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잊혀진 신의 세계-461화 (461/497)

461화 유체화

“서유리양의 헬 여신화로 인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어떤 문제지?”

“헬 여신의 신성력이 대폭 감소했습니다. 연하양이 굴베이그의 신성을 넘겨받았을 때와는 비교가 안됩니다.”

“원인은?”

“희연양 개인의 카리스마 때문인 듯 합니다.”

장수한의 말에 조제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납득할 수 있는 이유였다.

“그렇군. 신의 이름이 아닌, 그 카리스마를 따르는 이들의 충성심이 문제인건가.”

굴베이그의 경우에는 대외적으로 자신을 드러낸 일이 없다. 그래서 굴베이그의 주체가 연하로 바뀌어도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희연의 헬은 달랐다.

희연의 헬은 사람들에게 모습을 드러냈고, 그 카리스마를 강하게 내보였다. 그녀가 보여준 공포는 공포 그 자체로서는 유리의 것보다 순수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주는 두려움은 저항을 포기하게 만드는 두려움이었다.

시간, 운명, 그리고 죽음, 소멸을 상징하는 두려움이었다.

저항하는 것이 불가능한,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두려움이었다.

그녀는 누구도 사랑하지 않지만, 그것이 오히려 죽음의 평등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희연이라는 존재를 헬 여신으로서 강하게 인식시켰다고 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헬 여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믿는 신자들과 달리 ‘희연이 헬이기에’믿는 신자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이 바로 프레이야 신자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원기는 자신이 여신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서양 잡귀, 혹은 정신에 기생하는 기생충같은 존재로까지 말했다. 실제로 프레이야 신자들 다수는 아스 신족을 ‘정신 기생체’로서 인식하고 있었다. 아스가르드의 신족들은 신 따위가 아니라고 알고 있었다.

높게 쳐주면 아스가르드 잡귀요, 낮게 치면 영적 기생충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레이야 여신의 신자들은 프레이야 여신에 대한 신앙심, 충성심이 대단했다.

프레이야 여신이 신이라서 믿는게 아니라, 프레이야 여신이라는 존재가 자신의 여신이기를 바라서 믿는 것이었다.

‘인간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이 경우는 조금 다르다고 해야 하겠지.’

“결국 프레이야 여신님의 대체는 불가능하다는 말이로군.”

“그렇습니다.”

장수한은 그렇게 말하면서, 조제성을 보았다. 그는 조제성과 오래 지낸터라 조제성의 표정을 어느정도 읽을 줄 알았다. 조제성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것은 안도감이었다.

대비책을 마련하기 좋아하고, 보험을 들어두는 것을 좋아하는 조제성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모습일 수도 있었지만, 장수한 역시 그 기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프레이야가 없는 세상은, 아니 ‘지금의 프레이야’가 없는 세상은 결코 같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현 프레이야 여신의 신성력 수급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은 그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는 다른 이가 대체했을 경우에는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을 정도이기도 했다.

‘아니, 완전한 파국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니 되려 마음에서 망설임이 사라지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장수한이었다.

장수한 역시 조제성을 신뢰하고 있었지만, 내심 한구석에서는 불안한 구석이 없지 않았다. 조제성이 프레이야 여신의 대체물, 보험을 통해서 위기를 극복하려고 들지는 않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면서도 불안한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프레이야 여신이 대체 불가능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함으로서 조제성에 대한 불안도 동시에 가라앉았다.

“그건 그렇고, 예의 그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문제가 없을 만한 대상을 찾는게 쉽지는 않더군요. 다행히 한 마리 짐승을 확인했습니다.”

“그런가. 그거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군.”

“확인되지 않은 짐승들이 다수 있다는게 더 끔찍하지요. 일단 확인 작업은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의 짐승은 순조롭게 트랩 안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미끼가 좋았으니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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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길드 가입이 된건가?”

사내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제 그 굴비라는 미소녀에 접근할 길이 열린 것이었다.

