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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신의 세계-421화 (421/497)

421화 성감마사지

“이봐, 너 좋은 능력을 얻었다며?”

“무슨 소리야.”

“연하가 다 불었어. 손만 대면 여자를 절정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성감 마사지 능력을 얻었다고 말이야.”

카즈키의 말에 원기는 연하를 돌아보았다. 연하는 살짝 혀를 빼물면서 딴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 능력을 얻었단 말이에요?”

희연이 묻자, 원기의 얼굴이 붉어졌다. 원기는 한숨을 쉬었다.

“맞아. 그런 능력으로 변화되긴 했어. 고통만이 아니라, 육체로 느껴지는 대부분의 감각을 줄 수 있게 되었지.”

카즈키는 그 말에 반색을 했다.

“그거 꽤 재밌겠는데? 옛날에 만화에서 그런 능력자를 본 적이 있었지. 한번 나한테 해봐라.”

카즈키가 원기 옆에 앉아서 말했다. 카즈키의 당돌한 태도에 원기가 당황했다. 희연은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았다.

원기는 주위를 살폈다. 상류층이 주로 드나든다는 고급 카페라고 하지만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탓인지 좀 어두운 분위기였다.

“시집도 안간 처녀가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내가 처녀인데 뭐 보태준 거 있냐? 나도 남자한테 아양떠는건 귀찮지만, 오르가즘인가 하는 거엔 관심 있어. 한번 어떤 것인지 느껴보자.”

카즈키답다면 카즈키다운 태도였다. 연애에도 남자에도 그다지 관심은 없지만, 딱히 절조를 지켜야 한다는 의식도 없었다.

“이거 당하면 어떻게 되는거야? 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어지는거야? 엄청 징그러운 능력이네.”

“아니, 그렇지는 않아. 한번 체험해보는게 낫겠지.”

원기는 체념하고 카즈키의 손을 쥐었다.

“응? 손으로 괜찮은거야? 거긴 성감대가 아닐텐데? 아마도.”

“그런건 관계 없어. 정신으로 직접 전달되는 것이라서 몸의 어디와 접촉해도 상관 없지.”

원기는 단숨에 성감에 관련된 느낌을 강하게 전달했다. 카즈키는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서 바들바들 떨더니, 숨을 훅하고 내뿜었다.

“어떻게 된거에요?”

희연이 묻자, 원기가 어색하게 웃으며 답했다.

“현자타임에 돌입했어. 일종의 자아성찰 시간이라고 할까.”

원기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원기의 능력은 확실하게 절정을 맛보게 해줄 수 있었다. 왠만한 욕구보다 강렬한 성적 욕구를 한순간에 ‘충족’시켜 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욕구는 충족되면 사라지는 법이었다.

강렬한 성적욕구는 발생하면서 다른 욕구들을 압도하고, 완벽하게 충족되면서 사라졌다. 사람은 욕구가 사라지면 머리가 맑아지고 냉정해지는 법이었다. 그리고 허무함을 깨닫고 자기 성찰에 들어갔다. 소위 현자타임이라는 것이었다.

카즈키는 눈을 반짝거리면서 원기를 바라보았다.

“머리 속이 확 맑아진 느낌이야. 앞으로도 자주 부탁해. 뭔가 깨달음을 얻은 것 같아. 그러고보니 속옷도 멀쩡하네.”

“육체와 별도로 전해지는 능력이라서 그래.”

“꽤 끈적끈적한 능력일 줄 알았는데, 엄청 산뜻한 느낌이야. 남자들에게도 쓸 수 있는 능력인거아냐?”

“윽, 설마 나보고 남자를...만족시키라고?”

원기가 생략한 표현에 카즈키는 피식 웃었다. 순간적이지만, 카즈키는 여러 강박관념에서 해방되었다.

희연을 동경하면서도, 희연과 다른 길을 걸어온 자신에게 집착한 자신이 보였다. 희연의 기본에 충실한, 격식에 맞는 검에 반발해서 자유로운 검에 집착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좋았다. 희연처럼 기본에 맞춘 검을 택할 수 있는 자유를 스스로 포기하고 있었다.

카즈키는 자신의 안에서 무언가가 터져나온 느낌을 받았다.

이능 ‘무기사랑’의 각성이었다.

기본에 충실한 천재 희연을 동경하면서도 기본을 외면해 온 천재 카즈키의 각성이자 깨달음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이능으로서의 무기사랑은 카즈키의 특기인 촉수성검, 유연한 엑스칼리버에 비하면 질이 떨어지는 것이었다.

