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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신의 세계-343화 (343/497)

343화 군중의 분노

식인곰은 생각보다 강했다. 에인페리아 이상의 파워를 가지고 있었고, 전투 경험도 보통이 아니었다. 전장에서 오랫동안 굴러먹은 놈 답다고 해야 할지 몰랐다.

엑스칼리버로 보강된 카즈키의 검이 제대로 먹혀들어가질 않았다.

‘역시 카타나를 가져오는게 나았을려나?’

익숙치 않은 평범한 롱소드는 확실히 다루기 쉽지 않았다. 인벤토리에 든 카타나는 형태는 익숙하지만, 엑스칼리버의 검기만으로는 상대의 가죽을 뚫기도 버거웠다.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는군.’

카즈키는 초조함을 느꼈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는 것은 식인곰쪽이 더 심했다. 그는 용병으로 고용되었으면서 고용주의 식솔을 잡아먹은 것이었다.

‘상대는 에인페리아다. 저걸 잡아먹으면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어.’

카즈키와 싸우면서 그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상대는 상당히 강력한 에인페리아였다. 꽤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터였다.

에인페리아를 잡아먹은 것이 그의 이능을 각성시킨 것이었다. 그의 이능은 잡아먹은 자의 능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끔찍한 이능 덕분에 식인곰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호칭을 얻게 되었지만 그는 후회따위는 하지 않았다.

‘사자는 영 영양가가 없군. 제길.’

목을 보호해주는 갈기와 약간 날카로운 어금니, 그리고 할퀴기 쉬운 발톱이 전부였다. 곰이 가진 기본 능력보다 그리 좋은 것은 아니었다.

전에 잡아먹은 토끼일족이 훨씬 쓸모가 있었다. 강력한 각력으로 빠르게 그리고 높이 뛸 수 있었다.

‘지금 내보일 수는 없지.’

그의 이능은 이를 테면 키메라화였다. 자신이 잡아먹은 다양한 종족들의 능력을 신체 각부위에서 재현할 수 있었다.

머리가 셋인 종족이라도 잡아먹는다면, 진짜 키메라나 켈베로스처럼도 될 수 있겠지만 그런 종족은 없었다.

아스가르드에는 트윈 헤드 오우거 같은 몬스터는 없었고, 그가 잡아먹어서 능력을 빼앗을 수 있는 것은 ‘인간’의 범주에 들어가는 종족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동물이나 몬스터를 잡아먹는 것으로는 능력을 얻을 수 없는 ‘제한’이 있었다.

그는 한방만 걸리라는 기분으로 카즈키를 몰아붙였다. 카즈키는 현란한 움직임과 다채로운 공격으로 맞섰다.

“언니한테는 상성이 너무 안좋은데?”

“그래. 내가 보기에도 그렇긴 한데. 카즈키 성격에 내가 돕는건 싫어할거야.”

희연도 연하처럼 카즈키를 언니라고 부르려고 했다. 하지만 카즈키는 펄쩍 뛰었다. 희연에게는 언니라고 불리고 싶지 않다는게 이유였다. 그래서 희연은 그녀를 카즈키라고 불렀다.

‘그땐 정말 상처받았지.’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게 익숙치 않은 희연으로서는 정말 어렵게 다가가려고 했는데 거절당한 느낌이었다.

카즈키는 상대를 마치 유린하듯 공격을 적중시켰지만, 상대의 가죽에 상처를 입히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뼈는 커녕 살도 제대로 잘라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교묘하고 현란한 기술로 상대의 약점을 노렸지만, 전투 경험이 풍부한 식인곰은 중요한 부분은 효과적으로 방어할 줄 알았다.

몇번 식인곰의 눈을 공격해서 실명시키는데 성공했지만, 거대한 곰의 육체를 만들어 내듯이 눈알을 재생시키는 놀라운 모습을 연출했다.

카즈키로서는 정말 답답한 노릇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양쪽 눈을 동시에 잃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중요한 부위를 회복시켜야 했다. 그리고 이 회복은 막대한 영력을 소비했다.

이걸 회복하려면 수십명은 잡아먹지 않으면 안될 터였다. 그것도 하나하나 최대한 겁을 주고 고통을 주며 공들여 잡아먹어야 할 터였다.

