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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신의 세계-312화 (312/497)

312화 LOL의 시작

‘내가 만든 창조물 중에 가장 성공적인 녀석들이로군.’

헬은 그렇게 내심 미소를 지었다. 프레이야가 아닌 다른 신이었다면 바퀴벌레 일족은 전멸시켰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레이야에게는 모든 종족이 소중하다고 할까, 집착의 대상이었다.

헬이 부탁했다면 코웃음을 쳤겠지만, 프레이야가 부탁하니 희연의 표정이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건 그렇고 다행이로군.’

헬은 서유리를 보면서 내심 미소를 지었다. 신족들은 거인족들이건 아스족들이건 기본적으로는 인간없이는 존재할 수 없었다.

그들은 인간의 욕망이나 공포를 통해서 인간에게서 자신들이 존재할 힘을 얻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프레이야의 집착과는 다르지만, 그들 역시 인간들을 아꼈다.

자신들이 잡아먹을 가축일 수도 있고, 노예일수도 있지만 동시에 생명줄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처럼, 자신을 추종하는 인간들을 소모하기는 하지만, 추종자들을 불리고 그 추종자들을 맛있게 가공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 가공은 반 신족들에게 있어서는 백성의 행복이요, 아스 신족들에게는 욕망에 미치는 것이요, 거인족들에게는 공포에 떠는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기는 했다.

그리고 프레이와 헬, 펜릴처럼 신에서 추락해 신성을 잃은 이들 역시 자기 추종자에 대한 집착은 있었다. 아니 추종자들에 대한 집착이 극히 강해졌다고 할 수 있었다.

헬은 서유리가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녀에게 신성을 물려줄 생각을 했지만, 막상 그렇게 된다면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니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었다.

프레이와 펜릴은 추종자들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며 티격태격하고 있었다.

“블러디 라인2의 인간들은 모두 네 추종자나 다름 없는 것 아냐? 호철이랑 찬균이를 내게 넘겨. 장수한은 네게 주지.”

“웃기지 마. 그 녀석들은 나와 더 오래 지냈어. 다른 놈들을 끌어들이는게 어때? 블러디 라인 2의 인간들은 내 존재도 몰라. 그리고 호철이 녀석은 내 다크엘프를 좋아하는 것 같더군.”

“넌 그 좋아하는 뻘건 장닭이나 끌어안고 살아. 그리고 더 이상 네 다크엘프따윈 존재하지 않네. 전쟁 좋아하는 호철은 내거야.”

프레이는 신성을 획득하긴 했지만, 이것은 완전한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프레이는 자신과 블러디 라인2를 동화시킴으로써 블러디 라인 2를 즐기는 이들을 자신의 추종자화 한 것이긴 하지만, 이들은 프레이를 알고 섬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온전한 신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장수한은 그들의 말다툼에 쓴웃음을 지었다.

조제성은 그들의 소유권 다툼의 대상에 들어있지 않았다.

“좋겠네. 너희들을 두고 펜릴과 프레이가 다툰다.”

“남자한테 사랑받는 건 그다지 달갑지 않네요.”

“미소녀라면 모를까. 여신이라면 미소녀가 아니면 안되지요.”

“설마 놀원을 노리는 건 아니겠지?”

장수한의 놀리는 듯한 반문에 찬균은 얼굴을 찌푸렸다. 놀원은 귀여운 구석이 하나 없는 여왕님이나 다름 없었다. 그녀는 학교에 들어가서 자기 종복들을 늘리며 정복사업을 펼치고 있었다.

“그건 그냥 짐승이에요. 미소녀를 모독하지 마세요.”

“프레이나 펜릴이라면 너희를 위해서 미소녀로 변해줄지도 몰라.”

장수한은 신화를 떠올리며 말했다. 그가 조사하고 경험한 바로는 모든 북구유럽의 신들은 성적으로 지나칠정도로 자유로웠다.

로키는 온갖 짐승과 교미를 해서 괴물들을 낳은 것으로 되어 있었다. 스스로 암말이 되어서 숫말의 씨를 받아 오딘의 말로 널리 알려진 슬레이프 닐을 낳은 것도 유명한 이야기였다.

찬균과 호철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은 그런 의미도 포함되어 있었다.

“미소녀라. 전 알맹이가 남자인 미소녀 따위는 별로라.”

신호철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찬균도 마법소녀 및 인공소녀에 집착하는 터라 전혀 끌리지 않는 듯 했다.

“저도 정통파가 아니면 별로에요.”

