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3화 추억과 현실
“우와. 정말 박원기아냐?”
“진짜다. 박원기다. 진짜 박원기였네.”
생각보다 고급 레스토랑을 전세낸 듯 했다. 슈퍼카를 타고 다니는 것을 생각하면 별로 어려울 것은 없는 듯 했다.
‘윤승주 녀석, 정말 잘나가나 보네.’
원기는 감탄했다. 레스토랑 안에는 스무명 정도의 중학교 동창들이 모여 있었다. 아쉽지만 그리 친했던 사람들은 없었다.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원기의 기억속 윤승주는 그냥 좀 잘사는 집안의 좀 잘난 녀석이었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그럭저럭 하고 인망은 꽤 있었다. 타고난 리더 수준은 아니지만, 사람들을 몰고 다니는 기질이 있었다.
단점이라면 과시욕이 좀 많았다. 반장으로는 만족 못해서 1학년부터 반장 대신 학생회 임원을 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간간히 들리는 이야기를 보니, 학생회장을 역임했던 것 같았다.
중학교 시절 추종자들을 대학생인 지금까지 이끌어오다니 보통 재주는 아닌 것 같았다.
“윤승주네 집안이 이렇게 잘살았었나? 내 기억에는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몰랐구나? 중학교 들어서서 갑자기 살림이 폈어. 재운을 타고 났다고 할까. 무역회사 과장이었던 승주 아버지가 갑자기 사장이 되었지. 그리고는 지금 윤성그룹 회장님이 되셨는데 하는 사업마다 잘 풀려서 10년 정도면 10대 그룹에 들어갈거라고 하더라고. 윤성그룹 회장인 윤주성 회장님이 걔네 아버지야.”
“아, 그래.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와서”
원기는 그렇게 말하면서 와인을 입에 대었다. 맥주와 치킨이 있는 동창모임을 떠올렸는데, 생각보다 고급스러운 자리였다. 그래서 그다지 탐탁치는 않았다. 고급스러운 대접이라면, 얼마든지 누릴 수 있었다.
지금은 좀 더 편한 자리가 좋았다.
“그건 그렇고, 용케 날 다들 기억하네.”
윤승주는 과시욕이 동반된 리더기질로 학급의 아이들을 한 덩어리로 뭉쳤다. 그때도 씀씀이는 좋은 편이었다. 무역회사 과장이었다지만, 그의 할아버지가 무역회사 사장이었으니 그럴만 했다.
재벌 3세는 아니지만, 비슷한 것은 될 수 있었다.
돈도 적절히 쓰면서, 대의명분까지 챙기니 학급의 스타가 되는 것은 가능했고, 그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그런 것에 관심없는 아웃사이더들이었다.
원기는 그 아웃사이더들 중 하나였고, 좀 친한 애들과는 충분히 친해지기 전에 사고를 맞았다.
‘음, 왠지 안왔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드네.’
추억은 미화되는 것이 틀림없었다. 막상 어울려보니, 그다지 공유할 추억도 없고 사는 방식도 좀 떨어져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재벌 2세가 되어가는 윤승주를 중심으로 모인 집단이었다.
적당히 얻어먹는 사람들과 일생 붙어서 먹고살 심복들을 섞어놓은 느낌이었다.
“야, 그건 그렇고 우린 네가 ‘그’ 박원긴줄 알았어.”
“그래. ‘그’ 박원기랑 우리가 아는 사이인 줄 알았다.”
원기는 그제야 사람들이 자신을 기억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고교시절 모델 데뷔를 하고, 사람들을 뇌쇄시키는 살인 미소를 지닌 훈남 탤런트인 박원기의 존재 때문이었다.
“미의 여신 한희연이랑 고교 동창에 결혼까지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진짜 믿기지 않더라고.”
“학교 축제때 초대하려고 했는데, 연락할 방법이 없더라. 지금와서 보니 연락이 안되서 다행이네.”
사람들은 재잘재잘 대면서 ‘그’ 원기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원기는 지금 상황이 잘 된 건지 잘못된 건지 애매했다. 적당히 어울리면서 술잔을 기울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희연하고 덤들하고 식사나 하는 건데.’
