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3화 현자의 유산
리베로는 2족 보행 장비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정령과 결합된 리베로는 생각 밖의 성능을 보여줬다. 개발을 주도한 장수한이나 프레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조제성의 예상까지도 뛰어넘는 것이었다.
기존의 로봇은 걷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 뛰는 것이라고 해봐야 제자리 뛰기에 가까운 것으로 빨리 걷는 것보다 느렸다.
그저 뛴다는 것만으로 대단하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리베로는 달랐다. 정령칩은 인간보다 우월한 엘프들의 움직임을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의 최고 시속은 약 36키로미터. 이는 백미터를 10초에 달리는 스프린터의 속력이었다.
그리고 엘프들은 그보다 조금 더 빨랐다. 시속 약 40키로미터였다.
그리고 리베로는 엘프들의 움직임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했다.
그 결과 약 7미터의 신장을 가진 리베로가 시속 120키로미터의 속력으로 달릴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전투를 상정한 장비와 무장을 갖출 경우에는 시속 80키로선까지 떨어지지만, 진흙과 하천을 제외한 험지에서는 그다지 속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무시무시한 지형 적응 능력과 덩치에 비해 빠른 속도까지 세상을 놀라게 하고도 남았다.
그 결과 각 국가들은 이 리베로에 주목하게 되었고, 러시아와 중국까지도 정령칩이 현 지구상의 테크놀로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채게 되었다.
외계 테크놀로지라고 해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통상적으로 개발된 LOS, 리베로 제어 시스템과의 격차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정령칩이 장착된 기체에서 기체 제어를 위해 출력된 전기 데이터를 축적시켜서 그것을 재현한 LOS는 기존의 기술을 뛰어넘는 진보라고 여겨졌지만, 상황을 판단하고 데이터를 적용하는데는 시간이 걸렸다.
본능적으로 반사적으로 이뤄져야 할 움직임을 기존 데이터에서 골라서 비교 판단해서 취하기 때문에 이뤄지는 문제였다.
개발진들 조차 LOS를 사용한 리베로를 좀비 리베로라고 조소하면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지만,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엘프들은 넘어질 때, 낙법을 사용해서 충격을 분산한다. 그로 인해서 리베로는 7미터에 달하는 덩치에도 불구하고 넘어질 때 파일럿에게 주어지는 충격은 크지 않았다.
물론 치명타를 맞아서 넘어지게 될 경우라면, 낙법을 사용할 수 없겠지만 그럴 경우까지 보호받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엘프들은 타고난 사냥꾼이었다. 사냥꾼이라는 것은 동물들을 암살하는 암살자라고 볼 수도 있었다. 그들은 은신에도 능할 뿐만 아니라, 소리를 내지 않고 걷는 것에도 능했다.
똑같이 걷고 뛰는데도 미숙한 사람은 소리를 내며 쿵쿵거리며 걷고 뛰고, 재주있는 사람은 풀을 밟아도 풀이 꺾이지 않고 눈을 밟아도 흔적이 많이 남지 않는다.
마치 고양이와도 같은 움직임이 엘프들의 움직임이었고, 이는 인간의 관절들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충격을 흡수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는 리베로에도 적용되었다.
7미터의 리베로는 인간의 4배 크기이고, 면적은 16배, 중량은 64배가 된다. 발바닥 면적을 생각하면 접지 면적당 4배의 중량이 걸리는 것이다.
4배 무거워진다는 것은 꽤 큰 문제였다.
하지만 엘프들 특유의 부드러운 움직임은 그 문제조차도 가볍게 해결했다. 소리를 내지 않고 걷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비포장의 무른 지반에서도 중량에 비해서 아주 가볍게 움직일 수 있었다.
진흙과 늪 같은 지형이 아니라면, 아니 그런 지형에서 조차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고 할 수 있었다. 특수 지형용 신발을 이용하면 진흙이 아니라 눈 위에서도 뛰어다닐 수 있고, 스키는 물론 스노우보드도 탈 수 있었다. 파도타기에는 도전해보지 않았지만, 가능할 수도 있었다.
“미친 오버테크놀로지가 되어버렸어.”
조제성 조차 그 파급효과에 당황해서 안색이 변할 정도였다.
물론 한계는 있었다.
