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1화 반프레이야 동맹
“광속 이동이라니, 꿈같은 기술입니다. 그래서 광속 이동을 체험해보신 우주 과학자 천동일씨를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주선을 타보시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자신을 바니걸이라고 소개한 외계인이라고 해야 하나요, 고대 여신이라고 해야 하나요. 프레이야의 우주선으로 광속 여행을 하시게 되었는데요.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달과 지구 사이에는 거리가 있는데, 일순간에 이동한 것처럼 보였는가 였습니다.”
“그렇군요. 일단 우리가 지금 이 순간 보는 달의 모습은 1.3초전에 달에서 반사된 빛으로 인한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UFO의 등장 장면을 보셨겠습니다만, 1.3초 전의 달에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가 1.3초 후에 지구에 나타난 모습을 보게 된 겁니다.”
“그렇군요. 그래서 1.3초의 공백이 보이지 않게 된거로군요.”
“예. 반대로 지구에서 달로 갈 경우, 1.3초 후에 달에서 나타나게 됩니다만, 그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다시 1.3초 후가 됩니다. 따라서 지구에서 모습을 감춘 다음 약 2.6초 후에 모습을 보게 되는 겁니다.”
“생각보다 복잡하군요.”
“그렇습니다. 가짜베이더의 말씀에 따르면...”
“가짜베이더라는 것은 그 다스베이더의 모습을 하고 나타난 지구인이겠군요.”
“예. 그렇습니다.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 어렵다는 이유로 자신을 페이크베이더라고 소개하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각국 말로 적당히 부르고 있습니다.”
“예. 그 가짜베이더씨가 뭐라고 말씀하시던가요.”
“광속 이동의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일단 광속이동을 해본 결과입니다만, 말 그대로 일순간입니다. 우주선 안의 시간이 정지해 버립니다. 제 시계가 9시였습니다만, 도착한 순간에도 9시였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예. 광속이동하는 사이에는 아예 시간이 정지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겁니다.”
“그것과 한계와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예. 이건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인데요. 출발한 다음에는 도착하는 순간까지 인간이건 기계건 스톱해 버리는 겁니다. 시간이 정지해 버리니까 말이지요. 그래서 도중에 문제가 생겨도 멈출 수도 목적지를 변경할 수도 없습니다. 말 그대로 순간이동이 되어버립니다.”
“바깥에선 시간이 흐르는데, 내부에선 시간이 안흐른다는 말씀이군요. 좀 골치 아픈 문제가 되겠군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광속 이동은 도착지의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확보된 좌표는 달과 네바다 상공 뿐이라고 이야기하더군요.”
“그렇군요. 광속으로 이동하는데 제약이 따른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습니다.”
“그렇지요. 시간이 정지해 버린다는 것은 정말로 생각지 못했던 문제였습니다. 사실 물리학에서는 기본적인 명제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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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순간이동이지만 말이지.”
“마법이라고 말하면 판타지고, 초능력이라고 말하면 SF가 되는거지요. 이세계에 살면 엘프고 다른 별에 살면 아브인 것처럼 말이지요.”
“볼칸 성인입니다.”
“아니, 아브가 맞아.”
장수한의 말에 호철과 찬균이 딴지를 걸었다. 엘프를 볼칸으로 부르는가 아브로 부르는가가 꽤 중요한 문제인 듯 했다.
“우주 엘프라고 해두는게 어때.”
원기가 들어오면서 말했다. 원기는 짬타이거도 아닌 본신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역시 게임캐릭터였다.
프레이야 여신으로 좀 오래 있었던 탓에 정신적 피로감을 느낀 듯 했다.
‘확실히 프레이야 여신님 상태에선 느껴지는게 다른 모양이야.’
조제성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프레이야 여신 상태에서 아무도 만나지 않으면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지만, 사람들과 접촉하는 상황에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듯 했다.
반면 짬타이거나 원기의 상태에서는 그리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사명감, 정체성 등의 문제가 혼합되었을거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원기는 원기로 돌아온 상태에서 조제성이나 장수한, 호철과 찬균을 만나면 꽤 안정적인 휴식을 취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제성으로서는 호철과 찬균이 설사 쓸모가 없다고 하더라도 중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히 두 사람 모두 쓸모가 있었던데다가, 둘다 심한 오덕이라는 점도 다행스러운 점 가운데 하나였다.
‘오덕이라는 인종들은 쉽게 상하지 않아서 좋아.’
