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9화 기갑 레이싱
레이싱 드라이버.
유럽에서는 가장 귀족적이며 엘리트 스포츠로 유명하다. 약 7억 가까운 이들이 F-1 레이싱을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모터 스포츠는 그 특성상 많은 돈을 소모한다.
초밥집 아들이 F-1 드라이버가 될 수도 있지만, 그 경우에 거쳐야 할 험난한 여정은 결코 녹녹치 않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돈은 꽤 빠른 지름길을 제공해 준다고 할 수 있었다.
조제성은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생각이었지만, 한계는 있었다.
F-1 레이싱에 참여할 수 있는 팀은 12개 팀이고, 한팀당 2명의 드라이버만이 참전할 수 있었다. 드라이버가 부상 등의 피치못할 사정으로 출장이 불가능할 경우에만 다른 드라이버를 투입할 수 있었다.
돈을 아무리 쳐 바른다고 해도 24명의 출전자에 아무런 실적이 없는 드라이버를 참전시키는 것은 무리였다.
24명은 고사하고 F-1에 참전하기 위한 라이선스를 받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FIA에서 슈퍼A라이선스를 내 줄리가 없었다. 라이선스를 받는 것 자체가 무리가 컸다.
최대 12개의 레이싱 팀이라는 것도 문제였다. 팀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지만, 팀을 만든다고 해도 그 해에 빈 자리가 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었다. 11개 팀으로 경기를 하는 한이 있어도 아무 팀이나 넣어주지는 않았다.
F-1에 출장할 경우 1년 레이싱 팀의 운영 예산만 수천억원이 들어갔다. 팀을 만들고 출장시킨다면 수조원이 필요할 수도 있었다.
물론 그런 무지막지한 돈질은 조제성의 취향도 아니었고, 박승희도 용납하지 않을 터였다.
조제성은 스폰서로 접근했다. 굳이 전액을 지원하지 않아도 레이싱에 입김을 넣을 수는 있었다.
“내년에 이 아가씨를 드라이브로 채용해 준다면, 출자할 용의가 있습니다.”
“제정신입니까?”
레이싱 팀 감독인 미카엘 마하는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비록 팀이 부진하고 스폰서 모집에 애를 먹고 있다지만 이런 장난에 어울릴 마음은 없었다.
“물론 제정신입니다. 챔피언 출신인 당신이라면 드라이버의 중요성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실 것 같아서 드리는 제안입니다.”
마하 감독은 그의 말에 소녀를 살펴 보았다. 동양인 여성에게 매력을 느낀 적이 없는 그가 보기엔 소녀는 인형 같았다. 동양인이 어려 보인다고 들었지만 12살 남짓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목이 지나치게 가늘었다. 그의 표정이 그의 심사를 대변하듯 구겨졌다. F-1 레이서의 몸은 역도선수처럼 단단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특히 목을 포함한 상체는 대단히 중요했다.
“지나치게 어려보일지 모르지만 이 아가씨는 열여섯이요. 그리고 육체는 강철보다 단단하지. 닌자라는 말 들어본 적이 있을거요. 이 아이의 몸은 닌술로 단련되어 있지.”
“닌술?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시는 겁니까?”
그가 역정을 내면서 돌아서려는 순간, 카즈키는 곁에 있는 타이어를 가볍게 들어올려 공중에 가볍게 뛰우고는 오른 손을 휘둘러서 타이어를 마치 피자를 자르듯이 네조각으로 잘라버렸다. 연습용으로 쓰고 빼놓은 것이라서 휠이 붙어있는 상태였는데 휠과 함께 토막을 내버린 것이었다. 타이어가 이렇게 말끔하게 잘리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게 무슨 마술인겁니까?”
“마술이 아니라, 닌술이라고 하는 겁니다. 이 아이는 냉정한 암살자로 키워진 아이입니다. 기계적이고 강하지요. 이 아이를 레이서로 써보면 어떨까 생각해서 드라이버 출신인 당신을 찾은 겁니다. 뭔가 부숴보고 싶은게 있으면 건네 보시지요.”
감독은 제성의 말에 큼직한 파이프 렌치를 넘겼다.
“이걸 잘라보시오. 그럼 믿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
믿겠다고 단언하지 않는 것이 제성에게는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신중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
“가로로 자를까요? 세로로 자를까요?”
“아무렇게나 잘라드려. 아 잘게 잘라드리는게 좋겠군.”
제성의 말에 카즈키는 손날을 이용해서 파를 썰듯이 렌치를 잘게 잘라냈다.