[길드 임시 가입 환영합니다. 정식 회원으로 등업하시길 원하시면, 길드 게시판에 가입 인사를 써주시고 길드 사냥에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길드 사냥은 매일 오후 6시에 있습니다. 길드 활동에 성실하게 활동하실 분들만 정식 회원으로 받고 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사내는 눈살을 찌푸렸다. 생각보다 귀찮은 절차가 많았다. 다행히 가입 게시판은 익명으로 유지되어 있었다. 형식적인 절차에 가까운 것을 보고 안심했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드나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 모처럼의 즐거움이지. 조금 쯤은 귀찮은 것을 감수할 필요가 있어.’

그는 가입 게시판에 간단하게 글을 적었다. 성실하게 보일 만큼, 하지만 자신의 정보를 노출시키는 짓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길드 정보를 확인했다. 그러자, 접속된 길드원들의 리스트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 한명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굴비’라는 이름이었다.

그는 리스트에 떠있는 이름들 가운데, 죽음의 여신이라든가, 짐승여신이라는 이름들 눈여겨 보지 않았다. 그저 유치한 닉네임을 가진 이들이 많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꽃사랑로맨티스트님, 길드 방에 오시면 사냥터로 연결된 포탈이 있습니다. 길드 사냥에 참여하실 거라면 빨리 오세요. 파티 참가하시고 오시면 됩니다.]

그에게 메시지가 날라왔다. 그는 재빨리 파티에 가입했다. 파티 멤버들 가운데에는 굴비의 이름이 있었다. 그는 아랫도리가 든든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몽정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군.’

블러디 라인에는 성적인 내용이 금지되어 있지만, 가수면 상태에서 진행되는 게임이라 몽정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사람들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모든 부분을 규제할 수는 없었다.

그는 사냥감을 노리는 사냥꾼의 기분으로 자신의 욕망을 꾸욱 눌렀다. 폭발시킬 때의 쾌감을 기대하면서.

‘응? 어떻게 된거지?’

그가 도착한 곳은 생각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판타지스러운 세상이 아닌, 현실 세상과 같은 곳이었다.

“내가 꿈을 꾸고 있는건가?”

그의 눈앞에 있는 것은 불꽃과도 같은 얼음에 갇혀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그가 살던 집 가까이에 있는 건물 창고였다. 그리고 그의 몸 주변에 서 있는 이들은 더욱 현실감이 없었다.

그가 노리고 있던 아름다운 소녀, 그리고 그 곁에 서있는 것은 한희연과 카즈키였다.

‘이건 꿈인거지? 예쁘긴 해도 내 취향의 여자들은 아닌데.’

희연과 카즈키는 유명인이어서 더 그랬다. 특히 최근의 동영상은 큰 화제가 되고 있었다. 유부녀가 낀 걸그룹은 걸그룹이 아니라고 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물론 걸그룹으로 정식 데뷔한 것이 아니라, 걸그룹 컨셉으로 찍은 동영상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대단히 뜨거운 상태였다.

다섯 명의 인간을 초월한 듯한 미모의 여성들을 모아놓은 것만으로도 상품성이 증명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인터넷에서는 데뷔를 청원하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질 정도였다.

인터넷을 전전하다보니 특이 취향의 변질적 성욕자인 그조차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특히 희연과 카즈키는 F-1 경기에서 라이벌 구도로 유명해서 뉴스에도 자주 나올 정도였다. 한일 양국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라이벌 두사람이 동영상에서 함께 춤을 추고 노래한 탓에 더욱 화제가 된 바 있었다.

“아직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건가? 일단 네가 증거물을 수집해 놓고 있었던 건 다행이라고 해야겠지.”

창고 벽에 프로젝터 화면에서 그가 촬영한 포르노라고 할 수도 없는 스너프 영상들이 비춰지고 있었다. 소녀라고 말하기도 힘든 어린 소녀들을 유린하고 살해하는 장면이었다.

“저 세상에서 고이 잠들라고는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네.”

