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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신의 세계-412화 (412/497)

412화 인류의 희망 -2

“사업은 전반적으로 순조롭습니다. 그런데 좀 이해가 안가는게 있군요. 헬 여신의 지출이 꽤 심한 편인데, 이게 실질적으로는 재정에 도움이 되고 있군요.”

박승희가 조제성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헬희연은 꽤 사치를 벌이고 있었다. 헬희연은 자신을 치장하는데에는 결코 자신의 돈을 쓰려고 들지 않았다.

오로지 원기의 돈으로 산 것만을 쓰려고 들었다.

조제성이 준비한 것이나, 다른 이들이 준비한 물건은 전혀 쓰지 않았다.

“난 원기씨 것이니까, 원기씨가 사주는게 맞지.”

원기 것을 자신의 것처럼 여기면서도 말은 그렇게 했다. 화장 컨셉은 좀 이상하지만, 헬희연은 희연과는 다른 매력이 있어서 그녀의 말에 원기는 끌려다닐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원기와 카즈키와 연하의 경우에는 그녀가 고른 물건이 아니면 입거나 걸칠 수 없었다. 헬희연의 고집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지불할 때는 모두 각자의 돈으로 지불시킨다는 점이었다.

원기를 위해 골라준 옷이나 아이템들 모두 원기의 돈으로 지불시켰고, 카즈키의 것은 카즈키에게, 연하의 것은 연하에게 지불시켰다.

문제는 패션 센스가 좀 괴악하다는 점이었는데, 탈출구는 없지 않았다.

희연이 고른 물건이라면 걸치거나 사용하는걸 헬희연이 봐준다는 사실이었다.

세계 각지의 고급 백화점을 뒤지며 쇼핑을 즐기는 헬희연 덕택에 지출이 꽤 큰 편이었는데, 그 지출이 박승희의 능력에는 꽤 긍정적으로 나와있었다.

“가치와 가격의 문제로군요.”

조제성은 피식 웃었다. 원기나 희연, 카즈키, 연하 모두 패션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화려하거나 튀는 복장을 좋아하지 않아서 코디네이트의 조언을 받아서 수수한 옷만을 주로 입었다.

문제는 그 수수하고 검소해 보이는 옷들의 가치였다.

실질적으로 드는 돈은 없었다. 천을 만드는 실은 헬의 부족들이 뽑아내는 실이었다. 거미여왕의 날실과 각종 애벌레들이 고치용으로 뽑아내는 실들을 사용했다.

특히 신성력이 담긴 거미여왕의 실은 대단히 강하고 신축성이 강하며 부드럽기까지 했다.

이런 실들을 엘프들이 조심스럽게 천으로 짜고 바느질을 해서 만들어 온 것이었다. 프레이야 여신이 사용할 물건들이라고 정말 정성을 들여 만든 것이었다.

가격을 붙일 수도 매길 수도 없는 물건들이지만, 장부상에선 0원이었다.

보석들도 마찬가지였다. 평범하지 않은 보석들을 공들여가며 오랜시간 손봐온 것들만 제공되었다.

여신과 총애하는 계약자들을 위한 것으로 바쳐지는 물건이었다.

제성은 자신을 위한 것은 만들지 못하게 했지만, 프레이야 여신과 측근에게 가는 것은 막지 않았다. 그 역시 여신에게는 최고의 것이 어울린다고 믿고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헬희연이 이 모든 것을 뒤집어 놓았다.

희연은 원기를 더 좋아하고, 프레이야 여신에게 감사와 경애를 갖고 있었다. 반면 헬희연은 프레이야 여신에게 더 비중이 컸다.

그래서 프레이야 여신과 쇼핑가는 것을 좋아했고, 거기서는 희연의 카드를 사용했다.

제성 입장에선 그돈이 그돈이지만, 헬희연은 누가 누굴 위해서 돈을 쓰느냐에 꽤 의미를 두고 있었다.

