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화 여신의 외면
다크 리베로의 프로토 타입은 개발 과정에서 상당히 작아졌다. 본래는 인간이 탑승하는 5미터급이었지만, 4미터 남짓으로 줄어들었다.
이 변화는 정령칩 덕분이었다.
정령들이 ‘걸음마’에 익숙해진 결과였다. 5미터 이상의 부유석을 이용해야 하는 기체에서 부유석 없이 자율 기동이 가능한 기체로 변화된 것이었다.
추가로 대단히 날씬한 인간형 몸매로 바뀌었다. 생전의 모습에 최대한 가까운 쪽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인간이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다.
조종자는 지휘 차량에 탑승해서 조종하도록 만들었다. 장갑차에 운전자와 지휘자, 그리고 파일럿 여섯명이 탑승하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합계 여섯기의 다크 리베로들은 먼저 바리케이트를 제작하는 시범을 보였다. 삽을 든 여섯기의 로봇이 빠르게 바닥을 다지고, 고속 경화 시멘트를 바르고 큼직한 돌을 얹어서 바리케이트를 만들었다.
만들어진 바리케이트에 육상자위대의 90식 전차가 포를 쏘는 시범을 보였다. 바리케이트의 뒤에 여섯기의 다크 리베로가 숨은 상황에서 90식 전차포가 작렬했지만, 바리케이트는 뚫리지 않았다.
그리고 바리케이트의 뒷면에서 사격을 하는 시범을 보였다. 무기만 모습을 드러내고 발사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었다.
“유감입니다만, 현재 개발된 리베로용 무기 가운데에는 전차를 상대로 통용될 무기는 없습니다. 화력 시범은 아니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성의 안내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 역시 이 인형 병기들이 전차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장면을 기대하고 온 것은 아니었다.
큼직한 방패를 든 리베로가 등장했고, 전차포는 방패에 직격했다. 그리고 방패가 파괴되면서 리베로의 왼팔이 날아갔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감탄했다. 전차포는 강력한 운동 에너지를 지닌 포탄이었다. 방패와 팔이 부서졌다지만, 무사한게 용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 다음 순간이었다.
리베로 한기가 쓰러진 리베로의 곁으로 가서 어깨 갑옷을 벗기고 어깨를 둘러싼 옷을 벗겼다. 옷은 자력을 이용한 접착식으로 가슴과 이어져 있어서 팔 부분이 벗겨지며 어깨가 드러났다.
그리고 리베로는 가볍게 어깨 부분에서 망가진 팔을 떼어냈다.
내부에는 USB를 연상시키는 접촉 슬롯이 보였다.
팔을 든 리베로는 다가와서 사람들에게 팔의 접촉 부위를 보여주었다.
“보시다시피 팔은 간단히 분리되고 연결됩니다. 팔과 다리에는 연결 슬롯이 있어서, 이 규약대로만 되어 있으면 어떤 팔이든 접촉시킬 수 있습니다. 이건 요츠비시 중공에 제공했던 팔과 다리의 샘플입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한쪽 상자에 놓인 팔에 쏠렸다. 리베로는 그 팔과 다리가 실린 상자를 끌고 갔다. 여행용 카트처럼 한쪽 끝에 바퀴가 달려서 수월하게 옮겨갔다.
그리고는 망가진 팔만이 아니라 다른 팔과 다리도 요츠비시에 제공되었던 팔과 다리로 교체하고 옷을 입혔다. 그러자 리베로가 곧 멀쩡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는 세대와 세대가 각각 다른 색깔의 완장을 어깨에 찬다음 바리케이트를 중심으로 페인트 탄을 가지고 총격전을 벌이는 시범을 보였다.
어설프지만 인간과도 같은 움직임에 많은 이들이 새로운 미래의 가능성을 보았다.
전쟁에 있어서 전투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전투를 위한 준비와 대비가 전쟁에 있어서는 극히 중요했다.
리베로들은 전투를 준비하는 군대에 있어서 꽤 유용한 물건이었다.
리베로용 대전차 미사일이나 대공 미사일을 개발한다면 대전차 전투나 대공 전투에도 쓸모가 있을 터였다.
