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화 트랜스리베로
쾅하는 굉음이 울리고, 동시에 비틀거리며 물러난 기체는 원기의 기체였다. 그리고 그 기세를 이용해서 스티브의 기체가 몰아치듯 원기의 기체를 두들겼다.
“인간 이상의 움직임이로군.”
원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카즈키와의 격돌이 너무 짧아서 자세히 못봤지만, 격돌해보니 상대 리베로는 명백히 인간 이상의 움직임을 보여 주었다.
“역시 별거 아니로군.”
“동료가 깨지는 걸 보고도 자신만만하게 나서길래 뭔가 있나 했더니.”
미국측 테스트 파일럿들은 비웃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러시아측 테스트 파일럿들도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상대는 무기력하게 얻어맞고만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티브는 기세를 올려서 몰매를 주고 있었고, 상대는 전신을 골고루 두들겨 맞고 있었다. 어깨, 무릎, 팔꿈치, 골반 등등 방패나 팔과 다리를 사용해서 막는 모습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양키 에이스가 정말 대단하긴 대단하군.”
“학습형 컴퓨터의 성능이 향상된 덕분이야. 별건 아니지.”
러시아 테스트 파일럿들은 스티브의 움직임을 보면서 내심 감탄하기는 했다. 그리고 미국 파일럿들이 정령이라 불리는 학습형 컴퓨터를 성장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러시아 팀은 방침을 바꾸지 않았다.
어차피 학습형 컴퓨터가 얻은 데이터는 양산형에 반영될 것이고, 자신의 스타일을 관철해서 자신이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실제로는 스티브를 비롯한 다른 정령들이 얻은 데이터를 공유할 방법이 없으며, 양산형 컴퓨터는 나올 리가 없다는 사실을 짐작도 못하고 있었다.
컴퓨터의 하드웨어는 생물의 두뇌를 능가할지 모르지만, 생물의 두뇌에는 수억년 이상을 거쳐서 최적화된 소프트웨어가 존재했다.
분석해서 흉내내는 것으로는 성능을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것이었다.
미국측은 이미 조제성측과 교섭하에, 현재 미국측 테스트 파일럿들이 사용하는 정령들을 미국측에 대여하기로 결정된 상태였다.
“어때. 내 실력이. 이제 정식 계약은 결정된 거나 다름없는거지?”
스티브는 신나서 외쳤다. 카즈키의 기체를 꺾는 순간, 해리엇이 놀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한 놀람이라기보다는 기분 좋은 놀람이었다.
원기가 여신이라는 사실은 극비였다. 알고있는 이들은 발키리들을 제외하면 일부 초기 계약자들과 엘프 고위 성직자들 뿐이었다.
원기와 계약한 정령들을 제외하면, 정령들조차 모르고 있었다.
해리엇이 알고 있는 것은 에인페리아인 원기와 희연의 존재였다. 다크엘프들을 유린하고 에인페리아들을 학살한 최강의 전사들이었다. 그리고 희연과 대등한 능력을 가졌다고 알려진 카즈키도 이미 유명인이었다.
그들에 비하면, 조금 뛰어난 엘프 전사였던 해리엇으로서는 감히 대적할 엄두를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스티브의 덕분에 리베로를 어느정도는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어설픈 움직임을 보이는 카즈키를 제압할 수 있었다.
해리엇은 내심 기뻤지만, 그게 온전한 승리가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철벽이라 불리우는 실버 타이거를 깰 수 있다면, 좋겠군.’
인간과 상성이 그리 좋지 않은 엘프의 정령들은 인간들과 계약을 맺으려고 들지 않았다. 그래서 다크 엘프들을 이용한 다크 리베로를 만들었지만, 엘프 정령을 활용하기 위한 시도도 줄어들지 않았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임시 계약’이었다. 약관을 통해서 인증 형식으로 계약을 맺는 임시 계약은 정령이라고 해도 그다지 큰 저항감이 없었다.
그리고 해리엇을 비롯해서 소수의 정령들은 자신을 존중해주는 미군측 파일럿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해리엇이 스티브와 정식 계약을 맺는 것은 그런 면에서 미군측이나 조제성측이나 모두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임시 계약을 통해 상성을 맞추고, 그 후에 장기, 혹은 정식계약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이라면, 까다로운 엘프라도 계약을 맺게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글쎄. 어떨까.]
