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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신의 세계-359화 (359/497)

359화 발할라 공략전 - 1

헬 코인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어차피 관리할 의도는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헬 코인이 일정수에 달하자, 난리가 났다.

헬 코인의 증식이 멈춘 것이었다. 더 이상 거미가 새끼를 치지 않는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당황했다.

숫적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 빠른 사람들이 알아챘다.

그리고 이는 템플 기사단에게 있어서, 난감한 문제였다.

내버려두면, 최대 수에 걸려서 늘지 않는다. 적발해서 파괴하면 다시 증식해버리는 것이다.

헬 코인의 최대수는 약 20만 안팎이었다. 희연의 여신으로서의 자질은 높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추종자들에 대해서 눈꼽만큼의 관심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여신이 된 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추가로 헬 코인은 일반 신자가 아닌, 준 성직자 개념이었기 때문에 숫자 제한은 더 컸다.

하지만 20만이라는 숫자는 단속하는 입장에선 상대하기 힘들었다.

절반 이상의 숫자를 일거에 단속해서 파괴하지 않는 한, 순식간에 최대수를 채우게 되는 것이었다.

추가로 자리가 생기면, 강한 거미가 먼저 새끼를 쳤다. 상위 회원, 혹은 열성적으로 기도하는 회원이었다.

사람들은 자기가 아끼는 사람에게 헬 코인을 나눠주고 싶어했다. 헬 코인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주고, 가족에게 주고, 친구나 친지에게 주는 형태로 나아갔지만 어느 순간 증식이 멈춰버렸다.

헬 코인의 가치가 뛰지 않을 수 없었다.

헬 코인은 다른 이에게 쓸 수도 있지만, 자신에게 쓸 수도 있었다. 극도로 피곤하거나 몸상태가 안좋을 때 자양강장제처럼도 쓸 수 있었다.

목숨이 하나 더 있는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헬 코인을 단속하는 템플 기사단에 대한 적대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템플 기사단 역시, 파괴해봐야 의미없는 헬 코인을 어찌해야 할지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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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혹시 헬 코인이라는거 좀 구할 수 있겠습니까?”

“프레이야 여신님과 헬 여신은 적대관계라는 것은 아실테지요. 하지만 골드 회장님의 부탁이고 하니, 모르는 척 할 수는 없겠군요. 헬 여신의 추종자들을 토벌하고 얻은 신표를 저희쪽에서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은 비밀입니다.”

“물론입니다. 템플 기사단 쪽에서도 몰래 코인을 유용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파괴할 수도 없고, 그저 보관하기엔 아까운 물건이니.”

장기간 사용안한 헬 코인은 거미가 사라져서 평범한 코인으로 돌아와 버렸다. 템플 기사단이 선택한 방법은 외부인들에게 대여하는 것이었다.

정기적으로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외부인들에게 대여해서 철저하게 통제 관리하는 것이다.

일부 템플 기사단원들은 코인에 담긴 치유의 힘을 가족이나 자신들을 위해 쓰는 일도 있었다. 인간들의 집단인만큼 어떨 수 없는 것일지도 몰랐다.

반면 늑대 반지는 초반에 반짝 인기를 얻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상하네. 왜 증식이 잘 안되는 거지?”

늑대반지의 아이디어를 낸 장수한은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늑대반지는 헬 코인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최대한 살린 아이템이었다.

헬 코인은 정신력 외에도 생명력을 빨아들였다. 이는 현대인이 가진 잉여 에너지가 사라지는 효과를 낳는 것이었다.

잉여 에너지가 몸에 쌓이는 것이 비만이라고 한다면, 잉여에너지를 깡그리 빨아들일 뿐 아니라 몸까지 축나게 만드는 헬 코인은 다이어트에 결코 나쁘지 않았다.

떨어진 원기를 가끔 재충전하면 오히려 활기차게 살 수 있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장수한이 늑대 반지를 만든 것은 이때문이었다. 활기차게 만드는 효과에 미모를 좋게 만드는 효과만을 추가하고 치유 능력을 아예 빼버린 것이다. 물론 늑대반지를 가진 사람은 회복력이 올라가고 몸상태가 좋아지는 효과가 있었다.

빨아들인 생명력과 정신력은 헬 코인과 동등하고, 헬 코인보다는 지출이 적은 고효율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효과는 차고 넘쳤고, 늑대반지를 가진 사람들은 대단히 만족스러워했다.

문제는 헬 코인처럼 증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남 예뻐지는거 좋아할 사람 별로 없다는 걸 생각 못한게 잘못이야.”

조제성의 말에, 장수한은 좌절했다. 늑대 반지도 피라미드처럼 고위 랭크로 올라가면 미적 버프를 더 받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버프를 받는 것보다는 주위 사람들이 못생긴채 있는 쪽을 선택했다.