“이봐, 저 팔과 다리로 저렇게 움직이는건 불가능하다고 하지 않았나?”
요츠비시 중공의 이사가 연구원에게 물었다.
“예. 불가능하다고 봤습니다. 저건 아마도 컴퓨터의 문제일 겁니다. 그것도 통상의 컴퓨터가 아닙니다.”
“통상의 컴퓨터가 아니라고?”
“예. 아마도 인간의 뇌와 비슷한 종류의 물건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꽤 비인도적인 수단으로 만들어진게 아닐까 싶군요. 인간의 뇌를 집어넣는다면 저런 움직임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왠만한 의족이나 의수보다는 더 인간의 팔다리에 가까우니까요.”
“설마.”
조제성은 요츠비시의 예측을 미리 예상하고 있었다. 확실히 이건 오버테크놀로지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래서 설명할 방법도 미리 확보해 두었다.
“여러분들도 궁금하실 겁니다. 대체 어떤 컴퓨터를 넣었기에 이런 움직임이 가능한 것인지. 바로 이 바이오 컴퓨터입니다.”
그가 손짓을 하자, 테이블 안에서 하나의 유리병이 솟아 올라왔다. 유리병에는 뇌의 일부처럼 보이는 존재가 몇 개의 파이프와 선에 연결되어 보여지고 있었다.
“줄기세포를 이용해 만들어진 신경 세포의 덩어리입니다. 이것을 이용해서 우리는 인간 이상의 운동신경을 재현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는 위에 있는 것은 단순한 신경세포의 덩어리였고, 아랫쪽에 있는 정령칩이 그 역할을 다 하는 것이었다.
이곳에 모인 이들은 장기공장에 대한 것을 알고 있는 이들이었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보다시피 이 바이오 컴퓨터가 기체의 움직임을 담당합니다. 그래서 인체에 가까운 모습이어야 한다는 제한은 있지만, 꽤 뛰어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샘플로 받아보신 팔과 다리를 이미 분석해 보셨을 겁니다. 취미의 영역에 가까운 기술로 만들어진 팔다리입니다. 여러분들이라면 더 뛰어난 팔과 다리를 제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저희가 파는 것은 이 바이오 컴퓨터가 들어간 몸체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이 제작한 팔과 다리, 외장과 무장으로 차별화를 시킬 수 있을 겁니다.”
“바이오 컴퓨터는 혹시 개인차, 아니 기기별로 차이가 있는거요?”
미국측 장성이 물었다. 기술자 출신의 장성이었다.
“역시 보는 눈이 있으시군요. 사실 그렇습니다. 바이오 컴퓨터는 학습을 합니다. 그 과정이 꽤 까다롭고 복잡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도 반드시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개체간 성능 차이가 꽤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메이저 리거와 마이너 리거 정도의 차이는 날 수 있습니다.”
리베로들의 총격전에서 민감한 사람들은 이미 확인을 한 바 있었다. 조종자의 차이인가, 컴퓨터의 차이인가를 알 수 없었던 것 뿐이었다.
“병기로서는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일반적인 컴퓨터로서 저정도 성능을 내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조종 방식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조종해볼 수 있습니까?”
“이 헬멧을 쓰시면 됩니다. 그리고 유저 인증을 거치면 바이오 컴퓨터와 싱크가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뜻하는데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싱크로율에 따라서도 성능은 좀 달라집니다.”
6기의 다크 리베로를 조종하던 이들이 헬멧을 벗어놓자,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고 시험삼아 헬멧을 써보고 움직여보기 시작했다.
정령과 인간의 계약을 뒤틀어서 정령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으로 만들어 놓았다. 사람들은 유저 등록을 함으로써 정령에게 정신 에너지를 바치게 되어 있었다. 정령의 의지에 반하는 명령을 내릴 수 없게 되어있었고, 유사시엔 정령이 인간을 공격할 수도 있게 되어 있었다.
인간은 정령의 에너지 셔틀이 되는 계약이었다. 물론 필요한 순간까지는 정령이 인간의 뜻을 따라서 움직이는 척을 해주면 되었다.
“오, 마치 내 몸이 두개인 듯 느껴지는군. 게다가 알아서 잘 움직여 주는 느낌이야.”