“힘도 일반인들의 몇배는 강하지요. 목은 얇지만 어떤 드라이버보다도 강인하다고 자신 할 수 있습이다. 이런 신체 조건이 있다면 당신이라면 어떻게 판단하겠습니까?”
자동차를 운전하니 힘들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F-1 드라이버들은 실제로는 마라톤보다 더 가혹한 운동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량으로 땀을 흘리며 몸을 혹사하다보면 정신이 혼미해지는 말그대로 인간의 한계를 경험하게 된다.
“반칙이로군요. 이건.”
“당연히 도핑 테스트에도 깨끗하게 나올겁니다. 그리고 이 아이에게는 절대음감과 비슷한 ‘절대 시감’이라는게 있습니다. 0.01초 단위까지 오차없이 반응하지.”
“오리엔탈 매직이로군요. 이런 사람들이 또 있는 겁니까?”
“일본 외에도 동아시아에는 몇몇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스스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한은 찾아내긴 힘들겁니다. 아시다시피 일본 외에는 동아시아에서 모터 스포츠는 인기가 없는 편이지요.”
오직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에 마하 감독은 마음이 되려 편해졌다. 왠지 말 그대로 반칙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초인적인 단단한 육체는 엄청난 재능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한번 시험해 보고 싶군요. 내일 한번 연습 주행을 시켜 보도록 하지요. 다만 F-3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적이 전혀 없는 드라이버를 24명 엔트리 안에 넣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이해합니다. 우선 유로 F-3에 출장시킬 생각이로군요. 이 아이를 서폿할 엔지니어들도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 아이는 레이서로 길러진 아이가 아니라는게 문제지요. 그래서 전직 드라이버인 당신이 감독하는 이 팀을 선택한겁니다. 새로운 전설을 다시 한번 써내려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우선은 내일 트랙을 달려보도록 합시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마하 감독은 마음이 크게 움직인 상태였다. 그가 보기에도 재능이 넘치는 소재임에는 틀림없었다. 닌자라는 소리에 반신반의했지만 그 황당한 소리를 믿을 수 밖에 없을만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아, 정말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
리무진으로 돌아온 카즈키는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서 마시며 비스듬히 의자에 앉았다. 검도를 배운 만큼 정좌를 하거나 침묵을 지키면서 의젓하게 구는 것은 익숙해 있지만, 그걸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츠루기에 대한 반감 때문일지, 스스로 꽤 자유분방하려고 집착하는 편이었다.
“잘해 주었습니다. 카즈키양.”
닌자라는 것이 마음에는 들지 않지만, 서양인을 속여넘기기에는 그만큼 편리하고 알기 쉬운 것이 없었다. 그를 위해서 엑스칼리버 능력을 지닌 카즈키를 데리고 온 것이었다.
“내일부터는 발키리가 대신 할 테니 걱정은 안하셔도 될 겁니다.”
미카엘 마하 감독은 발키리의 ‘프로그래밍’을 위해서 선택된 카드였다. 마침 약소팀의 감독이 되었으니, 조건은 대단히 좋았다. 발키리의 특기는 뛰어난 흡수성과 반복 재현성이었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지시받은대로 운전할 수 있을 터였다.
카즈키가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면, 그가 스스로 움직여서 라이선스 획득을 비롯해 카즈키의 참전을 위해서 움직여 줄 것이 틀림없었다.
“음, 간밤에 비디오 게임으로 좀 해봤는데, 카즈키가 몰아보면 안될까?”
“4년 후라면 가능하겠군요. 그때는 희연양이 승리하기로 되어있는 레이스라면 참가 가능할 겁니다.”
다음날, 마하 감독은 쓴 웃음을 지었다. 발키리의 운전이 너무나 형편없었기 때문이었다. 전년도에 사용한 것이기는 하지만 F-1 머신을 준비시킨게 아까울 정도였다.
“이거야 뭐, 카트를 준비시킬 걸 그랬나. 주니어 포뮬러용 차면 충분했겠군. 할머니가 장보러 가는 것도 아니고.”
사고를 내서는 안된다는 것 때문에 극도로 조심스럽게 운전한 결과였다. 하지만 마하 감독은 딱히 실망하진 않았다.
“거기선 좀 더 속도를 내. 제 1 코너의 브레이킹 타이밍을 0.5초 늦춰봐.”
마하 감독은 자신의 지시를 한치의 오차 없이 실행하는 발키리의 운전에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속도를 높이도록 유도했다. 그리고 그의 지시대로 발키리는 점차 레이스의 형태를 갖췄다.
“좋아. 타임을 좀 더 단축해보자. 브레이킹 타이밍을 0.3초 더 늦춰.”