왠지 공허한 느낌과 함께, 묘한 이질감이 들었다. 그들은 분명 박원기가 자신이라는 사실에 기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 박원기가 자신들이 알던 박원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뻐하고 있었다.
한희연 같은 미모의 여성을 부인으로 삼고, 최고의 가희로 유명한 유연하와 스캔들을 일으키는 인물이 자신들과 같은 중학교, 같은 클래스에 다니던 박원기일지 모른다는 사실에 그들은 불쾌감을 느꼈던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알던 박원기가 보통 박원기라는 사실에 기쁨을 누리고 있었다. 그 사실을 조금씩 눈치채니 내심 부글부글 끓어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은 뭐하고 있어? 어느 학교 다니는거야?”
여자들은 원기에게 관심을 보였다. 탤런트 박원기는 훈남 캐릭터라지만, 극상의 미모를 자랑하는 미남 배우에게 밀려서 훈남일 뿐, 절대적인 기준으로보면 최상위급 미남이었다.
그런 훈남배우 박원기의 외모를 보고, 중학교 동창 박원기를 모두가 자연스럽게 떠올렸다는 것은 원판 자체가 꽤 잘났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원기가 만든 노멀 박원기는 배우 박원기와는 명확히 구별되지만, 꽤 닮고 잘생긴 편이 되었다.
문제는 원기가 뭐라고 답하기가 곤란했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이력은 모조리 배우 박원기에 맞춰져 있었다. 그 박원기의 이력을 써먹을 수 없으니, 직업도 학력도 댈 수가 없는 것이다.
“그, 그게 말이지.”
원기가 변변한 대답을 못하자, 여자들의 관심은 금방 식어버렸다. 여성은 남성을 외모만으로 평가하지는 않기 때문이었다. 남자들은 그 모습을 보고는 더 유쾌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그때, 레스토랑 문이 열리면서, 윤승주와 리디아, 그리고 리디아를 호위하는 두명의 엘프 여성이 들어왔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VIP석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윤승주는 동창들에게서 떨어진 곳에 고급스러운 자리를 준비시켜 둔 것이었다. 그는 동창들에게 고개만 끄덕여 보이고는 리디아를 특별석에 안내했다.
“그 소녀 분은 함께 안오셔도 됩니까?”
“그 아이는 섭취하는 음식에 제한이 있답니다. 지금 그녀 전용의 식사를 하고 있을 겁니다.”
리디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녀로서는 마지못해 따라온 식당이지만 원기가 있는 모습을 보면서 운이 좋았다고 느꼈다. 일벌 소녀는 설탕물과 개사료를 기본으로 만들어진 벌사료, 그리고 특별식으로 흰우유를 배급받아서 섭취 중이었다.
‘웃, 다행이군. 기분이 좋은 모양이야.’
윤승주는 조심스러웠다. 그도 그럴것이 리디아에 대해서는 아버지 윤주성도 조심스럽게 대했기 때문이기도 했고, 감히 쉽게 접할 수 없는 기품이 느껴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엘프는 인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초월종이었기에, 왠만한 인간을 압도하는 분위기가 기본적으로 존재했다.
“두 분도 좀 앉으시는게 어떨까요?”
윤승주의 말에 엘프 보디가드들은 조금 떨어진 좌석에 하나 씩 떨어져서 앉았다. 언제든 몸을 일으킬 수 있는 그런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덕분에 단 둘이 테이블에 앉을 수 있게 된 윤승주는 긴장해서 가슴이 떨려오는 기분이었다. 그는 레스토랑 웨이터에게 준비된 음식을 시켰다.
“레이디. 제가 아는 이들이 와 있는데, 잠시 인사좀 하고 와도 되겠습니까?”
“그렇게 하세요.”
윤승주는 그녀의 오케이 사인에 동창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에게 있어서 동창들은 일종의 추종자 같은 것이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그는 일종의 교주 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과시욕을 위해서, 리디아를 이 자리에 모셔온 것이었다. 그로서는 꽤 큰 위험부담을 짊어지고 벌인 모험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잘난척과 과시욕에 목숨을 건 사내라고해도 과언은 아닐 듯 했다.
