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6화 솔로의 이유
“야이, 망할 자식아! 어쩔려고 저런 짓을 한거야.”
“되돌리면 될 거 아냐. 되돌릴 수 있다고 들었어.”
“육구는 어쩌라고! 저 거대 육구를 어떻게 포기할 수 있겠어!”
찬균은 애통하게 울부짖었다. 그의 여친 창조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문화묘랑 프로젝트는 캔슬되었다.
“쯧쯧, 덕이라는 녀석들이 연애 못하는 이유가 여자보다 좋아하는게 많아서라고 하더니만.”
조제성은 그들을 보면서 혀를 찼다. 거대한 고양이라지만, 힘만 좋아진 것은 아니고 지능도 높아졌다. 그리고 동물과 텔레파시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자들이 많아서,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어차피 주인을 좋아하는 애완동물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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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신무기가 필요합니다. 여신님의 도움을 얻고 싶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중동은 헬 여신과 협력해서, 미국과 프레이야 여신의 협력체제에 대항할 뜻을 가졌다.
문제는 프레이야 여신과의 협력에도 한발을 걸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표면적이고 대외적인 협조관계는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균형의 추’라는 이름의 비밀 조직을 탄생시켰다.
“그렇게 하지. 너희들에게 신관들과 생체 리베로 기술들을 제공하겠다. 추가로 기생 몬스터들도 제공하지.”
생체 리베로는 헬 여신의 기술로 대외적으로 공표해 놓은 상태였다. 그래서 아스가르드에서는 블레이드와 란슬롯, 마린의 세 체와 지구에서는 희연과 카즈키 두 체가 사용되고 있었다.
아스가르드에는 고성능 리베로를 보여지 않기 위해 도입되었고, 지구에서는 기존의 리베로와 다른 형태의 리베로를 보여주기 위해서 사용되었다.
“감사합니다. 저희도 약속드린대로 지원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미국의 군사기술이나 무기 등은 손에 넣기 힘들었다. 미국측이 철저하게 견제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마찬가지로 서방세계의 무기들은 쉽게 손에 넣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균형의 추와 협조함으로써, 대량의 러시아와 중국제 병기들, 그리고 군사기술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중동의 돈이 중국과 러시아의 군수산업으로 흘러들어가고, 그를 통해 생산된 다양한 무기와 부품들이 헬 여신에게 흘러들어갔다. 그리고 헬 여신은 그들에게 댓가로 신관들과 생체 리베로, 기생몬스터들을 보냈다.
기생 몬스터들은 두가지 타입이 있는데, 하나는 기생을 통해 상대를 파괴하는 ‘고독’타입이었다.
그리고 숙주를 보호하고 강화하는 공생형 기생 몬스터들이 있었다. 이들은 인간과 결합하여 몬스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균형의 추에서 원한것은 주로 공생형 기생 몬스터들이었다. 스파이더맨처럼 벽을 탈 수 있게 해주거나, 괴력을 사용하게 해주고, 강력한 껍질로 몸을 감싸게 해줄 수도 있었다.
특히 좋은 점은 기생 몬스터와 분리하면 원래의 인간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사실이었다.
알 상태의 기생 몬스터를 섭취할 경우에는 성장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몸 수색에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성장한 기생 몬스터를 이식할 경우에는 빠른 시간안에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이를 통해서 균형의 추는 강력한 첩자나 테러리스트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괜찮습니까? 테러리스트들을 돕게 되는 결과일 수도 있는데 말이지요.”
“괜찮아. 추적도 가능하고 처리도 가능하지. 별 문제는 없어.”
조제성은 단언했다. 나이트 엔젤들은 도처에 존재하고 있었다. 테러의 대상이 될 만한 대도시에는 어느정도 이상의 숫자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기생 몬스터 자체가 헬 여신의 신성력으로 움직이는 것이라서 프레이야에 의해서 탐지될 수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려 둔 상태였다.
“무의미하게 사용하기엔 너무 비싼 물건이지.”
기생 몬스터의 원동력은 신성력이었다. 그리고 이 신성력은 세계수를 통해서 공급받거나 신관을 통해서 공급할 수 있었다.
