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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신의 세계-395화 (395/497)

395화 배틀로얄

헬 코인의 기적은 모든 병에 통용되는 것은 아니었다.

생명력을 이용해서, 인간의 회복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듣지 않는 종류의 질환도 적지않았다. 유전적 질환이나 신체의 일부가 완전히 소실된 경우에는 낫지 않았다.

그리고 생명력의 축적은 꽤 부담스러운 것이기도 했다.

정말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라면 감수할 수 있지만, 체력적으로 꽤 부담이 되기 때문이었다.

피라미드의 상위 랭크에 올라가는 것은 신규 회원 모집이 불가능해지면서 어렵게 변했다.

생명력을 모아두면, 중요한 순간에 가족이나 자신을 위해서 쓸 수 있기 때문에 헬 코인은 여전히 중요한 보물로서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헬 코인들이 돌연 빛을 발했다.

[나는 죽음의 지배자, 헬 여신이다. 죽음을 지배하는 것은 생을 지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

약육강식, 강자존은 생명의 섭리이다.

생자필멸, 생명을 가진 자들은 반드시 죽게 마련이다.

죽음을 지배하는 내가 너희들을 죽음에서 보호해 줄 수 있다.

다만 조건이 있다. 너희가 내 백성으로서 어울리는가를 검증하는 것이다.

내 시험을 통과하는 자들은 내 신관이 되어 내 권능을 누리게 될 것이다.]

희연은 그녀 자신의 세계수를 통해서 헬 코인을 가진 이들에게 말을 걸었다. 물론 각본은 조제성과 장수한이 짜낸 것이었다.

[시험은 간단하다. 살아남는 것이다.

지금부터 일주일 뒤, 내 힘을 원하는 자들은 워싱턴 D.C에 집결하라. 현재에 만족하는 이들은 참가하지 않아도 좋다. 헬 코인은 그대로 그대들 손 안에 남아있을 것이다.

참가하고픈 자들은 워싱턴시에 모여라. 워싱턴의 오벨리스크를 중심으로 반경 30키로 내에 들어오는 자들은 시험의 참가자가 될 것이다.

참가자들은 오른손등에 헬 코인을 부착하고 있어야 한다. 그 상태에서 배틀 로얄을 펼친다.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싸우는 것은 아니다.

열두 사람이 남을 때까지 싸우게 될 것이다.

지표에서 지하로 3미터 지상으로 5미터 이내의 위치에 머물러야 한다. 지상 2층, 지하1층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배틀 로얄의 범위는 시속 6킬로의 속도로 줄어든다. 오벨리스크까지 줄어드는데는 5시간이 걸린다.

그동안 너희는 열두명이 남을 때까지 다른 사람을 떨어뜨리면 된다. 열두명이 남지 않으면, 모든 이들이 오벨리스크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꼭 싸울 필요는 없다. 숨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만 열두명이 남을 때까지 너희가 머무를 수 있는 장소는 줄어든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시험장에서 벗어나면 탈락으로 간주된다.

싸워서 상대를 탈락시킨다면, 너희의 헬 코인은 상대가 모아놓은 생명력을 온전히 빼앗을 수 있게 된다.

헬 코인을 돌려줘도 되고, 빼앗아도 된다. 너희들의 모든 행동에 대해서 너희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헬 여신의 메시지가 전달되고, 헬 코인을 가진 이들은 그 메시지에 동요하며 생각에 잠겼다.

“과연 얼마나 참여할까요?”

“적어도 백명 정도는 될테지.”

“싸우려고 들 것 같지는 않는데요.”

“적어도 몇 명은 싸우려고 들거야. 그리고 우리쪽에서도 투입해야지.”

조제성은 짬타이거를 비롯해서 희연, 카즈키 등을 떠올렸다. 나름 괜찮은 오락거리가 될 것이 틀림없었다. 열두명 전부를 채울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대여섯명쯤은 주최측의 입김이 들어간 인물로 채우는 것이 유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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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이거 대단하군.”