자매들 중 하나가 늑대 코인을 받았을 때, 동생이나 언니에게 늑대코인이 갈 확률은 10%도 채 안되었던 것이다.

병원이라는 절호의 전파 장소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급속도로 퍼진 헬 코인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반지라는 눈에 띄는 특징과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는 외모의 변화 때문에 늑대 반지는 순식간에 템플 기사단에 포착되어서, 증식은 커녕 절멸 직전의 위기에 빠져 있었다.

“이상하지요. 적어도 자기 파트너에게는 나눠줄 줄 알았는데.”

장수한이 투덜대며 말했다. 하지만 늑대반지를 얻은 사람들은 상당수가 파트너가 없었고, 추가로 파트너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상대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자신의 파트너를 아름답게 만들기보다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보다 더 아름다운 파트너를 얻으려고 들었다.

늑대반지를 얻은 사람들은 대부분 솔로였지만, 커플이었던 경우에도 파국을 맞이했다.

“세상이라는게 보기와는 좀 다르지. 늑대반지에 대한 기대는 접는게 좋을 것 같아 보이네.”

물론 조제성은 별 걱정하지 않고 있었다.

늑대 반지가 사라진다면, 하이에나 코인을 나눠주면 끝이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토르의 의도를 읽을 수 없다는 건데.”

조제성은 쓴 웃음을 지었다. 토르가 무얼 꾸미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놈이 순순히 오딘만 칠 생각은 아닐거야. 틀림없이 우리쪽에도 피해를 줄 생각이겠지. 그런데, 그걸 잘 모르겠어.”

“정보가 너무 부족하니까요.”

“게임 캐릭터들을 어딘가로 날려보낼 생각인걸까?”

“추가 병력 요구를 안한 것을 보면, 빈집털이를 할 생각도 아닌 것 같은데 말이지요.”

“방심시키려는 것일 수도 있겠지. 티르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을거야.”

조제성이 생각하기에 토르와 티르는 손을 잡을 가능성이 컸다. 티르와 로키 등이 손을 잡고 에인페리아들이 부족한 틈에 공격올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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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동서남북 네개의 신전을 일거에 공격해야 한다는 말이로군요.”

원기는 토르의 에인페리아를 통해 작전을 통보받았다.

“그렇습니다.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라면 큰 희생없이 신전을 장악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쪽에서도 전력을 보태드릴 겁니다.”

원기는 토르의 작전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의향대로 게임 캐릭터들로 이루어진 부대를 네개의 부대로 나누었다.

희연이 대장이고 카즈키가 부장인 희연대와 아더와 란슬롯을 중심으로 한 아더대였다. 그리고 레이니와 연하를 중심으로 한 연하대가 있었다.

멀린이나 제준 처럼 육체를 이용한 전투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은 이번 작전에서 제외되었다.

그리고 원기의 본대는 나이트 굴베이그와 성인 타입의 놀원, 그리고 놀들이 자리잡았다. 나이트 굴베이그와 놀원 모두 원기의 전법에 익숙한 근접 탱커에 가깝지만 공격력 자체도 떨어지지 않는데다가 놀들이 감각적인 집단전에 능숙해서 전력적으로는 가장 충실하다고도 할 수 있었다.

토르는 게임 캐릭터들로 이루어진 이 부대를 정말 전략병기처럼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다루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꿍꿍이가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군.’

토르의 진군 과정에서 천공성 발할라 주위에 구축된 요새들과 마주쳤다. 요새들은 작지만 성역화가 되어 있었고, 게임 캐릭터들이 가장 효율적인 전투 부대라고 할 수 있었지만 토르는 그들을 온존시키고 에인페리아들을 이용해서 전투를 벌였다.

‘발할라 함락이 최우선 목표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그럴 가능성이 커보이는군요.]

간간히 오딘의 인간형 기체인 슈탈 크리그가 하늘을 날아와서 포격을 가하긴 했지만, 신관들의 방어를 뚫지는 못했다. 대규모 신관들의 동원 자체가 토르가 이 전투에 임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듯 싶었다.

‘잘하면 이 기회에 발할라를 무력화 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원기의 메시지에 조제성은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전을 위해 몇가지 보험은 들어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토르의 덫이 만약 존재한다면, 그것은 더 위험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토르보다는 오딘에게 더 주의를 기울이는게 낫지 않을까요?’

[그도 그렇군요.]

천공성 발할라를 지키는 4개 신전은 상당한 대비가 되어 있었다. 거기에는 오딘의 분신이라고 일컬어지는 4 존재가 자리잡고 있었다.

후긴과 무닌, 게리와 프레키였다. 두 까마귀와 두 늑대.

강력한 마수들인 그들이 동서남북 네개의 신전을 지키고 있었다. 에인페리아만 있어도 감당할 수 없는데, 종속신에 준하는 마수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공략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만큼 토르의 비밀무기가 위력적이라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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