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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신의 세계-317화 (317/497)

317화 트랜스 리베로 - 2 -

“변신 리베로의 시제품을 만들었습니다. 봐 주시지요.”

드워프들의 보고에 장수한은 눈이 번쩍 뜨였다. 부탁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뚝딱 시제품을 만들어 온 것이었다. 생각보다 빠른 일처리에 장수한도 깜짝 놀랐다.

‘니들은 영화에 나오는 괴짜 발명가라도 되는거냐?’

설계도가 나오고 컨셉일러스트가 나오고 다양한 모형이 나온 다음에 생산에 들어가는게 상식이었지만, 과연 드워프들은 달랐다. 그들은 만들면서 생각하는 종족이었다. 만들어 놓고 고민하는 적극성은 놀랄만한 것이었다.

“일단 세종류의 변형 리베로를 만들어 봤습니다. 일단 보시지요.”

드워프들의 작업장은 대장간이 아닌 차고와 같은 형태가 되어 있었다. 현대에 넘어와서 대장장이를 할 드워프도 없고, 그런 일을 맡길 여유도 없었다. 큼지막한 차고 한가운데에 멋진 리무진이 자리잡고 있었다.

호화로운 대형 리무진은 아니지만, 보통 승용차보다는 크고 안락한 타입의 리무진이었다.

‘평범해 보이는 리무진이로군. 아냐, 이 외부 디자인은 예술적이야.’

드워프들은 엔지니어보다는 아티스트였다. 엔진의 설계는 그다지 인간보다 뛰어나지 못하지만, 같은 설계도로 만들더라도 예술적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장수한은 리무진에 다가가서 문고리를 잡아당겼다. 유리는 윤기있는 검은 코팅으로 덮여있어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장수한은 내부가 어떨지 기대가 되었다.

“응? 안열리는데?”

“예. 안열립니다.”

“문이 안열리면 어떻게? 어떻게 타라고.”

“어차피 못탑니다. 내부에 공간이 없습니다. 대신 변신은 합니다.”

“사람이 탈 수 있어야지! 리무진인데!”

“저희는 신도 마법사도 아닙니다. 공간을 창조해내는 재주는 없습니다. 리베로를 구겨넣는데만도 이계 최선입니다.”

장수한은 혀를 찼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위장용으로 쓸만할지도 몰랐다. 호위 차량으로 리베로가 변신해서 따라다닌다는건 꼭 나쁜 건 아닐지도 몰랐다.

“그렇군. 자동차 성능은 어떤가? 괜찮겠지?”

그의 질문에 드워프들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

“최고 시속 20키로는 나옵니다. 내리막길에서는 더 나올겁니다. 아마도요.”

“뭐? 시속 20키로? 오르막은?”

“대충 2도에서 1도 정도의 오르막이라면 좀 무리해도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지요. 미리 말씀드리면 리무진 상태에선 방향 전환이 안됩니다.”

“뭐야, 그게.”

“앞바퀴가 돌아갈 여유공간을 못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바퀴는 리베로의 관절을 구동하는 소형 모터 중에 네개를 빌려서 씁니다. 모양을 중시하다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게 만들어내는 것이 고작입니다.”

사람은 타지도 못하고, 변신하지 않고는 커브를 틀 수 없는 요상한 물건을 시제품이라고 만든 것이었다. 자동차 엔진은 엄두도 못내고 1마력도 못내는 모터 네개를 사용해서 굴러가는 것이 고작이었다.

장수한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보자 드워프는 어색한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물론, 그런 문제를 해결한 두번째 버전이 있습니다.”

드워프들의 말에 장수한은 다음 차고로 향했다. 거기에는 연예인들이 탑승하는 대형 밴이 있었다. 플래닛크래프트라는 차량이었다.

“이번엔 자동차로서의 성능을 완벽하게 구현했습니다. 엔진도 핸들도 좌석도 있습니다. 물론 운전석과 조수석만 쓸 수 있습니다.”

“호오, 굉장하군. 사람이 탈 수 있다니.”

“다만, 리베로 상태에서 문제가 조금 있습니다.”

“또? 대체 무슨 문제지?”