그리고 헬희연이 프레이야에게 사서 입히는 옷은 대부분 ‘본디지 패션’이라고 불리우는 가죽 옷들이었다. 자신이 즐겨입는 고스로리와는 좀 다르지만, 난감한 패션이기는 했다.

그리고 원기는 헬희연에게 약했다. 아니 헬희연이 하고싶은대로 해주는 것을 좋아했다.

프레이야의 본디지화를 막은 것은 다름아닌 희연 자신이었다.

희연이 사다가 입히는 옷에 대해서는 헬희연이 마음에 들지 않아하면서도 딱히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헬희연의 쇼핑에 끌려갈 때에는 헬희연이 사준 옷을 입지 않으면 안되었다.

공적인 자리에서만이라도 희연이 고른 점잖은 복장이 가능해진 것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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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연합과의 전투는 여전히 치열했다. 다만 이는 소수 정예가 다수를 상대하는 상황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인마 살상용 병기들은 헬 여신을 따르는 몬스터들에게는 통용되지 않았다. 화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AK-47 돌격소총은 거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

수류탄이나 저격용 라이플도 곤충형 몬스터들의 껍질을 관통하지는 못했다. 대전차용 라이플이나 로켓 등이 통하기는 했지만, 그나마도 성역 안에서는 효과가 감소했다. 즉사시키지 못하면 대부분 회복되어 다시 전투에 참여하게 되어 있었다.

성역이 제한되어 있고 투입된 병력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을 뿐 결과는 일방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비인격 몬스터들만을 전투에 투입한 것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었다.

헬 여신의 휘하 종족들 중 가장 강력한 종족은 개미와 벌이었다. 그리고 이들의 특성은 물량으로 적을 압도하는 것이었다.

개미와 벌은 여왕을 중심으로 하는 하나의 생명체와도 같았다.

여왕은 생식기이고, 일벌이나 일개미 등은 손발과 같은 유전자를 중심으로 한 생명공동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런 특성을 살려서, 헬의 부하인 종족들은 퀸, 커맨더, 솔져로 나뉘었다.

솔져는 병정과 일꾼을 합친 개념으로, 이들은 인격이 존재하지 않았다. 인격 몬스터는 퀸과 커맨더이고, 솔져는 퀸과 커맨더가 뇌파로 조종하는 하급 몬스터라고 할 수 있었다.

이들은 말 그대로 퀸이 찍어내고 소모시키는 소모품이었다. 영혼을 갖지 못하는 원격조종의 손발이나 다름 없었다.

거미 종족에게도 이런 능력을 갖추도록 개조되어 있어서, 거미 여왕 역시 거미형 수족을 지니고 있었다.

비인격 몬스터들의 특징 중 하나는 인간형이 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인간과 몬스터의 융합으로 만들어진 종족이지만, 인격 나아가서는 영혼을 지니지 못한 이들은 몬스터에 더 가까운 존재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아군의 희생을 꺼리는 원기는 비인격 몬스터들을 투입하는 것을 선호했다. 물론 비인격 몬스터라고 해서 인격형 몬스터보다 약한 것은 아니었다.

일단 거미여왕을 비롯한 엘리트 몬스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인격형 몬스터들은 덩치가 작았다. 인간형태의 사이즈에 좌우되는 것이다.

비인격형들은 덩치가 크거나 작았다.

작은 크기도 큰 크기도 나름대로 전투에 유리했다. 특히 고성능 플라스틱 폭탄을 장착시킨 소형 거미들은 자폭병으로 아주 뛰어났다.

특히 오덕들은 옛날 유명하던 게임을 떠올리며, 스파이더 마인이라고 부르며 좋아했다.

덩치가 큰 놈들에게는 추가 장갑판을 장착하면, 왠만한 대전차 무기도 버텨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곤충 껍질은 대단히 훌륭한 장갑 재질의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북연합군들은 일방적으로 당하면서 조금씩 영역을 빼앗기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병기의 체계가 바뀌기 시작했다.