여신과의 친분 관계는 사실 막강한 권력이라고 해도 좋았다. 그런 면에서 호철이 다스베이더 복장을 하고 전신을 감추고 나타난 것은 조제성으로선 딱히 보기 좋지는 않았지만, 나쁜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둘은 취미에 올인하고 있었다.
장수한에 대한 신뢰와는 별도로 호철과 찬균의 그런 점은 제성 역시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찬균은 여전히 인공지능 개발에 몰두하고 있었는데, 나름 성과가 있었다. 몬스터의 두뇌 일부와 컴퓨터를 결합시킨 사이보그 브레인이라는 것을 만들었고, 이는 완벽한 인공지능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전투용 메카니즘으로서는 꽤 쓸모있는 것으로 완성될 듯 했다.
호철은 딱히 도움이 되는 것을 떠올리거나 만드는 쪽은 아니었지만, 우주 개발 아니 우주 전쟁에 관심이 많아서 프로젝트를 맡아서 잘해나가고 있었다.
호철이 현재 만들고 있는 것은 우주 전함이었다. 마구로스라는 애니에 나온 전함을 본떠서 만들기 시작했다.
이 우주 전함은 유엔에서 새롭게 발족시킨 인류 방위군에 비싼 값으로 팔릴 예정이었다.
전함 자체는 대단한 기술이 사용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재료를 달로 옮겨서 건조해야 하는데, 그게 현존 인류의 기술로는 어려웠다.
반면 재료를 UFO의 광속이동으로 운반해서 만드는 것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부르는게 값이었다.
1번함을 인류방위군에 넘기고, 2번함부터는 각국에 팔아 넘길 계획이었다. 미국과 러시아, 일본과 중국에 동시에 인도하는 조건으로 현재 계약이 체결중이었다.
무장은 각국 정부에서 제공한 무장을 컨테이너채로 전함 내에 운반하는 것으로 계약을 맺었다. 물론 무장 설치까지 설치해주는 서비스도 제안되어 있지만, 그걸 원하는 국가는 없을 거라고 보았다. 특히 미국이나 러시아는 자국의 군사기밀이 노출되기를 원치 않았다.
“우주 전함이라고 하니, 말은 거창하지만...”
“뭐, 커다란 구조물 하나 띄워놓는 것이니까요. 결국 빈 컴퓨터 케이스 파는 것과 비슷하니.”
우주선이라고 하면 보통은 대단히 고도의 설계로 만들어진 첨단의 물건을 떠올리겠지만, 일단 우주 공간에 올려놓는 것이 문제일 뿐이었다.
우주 공간에 63빌딩을 잘라서 올려놓고 거기에 엔진만 달아놓는다면 그것도 나름 우주선이 될 수 있었다.
우주복을 입지 않고도 안전한가는 별도의 문제일 뿐이었다.
세계수의 생명 버프 효과는 엄청나서, 세계수만 있으면 입에 산소호흡기만 부착하고도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우주에서 활동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인간이 진공에 나가면 안되는 이유 중 하나는 기압차인데, 적절한 감압 후에 0.2기압 정도의 산소호흡기를 사용하면 가능했다. 강렬한 태양선이나 우주선 등의 방사선도 치명적이긴 하지만 세계수의 회복 효과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실제로 엘프 소녀들은 달기지에서 비키니를 입고 산책을 하기도 했다. 달의 바다라고 불리운 곳에 해변을 만들고 토끼귀를 장착하고 비키니를 입은 엘프들이 뛰어놀게 만든 것은 로망이라기보다는 엽기에 가까운 일이었다.
하지만 장수한 삼총사가 공범이나 다름없었고, 프레이야 여신이 강력한 동조자였으니 엽기에 가까운 로망이 결실을 맺게 되었다.
달의 황량한 벌판에 파라솔과 비치 의자들이 놓이고 작은 산소 공급기를 사용하는 엘프들이 비치발리볼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나름 사치스러운 것이었다.
실제로 지구에서 방문온 VIP들에게 해변 방문은 꽤 호응이 좋은 편이었다.
달이나 우주공간에서 비키니를 입고 작업을 하는 엘프들은 실제 나이는 세 살 남짓밖에는 되지 않은 공장 대량 생산 일세대들이었다. 전투를 위해 어린시절이 짧고, 노년이 극도로 짧은 엘프의 특성에다가 세계수 수액의 충분한 공급 덕분에 육체는 발육이 좋은 십대 소녀로 보였다.
프레이야의 바니걸 통신의 영향을 받아서, 지능도 높은 편이고 지구의 인터넷을 통해 지식 흡수도 효과적으로 이루어진 탓에 당장 전력으로 쓸 수 있을 정도였다.