“염력의 축복을 받은 사람이 아니면 못움직입니다. 변신을 위한 장비만으로도 많은 공간이 필요해서 말이지요. 도저히 구동장비를 넣을 수 없었습니다.”

“뭐야, 그건. 아이들이 손으로 움직이는 수동 장난감과 마찬가지아냐.”

“다릅니다!”

“어디가?”

“변신만큼은 자동으로 됩니다. 자동으로 펴지는 우산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드워프는 그렇게 말하면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장수한은 할 말을 잃었다.

“설마 이걸로 끝은 아니겠지?”

“물론입니다. 두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한 세번째 모델이 있습니다. 변형보다는 합체를 이용한 수법입니다.”

드워프들은 세번째 차고로 그를 안내했다. 거기에는 거대한 ‘버스’가 자리잡고 있었다. 드워프 하나가 버스를 운전해서 멀쩡한 자동차임을 보여 주었다.

“완전히 그냥 버스로군. 이건 대단한데. 좌석은 어떻게 되지? 설마 운전석에만 탈 수 있는 건 아니겠지?”

“그건 아닙니다. 충분히 사람이 탈 수 있습니다.”

드워프는 좌석을 보여 주었다. 버스의 약 삼분의 일정도의 공간이 제법 쾌적하게 꾸며져 있었다. 뒤쪽으로는 역시 막혀 있었다.

“그럼, 리베로 모습을 보여주게.”

“좋아. 리베로 원, 리베로 투. 발진이다!”

그렇게 드워프가 말하자, 버스 뒷부분에서 리베로 두대가 몸을 일으켰다. 버스 껍데기의 일부가 몸체의 장갑판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리베로가 버스에서 뛰어 내렸다. 리베로가 뛰어내린 버스는 트럭처럼 되어 있었다. 버스 아랫부분은 그냥 시제품의 버스를 그대로 쓰고 있는게 분명해 보였다.

“이게 뭐야? 그냥 버스에다가 리베로를 실어놓은 것 아냐?”

“뭐, 그렇게도 볼 수는 있겠지요.”

“그냥 트럭에다가 리베로 싣고서 포장이나 뒤집어씌우는게 낫겠다!”

“저희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럼, 대체 왜 만든거야?”

“저희도 모르겠습니다. 만들라니까 만든 거지요. 장수한님의 로망인지 노망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대로 된 변형 리베로를 만들 수 없나?”

“없습니다. 그런 기술력이 저희한테 있을리가 없지요.”

“그럼, 이건 왜 만든거야?”

“만들라고 하시니 만든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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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 주었어. 멋진 작품들이더군.”

조제성은 장수한의 보고에 미소를 지었다.

“완전히 실패작들 뿐입니다만.”

“아니, 충분히 성공적이라고 봐야겠지. 적어도 첫째 물품과 셋째 물품은 말이야.”

조제성은 미소를 지었다. 리무진형 리베로는 사람이 탈 공간이 없지만, 제대로 리베로의 역할을 하는 물건이었다.

그리고 조금만 개량하면 충분히 자동차의 흉내를 낼 수 있을터였다.

사람이 탈 수 있는 내부 공간이 없다는 약점은 프레이야 여신이 가진 차원과 공간 제어의 기술을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문 안쪽이 텔레포트 게이트라고 생각해 보게. 프레이야 여신님이나 주요 인물들이 타는 것처럼 보여주고, 적들이 습격하면 리베로로 변신해서 역으로 공격하는 것이 가능해지지. 문만 열리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봐야지.”

조제성의 말에 장수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공간 부족의 문제는 그렇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공간의 확장이라든가, 아공간 기술 같은 것 말고도, 포탈이나 게이트 형식의 공간, 차원 이동 기술도 있었다.

사실 공간이동 기술만 해도 활용가치가 엄청났고, 그 때문에 외부에는 극비로 삼고 있었다. 차량이나 비행기를 이용해서 이동하는 것도 그때문이었다.

조제성은 그 때문에 자동차나 비행기 등에 공간이동 게이트를 장착하는 것을 이미 고려하고 있었다.