마하 감독의 주문은 평범한 것에 가까웠다. 실제로는 드라이버가 감독의 주문을 실제 운전 상황에 맞게 조종하는게 일반적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발키리는 곧이 곧대로 0.3초를 늦췄고 브레이킹이 늦어지자 자동차는 연석을 밟고 튀어 올라서 몇바퀴를 돌고는 박살이 나버렸다.
콕핏은 엉망이 되었고, 연료에 불까지 붙어서 폭발까지 했다.
누가 봐도 완전한 사망사고 였다.
하지만 부서진 자동차 콕핏에서 엔진 블록을 밀어내고 드라이버가 일어났다. 그리고는 몸에 붙은 불을 툭툭 쳐서 털어내듯 꺼버렸다. 그리고는 태연히 걸어나왔다.
“이봐. 몸은 괜찮나?”
감독이 닌자 소녀라고 부른 것이 농담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스텝들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당혹스러웠다.
“작전 중에는 정확하게 지시대로만 움직이게 훈련되어 있습니다. 그 점에 유의해 주시면 좋겠군요. 왠만한 사고에는 죽기는 커녕 부상도 입지 않습니다. 이상적인 드라이버 아닙니까?”
“좀비, 아니 로봇 같군요.”
“아, 그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로봇을 조종한다고 생각해 주십시요. 마하 감독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드라이빙을 프로그래밍해서 재현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미카엘 마하는 조제성의 말에 당혹감과 동시에 흥분을 느꼈다. 자신의 레이싱을 완벽하게 재현해 줄 소재가 나타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후배를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재현해 줄 소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소녀는 레이싱 복을 갈아입고, 다시 머신에 오를 수 있음을 피력했다.
“오늘은 탈 머신이 없군. 이쪽으로 와서 내 옆자리에 앉아라.”
그는 자신의 스포츠카 옆좌석에 그녀를 앉히고 코스를 돌면서 라인을 어떻게 잡을지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조제성은 그가 완전히 넘어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조만간 여신님의 세력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생각해 봐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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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한과 찬균, 호철은 부유석이 도착하자 열광했다. 다양한 사용 방식이 있을 거라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찬균이 떠올린 아이디어가 바로 스케이트 보드였다. 부유석을 이용한 공중부양 보드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엘프가 부유석으로 만든 보드를 타고 공중을 이동해서 전개한다는 아이디어는 대단히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RC 제트기용 제트 엔진을 장착한 시제품을 만들도록 허락했다. 그리고 레이니가 일번 타자로 그 스케이트 보드를 탔다.
“이거 괜찮은데요.”
레이니는 엘프의 탁월한 균형 감각을 살려서 보드 위에 자연스럽게 섰다. 그녀는 이 시험 비행을 위해서 미리 스케이트 보드를 연습한 상태였다. 묘기까지는 아니라도 자유자재로 스케이트 보드를 탈 수 있었다.
“발 뒤꿈치로 스위치를 밟아요. 그러면 제트 엔진이 분사될 겁니다. 처음에는 꽉 밟으세요.”
호철의 설명에 레이니는 지그시 그리고 힘있게 스위치를 밟았다. 균형을 잡으면서 액셀 역할을 하는 스위치를 밟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엘프들에게는 별로 어려울 것이 없었다.
그녀가 스위치를 누르자, 제트 엔진에서 푸른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와 함께 스케이트 보드가 조금씩 전진했다.
“좀 느리지 않나? 제트 엔진 출력이 부족한거 아냐?”
“이상하네. 저 엔진 꽤 출력이 좋은 물건인데.”
처음에는 좀 느린 듯 싶었지만, 제트 엔진이 불을 뿜으면서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좀 지나자 꽤 빠른 속도로 하늘을 날아서 전진했다. 레이니는 눈 앞에 건물 벽이 다가오자 스케이트 보드를 조작하듯 무게 중심을 기울이면서 제트 엔진의 분사구를 옆면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멋진 그녀의 포즈에도 불구하고 스케이트 보드와 그녀의 몸은 냅다 전진했다. 아주 조금 옆으로 향하기는 했지만, 정말 아주 조금이었다.
그리고 폭음과 함께 그녀는 건물 벽에 격돌했고 부유석 보드는 벽에 박혀버렸다.
보고있던 사람들의 얼굴에 실망감이 맴돌았다.
엘프 자전거 부대를 능가하는 발명품이 나오는게 아닌가 기대했지만, 스케이트 보드는 허무하게 마치 미사일처럼 정면으로 날아가서 건물에 충돌했다. 레이니가 엑스칼리버를 전개하지 못했다면 즉사할 뻔 했다.