해리엇의 반응은 의외로 시큰둥했다. 그녀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온전히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젠장. 사기네. 저거.”
희연의 옆에서 보고있던 카즈키도 뒤늦게 눈치챘다.
판타지 게임이나 애니 등에서 미소녀들의 갑옷은 노출도가 심할수록 방어력이 높아진다.
실제로 희연이나 카즈키 같은 타입에게는 꼭 틀린 것만은 아니었다. 뛰어난 움직임을 살려서 전투를 벌이는 그녀들은 무거운 갑옷은 회피 능력을 떨구기 때문이었다.
물론 비키니 같은 옷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그녀들에게는 가죽으로 만들어진 몸에 꼭 붙는 재킷이나 바지 정도로 충분했다.
반면, 원기는 달랐다. 그는 전신을 방어구로 두를수록 강해졌다.
실버 타이거의 강인한 육체, 그 전신을 방어구로 써왔기 때문이었다.
몸통을 지키기 위해선 팔을 주고, 잠깐 더 버티기 위해서 목을 내주거나 심장을 내주는 그런 전투를 벌여온 것이 원기였다.
자신의 육체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육체도 방어구도 ‘목적’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전신을 수없이 난자당해온 원기는 전신을 이용한 방어술을 익혔다.
회피는 최대한 작게 하는 편이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법이었다. 그리고 원기의 회피는 그야말로 최소한이었다.
그리고, 리베로의 몸체는 전신이 금속으로 되어있었다. 적의 공격을 퉁겨내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원기가 처음 격돌했을 때 휘청거리며 물러난 것도 적의 공격을 막아내고, 흘려내기 위한 것이었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낭패를 당한 듯 보였지만, 기체가 받은 데미지는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리베로간의 모의전을 위해서 도입된 것이 ‘랜스’시스템이었다. 마상창시합에서 사용되는 목재 창은 상대에게 치명타를 줄만한 충격량이 가해지면 부서지게 되어 있었다. 이것으로 승패를 가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리베로의 주요 장갑과 무기에는 압력과 충격량을 감지하는 센서가 장착되어 있었다.
이것으로 데미지를 측정하고, 승패 판정을 내리는 것이었다.
각 파츠별로 데미지를 계산해서, 팔이나 다리를 쓸 수 없을 정도의 타격을 입게 되면, 그 파츠를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실제 리베로 리그에서는 폭약을 장치한 상태에서 랜스 시스템이 손상 판정을 내릴 경우에는 관절을 분리하면서 폭발시켜서 현실감을 높이기로 되어 있었다.
“모의전이라지만, 좀 이상하지 않아?”
“판정 시스템이 작동 안하는건가?”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구경하던 사람들도 조금씩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원기 측에 데미지가 안들어가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되려 공격을 가하는 스티브의 기체 쪽에 데미지가 들어가고 있었다.
주로 양 팔과 다리였다. 진각, 곧 강하게 디딤발을 하는 것과 팔에 가해지는 충격이 데미지로 조금씩 반영되고 있었다.
“이제 대충 알 것 같네. 엘프 수준의 움직임이긴 하지만, 딱 잡병 수준이군.”
원기는 슬슬 결판을 내기로 마음 먹었다.
“저걸 어떻게 이겨?”
“당장은 나로서도 방법이 없어 보이네. ‘그’는 정말로 강해.”
원기가 프레이야 여신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희연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니, 가장 힘들지도 몰랐다.
그래서 그녀는 원기와 은호, 프레이야 여신을 완전히 분리해서 받아들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중인격을 가진 사람을 상대할 때, 각각의 인격으로 분리해서 접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원기와 프레이야 여신, 그리고 은호를 분리해서 받아들이고 있었다. 원기는 강해지고 싶어하는 동시에 보호대상인 상냥한 남자이자 자신의 남편이었다. 프레이야 여신은 감히 보호라는 말을 쓸 수 없는, 그녀를 위해 무엇이든 바쳐야 마땅한 절대적 충성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은호는 그녀의 제자이자, 강력한 라이벌이었다.
자신이 길러낸, 아니 자신이 낳은 존재이지만, 그녀와 다른 길을 가는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격력이 부족하지 않아? 이능을 쓸 수 없는 건 우리와 마찬가지일텐데.”