바로 발전기와 배터리의 문제였다. 엘프의 운동신경을 완벽하게 발휘하기 위해서는 전 관절이 유기적으로 풀가동되어야 했고, 이는 발전기에서 발전되는 출력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그래서 리베로의 움직임은 3단계로 나뉘어졌다.
1단계는 기본 모드로 걷거나 일반적인 작업, 전투 등에서 사용되는 모드였다. 이 경우에는 발전기의 잉여 전력을 이용해서 충전이 이뤄졌다.
2 단계는 휴먼 모드였다. 휴먼 모드는 인간 수준의 전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배터리에 충전된 전력을 소모하면서 움직였다. 달리기나 스키 스노우 보드 등은 최소 휴먼 모드가 아니면 불가능했다.
휴먼 모드의 지속시간은 배터리에 따라서 다르지만, 가장 성능이 좋은 독일제를 기준으로 약 10분 정도였다.
주행 속도는 약 60키로미터로 움직일 수 있었다.
3 단계는 전력을 발휘하는 모드로, 1분 남짓밖에는 움직일 수 없었다.
배터리 교환을 통해서 풀충전 상태로 다시 움직일 수 있지만, 배터리는 자체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에 탄창처럼 여분의 보조 배터리를 소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보급 차량 등을 통해서 배터리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운용될 수 있었다.
블레이드용의 기체 아더는 마력 변환로를 추가한 버전이었다. 리베로를 움직이는데 드는 에너지는 굉장히 큰 편이라서, 엑스칼리버 같은 강력한 이능이라고 해도 들어가는 에너지 자체는 비교할 수 없었다.
결국 신성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마력변환로를 보조로 설치한 것은 이때문이었다. 디젤 발전기를 기본으로 사용하면서 마력변환로를 추가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마력 변환로의 출력도 제한을 둬서 2단계 정도를 상시 사용가능한 수준으로 맞춰두었다.
리베로에 탑재된 발전기의 연료는 약 한시간 분량이어서, 단독으로 순항하면서 싸우는 용도로는 사용이 불가능했다. 연료와 보급을 담당하는 차량과 함께 이동해야 했고, 리베로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걸어서 이동하는 것은 에너지 낭비가 심했다.
운반겸 배터리와 연료를 보조하는 차량과 함께 운용되도록 구성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예상을 뛰어넘는 고성능에 운용 기술까지 축적되는 상황이라 세상의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는 현자의 유산에 각국이 손을 뻗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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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는 역시 틀렸군.”
“프레이야 측에서 만든 것에 비해서 반응은 약 30% 향상되었습니다만, 그들의 기술력이 원체 떨어져서, 쓸만한 것은 못됩니다.”
“당연하지. 녀석들은 그저 눈가림용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이니.”
“기술자들이 리베로를 두고 ‘오파츠’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오파츠란 ‘그 시대, 그 장소에 있어서는 안될 물건’을 의미하는 용어였다. 오파츠라는 단어에 책임자로 보이는 사내는 고개를 끄덕여서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치킨 미사일이라는 것도 있더군요. 그것도 분석결과 오파츠로 밝혀졌습니다.”
“그건 그렇겠지. 회피할 대상을 마비시키는 미사일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니까. 그건 그렇고, 뇌파를 이용한 조종은 어떻게 되었나?”
뇌파 조종은 미국측이 독자적으로 연구한 것이었다. 가상현실의 육체를 움직이는 것처럼, 리베로를 직접 조종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게 불가능한 것으로 판별되었습니다. 뇌파를 이용한 가상현실은 인간의 의식에 간섭해서 꿈을 꾸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무의식은 여전히 심장을 움직이고 호흡을 관장하는 관계로 리베로 조종에 개입되지 않습니다. 몸을 움직이는 부분은 쉬고, 의식 부분만 가상현실을 즐기는 겁니다.”
“블러디 라인 2에서는 실제로 몸을 움직인다는 느낌이 들던데?”
“그것도 오파츠입니다. 이 시대의 기술로서는 도저히 구현이 불가능한 물건입니다. 리베로보다 더 말도 안되는 물건이라고 하더군요.”
“방법은 없나?”
