

“그래? 평소랑 그다지 다르지 않은데. 운전하고 다니면, 경찰차가 반갑게 보이지 않더라. 보기 싫을수록 자주 눈에 띄는 건지도 몰라. ”

박승희는 달갑지 않은 투로 말했다. 손혜나로서는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승희로서는 자신과 있을 때만큼은 원기가 원기로 있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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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얻은 정보로는 이 박승희라는 여성이 꽤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성 금융의 숨은 실력자입니다. 몸값으로 쉽게 거액을 챙길 수 있을 겁니다.”

“그정도 중요 인물이라면, 경호가 심상치 않을텐데.”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가 알아본 바로는 일반 대학교에 일반인 학생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회사의 경비는 극도로 엄중하지만, 따로 경호를 붙이고 다니진 않는 것으로 압니다. 특히 혼자 운전해서 학교에 통학하고 있습니다. 서민인척 가장하고 있는 것이지요.”

“가증스럽군. 타겟으로 딱 좋은지도 모르겠어. 세상 무서운 맛도 좀 보여줄 필요가 있지. 운이 좋으면 목숨만은 살릴 수 있게 해주자고.”

군벌이나 다름 없이 막대한 권력과 부를 자랑하는 신흥 마피아라지만, 부자에 대한 증오는 기본적으로 조직원들의 마음 속에 깔려 있었다.

죽여서 돌려보내는 것도 충분히 생각해 볼만 했다.

주서윤은 새롭게 얻은 육체를 이리저리 움직여 보면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조직의 자금 대부분을 선금으로 지급한 대신에, 엑스칼리버의 육체를 3체 손에 넣었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행동대장이자 전투 지휘관인 주서윤에게 떨어졌다.

그들이 받은 연료는 전투로는 1주일 분량이었다. 생명 유지는 약 1달 가량이 되는 분량이었다. 인간을 죽이면서 정제한 피로 연료를 만든다고 들었다.

잔금을 지불하면, 적어도 50년은 생명유지가 되고 3체 정도는 10년은 전투용으로 풀가동할 만한 연료를 주겠다는 제의를 받았다.

“경호가 있긴 있었군. 말로만 듣던 닌자인건가?”

사이보그화 되면서 강화된 주서윤의 시각에 빌딩 위를 뛰어가는 엘프의 모습이 들어왔다. 빌딩과 빌딩을 날듯이 뛰는 탓에 혼잡한 서울 시내를 운전하는 승희의 뒤를 여유있게 따르고 있었다.

“재밌군. 저런 괴물들이 세상에 활개치고 있었다니. 나도 이제 그 괴물들의 반열에 들게 된 셈인가. 내가 저 계집을 처리할 테니, 너희는 애초의 계획대로 목표를 납치해라. 자동차로 들이받고 끄집어 내면 간단하겠지. 일단 목표가 즉사하지만 않도록 잡아라.”

주서윤은 그렇게 지시를 내린 다음, 학교쪽을 향해서 몸을 날렸다. 사이보그화 된 육체와 엑스칼리버의 능력이 있기에 두려울 것이 없었다.

각종 무술을 연마하고 절권도와 쌍절곤 기술을 극성으로 연마한 만큼, 신체의 적응은 별 어려움이 없었다.

쌍절곤에 엑스칼리버 능력을 적용하니 공방 모두 상당히 강력한 역량을 보여줄 수 있었다.

승희를 경호하는 엘프는 승희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이동중이었기 때문에 어디로 갈지를 아는 만큼, 매복해서 공격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지시를 받은 대로 블랙 타이거의 VMW승용차들이 박승희의 주위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전후좌우를 포위하고 전면의 자동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아서 사고를 유도할 예정이었다.

사고가 나면 재빨리 내려서 운전석의 승희를 강제로 끌어내고 이동하면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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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왠 외제차야. 짜증나. 길바닥에 지뢰를 까는 건 좀 아닌데.”

승희는 수입차에 대해서 일반 운전자들이 그렇듯이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스치기만 해도 집값은 아니라도 차값이 날아가는 만큼 신경이 쓰이는 것은 당연했다.

그녀라면 왠만한 자동차 회사를 사들이는게 가능한 만큼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그녀의 절약 정신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전후 좌우를 검은색 외제차로 둘러싼 묘한 현상에 대해서는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갑자기 정면의 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녀는 황급히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충돌을 면키는 힘들어 보였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의 털털거리던 소형차의 앞바퀴가 터지면서 도로를 긁었고, 그와 동시에 차가 전복되듯이 꽁무니가 들리면서 하늘로 날아 올랐다.

“츠~아!”

장수한이 옛날에 즐기던 자동차 게임에서 나오던 우렁찬 남자의 음성이 차에서 울려퍼지며 차는 공중 2회전을 하며 앞차를 뛰어넘어서 앞바퀴를 든 윌리 주행 자세로 도로에 착지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어? 뭐지?”