한방만 제대로 적중시키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카즈키는 감각적으로 적의 공격을 피해내는 재능이 있었고, 몸을 보호하는 엑스칼리버의 이능이 있었다.

그녀의 엑스칼리버의 방어능력이랄까 강도는 최약이지만, 그녀는 자신을 보호하는 보호막을 자유자재로 변형시킬 수 있었다.

피할 수 없는, 혹은 피하기 힘든 공격이 날아오면 그녀는 보호막을 가시 형태로 변형시켜서 맞서 나갔다. 가시형태의 보호막이 상대의 앞발을 뚫고 박히면서 카즈키에게 적중하는 순간의 타격을 약화시키는 거였다.

“저건 확실히 무섭네.”

희연이 카즈키에게 유독 약한 것은 저 공격 때문이었다. 몸을 보호해주는 이능이 없는 그녀로서는 처치 곤란한 것이었다.

“희연언니는 촉수에 약하구나.”

“촉수? 아, 촉수라고 볼 수도 있겠네. 자유자재로 다양한 각도에서 공격해 오니까 감당하기 힘들더라.”

연하는 놀리듯이 말을 꺼냈다가, 담담히 받아들이는 희연에게 되려 당황했다.

‘역시 바른생활 아가씨, 아니 아줌마인가.’

촉수라는 단어에 전혀 이상한 연상을 하지 못하는 희연을 보면서 연하는 내심 한숨을 쉬었다.

“슬슬 승부는 난 것 같네.”

희연은 연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면서 상황을 정리했다. 카즈키도 조바심을 내고 있지만, 그건 짜증 정도였다. 전투가 생각만큼 풀리지 않아서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식인곰의 조바심은 달랐다. 조바심이라기보다는 절박함에 가까운 것이었다. 식인곰은 몸통 박치기로 카즈키를 튕겨 내고는 희연을 향해서 맹렬히 달려왔다.

‘노리는 건 브레이인가?’

사자인간을 잡아먹어 힘을 얻었던 그를 떠올리고, 희연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몬스터와 합체했다.

머리털이 붉게 빛나며 붉은 여우귀와 꼬리가 나타났다.

“헉!”

붉은 여우귀를 달고 검을 든 여성의 모습을 본 순간, 식인곰은 경직되었다. 희연의 이능이 발동된 것은 아니었다. 쪼렙 학살이 통용될만큼 약한 상대는 아니었고, 굳이 이능에 기댈 필요도 없었다.

전장의 학살자.

희연은 몰랐지만, 식인곰은 이미 여러 차례 전장에서 붉은 여우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단순히 수인족들의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전장에 존재하는 피할 수 없는 죽음에 가까웠다.

‘다 틀렸다.’

그가 얼굴을 알아볼 정도의 거리였다면, 그는 살아남을 수 없었을 터였다. 그래서 얼굴까지는 못알아보고, 그녀의 분위기만 보고는 잡아먹으면 큰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한 거였다.

“뭐야, 이 곰새끼! 사람 차별하는거냐!”

전의를 상실하고 무너지듯 그자리에 무릎을 꿇어버린 식인곰의 모습에 카즈키는 열을 받았다.

“이미 힘을 다 쓴 상태에서 적이 늘어나서 그런거야.”

“맞아요. 힘을 다 써서 그랬어요.”

희연과 연하가 카즈키를 달랬지만, 카즈키는 탐탁지 않았다. 그의 눈빛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쉽사리 생존을 포기할 자가 아니었다.

그런 자가 모든 것을 포기하도록 만들만한 명성을 희연은 이미 이쪽 세계에 구축한 상태였다.

‘희연이라면 벌써 끝내고도 남았겠지.’

카즈키는 한숨을 쉬었다. 희연의 공격력 하나 만큼은 그녀가 아무리 흉내내고 싶어도 흉내낼 수 없었다. 엑스칼리버의 촉수들을 모아서 드릴 형태로 만드는 필살기도 시도해봤지만, 모양만 근사할 뿐, 위력은 그리 높지 않았다.

“아, 다 끝난건가?”

싸움이 예상외로 오래 진행된 탓에 호텔 로비 문 뒤에서 등장 타이밍을 노리던 원기는 아예 의자와 닭접시까지 가지고 와서 닭을 뜯고 있었다. 갑자기 끝나자 자신이 나설 때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원기는 여신 셋 마지막 장비인 여신의 티아라를 장착했다.