“박원기. 잘 와줬다. 음식은 좀 괜찮은거냐?”
“그래. 불러줘서 고맙다.”
원기는 조금 씁쓸한 기분이었지만, 그것을 감추면서 말했다. 윤승주는 그의 소심하고 어색한 모습을 보면서 쾌감이 배가 되는 기분이었다. 자신의 추종자들은 자신이 데려온 리디아를 보면서 감탄하고 있었다.
그에게 있어서, 오랫동안 목에 가시 같았던 것이 바로 동창생 중의 박원기였다. 자신보다 명백한 유명인이었다. 해외에까지 알려진 인기인에 미인 여배우로 유명한 한희연과 조기 결혼까지 했다.
그리고 최고의 인기 가수였던 유연하가 출연하는 멜로영화에서 상대역으로 꽤 밀도높은 베드신을 찍는다는 뉴스도 연신 흘러나오고 있었다. 스포츠 신문에서는 연하와 원기의 키스 장면등이 심심찮게 올라왔다.
그럴 때마다, 추종자들 사이에서조차 원기에 대한 이야기가 부러움과 함께 회자되고는 했고, 그것이 관심병 환자인 윤승주에게는 기분 나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자신의 프라이드에 상처를 입혔던 박원기의 실체를 접하게 되고,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그 진실이 알려지니 기분이 더 좋았다. 리디아를 보면서, 리디아를 어떻게든 꼬셔보고 싶다고 필사적이게 만들었던 것도, 희연 정도의 짝을 맞은 박원기에 대한 대항심이었다.
“이런, 너 고졸은 커녕 중졸도 못한 거였냐? 그대로 다행이네. 군대는 안가도 되겠구나. 좀 부러운걸.”
“맞아. 나도 괜히 고등학교 졸업한 것 같아. 군대가기 싫은데.”
“원기는 좋겠네. 군대도 안가고.”
원기는 자신이 순식간에 조롱거리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너무 고민하지 마. 우리 회사에도 용역을 쓰곤 하니까. 병원비 문제도 있고 어려울텐데 필요하면 연락해. 경비나 청소 용역직은 내 입김으로 어떻게 해줄 수 있으니까. 여기 명함있으니 받아.”
은근히 청소용역이라는 단어에 힘을 줘서 말하는 윤승주였다. 노골적은 아니지만 교묘하게 원기가 교육도 못받았고, 돈도 없는 무직이라고 단정지으며 그것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었다.
동창들은 윤승주가 착하고 인정많다면서 칭송을 했고, 원기는 어이가 없어서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때 원기의 눈이 리디아와 마주쳤다. 리디아의 얼굴이 동창들에게 잘 보이도록 배치해 둔 탓이기도 했다. 리디아와 엘프 보디가드들은 몰래 귀기울이며 내용을 듣고는 있었지만, 상황을 이해하지는 못했다.
‘원기님의 처지를 착각해서 도와주겠다는 건가? 마음 씀씀이가 좋은 것 같네.’
엘프들에게 한국 사회에서 학벌이나 신분, 직업의 귀천에 의한 차별 등은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기도 했다. 엘프면 다 같은 엘프인 것이고, 남 위에 서는 것은 귀찮은 일을 떠맡는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짜증이 난 원기는 이 판을 깨어버리기로 마음 먹었다.
“음, 고맙긴 한데 말이지. 난 요즘 하는 일이 있어서 말이야.”
“그래? 학벌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인거야?”
“그래. 외국인 상대 호스트를 하고 있어. 탤런트 박원기랑 좀 닮았으니까, 제법 인기가 있더라고. 외국인들이 보기에 동양인들은 다 비슷해 보이니까 말이지.”
“그래? 벌이는 꽤 괜찮은가 보네?”
“그래. 내가 한번 솜씨를 보여보지.”
원기는 그렇게 말하고는 대뜸 리디아에게 걸어갔다. 그리고는 말을 걸었다.
“어이, 언니. 매력적인데. 몸매가 특히 멋지군.”
리디아는 원기의 말에 살짝 얼굴을 붉혔다. 그녀의 가슴은 캐릭터 메이킹을 이용해 만든 것이라, 살짝 부끄러운 부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예쁘다는 이야기에 기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고, 고맙습니다.”