희연은 냉정한 얼굴로 말했다.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카즈키는 쓴 웃음을 지었다. 희연은 정말로 냉정했기 때문이었다.

‘우와, 난 내가 싸이코패스랑 소시오패스를 섞어놓은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쟤는 그냥 싸이코패스같네. 하긴, 정상일리가 없지.’

희연의 이능은 단순히 신의 그릇을 지녔기 때문에 각성한 것은 아니었다. 강한 바람은 마음 속의 강한 결여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었다. 굶주리지 않고서는 강한 욕망은 태어나지 않는다.

그녀는 외적으로는 단정하고 올바른 사람이지만, 내적으로는 이 세상을 부정하고 적대시하고 있었다.

이 세상 따위는 없어져버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다만 엄격한 가정교육과 자기 절제로 그 마음을 강하게 누르고 있었을 뿐이었다. 타고난 천재성과 세상에 이해받지 못하는 설움, 그리고 확실하게 망해가는 가업, 그녀는 절망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가 헬 여신의 신성과 만났을때, 특대급 이능인 절대 소멸의 검을 터득한 것이었다.

바니걸 통신과 버금가는 강력한 이능이었다.

사람에 목마른 원기와는 정 반대였다. 그녀는 우등생의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철저하게 벽을 쌓아놓고 타인을 거절하고 있었다.

그녀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런 그녀에게도 바니걸 통신은, 프레이야의 가호는 마음에 도달한 것이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오직 프레이야만이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원기를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인간 원기에 대해서 벽을 허물지 못하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그녀의 세상에는 오직 프레이야만이 들어와 자리잡고 있었다.

희연은 검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완전한 소멸이 그녀의 칼날에 자리잡았다.

‘주, 죽는다. 저건 확실히 죽어.’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의 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아직도 꿈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저 검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공포스러웠다.

희연이 검을 내리긋는 순간, 그는 자신이 소멸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잠시 후, 그는 자신이 허공에 떠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역시 소멸하지 않았어. 계정만 사라진건가? 꽃사랑 어쩌구는 확실히 없어졌네.”

길드장 네로, 장수한이 메뉴창을 확인하며 말했다. 길드에 가입된 회원 수가 한명 줄어있었다.

“그건 그렇고 저건 뭐지?”

“유령이라고 해야 하나? 생령이군. 네 ‘절대 동결’의 탓에 영혼이 육신으로 못돌아 간 것 같네.”

“해동할까?”

“아직, 좀 더 알아봐야겠군. 모처럼 재미있는 실험체가 생겼네. 발키리들, 저놈 좀 잡아봐.”

어디선가 나타난 날개없는 천사들이 그를 구속했다. 영혼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제압당할 수 밖에 없었다.

“재밌는걸. 백이 남아있으니 육체 곁으로 되돌아오는 건가?”

발키리를 이용해서 그를 옮기자, 그는 쉽사리 끌려갔다. 하지만 발키리가 그를 놓으면 그는 육체 곁으로 돌아왔다.

끈이 달려있는 것은 아니지만, 끈이 달려있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실험은 성공적이야. 게다가 황당한 부산물까지 얻었군.”

“어떤 거지요?”

“생령의 획득 방법이지. 이걸로 생령을 대량획득할 수 있겠어. 희연 어떨까? 저 상태에서도 벨 수 있겠어?”

“물론이에요.”

희연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녀가 검을 다시 한번 휘두르면, 영혼이라고 해도 흔적없이 소멸할 터였다.

“아, 내가 멍청했군. 굳이 실험할 가치도 없는데. 카즈키. 해동해봐.”

카즈키가 손가락을 튕기자, 그는 빨려가듯이 육체 안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육체 안에서 정신을 차렸다.

“뭐지? 꿈이 아니었나?”

그는 머리가 어지럽긴 했지만, 정신은 바짝들었다. 그는 여전히 창고에 있었고, 그의 주위에는 희연과 카즈키, 그리고 굴비라는 소녀와 길드장이 있었다.