우주 공간에서 움직이는 균형 감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문제라면 중력하에서는 걸음마도 제대로 못한다는 것이었지만, 조금 훈련하면 어지간한 사람들보다는 더 나은 균형감각을 보여줄 것이라는게 과학자들의 견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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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스바라시이. 이런 멋진 곳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일본의 고위 관료 중 하나가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를 안내하는 호철은 쓴 웃음을 지었다. 모처럼 우주에 나왔는데, 감동할 구석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진공에서 비키니를 입고 모래사장을 누비는 문비치는 황당한 장난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세계수의 강력한 보호력을 보여주는 효과도 있었다. 감압 처치를 해야 하지만, 인간이 단순한 진공도 아닌 우주공간에서 옷도 제대로 입지 않고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은 놀러운 일이었다.
“저들은 우주에서 태어난 엘프들입니다. 새로운 종족이 될지도 모르지요. 나이는 어립니다. 아직 세 살이 채 안되었군요.”
“그거 좋군요.”
일본어로 한 말이지만, 일어를 어느정도 알아듣는 호철은 눈살을 찌푸렸지다. 다스베이더 투구 때문에 표정이 밖으로 새지는 않았다.
“큰 소녀와 작은 소녀들로 나뉘는데 모두 나이가 같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작은 쪽은 소녀가 아닌 소년들입니다.”
“그거 더 좋군요.”
엘프 소년들은 뛰노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수영복을 입고 있지는 않았다. 그들은 다과를 나르거나 침대 시트를 갈고 수건을 나르는 등의 잡일을 하고 있었다.
엘프들의 특성상 놀이보다는 뭔가 건설적인 활동을 하는 것을 좋아했다.
“취향이 어찌되었건 조심하시는게 좋을 겁니다. 엘프들을 건드리면 프레이야 여신님께서 용서하시지 않을테니까요.”
일본에 성적 취향이 다양한 사람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실제로 보게되니 정말 기분이 더러워진다는 것을 깨달은 호철이 경고를 하고 나왔다.
상대는 꼼짝도 못하고 기가 죽어서 자신에게 배정된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보니, 일본의 장관급 정치인한테 이렇게 큰소리를 치다니, 나도 많이 컸군.’
호철은 실감이 나지 않았다. 호철은 일본에게도 우주전함을 주기로 배정한 상태에서 한국에 없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원기를 찾았다.
직접적으로 청탁을 넣을 이야기는 아니었기에 찬균도 함께 불러낸다음 이런 저런 화제로 이야기를 하다가 슬쩍 이야기를 흘렸다.
“그건 그렇고, 한국도 우주 전함 한 척쯤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아? 거북선 모양으로 만들면 안돼?”
“서유럽에서도 가진 나라가 없는데 무리가 아닐까?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래도 역시 대한민국의 우주전함 한척쯤 있었으면 좋겠어. 국뽕맞았다고 해도 좋아.”
“국뽕일 것 까지야. 하지만 나도 역시 있었으면 어떨까 싶은데? 우리 여신님께선 어떻게 생각하실려나?”
호철과 찬균이 묘한 화법으로 원기의 의견을 물었다.
“글세. 나도 있었으면 좋겠지만, 여신 고년, 아니 여신님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는 모르겠네. 아마 그냥 생각이 없을걸? 조승상님한테 청하는게 낫지 않아?”
원기도 미묘한 화법, 유체이탈 화법을 사용해서 말했다. 여신으로서의 공과 원기로서의 사를 구별하기 때문이었다. 엘프들을 위한 힘이고 자원인만큼, 개인적인 생각으로 남용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엘프들이라면, 여신이 결정하면 불속에 뛰어들라고 해도 뛰어들겠지만 그렇기에 더 신중할 수 밖에 없었다. 책임이 무거우니 신중해질 수 밖에 없었다.
“흐음, 여신님은 생각이 없으신건가.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겠지. 인간들의 국가 문제에 관심을 가지실 이유가 없으니.”
“그리고 조승상님같은 냉철한 글로벌 사업가한테 기대하기는 좀 어려울걸.”
“잠깐 실례하겠네. 대한민국 국적의 우주전함 건조가 결정되었네. 냉철한 글로벌 사업가라서 가능한 거라네.”
갑자기 나타난 조제성의 모습에 찬균과 호철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원기는 미리 메시지를 받았던터라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된거지요?”