누가봐도 시덥잖은 희롱에 고귀해 보이는 미모의 리디아가 부끄럼을 감추며 다소곳하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자,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매력적인 언니. 우리 같이 경치좋은 카페에서 차나 한 잔 하면서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는건 어떨까.”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
리디아는 기쁨을 감추지 않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말했다. 윤승주는 리디아의 반응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게 잘생긴건가?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가야 했나?’
“ 앗차, 내가 돈을 안가져 와서 그런데, 술값이랑 호텔비는 좀 내줘야 되겠는데. 괜찮지?”
‘야, 좀 전엔 차라며, 어느틈에 호텔이 붙은거냐!’
유승주는 내심 절규했지만, 상황이 황당해서 입밖으로 내지는 못했다. 머리에 총맞았다는 기분이 딱 이럴 것 같았다.
“물론이지요. 혹시 더 필요하신 건 없으신가요?”
“아, 거기 보디가드 언니들도 멋지게 생겼네, 같이 오늘 한 번 신나게 놀아봅시다.”
“아,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 노멀타입 원기의 정체는 일반 엘프들은 모르고 있었지만, 리디아가 레스토랑에 들어오면서 알려준 상태라, 더없이 조심스럽고 정중했다.
“그럼 갈까? 승주야. 불러줘서 고마웠어. 다음에 보자.”
원기는 그렇게 말하면서, 재빨리 리디아와 보디가드들을 데리고 레스토랑 밖으로 나갔다. 황당함에 입을 다물 줄 모르는 승주일행의 앞을 지나면서 엘프들의 뺨에 입을 맞추는 연출도 잊지 않았다.
리디아에게 인간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살기만 뿌려대던 그녀들이 그 움직임에 맞춰서 교태를 부리니, 승주는 자신이 본 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망상인지 구별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레스토랑 밖으로 나온 원기 일행은 슈퍼카 뒤에 세워둔 리무진을 타고 떠났다. 승주가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이미 상황이 모두 끝난 상태였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거야?”
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지만, 그의 말에 답해줄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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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리디아랑 호텔간다는데? 그것도 보디가드를 껴서? 넌 괜찮은거야?”
“안괜찮을 이유가 있나요? ”
희연은 태연했다. 그녀는 말 그대로 달관한 상태라, 원기가 하는 모든 행동이 사랑스럽고 좋아보였다. 그게 무슨 행동이든 관계 없었다. 리디아의 경우, 그 임무 때문에 원기 곁에 머무르기 힘들다는 면에서 희연은 안타까운 마음까지 가지고 있었다. 그녀 자신이 그런 상황이 될 거라고 생각하면 참으로 힘들 것이기 때문이었다.
“엘프 보디가드들 끼운다는데? 그래도 좋은거야? 그럼 재미 없는데.”
“재미라니요?”
“저녀석을 빼앗으면 네가 좀 질투도 하고 열도 받아야 보람이 있는거지.”
카즈키는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희연을 자극하기 위해서만인지는 모르지만, 원기를 꼬실 의사는 분명히 있었다.
“맘대로 하세요. 전 개의치 않으니까.”
“언니. 그럼 나는?”
연하가 묻자, 카즈키가 한심하다는 투로 대신 답했다.
“넌 대가리나 박아. 얼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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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조사장님이 벌이는 일을 망쳐놓은 것 같은데요.”
원기는 조제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자초지종을 말했다. 리디아가 어째서 그 자리에 있는지 물어본 결과, 조제성이 윤주성 회장과 윤성 그룹을 특별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아, 그 일 말씀이시군요. 마침 잘되었습니다.”
“예?”
“그 윤주성이라는 작자가 혜서를 날려먹은 폭탄범입니다. 그 아들내미가 원기님을 모욕하기까지 했다니, 마침 잘되었군요. 이 기회에 처리하는 것도 좋겠군요.”
“예?”
원기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다지 크지 않던 무역회사였던 윤성 무역회사가 급작스럽게 거대그룹으로 성장하게 된 데에는 조제성의 기여가 컸다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원기는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고, 리디아와 그녀의 보디가드들은 작지않은 아쉬움을 느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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