“그리고 변신을 제외한 위장이라는건 꽤 도움이 되는 법이야. 버스의 경우에는 거리감각을 속이는 마법을 이용하거나, 내부 공간을 확장하는 형태의 마법을 쓴다면 리베로를 두 대나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겠지.”

버스의 입구는 앞에만 있었다. 그런 면에서 트럭이나 밴보다는 검문하기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었다. 내부에 들어가서 내부 공간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뒤쪽 공간에 숨겨진 리베로를 확인할 수 없는 것이다.

“과연 그렇게 볼 수도 있군요.”

[마력로의 개선이 끝났다. 발전을 위한 마력로를 시험 제작 시켰는데, 출력이 생각보다 ‘너무 많이’ 높아졌다.]

조제성은 프레이의 발언에 눈썹을 찡그렸다. 마력로의 제작은 리베로 개발은 물론 향후 프레이야 제국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터였다.

마력로를 양산하는 것은 꽤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었다.

“어느정도나 출력이 올라간 겁니까?”

[적어도 두배는 올라갔다. 그리고 에너지 효율 역시 두배로 상승했다.]

프레이의 음색도 어두웠다. 같은 에너지로 두배 이상의 출력이 나오게 된 것이었다. 마력로의 출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개선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프레이는 마력로를 단순히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기술을 응용하고 자신의 마법 지식을 이용해서 재구축했다.

효율과 출력이 오리지널보다 못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두배라는 것은 이야기가 달랐다.

“좋은 것 아닙니까?”

장수한이 물었다. 장수한은 프레이와 현대 기술의 접목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조제성의 안색은 어두웠다. 오딘에게는 나치가 있었다. 현대의 전자 기술은 몰라도, 기계 문명은 꽤 높은 수준까지 알고 있는 이들이었다. 자동차는 이차세계대전 당시나 현대나 근본적인 틀에서는 진화하지 못했다. 편리해지고 안락해지고 성능이 향상되었을 뿐이었다.

오토매틱 기어라든가, 자동 주차라든가, 네비게이션 등은 상상하기 힘든 진화라고도 할 수 있지만, 자동차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고는 할 수 없었다.

오딘이 나치스를 통해서 얻어낼 수 있는 지식은 결코 적지 않았다.

“마력로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세요. 그리고 오리지널의 생산도 줄여서는 안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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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는 본래 정식 리베로 리거가 될 예정은 없었다. 하지만 인터넷에 퍼진 동영상의 파급 효과는 너무나 강력했다.

블러드 라인 2의 가상 리베로 리그는 높은 인기를 얻으며 방송을 타고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미군 테스트 파일럿들과 러시아 테스트 파일럿들의 모의전 역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었다.

가상 리베로 리그에서 강력한 인기를 끌고있는 강자들이 정식 리베로 리그에 데뷔하는 것을 기대하는 한편, 실제 리베로 조종의 강자 역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었다.

스티브를 비롯해서 양측 테스트 파일럿들의 신원은 비밀로 남아있었지만, 그들의 모의전들은 리베로 리그의 인기몰이를 위해서 방송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 스티브는 최강자로서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어 있었다.

가상 최강자와 실전 최강자의 대결에 대한 관심도도 높은 편이었고, 학습형 컴퓨터 ‘해리엇’도 동시에 인기를 모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해리엇이 무참하게 깨진 것이었다. 수십 아니 수백번은 때린 것 같은데, 그 모두를 교묘하게 흘려버린 것이었다.

사람들은 동영상으로 수차례 확인함으로써 모든 공격들이 효과적으로 방어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잔혹할 정도로 확실한 파괴.

스티브의 기체는 말 그대로 재생이 불가능할 정도의 타격을 입었다. 지금까지 모의전에서는 볼 수 없는 강력한 파괴였다.

가슴의 조종석이 파손될 정도의 위험행위가 벌어졌다. 그리고 이후에 벌어진 구대 일의 난전이 벌어졌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은 테란의 황제라는 걸출한 플레이어, 절대 강자가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절대 강자의 등장은 사람들의 열광을 불러모으는 효과가 있었다.

결국 원기는 실버 타이거라는 이름의 복면 플레이어이자 스페셜 게스트로서 리베로 리그에 참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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