“리디아전하의 협상력 덕분이지요. 덕분에 미국에서 한몫 단단히 뜯어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리디아 전하가 교섭하는 자리에서 미국측이 우주전함 한척을 더 요청했습니다. 미국의 전력적 우위를 놓칠 수 없다는 입장에서 꽤 완강한 입장을 표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우주전함을 한척 배치하는 것으로 교섭을 끝냈습니다. 어차피 전시 작전권이 미국에 있으니, 전쟁나면 미국 함선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냐고 이야기를 해서 타협을 봤지요. 탑재 무기는 미제 무기들 위주로 될 것이고, 정비 권한 역시 미군측 회사가 갖게 되기 때문에, 탑승원의 과반수가 미국인이 될 겁니다. 그래도 국적 마크는 대한민국으로 달리겠지요.”
조제성 역시 애매한 화법을 사용했다. 원기가 존대를 별로 탐탁치 않아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원기 역시 프레이야의 존재감을 무시하기는 힘들었다. 원기 자신이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위 사람들의 반향으로 그 존재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좀 많이 얻어냈으면 좋겠군요.”
“그건 무리일 겁니다. 완전한 선물이기보다는 타협안이기 때문이지요. 아무튼 미국에 온전히 2척을 주지 않고 달랠 수 있었으니 소득은 있는 셈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속국 취급을 받는데, 3척이나 배정하는건 곤란한 것 아닙니까?”
우주전함을 건조해서 파는 장사는 꽤 짭짤한 장사가 될 터였다. 달에 태양광 발전소와 제철소를 짓는 것도 큰 돈이 되었다.
미국측은 달 표면에 태양광 발전소와 전기로를 이용한 제철소를 짓는 작업에 관심을 보였다. 지구에서 자재를 조달할 수 없는 만큼 달에서 개발하는 것은 필수적이기도 했다.
조제성은 리디아를 통해서 그 것을 통해서도 막대한 이익을 획득한 상태였다.
“프레이야 진영이 어느 한쪽을 지나치게 지지하는 것은 위험한 일일 것 같은데요.”
조제성은 원기의 걱정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지구에 많은 세력들이 반발하게 되겠지요. 그리고 그건 중요합니다. 모두가 프레이야를 견제하고 싶어질 겁니다. 미국 조차도 말이지요.”
“그거 안좋은 거 아닙니까?”
“어차피 우리가 어찌하건 저들은 견제하게 마련입니다. 그럴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견제를 유도하는게 좋겠지요.”
조제성은 자신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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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 여신님을 뵙습니다.”
중국의 외교관과 러시아의 외교관, 그리고 중동의 외교관들이 은밀하게 헬 여신을 찾았다. 헬 여신에게서 제안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본첩은 헬이라고 한다. 죽음의 여신이지. 그리고 나는 공정함과 평등함의 여신이기도 하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오는 것이기 때문이지. 본첩은 정의의 여신은 아니지만, 복수의 여신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대들에게 공평함을 주고자 한다.”
종교적인 이유로 프레이야를 거부하고 적대적인 입장을 취하던 중동의 국가들과 친미적인 행보에 반감과 불안감을 갖고 있던 러시아와 중국을 비롯한 반미 국가들은 헬 여신을 이용해서 프레이야를 견제할 계책을 세웠다.
그리고 인류 방위 협동 기구의 주축인 국가들, 심지어 미국까지도 헬 여신과 손을 잡고자 하는 그들의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제지하려고 들지 않았다.
‘과연 승상님이군.’
원기는 혀를 찼다. 헬 여신과 북아프리카와의 분쟁도 사그러들었다. 헬 여신은 오딘과 달리 자신이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음을 천명했다.
“본첩이 프레이야의 계략에 빠져서 아스가르드로 돌아가지 못하게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프레이야가 오딘에게 반기를 든 것처럼 펜릴과 본첩이 로키와 다른 길을 걷게 된 것도 사실이다. 하물며 오딘과 손을 잡을 일은 없을 것이다.”
“그 말씀을 믿어도 되겠습니까?”
“아스 신족도 반 신족도, 그리고 거인 신족도 마찬가지다. 허언을 일삼는 자는 신앙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헬의 이름을 걸고 분명히 말한다. ‘오딘은 내 적이며, 결코 같은 편이 되지 않을 것이다.’”
헬 여신의 맹세는 특별한 힘이 있다는 것을 그들도 느낄 수 있었다. 신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허언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프레이야측과 템플 기사단측도 확인해 주었다.
그들은 그것을 토대로 헬과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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