장수한은 그런 그들을 보며, 충고를 할까 망설였다.

‘미소녀로 꼬셔서 성공 못하면 어떻게 될려나. 내가 보기엔 그게 정말 위험한데.’

그가 생각하기에 프레이는 괜찮았다. 미소녀로 유혹해서 안된다면 포기는 않겠지만 두고 볼 것이었다. 아마 펜릴은 미소녀로 유혹해 보고 안되면, 다른 수단을 쓸 수 있었다.

마초적인 왜곡된 사고 방식으로 몸이 열리면 마음이 열린다는 통설을 시험해보려고 들 가능성이 컸다.

‘음, 다행이야. 펜릴이 난 포기해 줘서.’

장수한은 그냥 지켜 보기로 마음 먹었다. 괜히 잘못 건드려서 펜릴의 구애대상이 되는 것은 사양하고 싶었다.

‘너희들 미소녀의 유혹을 거절하게 되거든, 등짝을 조심해라.’

장수한은 마음속으로만 조언을 하며,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기로 마음 먹었다. 헬과 펜릴은 아스가르드 출입이 금지된 대신에 게임 캐릭터를 통해서 지구로 드나들 수 있게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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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써먹을 수 있는 전력이 부족하다는게 아쉽군.”

조제성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리베로를 보면서 혀를 찼다. 마력로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리베로였다.

마력로는 말그대로 마력을 전기로 변환하는 장비였다. 마력을 통해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기 때문에 고출력을 실현하고도 소형화가 가능했다.

그리고 마력로가 장착된 기체를 조종하는데 가장 어울리는 존재는 바로 신들이었다. 현재 프레이야 진영에 있는 신성의 소유자는 원기, 굴베이그, 놀원, 희연의 네명이었다. 프레이의 신성은 캐릭터가 아닌 블러디라인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에 활용이 불가능했다.

오딘이 만든 마력로는 아스가르드의 최고 테크놀로지의 결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만약 프레이가 없었다면 프레이야 진영에서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프레이는 아스가르드에서 오딘 다음으로 뛰어난 마법 창조자였다.

프레이야가 가진 정보들과 합치면, 오딘의 기술들도 어느정도 카피가 가능했다.

문제는 이런 기술들을 아스가르드에 선을 보일 수는 없다는 사실이었다. 오딘 말고는 프레이만이 이정도 레벨의 기술을 선보일 수 있었다.

그렇기에 마력로를 아스가르드에 선보이는 것은 불가능했다.

프레이와 헬, 펜릴이 자발적이든 아니든 프레이야의 세력에 속해있다는 사실은 철저한 비밀이었다. 잘못하면 모든 세력을 적으로 돌릴 수도 있었다.

프레이야 세력은 음지에서 몰래 힘을 기르는 음모자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문제는 힘을 드러낼 타이밍을 잘못 계산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었다.

어느 시점에 어느정도까지 개방하는가가 조제성의 고민거리이기도 했다.

인간 이상의 움직임이 가능한 정령칩의 존재는 리베로라는 특이한 결과물을 낳았다. 이 리베로는 현대 기술을 몇 년 혹은 몇십년을 뛰어넘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인간 이상의 자연스럽고 민첩한 움직임이 실현된 이상, 리베로는 꽤 큰 가치를 지닌 무기였다. 하지만 아직 완성은 멀었다고 볼 수 있었다.

실전 투입을 해서 전투 데이터를 얻고 싶지만, 아직 입증이 안된 병기였다. 그리고 전투기처럼 수십기로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무기는 아니었다.

수백, 수천기를 양산 투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행인 것은 세계 각국들 역시 리베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개념의 병기가 얼마나 유용할 것인가가 그들의 관심사였다. 당장 도입할 만큼 적극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스포츠화 시키는 것은 어떻습니까? 리베로 리그를 만드는 겁니다. 리그 오브 리베로.”

장수한은 과거에 자기가 좋아하던 게임을 떠올리고 말했다. 제한된 전장에서 전투를 벌이는 게임이었다.

“사람들은 현실에서 거대한 로봇들이 치고받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충분히 열광하고도 남을 겁니다.”

월드컵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하지만, 피파 게임 대회에는 열광하지 않는다. 게임이 재미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희소성의 차이라고 할 수 있었다.

간단히 몇번이고 되풀이할 수 있는 돈이 안들어가는 게임과 달리, 오직 한번만 많은 비용을 들여 만들어지는 시합에는 사람들이 마음을 졸이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나도 찬성이요. 블러디 라인 2에 재현해 놓는 것도 좋을 것 같군요.]