전투가 길어진 덕분에 구경꾼들은 꽤 많이 모여든 상태였다.

그리고 많은 군중들 앞에 온 몸에서 빛을 발하는 여신의 등장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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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이라고 해야겠군.”

조제성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모든 것을 포기한 식인곰은 훌륭한 증인이 되어줄 터였다.

전투 능력이나 특이한 이능은 꽤 쓸모있을 듯 해서 혼돈의 대륙쪽 전장에 투입시킬 예정이었다. 처형하는 것보다는 그쪽이 더 쓸모있었다.

아스가르드 북부의 수인족들과 달리, 혼돈의 대륙에 있는 수인족들은 돌연변이가 많아서 그의 이능이 빛을 발할 가능성도 컸다.

“식인 괴물인데, 살려둬도 괜찮을까요?”

“식인 괴물들이 아이돌 그룹 하고 있는 상황에서 뭘 가리나. 펜릴 제국에서 저놈이 문제가 된 건, 사람을 잡아먹어서가 아니라 귀족인 수인족을 잡아먹은 탓이야. 기득권을 넘보는 놈에게 사회의 철퇴는 무거운 법이지.”

원기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기본적으로는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성장 환경이나 상처 등으로 자신의 선함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제대로 이끌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악해질 수 없다는게 그의 생각이었다. 사이코 패스라는게 있다고 해도 그것은 일종의 장애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원기는 착한 사람과 악한 사람의 차별을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사람들을 위협하는 존재는 차별하지 않고 제거할 뿐이었다.

제성은 그런 원기와 비슷한 면이 있었다. 그는 차별하지 않고 이용할 뿐이었다. 당장 이용가치가 없고, 손해만 일으킨다면 그는 ‘손절매’를 할 뿐이었다.

모든 인간은 이용할 방법이 있다. 당장 유용할 수도 있고 나중에 유용할 수도 있다.

그저 이득과 손실을 따져서, 손실이 크면 일단 잘라내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기준에서 식인곰은 당장 해는 없고, 써먹을 방법은 있는 유용한 말이었다.

“자네. 소문 들었나?”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거지. 귀족나으리들이 그렇게 나올 줄이야.”

“자신들은 사자족이 되고 우리들은 먹이감이나 되라는 건가?”

“사자가 백수의 왕이라지? 얼마나 떵떵거리며 살 거야. 우리 팔아먹고.”

정력에 좋다는 사자의 피를 받은 귀족들은 대부분 이미 그것을 복용한 상태였다. 그리고 평민을 잡아먹어서 힘을 키울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죄인이나 난민 등을 몰래 잡아먹은 자들도 많았다.

식인곰처럼 거대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야수의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신성력이든 영력이든 필요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이 드러나자, 굴베이그인들은 분노했다.

“우리가 보기엔 똑 같은 놈들이지만…”

조제성은 비웃듯이 말했다. 펜릴 제국으로 귀족들이 전향하려고 할 때, 평민들도 내심 그것에 동조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제성은 펜릴 제국의 황제를 통해서 독이든 미끼를 내밀었던 것이다.

귀족들은 수인족이 되어 영화를 누리고, 자신들은 먹이감이 되어 비참하게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에 민심이 크게 움직였다.

“인간의 분노는 질투에서 비롯되는게 많지.”

“무섭긴 무섭군요.”

장수한은 혀를 찼다. 사자족의 피를 제공한 것이 완벽한 효과를 발휘한 것이었다. 굴베이그인들은 굴베이그를 배신하려고 한 귀족들을 비난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들이 분노한 것은 차별이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알지. 그리고 자기들 권리를 빼앗긴다고 생각되면 분노하지. 그게 인간이야.”

조제성은 여론에 불을 붙일 만한 정보들을 차례로 제공했다. 식인곰은 순순히 조제성의 지시대로 정보들을 ‘약간 과장해서’ 토해냈다.

귀족들은 수인족들을 끌어들여서, 인간들을 먹이로 제공했을 뿐 아니라 호사로운 생활을 보장했다. 그들은 프레이야 제국에서 제공되는 보급품으로 수인족들을 먹여 살렸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민생을 돌보기 위해 암행하던 여신 일행을 덮치려고 든 후안무치한 노폴 공작가의 후계자 이야기와 빛을 발하며 성스럽게 등장한 여신님의 이야기가 굴베이그령 전역에 화제가 되었다.