사람들은 새로운 이 리베로라는 기계에 만족감을 느꼈다. 한대 집으로 가져가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미국측은 정체 불명의 바이오 컴퓨터를 경계했지만, 일본 측은 자위대 용으로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자위대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재해에 따른 대민 지원이었고, 지진 등의 사태에 쓸모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리고 요츠비시측이 더 뛰어난 팔다리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었던 탓도 있었다.
--------------------------------------------------------------
“여기가 방사능 환자들을 위한 요양소인건가.”
원기는 후쿠시마에 있는 방사능 치료소를 찾았다. 조제성일행이 후쿠시마의 비밀 사격 훈련장을 방문하는 틈에 온 것이었다. 희연은 당연히 곁에 따라왔고, 카즈키는 희연에 딸려서 궁시렁대며 쫓아왔다. 그리고 레이니가 경호를 위해서 쫓아왔다.
원기만이 아니라 희연까지 본체로 왔기 때문에 당연한 것일 수도 있었다.
“피 냄새가 납니다. 혈정에서 나는 독특한 냄새로군요.”
레이니는 나이트 엔젤로 현자회와 많은 전투를 경험했다. 그리고 청각과 후각을 활용해왔다. 그래서 혈정을 사용하는 이들의 독특한 냄새를 기억하고 있었다. 블러디 코어의 연료인 액체 상태의 혈정은 피냄새가 났다.
“좀 더 자세히 알아봐줘.”
원기는 레이니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레이니는 조용히 모습을 감췄다.
[흠. 요츠비시가 현자회와 연결이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만. 알겠습니다. 알아내는 데로 연락드리지요.]
그리고 잠시 후, 레이니와 조제성의 조사가 끝났다. 시설에서 인체 실험을 벌이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치료를 받고 일상생활로 돌아간 이들도 많았지만, 사망과정에 의심스러운 점이 있는 사람들이 꽤 많이 발생했다는 거였다.
건강에 대한 세계수의 영향을 생각하면 확실히 이상한 수치였다.
이능을 확보하기 위해서 사람들을 죽이고, 혈정을 제조한 것이 틀림없었다. 이 치료 시설에 있는 사람들 가운데에도 블러디 코어를 장비한 능력자들이 다수 존재했다.
“나쁜 놈들이네. 그럼 다른 곳으로 가자. 왠지 기분이 나빠진다.”
원기의 감상은 그게 끝이었다. 그리고 그 말에 희연이 의외의 표정을 지었다.
“그게 끝인가요?”
“응? 무슨 소리야?”
“이 사람들을 내버려 둘건가요?”
“아, 조승상님한테 물어보자. 요츠비시와 협력사업이 있다고 하니까.”
[당분간은 현상태대로 뒀으면 합니다. 요츠비시쪽에서 개발한 리베로 기술은 저희 쪽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발키리들과 정령들 만으로도 기술을 훔쳐오는 것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저희가 기술을 확보한 다음에는 요츠비시 내부의 현자회 잔당들을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해주세요. 그럼 우린 가자.”
희연은 살짝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생각하던 원기와 온도차이가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원기가 일본인과 한국인의 차별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을 사랑하는 박애주의도 아니었다.
원기는 자신을 모르고, 자신도 모르는 이들에 대해서는 그저 일반인과 같은 감상을 가질 뿐이었다. 자신에게 도움을 바라는, 자신을 의지하는 사람들을 저버리지는 않지만, 자신의 존재도 모르는 사람들까지 챙길 정도로 오지랖이 넓지는 않았다.
혼돈의 대륙에서는 더 끔찍한 일들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었다. 그곳에서 인간들은 식용 가축이었다. 그리고 놀제로와 놀들은 사람들을 잡아먹던 식인귀들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하지만 원기는 그것을 비난하거나 심판하려고 들지 않았다.
원기의 기준은 내 사람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완전히 달랐다.
“도와주고 싶은 건 알겠지만, 조승상이 알아서 처리해 줄거야. 꼭 당장 도와주고 싶은거야?”
원기는 오히려 희연의 의견을 물었다. 사실 희연은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저 프레이야 여신님을 생각해서 먼저 움직이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프레이야 여신님이 분노하는 것도 슬퍼하는 것도 싫었기 때문이었다.