스노우보드던 서핑보드던 스케이트 보드던 마찰력을 이용해서 방향 전환을 하는 물건이었다. 공중에 뜬 보드가 방향 전환이 잘 될 리가 없었던 것이었다.
부유석은 공중에 뜨기 때문에 가벼운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질량 자체는 무거운 편이었다. 따라서 가속이 쉽지 않고, 감속도 쉽지 않았다. 방향전환도 쉽지 않았다.
물위에 뜬 배가 쉽게 안움직이는 것처럼 공기에 뜬 부유석 보드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부유석 보드에 대한 아이디어는 폐기 되었다.
부유석은 기본적으로 아스가르드에서는 약 고도 50미터, 지구에서는 고도 약 5미터에 ‘떠’ 있었다. 고도를 끌어올리는 것도, 고도를 낮추는 것도 쉽지 않았다.
무게를 조종해서 5미터 이하의 고도에 고정시키는 것은 가능하지만 조금만 파손되거나 하면 자동으로 5미터 고도를 향해 ‘떠’오르게 되어 있었다.
비행정의 경우도 마력로와 연결된 프로펠라를 이용해서 고도를 조종했다. 헬리콥터의 기술 자체가 비행정이 탄생하게 된 근본이라고 할 수 있었다.
프로펠라나 스크류는 아주 단순한 기술처럼 보이지만, 콜롬부스의 달걀과 마찬가지였다. 아스가르드에는 존재하지 않는 기술이었다.
실제로 인간이 증기엔진을 처음 만들었을 때에도 함선에는 외륜선을 이용했지 스크류를 이용하지는 않았다.
다리를 가진 2족보행 병기쪽이 가장 높은 활용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엔지니어들의 판단이었다.
결정적으로 정령칩을 사용할 수 있었다.
엘프의 정령화는 좀 특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자연의 흐름에 인간 혹은 신의 의지를 부여해서 태어나는 것이 ‘정령’이었다.
반면에 죽은 엘프가 ‘정령화’한 ‘정령’은 엘프의 귀신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한이 남아서 귀신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프레이야 여신의 엘프와 다크 엘프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에 감화된 엘프 일족들이 죽음을 맞이할 때, 프레이야 여신을 돕고자 하는 의지가 남아서 정령화된 것이었다.
정령의 성격을 띤 엘프 귀신이라고 볼 수 있었다.
장점은 많았다. 우선 자연 발생하기 때문에 비용이 들지 않았다. 수명이 다해 죽은 엘프들은 약한 정령이 되어 바로 ‘성불’해버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젊어 죽은 엘프들일수록 강한 정령이 되는 특성이 있었다.
계약자와 의지가 동조되면 될수록 작은 의지만으로도 강한 힘을 발휘했다. 추가로 속성력을 부여할 수 있으며, 정령칩에 깃드는 것이 가능했다.
물론 정령칩에 깃든다고 해서 발키리처럼 자유자재로 기계를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했다. 보통 기계라면 스위치를 키고 끄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인간형 기계라면 발키리처럼 자신의 뜻대로 복잡한 조작도 가능해 진다는 장점이 있었다.
특히 계약자와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몸처럼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정령은 로봇의 몸체를 움직이고, 파일럿은 화기를 조종하면서도 완벽하게 한몸처럼 움직이는 것이 가능했다.
이것은 발키리 칩보다 더 뛰어난 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단점은 무엇을 하든 계약자의 의지가 소모된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정령 칩을 이용해서 로봇을 움직이는데 소모되는 의지의 양은 아주 적은 양이었다. 불꽃의 정령과 계약한 자가 성냥불 만한 불을 켜는데 사용되는 의지의 양보다 훨씬 적었다.
정령칩은 인간형 로봇 그것도 탑승형 로봇에 특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정령은 계약자와 멀어질수록 의지의 소모량이 급증하기 때문에 원격 조종은 어려웠다.
무기 개발은 시제품이 중요했다. 시제품으로 세기 정도를 만들어 보이고, 그것이 완성되면 대량 생산이 발주되는 것이었다.
발키리칩과 정령칩으로 시제품을 만들고 나중에 인공지능을 이용한 양산품을 보급한다는 것이 조제성의 계획이었다.
“생각보다 움직임이 좋군.”
“예. 부유석 덕택에 밸런스를 맞추기가 쉽습니다. 제법 빠른 반응 속도가 실현될 듯 합니다. 발키리들은 즉시 적응했습니다만, 정령들은 좀 시간이 필요할 듯 합니다.”
제법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이는 4미터급 이족보행병기의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다.
‘미국에 판매를 타진해 봐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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