카즈키의 말에 희연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공격력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거지. 그는 절대적인 공격력을 가지고 있어.”
그녀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스티브가 전력을 다한 검격을 펼쳤다. 모든 체중을 실어서 직격을 날리려고 했다. 그리고 그 순간, 원기가 뛰어들었다. 그리고 스티브의 검격은 원기의 손등부터 팔을 타고 불꽃을 뛰기면서 몸통을 타고 흘렀다.
호쾌한 움직임과 귀를 찢는 듯한 금속 마찰음이 들려왔다. 하지만 원기측의 데미지 판정 시스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스티브 기체의 머리통이 하늘로 떠올랐다. 원기의 왼팔이 그의 오른쪽 어깨를 잡아 뜯으면서, 동시에 오른 손이 머리통을 잡아 찢은 것이었다.
검이 나아가는 기세와 몸통이 나아가는 기세를 이용한 것이었다. 오른쪽 어깨가 파열되면서 팔이 떨어져 나갔고, 머리가 떨어져 나가는 기세 때문에 몸통이 공중에 붕 떠서 등쪽부터 땅에 떨어졌다.
그리고 그 순간, 원기의 오른 다리가 바닥에 떨어지는 스티브의 왼쪽 어깨를 밟아서 으스러뜨렸고, 동시에 공중에 뜬 머리통을 잡아채서 몸통에 잡아 찍었다.
“저거였군.”
“그래. 상대의 자세가 흐트러지면, 그땐 어떤 공격이든 그대로 다 먹혀들어가지.”
희연의 말에 카즈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방어 자체가 공격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원기는 그것을 효과적으로 쓸 줄 알았다. 상대를 퉁겨내는 것만이 아니라, 흘려서 그 기세를 이용할 줄도 알았다.
일격에 팔과 머리를 찢어낸 것이 그 증거였다.
“생각보다 잔인한걸.”
“그에겐 자신감이 없으니까.”
희연은 원기에 대해서, 특히 은호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희연이나 카즈키 같은 태생 강자들은 상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특히 자신보다 명백한 약자나, 부상을 입어 약해진 상대에게 관대한 편이었다. 언제나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강자보다는 약자에 가까운 원기에겐 그런 자신감이 없었다. 적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확인사살까지 하지 않으면 안심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페인 마스터리는 원기에게 있어서 축복일 수도 있었다. 적을 효과적으로 상처입히지 않고 제압할 수 있었다.
원기와 스티브의 전투를 지켜보던 미국과 러시아의 테스트파일럿들은 동요를 감추지 못했다. 특히 러시아 테스트 파일럿들의 충격이 컸다.
그들이 목표로 하던 전투에 가까운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인간을 초월한 화려한 몸놀림을 선보이는 화려한 전투가 아닌,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상대를 확실하게 처리하는 전투였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우리와도 대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러시아 대표의 말에 원기는 잠시 망설였다. 그는 자신이 벌인 사태에 동요하고 있었다. 상대를 제압해야 한다고 생각한 순간, 자신도 모르게 움직인 것이었다.
다행히 스티브는 무사했지만, 파일럿이 탑승한 몸통이 으스러졌다. 찢겨나간 어깨도 그렇지만, 으깨어진 머리통이나 스티브가 받았을 충격을 고려하면 지나친 행동이었다.
“일대 다의 전투도 재미있을 것 같군요. 한번 해보시는게 어떻습니까? 어차피 테스트용 몸체들은 폐기 될 물건입니다.”
귀빈석에서 지켜보던 조제성의 말에 원기는 한숨을 쉬었다.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진 것이었다. 원기는 러시아팀의 도전을 받아들임과 동시에 미국팀에게 손짓을 해서 불러들였다.
각각 다섯대 씩은 총격전 훈련에 투입된 터라, 남아있는 것은 스티브기를 제외하면 아홉기였다.
그들 모두가 기세 등등하게 나섰다. 스티브에 대한 원한이라기보다는 원기의 사기적인 강함에 끌린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전투가 벌어졌다.
미국팀이 앞에서 견제를 하고, 러시아팀이 뒤쪽에서 틈을 노려 공격하려는 것이었다. 아무리 센서가 있다고 해도 뒤에서 들어가는 공격을 막기는 어렵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포위 당하는 순간, 원기는 빠르게 앞으로 뛰어들었다. 앞으로 뛰어들면 뒤에서 공격받지 않는다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었다. 미군의 기체가 견제하듯 가볍지만 예리한 공격을 날랐지만, 원기는 거침없이 뛰어들었다.