“아니요. 그건 아닌데…”
“아, 진짜 무슨 소리가 하고 싶은건데? 내가 여기 놈들 싹 쓸어줄까?”
카즈키가 희연의 우물쭈물한 태도에 성질을 냈다. 에인페리아에 엑스칼리버를 가진 그녀라면 충분히 이곳을 박살내고도 남음이 있었다. 레이니의 후각이나 청각에도 사이보그 특유의 기동음은 느껴지지 않았다.
“병원에서 날뛰어서 뭘 하려고. 그냥 가만 있어.”
희연은 그렇게 말하고는 원기를 따라 병원문을 나섰다.
----------------------------------------------------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는군.’
오가와라는 조용히 탈출의 기회만을 엿보았다. 하지만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이녀석은 좀처럼 이능을 각성하지 않는걸. 일반 병실로 옮기는게 나을려나? 약으로 재우는 것도 잘 안되는 것 같은데.’
자신의 맥을 짚어보는 요시다의 생각이 들려왔다. 직접 접촉할 때가 가장 선명하게 목소리가 들리는 때였다.
오가와라는 기쁨에 표정관리를 하느라 애를 먹었다. 일반병설로 옮겨진다면, 굳이 탈출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병원에서 퇴원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었다.
‘오늘 검사만 해보고 일반 병실로 옮기자.’
요시다는 그렇게 결론을 짓고는 오가와라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오늘 MRI만 한번 찍어보자. 조만간 퇴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정말인가요? 정말로 퇴원할 수 있는 건가요?”
오가와라는 지금까지 참아왔던 기쁜 마음을 표출시켰다. 오가와라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요시다도 빨리 퇴원시켜주는게 좋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비록 비인간적인 짓을 하는 인간이라도 인간적인 면이 송두리째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오가와라는 지하 2층에 있는 특별 검사실로 옮겨졌다. 평소에는 지하 5층 이하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오늘따라 감시가 좀 심하군.’
오가와라는 주변을 슬쩍 둘러보았다. 지하 2층의 감시가 의외로 두터웠다. 혈정을 가진 이능력자들이 여럿 배치되어 있었다.
‘무슨 일이지? 내가 걸린 건 아닌데.’
오가와라는 잠시 후, 사람들의 생각을 통해서 상황을 알아냈다. 유명인이 방문한 것이었다. 유럽에서 벌어지는 모터 스포츠 유로 F3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미소녀 드라이버 카즈키가 후쿠시마 방사능 치료 센터를 방문한 것이었다.
더불어서 일본에서도 알려진 한국의 드라마 배우인 박원기와 한희연 부부도 함께 방문했다. 그래서 취재진과 팬들까지 몰려와서 감시가 심해진 것이었다.
지하 1층은 일반인들도 드나드는 곳이었다.
‘운만 좋으면 탈출할 수 있지 않을까?’
오가와라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지하 1층과의 사이에는 초능력을 가진 경비원들이 열명 이상 자리잡고 있었다.
‘바보 같은 생각 말자. 그냥 기다렸다가 탈출하면 될거야.’
오가와라는 그렇게 생각하며 MRI 기계에 들어갔다. 그리고 검사 결과가 나오길 기다렸다.
“이걸 보세요. 소년의 뇌가 비정상적으로 성장되어 있어요.”
“이런. 이건 어떻게 봐야 하는거지?”
“아직 이능을 각성하진 못했을지 몰라도, 이능 각성 가능성이 상당히 커요.”
“그런데 이렇게 뇌가 성장해도 괜찮은거야? 거의 뇌종양 수준으로 부풀어 올랐는데?”
“뇌세포가 방사능 때문에 암으로 변이하던 중에 프라나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암세포와는 달리 뇌세포로 작용을 하긴 하는데...이대로는 좀 위험할 것 같긴 하네요. 뇌수술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런 경우엔 연구 대상으로 봐야 할 것 같아요.”
“쯧쯧. 안됐네. 살아서 이곳을 나가긴 틀린 것 같군.”
요시다 연구원은 혀를 차며 MRI 기계에 누워있는 오가와라를 바라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