카즈키의 이능은 이능 가운데 최고급이라고 할만 했다. 등급을 매기지는 않았지만, SS랭크라고 해도 할말이 없을 정도로 강력한 이능이었다.

무기사랑은 이능을 집중해서 내구력만 극강으로 높여 줄 뿐이지, 위험도도 높고 응용력도 부족하다는 점에서 촉수성검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는 이능이었다.

사용자가 희연이 아니라면, 무기사랑은 B급 이능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무기 자체의 공격력을 올려주기는 하지만, 그 수준은 그리 높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희연의 공격력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카즈키는 질이 떨어지는 이능을 얻은 것이 아니었다. 희연의 스타일을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희연보다도 뛰어날지 모르는 천재성에 대한 프라이드가, 기본에 충실한 범인의 길을 걸어온 희연의 흉내를 내는 것을 거부하게 만든 것이었다.

의식적으로는 희연의 길이 옳다고 생각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는 그 길을 걷고자 하지 않았다.

그리고 현자타임의 깊은 성찰에서 자신의 내면에 있는 점을 깨달았다.

“너, 생각보다 이 능력에 대해서 잘 아는데? 대체 누구한테 실험해본거야? 연하냐? 아니면 리디아?”

그 순간 희연의 눈동자도 무의식적으로 원기를 향했다. 원기는 그 눈빛이 왠지 뜨끔하게 느껴졌다.

“동물 실험을 해봤지. 내가 미쳤다고 이 능력을 사람에게 써 봤겠어? 마침, 고양이들이 발정기더라고.”

원기는 희연의 압박감에 황급히 변명하듯이 말했다. 희연은 여전히 무표정했지만, 눈빛에서 느껴지는 살기라고 말하기에도 부족한 압박감은 꺼지듯 사라졌다.

카즈키는 그 모습을 보면서, 좀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자각은 못하지만, 질투는 하고있군. 알고는 있었지만 좀 섭섭한데.’

카즈키는 레즈는 아니었지만, 희연이 자신을 봐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이 머리가 맑아진 상태는 얼마나 오래가는 거냐?”

“그거야 나도 모르지. 사람 상대로는 써보지 못했으니까. 다만, 고양이의 경우에 성욕이 사라진 상태가 암수를 불문하고 최소 사흘 이상은 지속되는 것 같아.”

발정기의 고양이가 일주일이나 성욕을 완전히 잊어버린 것이었다. 보통 발정기가 아니더라도 엉덩이를 쳐주거나 사타구니를 살살 긁어주면 성적인 반응이 기계적으로 나오기는 했는데 성욕이 충족되서 사라진 고양이는 그런 모습조차 없었다.

“잠깐? 최소 사흘? 너 성감 마사지 스킬을 터득한게 언제지?”

“역시 예리하네. 나흘 전 쯤이야. 동물 실험을 떠올린 건 하루 지나서지.”

그 순간 카즈키의 눈빛이 변했다.

“왜 이래. 난 아직 이르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아직 성욕이 되돌아온 고양이가 없다는 소리지?”

“조만간 돌아올지도 모르지. 영 좋지 않은 곳에 맞았을지도.”

“내가 고자라니! 이 경우에 고자가 맞아?”

카즈키 역시 한국어에 능통해진 덕택에 이런 농담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배가 부르면 식욕이 안생기는 것과 비슷해. 고양이들은 그 사이에 발정기가 끝났을 수도 있고, 발정기 자체가 그걸로 끝난 것일 수도 있어. 아마 다음 발정기 때는 정상으로 돌아와 있을걸.”

원기의 말에 카즈키는 ‘내가 고자라니’라는 대사를 농담삼아 되풀이했다. 이능은 이능을 가진 사람이 알게되어 있었다. 무의식적인 경우라도 마찬가지였다.

원기가 일시적이라고 말한 이상은 일시적인게 맞았다.

모든 욕망에서 강제적으로 해탈해 명경지수에 이른 느낌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연하야. 너도 오르가즘 한 번 맛보는게 어떻겠냐?”

카즈키는 새로운 희생양을 찾았다. 당황한 연하는 몸을 피하려고 들었지만, 카즈키의 상대가 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연하는 번식욕을 잃고 깨달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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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연하가 얻은 이능이 대단히 뛰어나다면서?”

“예. 원기가 ‘무념무상’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하더군요.”

연하가 얻은 새로운 이능은 말 드대로 무념무상이었다. 평소에 깊은 생각을 하지 않고 낙천적인 성격에, 강제적인 무욕, 무번뇌 상태에서 얻은 것은 무념무상의 경지였다.