접근하기 쉬운 게임과, 많은 자원과 파괴가 동반되는 실제 전투를 함께 즐길 수 있다면 꽤 강력한 컨텐츠가 될 수 있을 것이었다.

실제 월드컵 축구와 그것을 가상에서 즐기는 게임이 상호 상승 작용을 해서 인기를 끌어올린 것을 감안하면 승산은 있었다.

“개인전보다는 팀전이 좋겠군. 특히 국가를 등에 업으면 괜찮은 장사가 되겠는걸.”

리베로라는 병기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국가들이 있었다. 실용성 테스트를 겸해서 자국의 요원들에게 시험 조종을 해볼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프레임과 중추 컴퓨터를 제외한 부분의 자유 개조가 가능하게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현지에서 개조한 것이 궁극적으로는 병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점을 고려한 것이었다.

조제성은 각 나라들과 거래를 고려했다. 그리고 그 거래의 대상에는 바니걸 통신 애청자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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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 목소리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깃털에 포함되지 않는 모든 분들에게 알립니다. 자수하세요.]

바니걸 애청자들은 순간적으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여신의 권고는 그들에게 절대적인 명령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여러분들이 원하시는 정부에 자수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은 각 국가의 정보부에서 여러분들의 이능을 살려서 활동하시게 될겁니다. 여러분들의 이능은 초능력이나 불가사의한 힘을 사용해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악에 대해서만 사용되어야 합니다. 민간인을 조사하거나, 적국에 테러행위 및 스파이 행위에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만약 여러분들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범죄 행위를 강요하는 경우 여러분들은 맞서 싸우셔야 합니다. 국가에 영혼을 파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만 여러분들의 능력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국가가 허락한다고 범죄 행위에 손을 댄다면, 여러분들의 이능은 이 세상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재앙이 될 것입니다. 자수하실 여러분을 위해서 각 국가의 정보부에는 저를 믿는 신관을 파견할 것입니다. 그들은 여러분들을 보호할 제 대변자이며, 저와 연결된 존재들입니다.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그들에게 이야기해 주시면 됩니다. 국가별로 배정된 각 신관들의 전화번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미국은…]

원기는 차분하게 원고를 읽었다. 바니걸을 애청하는 사람들을 자수시킨 것은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현자회의 주축인 종족은 세 종족이었다. 인간, 뱀파이어, 늑대인간들이 그들이었다. 개중 위험한 것은 인간들과 뱀파이어들이었다.

하지만 퀸이 프레이야측에 넘어온 이상, 뱀파이어들은 퀸에게 복속하게 되어 있었다.

그녀의 지배력은 전 지구에 걸치는 것은 아니고, 반경 수십미터에 불과했지만, 흡혈귀가 그녀의 지배력에 한번 노출되면 ‘로드급’의 다른 존재가 지배하지 않는한, 그녀의 지배하에 머물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흡혈귀의 로드는 그녀가 유일하기 때문에 뱀파이어들은 존재가 노출되는 즉시 퀸을 파견해서 끌어들이면 되었다.

달기지 공사에 파견된 흡혈귀들도 퀸에게 충성을 바치게 되면서 일의 능률이 세배 이상 올라갔다. 건성건성으로 마지못해서 일하던 그들은 말리지 않으면 몸이 부서지도록 일하는 존재로 변했다.

아스가르드에서는 효율은 중시되나 개별 인격이나 자유의지 따위는 존중하지 않게 종족을 개조시킨 탓이었다. 특히 헬은 개미나 벌처럼 여왕을 위해서는 자폭공격도 서슴지않는 종족을 만들고 싶어했기 때문에 퀸에게 그런 능력이 주어져 있었다.

반면 인간들은 여전히 위협이었다. 뱀파이어들과 달리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서 지옥을 현세에 불러오려고드는 이기주의자들이며, 교활했다. 그리고 자신의 이익을 무엇보다 우선해온 암중의 지배자들이었다.

뱀파이어와 늑대인간들은 현자회에 모든 것을 투자했다면, 그들에게 현자회는 그저 이용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재벌들이 조폭들을 돈으로 고용하듯, 그들은 현자회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편의를 도모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은 현자회이면서, 현자회가 아니었다.

템플 기사단에게도 투자를 하고, 현자회에게도 지원을 하면서 현세의 지배력을 굳건히 해온 암중의 지배자들이었다.