“네게 선택의 여지를 주지. 괴수의 밥이 될테냐? 아니면 희연의 저 검에 썰리고싶냐?”

장수한이 경멸을 담아서 말했다. 그는 상황을 확실하게 이해했다.

“괴수의 밥이 되겠습니다. 저 검에 죽는 것만은 면하게 해주십시오.”

“멍청한 녀석치고는 상황판단이 빠르군.”

장수한의 말에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괴수의 밥이 된다는 말을 의심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의 검이 갖는 의미를 그는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다.

“넌 해놓은 짓이 있으니 좋은 곳엔 못갈텐데, 그녀한테 베이는게 낫지 않아?”

카즈키가 말했지만, 그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완전한 소멸의 느낌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는 느낌은 인간이 맛볼 수 없는, 맛봐서는 안될 종류의 느낌이었다.

“좋아. 시험은 성공이다. 저녀석은 시사라 먹이로 쓰기로 하지.”

장수한은 포탈을 타고 조제성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그는 노리던 소녀를 눈앞에 두고는 다크엘프 전사들에게 끌려서 혼돈의 대륙으로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야했다.

“저런 쓰레기를 굳이 찾아서 실험할 필요는 없었는데.”

카즈키는 투덜거렸다. 잠깐 살펴본 영상만으로도 토하고 싶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칼을 두고 전장을 누빈 그녀가 그정도의 불쾌감을 느꼈다.

하지만 희연은 담담했다.

“넌 벌레는 싫어하면서, 이런 건 괜찮은거야? 아, 이런 벌레 이하인건가.”

“벌레 이하는 아냐. 인간은 인간이지.”

희연은 짧게 말했다. 그녀에게 있어서 인간은 그냥 인간이었다. 그리고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그런 존재였다. 카즈키는 그녀의 말을 듣고 등골이 오싹한 느낌을 받았다. 두려움이라기보다는 전률적인 기대감이었다.

역시 희연을 따르길 잘했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그녀는 희연을 라이벌처럼 보고 있지만, 사실은 숭배자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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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이로서 안전장치는 만들어진 셈인가.”

조제성은 장수한의 보고를 받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신경쓰고 있는 것은 원기의 본체가 나이를 먹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인간이라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능한 오랜 시간을 여신으로 있어주길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물론 본체에게 신성력을 퍼부어서 젊음을 되돌리거나, 불로불사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지만 부작용이 있었다.

신성력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육체는 왠지 오리지널 같지 않은 것이다. 원기의 경우 화상을 치료한 사실만으로도 자신의 육체에 대해 위화감을 느꼈다.

새것처럼 되었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유명 야구인, 베이비 루스 같은 사람의 사인볼이 낡았다고 싹 씻어내고 새로 칠하고 다시 꿰매서 새볼처럼 만든다면 그건 이미 가치를 상실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원기도 희연과 잠자리를 갖을 때에는 반드시 본체를 고집했다. 육체에 자신의 정체성을 간직하는 것은 지극히 인간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미련을 갖는 것이 많을 수록 좋다고 보는게 조제성의 시각이었다.

그래서 게임을 하고 있는 동안 육체를 발키리에게 관리시키기보다는 카즈키의 이능으로 동결시키는 쪽이 낫다고 보는 것이었다.

절대 동결은 안전장치이기도 했다. 얼음처럼 깨지거나 하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소멸의 공격을 받았을 때, 무사히 동결된 육체로 돌아오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실험은 성공적일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부수입도 얻었다.

바로 인간의 생령화였다.

협조자들을 선별해서 생령화시킴으로써, 정령을 양산할 수 있는 것이었다. 엘프들이 죽지않고도 정령화될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었다.

엘프들은 그 자체로도 강력한 전력이기는 하지만, 리베로의 수요가 많아진 만큼 리베로의 두뇌로서 더 유용한 면이 있었다.

‘판을 더 키울 필요가 있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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