특징은 이 이능을 발동시킨 공격은 어떤 형태의 위험감지 이능에도 걸리지 않는 것이었다.

위험감지 이능은 최강의 방어 이능중 하나라고 할 수 있었다. 그것을 무력화시킨다는 점에서 연하의 전술적, 아니 전략적 가치는 압도적으로 강화된다고 할 수 있었다.

“이능이라고 하면, 어떤 이능에도 감지되지 않는다? 미래를 보는 이능은 어때?”

“그것조차도 회피된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미래 예측은 무의식적으로 이뤄지는 미래 시뮬레이션인데, 연하의 무념무상이 개입된 공격을 변수에서 제거해 버린다고 합니다.”

예지 이능은 타임 슬립과는 달랐다. 무의식적으로 수집된 수많은 정보를 가지고 확률이 높은 미래를 찍어내는 이능이었다.

장수한의 예측으로는 이 시뮬레이션에 세계수의 네트워크가 개입하고 있다고 보았다. 개인이 얻는 정보로는 지나치게 정확도가 높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예지 이능은 근미래가 대부분이었고, 이 이능을 통해서 얻은 정보로 행동을 일으키면 예측한 미래는 대부분 바뀌었다.

“그건 그렇고, 성욕의 제어라. 엘프와도 관계가 있나?”

“그런 것 같더군요. 원기와 함께 실험해 봤는데, 엘프들은 반응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카즈키나 연하에게 2차 실험을 한 것과 마찬가지 반응이더군요.”

“욕구를 충족시켜서, 욕구를 제어하는 방식인가. 재미있군.”

“아마도 응용도 가능하긴 할 것 같은데, 이 능력은 원기가 그리 좋아하지 않더군요.”

“그보다도 여신님의 변화가 생각보다 크군.”

“당분간 쉬시라고 연락드렸습니다. 모처럼의 하니문이니까요.”

조제성은 근심조로 말했지만, 장수한은 키득거렸다. 조제성은 장수한의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했지만, 그도 표정을 풀었다. 어차피 올 변화라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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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하던데 말이지.’

원기는 희연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희연이 물은 것은 원기의 페인 마스터리로 성적 쾌감을 완벽하게 차단이 가능한가 하는 것이었다.

물론 가능했다. 원기 자신이 성적 쾌락을 잘 모르고 심리적인 거부감이라고 할지 죄악감이 있어서 미세한 조절을 할 수 없었지만, 완전 충족시키거나 완전 마비시키는 것은 가능했다.

그리고 희연이 요구한 것은 성감의 완전 마비 상태에서의 부부관계였다.

‘그냥 아프기만 했을텐데. 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원기는 모르겠다고 고민하면서도 얼굴에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희연과의 부부관계를 통해서, 원기는 자신이 한 여성을 소유했다는 소유욕이 충족되는 만족감을 얻었다.

‘희연이 알면 화를 내겠지만 말이지.’

미움받는 것을 극단적으로 두려워하는 원기는 좀처럼 일선을 넘지 못했다. 희연은 원기를 딱히 경계하거나 거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빈틈이 없었다.

부부로서 한방을 썼지만, 러브코미디같은 돌발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원기로서는 내심 좀 더 가까워졌으면 하고 바라면서도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저보다 약한 남자를 싫어한다고요? 그럴 리가.”

원기를 오랫동안 고민하게 만든 명제는 가볍게 부정되었다. 희연의 지금 고민은 자신이 좀 더 원기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었다. 신체 강화에 강인한 전사, 나아가서는 최강급의 리베로 조종사가 되어버린 원기에게 자신이 필요치 않게 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두려움과 고민을 갖게 된 희연으로서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희연이 싫어하는 것은 강함을 추구하는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 사람이었다. 평화주의를 표방하는 건 좋지만, 격투기 등을 미친 짓으로 폄하하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원기는 그리고 프레이야 여신은 희연의 강함과 강함을 추구하는 열의를 인정하고 선택해준 존재였다. 희연에게 있어서는 너무나 고맙고 사랑스러운 존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원기가 단순한 계약자라고 알고있던 시기에도 그 마음은 존재하고 있었다.

자신이 추구해 온 인생을 긍정하고 받아주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인정해주고 닮고자 배우려고 진지하게 노력해준 상대였다.

물론 문제는 있었다.

희연은 자신이 강함 때문에 선택받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원기를 좋아하는 자신의 ‘유약함’을 감추고 억눌러야 한다고 생각했고 결국 그것은 임무에 대한 지나친 열의와 스토킹으로 변화되어 버린 것이었다.