다행이라면, 그들은 현자회를 봉인하고 상황을 주시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수십년은 별 것 아닌 짧은 시간이었다.

그들은 가문으로서 오랜 세월 군림해왔기 때문이었다.

프레이야가 ‘지구’를 떠난다고 선언한 이상, 그들은 그것을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을 가지고 있었다.

템플 기사단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조직의 존속이 최우선이고, 지구를 떠날 것을 선언할 프레이야를 두고 보기로 마음 먹은 것이었다. 수천년을 이어온 종교적 신념을 가진 비밀조직답게 그들 역시 수십년 정도 인내하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니었다.

사실 템플 기사단의 가장 큰 문제는 ‘바니걸 통신’을 듣고있는 젊은 기사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치명적인 정신 공격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는 것이었다.

오히려 문제는 현자회나 템플 기사단이 아닌 각국 정부의 초능력 전쟁에 있었다.

흔히 유기라고 불리우는 야생 초능력자들의 존재를 알게된 각국 정부들이 그들을 모아들이는데 지나치게 과열된 양상을 보였다.

그리고 위험한 능력을 지닌 이들이 국가의 보호아래서 그 능력들을 악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극히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점을 고려해서 원기와 조제성은 이번 대규모 자수와 신관 파견을 한 것이었다. 신관들은 모두 실제 신관이 아닌 게임 캐릭터들이었다. 치료 능력을 사용할 수는 없지만, 안전하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만약, 파견된 국가가 마음이 변해서 그를 죽여도 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사실을 즉시 모두에게 알릴 수 있었다.

외모는 미소년이지만 연륜과 경험이 많은 엘프 남성들이 대상자가 되었다.

엘프 종족 특성상 딱히 쓸모있는 능력은 없는 잉여로서 특화된 남성들이었다. 남성 엘프의 경우에는 마을이 습격을 받을 때는 생존만이 임무가 되었다.

여자들이 싸우는 동안 안전한 곳에 숨어있거나, 마을을 지킬 수 없을 때는 뿔뿔이 흩어져서 미끼의 역할을 겸해 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었다. 잘 도망치는게 살아남는게 그들의 사명이었다.

나이가 많은 남성 엘프들은 그런 면에서 분위기 파악에 일가견이 있는 이들이었다.

각 국가는 자유 초능력자들을 이용해서 적국을 해킹하려고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프레이야의 추종자들을 통해 초능력을 통한 공격을 방어하게 되는 것이었다.

프레이야의 추종자들은 질적이나 양적으로 자유 초능력자들을 압도했기 때문에 초능력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의 존재가 중요하면 중요해질수록 프레이야 진영은 안전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동시에 존재했다.

특히 블러디 코어의 연구를 통해서, 이능 연구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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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좋겠다. 헬 여신의 뒤를 잇게 되었다면서?”

“좋을 리가 있겠어?”

희연은 연하의 질문에 정색을 하며 답했다.

“바퀴벌레들도 프레이야님의 소중한 백성이 되었다고, 언니가 돌봐줘야 한다고 들었어. 고생이 많겠네.”

연하가 가볍게 놀리듯 말하는 순간, 희연이 그녀의 턱을 잡았다.

“지금 내가 잘못 들은 것 같네. 갈색 딱정벌…아니 풍뎅이를 말하는 거지? 갈색 풍뎅이?”

“맞아요. 갈색 풍뎅이. 아름다운 갈색 풍뎅이.”

벌레라는 말도 하기 싫은 듯 희연이 말을 바꾸자, 연하는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 퀸이 희연에게서 공포를 느꼈다는 이야기를 확실히 실감할 수 있었다.

“자꾸 갈색 풍뎅이라고 떠들지 마. 듣기 싫으니까.”

‘어쩌라고.’

연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희연을 향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헬의 종족들 가운데 바퀴벌레 종족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을 듯 했다. 희연은 이미 드워프들에게 부탁해서 바퀴벌레 종족용의 갑옷을 주문한 상태였다. 그걸 입으면, 누구도 안에 든게 바퀴벌레라는 사실을 알 수 없게 만들어주는 갑옷이었다.

“바퀴벌레를 바퀴벌레라 부르지 못하고…”

연하가 속삭이듯 말하다가 희연의 눈빛을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그 눈빛에는 장난기가 듬뿍 서려있었다.

‘원기오빠도 잘못하면 한대 맞겠는걸.’

연하는 미소를 지었다. 매사에 빈틈없는 희연을 놀릴 수 있는 기회는 그리 쉽게 오는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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