승희는 영문을 몰라서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였다. 에어백이 사방에서 터졌다가 줄었다가 하면서 그녀를 보호해 주었지만 그 때문에 어리둥절한 것은 막을 수 없었다.

그녀의 자동차가 상태가 좋지 않다면서 틈틈이 정비해주겠다고 한 이야기를 떠올린 것은 잠시 지나서였다.

그녀는 고물에 가까운 중고 소형차를 구입했지만, 이미 그녀가 사들인 부품이라고는 시트 가죽 말고는 남아있는게 없었다.

그녀를 비롯해 주요 인물들에게는 발키리가 늘 곁에 붙어있었다. 만에 하나 불의의 사고로 죽음을 당할 때를 대비한 것이었다.

본래 에인페리아들에게 발키리가 대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죽음을 당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별 도움이 안되었다.

하지만 발키리칩이 있기에 상황은 달랐다.

조제성은 그녀의 자동차에 발키리 칩을 장착했고, 승희가 차에 타면 그녀의 발키리는 자동으로 차 안에 깃들었다.

그리고 주위 차량의 움직임을 늘 확인하면서, 사고를 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움직임이 가능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털털거리는 엔진음과 진동은 고급 스피커 시스템과 자세 제어용 질량 이동장치가 만들어내는 대단히 사치스럽고 쓰잘데기 없는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니트로 엔진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승희의 차량은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앞 뒤 번호판이 폭발해서 사후 처리를 쉽게 만드는 배려를 잊지 않는 것이 한편으로는 조제성의 교활함에 가까운 용의주도함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쫓아! 들이 받아!”

황급히 조직원들이 차를 몰아서 그녀를 쫓으려고 했지만, 갑자기 달려든 급발진 경찰차들과 충돌해서 그녀를 쫓는 것이 불가능했다.

장수한의 제의로 구축해둔 ‘짭새 미사일’시스템이었다.

경찰용 특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해서, 그걸 무료로 경찰기구에 제공한 것이었다. 경찰들의 업무를 돕는 것은 표면적인 것이고, 내막은 발키리 칩을 장착한 네비게이션으로 경찰들을 유용하게 이용하는게 목적이었다.

경찰들이 네비게이션을 사용할 때마다, 네비게이션은 경찰들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경로로 유리한 시간대에 지나가도록 교묘하게 유도했다.

박승희는 경찰들이 많이 보여서 짜증을 냈지만, 안전에는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경찰들은 급발진인지, 운전 실수인지 애매한 상황에서 사고를 수습하려고 밖으로 나왔다가 총을 들고 차에서 튀어나온 조직원들과 마주쳤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총격전이 벌어졌고, 경찰관 부상자가 발생했다.

자연스럽게 블랙 타이거는 국가의 적이 되었다.

주서윤은 엘프를 매복해서 공격하는데 실패했다. 엘프는 점프를 뛰던 가운데 빌딩 그늘에 숨어있는 그를 발견한데다가, 그의 근처에도 오지 않고 승희를 향해서 뛰었기 때문이었다.

주서윤은 경찰들과 총격전을 벌이는 부하들을 보면서도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영문을 알 수 없어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승희의 고물차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길가에 서있던 컨테이너 트럭의 내부에 합체에 가까운 도킹을 해서 안전한 곳으로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허어. 믿을 수 없군. 이용할 수 있는 건 다 이용하는건가? 경찰들은 어떻게 구워삶은거지? 돈으로 매수한건가?”

경찰을 이용한 디펜스 시스템(짭새 미사일)의 원리는 알 수 없었지만, 길바닥에 깔린 교통경찰들이 그녀를 위해 신속하게 움직인 것을 보면서 마츠모토는 혀를 찼다.

분석해 봐야 할 일도 많았다. 경찰들을 어떻게 매수했는지 알아보면 프레이야 교단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저 여자를 노리는 것은 이제 의미가 없겠군.’

마츠모토는 다른 쪽으로 움직여 봐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적이 경계하기 시작한 이상, 승희를 노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그리고 승희를 보호하듯 움직인 경찰들과 그 윗선을 대상으로 매수 경로를 탐색해 봤지만, 결과는 허탕이었다. 그들은 아무것도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경찰들 역시, 일부 경찰들의 청원을 토대로 자동차를 점검했지만, 급발진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네비게이션이 엔진과 조향장치를 조작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사고로 이어졌다고 하지만, 범죄자들을 저지하는 공적을 세웠기 때문에 운전하던 경찰들도 급발진인지 아닌지 이해를 못했다.

정의의 본능으로 무의식적에 움직여서 공을 세운 것이 아닌가 하는 소리가 농담처럼 나오다가 정설처럼 굳어져 버렸다.

“자네, 아무래도 형사해야 겠어. 경찰의 감이 생긴거 아닐까.”

“역시 그런가요.”

결과적으로 사고에 말려든 경찰들은 공을 세워 포상을 받게 되었기 때문에, 정체모를 급발진 사건은 유야무야 묻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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