장수한은 이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진 그림책과 인형극 셋트, 그림자 인형극 셋트등을 대량으로 유포했다.

그리고 역전 광장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공연시켰다.

사자족이 되어버린 귀족들은 변명의 여지가 없이, 모조리 체포되었고 사람들은 굴베이그 여신을 되찾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애국심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슬슬, 전함 프레이야가 출전해도 좋을 때가 아닐까요? 오딘과 토르가 결별한 이상 토르의 해머도 더 이상은 못쓸텐데요.”

장수한은 조제성에게 제안했다. 원자력 엔진을 장착한 전함 야마토는 이미 전투용으로 개장이 꽤 진행된 상태였다.

열차포를 만들면서 사용된 기술로 함포도 만들어져 있었다.

여신을 이용한 방어도 불가능하진 않을 터였다.

“지금은 토르와 오딘이 싸우고 있지만, 과연 그게 언제까지 이어질 것 같나? 우리가 전력을 드러내도 그렇게 될까? 반신족과 아스신족 사이에는 엄청난 이념적 격차가 존재한다는걸 생각하면 더욱 그렇게 봐야 할걸.”

장수한은 조제성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강력한 적이 등장한다면 토르는 오딘과 손을 잡을 것이었다. 지금 프레이야 세력이 만만해 보이니 서로들 내분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럼 언제쯤이나 가능해질까요?”

“지금은 여러모로 고려중이야. 로키를 잡아먹고 양대세력으로 냉전구도를 만들 것인가, 로키와 오딘을 약화시켜서 삼분지계를 노릴 것인가 하는 것이지.”

“냉전구도와 삼정지세라, 참 선택하기 어려운 것이로군요.”

삼정지세는 솥의 다리가 세개라는데에서 온 이야기였다.

안정적인 형세, 움직이기 힘든 형세를 말하는 것이었는데 냉전구도처럼 양대 세력의 대립보다 안정적인 듯 보이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로키와 오딘을 상대한다면 더욱 그러했다.

“전함의 등장은 더 늦어질거야. 너희들한텐 안된 이야기지만, 등장해도 별 의미가 없을 시기에 등장하게 될 거다.”

“이미 꽤 그렇게 된 것 같긴 합니다만.”

열차포가 등장하고, 이미 꽤 많은 진보가 이뤄진 상태라서 전함 자체가 전력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감소한 상태였다.

“비밀무기는 끝까지 비밀로 남는게 가장 이상적이야. 너희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에선 극적인 상황에 등장하겠지만, 그런 극적인 상황이 오지않게 막는게 현명한 일이지.”

조제성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전함을 등장시키는 것을 고려중이었다. 가장 큰 위협이었던 것이 요르문간드였기 때문이다.

묘르닐은 성역으로 막아본다지만, 전함보다 더 거대한 바다뱀 요르문간드는 성역으로도 막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거북전차보다는 전함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군. 전함 굴베이그로 개명시켜서 사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몰라.’

이미 전함 자체가 히든카드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고 있었다. 조만간 열차포의 화력이 전장에서 드러나게 될 터였다.

‘멍청한 일이야. 우리가 오딘의 눈을 숨기고 거대 전함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오딘이 가만 두지 않겠지.’

조제성은 그렇게 생각하고는 고개를 저었다. 오딘이 숨겨둔 히든 카드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게 조제성의 판단이었다. 프레이조차 나치들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

‘그래도 한 시름 덜었군.’

굴베이그인들의 분노는 강한 참전 의사로 표출되었다. 아더왕을 주축으로 대규모 병력을 징집하는 것이 가능했다. 귀족들에게서 압수한 재산과 옥석이 가려진 인재들 덕분에 굴베이그령은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터였다. 기회주의자들이 분노에 눈이 멀어서 존재하지도 않던 애국 애족의 정신을 부르짖는 것은 코미디였다.

프레이야에 대한 찬미도 끊이지 않았지만, 그들의 가벼움은 진저리가 쳤다. 자신들의 이해득실에 따라서 언제든 십자가에 못박으려고 들지 말라는 법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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