그리고 파견된 헬 여신의 신관들은 뱀파이어들이었다.
이들은 피를 통해서 인간의 생명력을 빨아들여서 신성력으로 만드는 능력이 있었다.
“뱀파이어들을 보내면, 정치적 탄압과 학살에 동조하게 되는 건 아닐까요?”
원기가 걱정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물었다. 뱀파이어가 인간을 자원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꽤 치명적이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뱀파이어 신관들에겐 완벽한 교육을 시켜뒀습니다.”
조제성은 자신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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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가 까다롭군.”
“우리는 인간의 정신력에 기초한 생명력을 빨아들이는 존재들이다. 설마 아무나 잡아먹는 것으로 생각했나? 너처럼 탐욕스러운 인간들의 정신따위는 개똥만도 못한 것이다. 입맛만 버리지. 정신적으로 순수하고 고결한 영혼이 아니면, 가치가 없다. 처녀의 피를 탐한다는 뱀파이어의 전설 따위 들어본 적 없나?”
“그래서, 처녀들을 달라는 건가?”
“처녀들이라고 해서 단순히 성관계를 갖지 않은 여성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우리는 상대를 고르지. 그래서 여성 뱀파이어들을 많이 데려온 것이기도 하다. 남성 중에서 죄없고 고결한 자들을 데려다 주면, 그들을 통해서 신성력을 추출할 수 있지. 그 에너지로 너희는 시사라를 기르거나 기생괴물을 키울 수 있지.”
러시아 교도소 소장은 눈살을 찌푸렸다. 뱀파이어들에게 제공할 자들은 중죄인으로 상정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뱀파이어들이 요구하는 이들도 어느정도는 짐작이 갔다. 누명을 쓰고 들어온 정치범들이 없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한번 빨아먹히면 죽는건가?”
“웃기는 소리. 뱀파이어들이 흡혈이라는 수단을 택한 것은 죽이지 않고 오래도록 에너지를 빨기 위한 것이다. 귀한 재료를 한번에 죽여버리는 건 어리석지.”
“혹시 피를 빨린 자들이 흡혈귀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
“정말 멍청하군. 뱀파이어는 고귀한 종족이다. 인간이 엘프가 될 수 없듯이 뱀파이어가 될 수도 없다. 대체 어떤 쓰레기들이 미드가르드에 남아서 이런 허무맹랑한 소리를 남겼는지 모르겠군. 뭐, 인간들의 시체에 구울의 씨앗을 써서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가능하지.”
남성 뱀파이어 신관의 말에, 옆에서 듣고있던 아름다운 여성 뱀파이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가 생각하기엔 낙오자들이 생존을 위해서 번식 상대로 인간을 선택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마 인간중 적당한 희생양을 뱀파이어로 위장시켜 죽여버린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가짜를 처리시키면 인간들은 다시 평온을 찾을테니까요.”
남성뱀파이어의 조각같은 얼굴에 살짝 당혹감이 어렸다. 하지만 곧 표정은 차가운 얼음 조각으로 되돌아왔다.
“상관 없다. 어차피 낙오한 미개 종족들이다.”
중국과 러시아에서 죄없이 누명을 쓴 언론인, 정치가, 사회사업가, 종교인 등이 조용히 이송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뱀파이어의 먹이가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봐. 너희들 미친거지? 이 인간들이 회복하려면 최상의 환경을 줘야 할거 아냐. 이 중요한 자원을 망가뜨릴 생각인거냐?”
뱀파이어들에게 피를 빨린 죄수들에게는 좋은 음식과 깨끗한 환경이 주어졌다. 하지만 뱀파이어들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이게 뭐야. 아무리 몸에 좋다지만 개사료를 먹이면 되겠어? 먹는 즐거움도 인간의 생명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나? 육체가 아니라 영적 생명력을 회복하려면 좀더 다양한 자극이 필요해. 맛있는 음식, 적당한 술, 음악, 오락, 지적인 자극 등이 필요하다고.”