황금빛으로 빛나는 헬 코인을 쥔 노인은 미소를 지었다. 온 몸에 힘이 넘치고 있었다. 그는 지팡이를 가볍게 움켜쥐었다. 그러자 지팡이에 손자국이 생기며 휘어졌다.

“이게 헬 여신의 축복인가.”

헬 코인에게 주어진 맛보기이자 예행 연습용의 축복이었다. 헬 여신의 신관들이 가질 수 있는 힘이었다. 노인은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자 주변의 집기들이 덜그럭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고, 마침내 공중으로 떠올랐다.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기는 했지만 진짜로 될 줄이야. 흐하하하핫.”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헬 코인으로 젊음을 되찾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자신의 생명력은 부족하기 짝이 없었다. 그렇다고 자신을 위해 자발적으로 희생할 사람도 없었다.

편법으로 생명력을 모아오고는 있지만, 순탄치는 않았다.

하지만 일거에 대향의 생명력을 갈취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운좋게 열두명 안에 들게 된다면, 헬의 신관으로서 잠깐 맛볼 수 있는 이 활력을 늘 느끼며 살 수 있게 될 터였다.

그는 전동 휠체어를 준비했다. 내부에는 무기가 잔뜩 장착된 휠체어였다. 그리고 의수를 준비했다.

염력으로 움직이는 의수를 오른팔 위에다가 교묘하게 겹쳐놓은 것이었다. 진짜 오른팔은 배를 감싼 형태로 복대에 고정시켰다. 휠체어에 타고 비스듬하게 기울인 상태에서는 눈치챌 수 없을 터였다.

열두명에 들거라는 기대는 희박하지만 한두명 제압하고 생명력을 훔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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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회의 잔당들이 워싱턴 시내에서 난동을 부린다는 정보가 입수되었다. 너희들은 이 잔당들을 색출, 소탕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그들은 헬 여신을 소환하는 의식을 집행하려고 한다는 제보가 있었다. 의식은 워싱턴 전역에서 벌어지며, 그들은 지상 이층, 지하 일층의 범위 내에 머무른다고 알려져있다. 그들의 상징은 오른손의 장갑과 그 안에 든 동전이다. 반드시 그들을 제압하고 그들의 징표를 압수하기 바란다.”

프레이야 진영측에서도 미국측에 헬 여신이 뭔가를 꾸민다는 정보를 알려줬다. 하지만 미 국방부의 중추에도 헬 코인의 소유자가 있었다.

그는 이 배틀로얄을 쉽게 이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공권력을 이용해서 자신을 제외한 모든 이들을 탈락시킬 생각이었다. 그는 워싱턴의 오벨리스크, 워싱턴 기념탑에 지휘부를 설치하고 헬 추종자 탄압 작전을 주도했다.

그 외에도 세 명의 헬코인 소유자가 동참하고 있었다. 정재계에 영향이 큰 그들은 지휘부를 방문하기로 되어 있었다.

“상품 가운데 하나가 부활권이라고 했지?”

“그래. 불멸의 징표라고 하더군. 한번 죽더라도 영혼을 회수해서 새로운 육체에 집어넣어 준다고 했지.”

“리베로 부대의 활약을 기대해 봐야겠군.”

강력한 초능력자들에게 대적하기 위한 무기가 바로 리베로들이었다. 리베로 자체가 범용성이 높은 무기이기도 했고, 정령들은 아스가르드에서 신관들과 전투를 벌인 경험을 대부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만큼 대처하는데 유리한 것이 사실이었다.

조제성의 예상과는 조금 다른 방향이었지만, 미군 특수부대와 헬 코인 오너들과의 충돌은 적극적이 될 가능성이 컸다.

“이왕이면 혼란이 더욱 극심해 졌으면 좋겠군.”

“도로 위에서 유조차가 폭발한다던가?”

“그렇군. 있을 법한 일이야. 만약 인명피해가 커지게 된다면, 군부도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입해야 되겠지.”

“자유도 좋고 평등도 좋지만, 질서 유지와 안정이 더 중요하지. 미국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네.”

“동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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