“SF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뇌를 축출해서 신경을 일일이 리베로의 각 파츠와 연결하면 가능할 지도 모릅니다만, 그 것도 현재 가능한 기술은 아닙니다. 가능하게 되려면 오랜 시간과 막대한 자금, 그리고 많은 실험체가 필요합니다만, 문명국가에선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그건 그렇군.”
아무리 충성심을 앞세운 조직이라고 해도, 지나치게 비인도적인 짓을 시도하면 반발하는 이들이 나오게 되어있었다.
나라에 대한 충성심의 기반에는 정의감도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역시 현자의 유물 말고는 답이 없는건가.”
“돈으로 확보 가능한 오파츠는 그것 뿐입니다.”
“일단 접촉해 보도록 하지. 크리스탈 칩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다고 전해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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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회들은 여신강림을 위한 헬게이트를 열다가 실패한 후로 대부분 잠적하는 길을 택했다. 하지만 이 잠적은 말 그대로 중추부에 해당하는 것으로 도마뱀의 꼬리처럼 잘려나간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현자의 유산으로 불리며 각국가에 흡수되었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서 인체 실험을 하던 이들은 독재자들의 보호말고는 살아남을 길이 없었다.
독재자들의 불로장수를 위한 연구를 하며 숨을 죽이고 있던 이들에게 리베로의 등장은 크나큰 기회였다.
그들은 백만을 분리해 내는 현자회의 기술을 이용해서, 리베로를 조종하기 위한 무의식, 곧 백을 혈정에 담는데 성공했다. 리베로를 조종하는 능력은 이능처럼 희귀한 재능이 아니라는 면에서 더 효율적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어린 아이일수록 리베로에 대한 적응성이 더 높다는 점에서도 현자회의 잔당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들은 정령칩을 대신할 크리스탈 칩을 개발했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서 리베로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정령칩에 비하면 성능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정령은 숙주가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는 제약은 있지만 단독으로 리베로를 움직일 수 있으며, 전투를 보조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었다.
전투에 집중하는 조종사를 대신해서 주변 상황을 살펴보는 역할도 가능했다. 연하가 저격할 때, 관측사와 주변 감시를 해주는 윈드가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었다.
정령 자체가 가진 전투 경험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었다.
인간을 뛰어넘는 운동신경도 결코 간화할 수 없었다.
하지만 리베로의 전반적인 성능은 엘프를 따를 수는 없었다.
엘프의 스펙이 인간의 130%라고 한다면, 리베로의 스펙은 일부는 110%, 일부는 90% 혹은 그 이하였다.
평균적으로는 인간의 육체와 비슷했다. 엘프가 끌어낼 수 있는 리베로의 스펙은 리베로 사이즈로 인간을 확대했다고 생각하고 비교했을 때 약 105% 전후로 볼 수 있었다.
엘프보다 떨어지는 다크 엘프들도 리베로의 스펙을 전부 끌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크리스탈칩은 운동신경이 뛰어난 아이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리베로의 스펙을 약 90%가까이 끌어낼 수 있었다.
현자의 유산에서 비롯된 현자의 유물들에 여타 국가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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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군. 현자의 유물이라.”
아폴로는 쓴 웃음을 지었다. 그도 역시 현자의 유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었다. 그의 육체는 아직도 블러디 크리스탈로 돌아가는 사이보그였다.
“스폰서께서 크리스탈 칩을 구할 수 없는지 알고 싶어합니다.”
“리베로라, 정말 황당한 물건이로군. 그건 그렇고 알고 있나? 자네의 기체 해리엇이 날 좋아할 리가 없다는 것 말일세.”
아폴로의 말에 스티브는 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그때 해리엇이 고개를 돌려 아폴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동체의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아할 리 없다. 하지만 싫어할 이유도 없다. 승상께서는 철저히 이해득실로 사람을 판단하는 분이고, 그대와 부딛칠 이유가 없다고 하셨다.”
“여신은 어떤가?”
“여신님은 당신의 자녀들을 보호하시는데에만 관심이 있으시다.”
“그렇군. 그래서 승상이라는자가 총애를 받는군.”
아폴로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프레이야 여신측과 템플 기사단으로서, 그리고 현자회로서 적대해왔던 것이 사실이었다.
‘나보다 감정의 잔재가 적을 줄은 몰랐군.’