뱀파이어 신관들은 자기 음식들을 애정을 가지고 돌봤다. 죄수들은 자신들이 처한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남성들에게는 아름다운 여성 뱀파이어들이, 여성들에게는 아름다운 남성 뱀파이어들이 붙었다. 그들에게 피를 빨리는 것은 공포영화보다는 감미로운 멜로물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매료의 힘이 없어도 매료될만한 젊고 아름다운 이성이 부드러운 손길로 다가와서 목을 물고 피를 빠는 것은 고통보다는 환희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리고 피를 빨린 후에는 무력감이 들긴했지만, 좋은 음식과 휴식을 통해서 곧 체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인터넷 등을 이용할 수는 없었지만, 음악 감상과 영화 감상등이 가능했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다른 동료들과 토론을 벌이는 일들이 가능했다.
동성애 성향을 가진 이들은 자신을 담당하는 뱀파이어를 교체하는 것도 가능했다.
“저들은 강력한 재산이 될겁니다. 저들도 어느정도는 눈치를 채고 있는 듯 합니다만.”
조제성은 웃으며 말했다. 위험한, 즉 영향력있는 사람들이 뱀파이어들의 보호하에 있는 것이었다. 여차하면 혁명을 일으킬 수 있을만한 존재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뱀파이어 신관들이 만들어내는 혈정들은 무시할 수 없었다.
인간을 먹여서 최대한까지 키운 시사라라고 해도, 혈정을 먹이면 더욱 크고 강력해질 수 있었다. 기생 몬스터들은 뱀파이어들의 혈정을 먹이지 않으면 자라지 못했다.
기생 몬스터의 알들은 저렴하게 손에 넣었지만, 성장시키는데 들어가는 자원이 중요한 관계로 테러리스트로 쓰기에는 아까울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중요 인물들의 신변을 보호하는 용도로 사용되거나, 유사시를 위한 특수부대 양성에 사용되었다.
나이트 엔젤을 능가하는 전투력의 전투 부대가 만들어졌고, 이들은 군의 비밀 작전 등에 투입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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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역사적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화성에 인류가 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오늘 협정세계시 0:00시를 기해 화성 탐사선 메이플라워호의 유인탐사정이 화성을 향한 착륙 비행에 돌입하게 됩니다.”
“괜찮을까요?”
TV를 보던 장수한이 조제성에게 물었다. 화성에 미지의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발키리를 쫓아낸 영적 존재가 분명 화성에는 존재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정보가 없이는 대처할 수 없으니까.”
조제성은 혀를 찼다. 우선적인 화성 착륙에는 프레이야에 대해 모르는 승무원들만 참가시켰다. 그들이 화성에 존재하는 미지의 존재들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게 될 것이었다.
조제성 역시 장수한과 함께 화성 착륙을 가능한 늦추도록 애를 쓰긴 했지만, 이미 세계적으로 공개된 화성 탐사이기 때문에 고작 며칠 늦추는게 한계였다.
“불행중 다행인 것은 데이모스에는 영향이 없다는 건데.”
데이모스를 화성 궤도에서 벗어나게 할만한 개조에는 적어도 몇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데이모스에는 이미 바퀴벌레 군단들이 착륙해서 샅샅이 뒤져본 상태였다. 펜릴과 굴베이그가 우주복을 입고 데이모스에서 이동형 성역 발생기로서 열심히 활약중이었다. 희연은 헬 여신으로서 할 일도 있지만, 데이모스에 찾아가는 것만큼은 되도록 피하는 중이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뭐가 되었든 데이모스에는 오지 못한다는 사실이지.”
아스 신족들이 있던 시기에도 달에 진출한 기록이나 흔적은 없었다. 달이나 데이모스 같은 완전한 진공의 공간은 성역만으로 생명을 유지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산소호흡기 정도는 있어야 성역을 통해서 좀 버텨볼 수 있는 것이었다.
‘화성에 그런 환경이 있을까?’
조제성은 상대가 아스신족은 아닐 거라고 추측하고 있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름이 있었다.
‘무스펠헤임과 수르트로군.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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