리베로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었다. 그리고 전차의 활용이 커졌다. 대형 몬스터들이라고 해도, 무게는 전차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실드 같은 방어기술도 철갑탄에는 큰 영향을 주기 힘들었다.

대구경 전차포는 몬스터들에게도 확실한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전투가 거듭되면서, 북연합도 차츰 효율적인 전투를 벌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스파이더 마인에 대항하기 위한 방법으로 콘크리트를 이용한 도로 포장도 이용되었다. 두껍게 포장된 도로의 경우, 소형 몬스터인 새끼거미들이 파고들어가지는 못하기 때문이었다.

이런 건설 작업에서 리베로들은 많은 활약을 벌였다.

참호를 파고 엄폐물을 건설한 후 전차와 리베로의 대구경 철갑탄으로 저항하면서 전선이 유지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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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괜찮은 겁니까?”

“우리는 지시대로 따를 뿐이다.”

중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은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그들은 미국과 러시아처럼 대외적 영향력을 높이는데는 성공했다고 할 수 없었다.

중국군이 주둔하는 것을 원하는 나라는 거의 없었다. 냉전의 혜택을 받아 맹주의 지위를 누렸던 미국과 소련이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볼 수 있었다.

결국 중국은 자신들의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 잠수함 전력에 많은 투자를 실시했다.

미국의 경우, 기술력에서 중국과 비교도 안되게 앞서있지만 문제는 기존에 투자한 부분이 많았다.

시울프 같은 강력한 잠수함을 개발했지만, 결국 비용과 효용성 문제로 다수를 생산하는데는 실패했다.

많이 투자를 해둔 상태라서, 유연성이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새로운 무기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반면 중국은 그런 면에서 유리한 점이 있었다.

시사라들이 등장하면서, 이 시사라 엔진이라는 무소음에 연료 효율 높은 잠수함에 최적인 장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시사라엔진이 대형 잠수함에 적재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중국에서는 소형 잠수함을 이용한 핵탄두 발사 시스템을 선택했다.

향유고래를 닮은 외형으로 만들어져서, 저심도에서 잠수부에게 발견당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의 소형함으로, 승무원은 단 두사람이었다.

오랜기간동안 항행하는 핵잠함과 달리, 단기 작전을 위해 제작된 함선이었다.

나아가서 이 소형잠수함을 탑재 가능한 장기작전용의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었다.

무장은 미사일은 미국제 토마호크 미사일 한발이 전부였지만, 20킬로톤급 핵탄두가 장착되어 있었다. 히로시마 원폭급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중국이 획득한 다수의 불발판들 가운에 하나를 수리한 것으로 CJ-10순항미사일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복원된 물건이었다.

중요한 것은 해당 해역에 중국의 원자력 잠수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과, 미사일은 미제인 토마호크 미사일을 이용한다는 것이었다.

원잠이나 디젤 잠수함과 달리 시사라 잠수함은 잠수함으로 탐지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기도 했다.

승무원이 두사람인 것은 핵탄두 사용의 기본 원칙 때문이었다. 한사람에게 스위치를 맡길 수는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향유고래의 입과 같은 형태의 사출구가 열리고 주수가 완료된 다음 토마호크 미사일이 어뢰관을 통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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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미사일입니다. 토마호크 미사일이라고 합니다.”

조제성은 보고를 들었다. 이미 순항미사일은 다수 격추된 바 있었다. 충돌신관을 가진 벌들이 미사일들이 날아오는 코스에서 교통사고(?)를 일으킨 덕분에 대부분의 미사일이 목표물에 닿지 못했다.

장애물이 많은 상황에서 미사일들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설마 핵은 아니겠지?”

“아직 미국은 움직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겠지. 그럴거야.”

“늘 하던대로 대처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그리고 잠시 후 토마호크 미사일이 상공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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