원기도 조제성도 철저히 미래만 보는 쪽에 가까웠다. 그런 면에서 아폴로는 프레이야 진영에 대해서 인식을 새롭게 했다.
“유감이지만, 난 크리스탈 칩에 관여할 생각이 없네. 왕의 길에는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야. 하지만 어딜 가면 현자회의 찌꺼기들이 남아있는지는 알려줄 수 있지.”
아폴로는 힘을 얻기 위해서 템플 기사단과 현자회를 이용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를 통해서 힘을 얻는데 성공했다. 템플 기사단과 현자회에서 뜻을 같이할 동지들이자 수하들을 구해서 이탈하는데 성공했다.
자신의 독자 노선을 구축한 상황에서 그는 비인도적인 행동과는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승상에게 전해주게. 내게 정령들을 빌려주면 그 대가는 톡톡히 치르겠다고 말이지. 리베로는 정말 매력적이군.”
빠가 까를 만든다는 말처럼, 극우 이슬람 세력의 득세는 반 이슬람 세력을 만들어냈다. 인터넷 등을 통해서 사람들은 종교의 영향을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아폴로는 중동에 종교를 배제한 새로운 국가를 건국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작업은 미국의 협조를 통해서 착실히 진행되고 있었다.
“크리스탈 칩이라는 걸 쓰면 되지 않나?”
“왕의 길에 어울리는 물건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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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놈이군. 그냥 미친 놈은 아니었나.”
원기, 그리고 조제성과 장수한은 해리엇을 통해 전해진 아폴로의 전언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왕의 길이라니, 정말 황당합니다만….”
장수한은 말을 살짝 흐렸다. 아폴로의 구상이 재밌었기 때문이었다. 군민 분리를 통한 2원 체계가 그의 구상이었다.
왕은 군을 이끌고 전쟁과 외교를 담당한다. 그리고 민선에 의한 총리가 내치를 담당하는 것이다. 선진국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민주주의가 성숙하지 못한 국가에서는 나쁘지 않은 일일 수도 있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중심으로 나라를 만들 생각이지만, 프레이야교의 포교도 허용하겠다는 건가.”
잠수함을 거점으로 삼아서 숨어다니는 테러리스트에 가깝지만, 진짜로 나라 하나를 세울 기세를 가지고 있었다.
선진국에서도 확보하려고 애쓰는 크리스탈칩을 외면하고, 정령칩을 요구하는 것도 대담하다고 해야할지 어리석다고 해야할지 몰랐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정령칩을 사용하는 군대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우리의 안전은 확보됩니다. 우리에게 적대할 수 없으니 말이지요. 그리고 녀석에게는 돈이 많습니다. 정령은 돈이 안들고 말이지요.”
추진력과 대담함, 그리고 사람을 이끄는 카리스마까지 갖춘 간웅이라고 해도 좋을만한 인물이었다. 다수의 부족장들과 손을 잡고, 오일 머니를 상당량 확보한 상태였다.
“녀석이 정령칩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아마도 믿을만한 부하가 적기 때문일 겁니다.”
조제성은 아폴로가 말하지 않은 내부 사정을 눈치챘다. 아무리 카리스마가 있다고 해도, 군대 전체를 믿을만한 사람으로 채워넣기는 힘들었다.
특히 용병들을 대거 영입한 만큼, 통제가 쉽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정령들은 용병보다 신뢰할 수 있었다. 프레이야 여신과 적대하지 않는 한은, 자신의 명령에 따라줄 것이었다.
프레이야 여신이 개입하지 않는한, 리베로를 이용한 내부 쿠데타는 불가능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폴로가 아는 한, 프레이야 여신 진영에서 그런 짓을 벌일 이유가 없었다.
“해리엇의 전언입니다. 아폴로는 원한다면 프레이야 여신님의 신자가 될 용의가 있다고 합니다.”
장수한이 컴퓨터 단말을 통해 도착한 메시지를 읽자, 원기는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것만은 사양하고 싶군요. 거래 조건에 넣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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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예상대로군. 이러면 오히려 더 신자가 되고 싶어지는데 말이지.”
아폴로는 미소를 지었다. 때로는 아군보다 적이 더 알기 쉽고, 믿음이 갔다. 알기 쉽다는 것은 때론 엄청난 장점이 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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