‘그래도 앞으로가 기대되는걸.’

원기는 희연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수 없었다. 하지만 희연 그 자체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내가 남의 생각을 잘 헤아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중요한 성장기에 병실에서 홀로 살아온 만큼 원기는 그런 능력까지 갖추기를 기대하진 않았다.

희연은 부부관계가 끝나자마자 바로 몸을 일으켜서 샤워를 하러 갔다. 그녀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을 거라는 사실은 원기도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지금까지와는 달리 원기도 따라서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희연은 그런 원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부부는 역시 일심동체야. 그녀의 몸은 내 몸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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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이 좋지 않은걸? 뭔가 만족스럽지 못한거야? 테크닉은 좋을 줄 알았는데.”

카즈키가 트레이닝룸에서 희연을 보면서 짓궂은 표정으로 물었다. 희연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내 생각이 짧았어. 성관계에서 성욕은 그리 비중이 크지 않은 것 같네.”

“어라. 나 없는 사이에 둘이서만 친해진거야? 치사하게?”

연하가 희연의 반응에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확실히 희연과 카즈키는 한층 더 가까워진 듯 했다. 카즈키의 희연에 대한 태도에서 묘한 긴장감과 위화감이 사라진 것도 크게 작용했다.

“성적인 자극을 일체 못느끼게 했다고? 그건 또 무슨 변태 플레이야? 네가 변태라는거야 잘 알고 있었지만, 하드한 플레이네.”

카즈키의 말에 연하도 고개를 끄덕였다.

“질투 때문에 눈이 먼 거야. 나도 아직 멀었네.”

희연이 당황한 것은 원기에게서 느껴진 온기가 너무나 좋았기 때문이었다. 불감증에 가까우면, 아니 불감증 그 자체라면 부부관계는 그리 큰 변화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 희연의 판단 착오였다.

조제성과 한희연은 같은 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수명의 제한이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수백년 이상을 알차게 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성적 타입이었다.

조제성은 유혜서만 살아있으면 된다는 점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희연은 ‘항룡유회’라는 말에서 삶의 방향을 찾았다.

“항룡유회라. 너같은 애가 생각할만한 거네. 인생 뭐 있나? 그냥 즐기면 되는건데.”

“맞아. 동의.”

“넌 너무 고민이 없어. 조금은 고민 좀 해라.”

카즈키는 연하에게 핀잔을 주었다.

항룡유회는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에겐 후회밖에는 없다는 말이었다. 더 이상 올라갈 수는 없고, 내려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젊어서 큰 성공을 거둔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비참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건 그렇고, 질투라니. 희연언니한테도 그런게 있었어?”

연하의 말에 희연이 반색했다.

“그래. 나한테도 있더라. 정말 다행이야.”

“질투가? 이해가 안가는데?”

“좋아하는 마음이 더 강해지고, 새로워지더라니까. 예를 들자면, 그래. 내가 마음에 들어서 질리게 읽었던 책인데, 남이 재밌게 보고 있으면 다시 읽고 싶어지는 그런 기분?”

그말을 들은 카즈키가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변태다! 여기 변태가 나타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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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칸 성인 프로젝트는 성공적입니다.”

“무슨 소리에요. 아브 프로젝트지.”

“그냥 우주엘프라고 하는게 좋을 것 같은데요.”

화성 탐사선 메이플라워호의 거주구는 두 개가 있었다. 하나는 지구 정부용이고, 하나는 프레이야측이 사용하는 것이었다.

표면용은 작은 우주 스테이션 정도의 규모이고, 숨겨진 거주구는 대단히 큰 규모로 이뤄져 있었다.

그리고 공장에서 양산된 엘프의 아기들이 바로 이 거주구 내에서 살고 있었다. 아기 상태에서 무중력 상태에 익숙해지도록 만들어서 우주에서 뛰어난 균형감각을 발휘하는 종족을 양성하자는 계획이었다.

장수한은 프로젝트 명으로 아브를 주장했고, 호철은 볼칸성인을 주장했다. 찬균은 엘프는 숲속에 살아야 한다는 파였기 때문에, 기권했다.

“이 기회에 한번 가보도록 하지요. 희연과 함께. 아니, 헬 여신과 함께 말이지요.”

원기는 희연의 허리를 감싸안고 말했다. 프레이야 여신과 헬 여신의 방문은 메이플라워호의 숨은 승무원들인 헬의 종족들에게도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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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신이시여. 무스펠헤임으로 인간들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배에서는 세계수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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