‘공격하지 않으면 될거야.’
그런 단순한 생각은 통용되지 않았다. 빠르게 들이닥치는 적을 두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엉겁결에 내뻗은 공격은 예리했지만, 원기에게는 알기 쉬운 공격에 지나지 않았다.
같은 특수부대 출신이다보니, 전투 스타일이 닮은 것이었다.
‘지구의 무술 치고는 살기가 짙은 편이지만, 아스가르드에 비하면 물러.’
미국의 특수부대는 러시아의 특수부대보다는 적을 제압하는 쪽에 치중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야성과 광기, 피에 물든 아스가르드의 전투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
깔끔하기로 유명한 엘프들의 공격도 이들의 공격보다는 살기가 짙었다.
그리고 살기 짙은 공격은 원기로선 아주 읽기가 쉬웠다. 노리는 곳이 한정되기 때문이었다.
엘프의 신체로 오랜 시간 난전을 겪어온 그는 청각을 이용해서 사방 적의 움직임을 읽는 것이 가능했다. 특히 등 부분은 다른 부분보다 단단한 편이다. 인간이 직립을 해왔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동물처럼 등보다는 배 쪽이 약한 법이었다. 살과 피로 이루어진 육체조차 방패로 써온 그가 강철로 만들어진 리베로의 몸통을 아낄 이유는 없었다.
상대의 공격을 극히 효과적으로 방어하면서 하나씩 착실하게 박살을 내버렸다.
너무나 효과적으로 방어한 탓에, 상대하는 이들은 마치 자신들의 공격을 무시하고 씹어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공격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전의가 사라졌다.
“해리엇이 말한 게 저런 거였나요?”
[음, 조금 달라. 처음 상대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약했는데, 실버 타이거는 내가 생각한 만큼 강했어. 하지만 내 생각보다 더 무시무시하네.]
“정식 계약은 물건너 갔군요.”
[흠, 그건 어떨려나.]
해리엇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머리통을 몸통에 내리치는 순간, 콕핏이 우그러들었다. 마지막 순간에 원기가 피했기 때문에 살아남은 거였다. 체중을 이용한 공격은 충분히 콕핏을 부숴버릴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해리엇은 스티브를 지켜주고 싶었다. 자신처럼 전사하는 꼴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살아있는 엘프와 계약을 맺고 여신님을 위해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지켜주고 싶은 인간이 생긴 것도 사실이었다.
‘인간과 계약해서 인간들의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거 좀 더 생각해 봐야겠네.’
여신님을 위해 간접적으로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이미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기여도는 적어도 직접적으로 일하고픈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스티브를 이끌어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 것도 부정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때 실버 타이거의 전투가 끝나고 있었다.
온 몸의 페인트가 벗겨져 나갈 정도로 격렬한 전투임엔 분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데미지는 거의 입지 않은 것으로 나와 있었다.
입은 데미지는 대부분 격렬한 움직임에 의한 관절 데미지였고, 장갑쪽 센서들은 거의 손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저건 사기야. 저걸 어떻게 이겨.”
“일단 리베로라는 기계를 쓴다고 생각하면, 우리에게 승산은 없지. 최강은 아마도 연하가 아닐까?”
“윽, 그것도 그런가. 칼로 총에게 이길 수는 없겠지.”
리베로가 육탄전이나 검투보다는 사격전을 중심으로하는 경기갑 장비라는 사실을 떠올린 카즈키는 인상을 찌푸렸다.
육탄전이나 검투는 어디까지나 리베로의 성능을 끌어올리고 돈을 벌기 위한 여흥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만큼 희연은 리베로에 대해서는 그리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리베로가 필요한 전장도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진짜 임무인 프레이야 여신의 경호에는 리베로의 도움은 크지 않을 터였다.
-------------------------------------
“변신 리베로의 개발은 아직 멀었나? 여신님을 보호하기 위한 변신 리무진이 필요해.”
희연과 달리 장수한은 여신님의 경호를 위해서 리베로를 개발 중이었다. 드워프들은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을 보면서, 말도 안되는 합체 기믹을 어떻게든 말이 되게 만드려고 필사적으로 머리를 쥐어짜고 있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