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2화 확장 컨텐츠
"여기가 대체 어디지?"
원기는 자신이 로그인한 장소를 보고서 당황했다. 자신이 로그인한 장소는 거대한 지하 공간이었다. 지하 주차장과도 같은 그런 느낌의 장소였다.
[파킹 에어리어입니다. 로그아웃을 할 수 있는 장소지요. 로그인도 마찬가지로 이뤄집니다.]
뒤를 돌아보니, 자신의 뒤에는 캡슐이랄까 관처럼 보이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관에는 B10001이라는 넘버가 있었다.
[각 지하층마다 약 일만명의 사람들이 로그인 아웃을 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프레이님의 구현이 완벽하다보니, 이 세상의 법칙이랄까 물리엔진 때문에 중복은 있을 수 없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시면 됩니다.]
원기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과연 가까운 장소에 에스컬레이터가 존재했다. 지하는 넓고 황량했는데, 거대 워터파크의 락커룸과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희연과 연하가 없었다면 왠지 무서운 기분이 들 것도 같았다.
어두침침한 공간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눈부신 빛과 함께 게임속 세상이 펼쳐졌다.
"음...이국적이라고 해야 하나."
원기가 본 세상은 아름다운 세상이 아니었다. 허름한 단층 건물들이 조잡하게 늘어져있는 난민촌 같은 느낌의 장소였다.
중동이나 아프리카의 허름한 도시와도 비슷했다.
"잘 오셨습니다. 튜터리얼을 시작하지요. 먼저 이 거울을 봐주세요."
[그 친구는 알바생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지요. 물론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는 알고 있습니다.]
npc들을 전원 알바생으로 채운다는 참신한 발상을 한 프레이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었다. 가게 점원들도 모두 알바생으로 이뤄져 있었다.
"이 게임은 간단합니다. 쓸데없는 설정 같은 건 없습니다. 퀘스트도 없지요. 무기와 장비를 갖추고 던전에 들어간다. 그리고 몬스터를 잡는다. 몬스터를 잡으면 잡은만큼 돈을 줍니다. 경험치 같은 건 없습니다. 돈을 벌면, 환전해서 세상에 가져 갈 수도 있고, 이 세상에서 쓸 수도 있고 장비를 업글해서 더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원기는 알바생의 말대로 거울을 보자, 거울에는 원기의 스테이터스가 나왔다. 나온 스테이터스는 간단했다. 프라나 수치와 이능의 종류가 나왔을 뿐이었다.
다른 수치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능에는 신급 이능이라는 표시와 함께 바니걸 통신이 상세한 내용으로 나왔다. 알바생이 옆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당황했지만, 알바생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꺼냈다.
"걱정하지 마세요. 거울의 정보는 본인 이외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거울과 본인만이 아는 비밀이라고 해야겠지요."
'거울과 본인만이 아는 비밀?'
원기는 그의 언어 구사에서 미심쩍인 부분을 찾아냈다.
[예상하신 그대로 입니다. 거울을 통해서 조회한 내용은 우리측에도 고스란히 데이터로 남습니다. 이 게임을 이용한 이들은 자신의 이능에 대한 정보를 우리에게 알려주게 됩니다.]
게임 속에서는 프레이의 권능으로 잠재이능을 강제로 활성화시켰다. 물론 현실에 돌아가면 다시 잠재이능으로 돌아간다.
물론 현실에서 잠재이능을 각성시키면, 그 이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세계수나 아이템의 도움 없이는 이능을 각성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게임을 통해서 잠재이능을 자주 사용해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각성할 수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레벨 업이 없는 게임이라니, 좀 혼란스럽군요."
원기의 말에 알바생이 미소를 지었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훈련이 이뤄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레벨 업은 없습니다. 하지만 마법회로가 있습니다. 실제 이능자들이 사용한다는 소문의 마법회로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것입니다. 보다 비싸고 고성능인 마법회로를 사용하시면 레벨 업한 것과 마찬가지로 강해진 자신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여기 가슴에 슬롯이 있지요. 이 슬롯에 바이오 부스터를 끼시면 됩니다. 바이오부스터 1.5이지요. 실제 육체의 힘에 1.5배를 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납니다.
미국의 특수부대가 쓴다는 2.0의 고성능 바부를 쓰면, 마치 슈퍼 히어로가 된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아, 바부는 욕이 아니고 바이오 부스트의 약어입니다. 알바생들 사이에 정착한 표현이로군요.
바부 1.5는 튜터리얼을 위해서 임시로 빌려드린 겁니다. 여러분은 게임 속에서 돈을 벌어서 바부 1.1부터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염력을 사용하는 싸이코를 구하시면 마법 캐릭터처럼 활약하실 수도 있지요. 다양한 회로들이 있으니 게임 플레이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회로는 하나만 장착할 수 있나요?"
"여러개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보유한 프라나가 한정되어 있으니 여러개를 쓴다고 꼭 좋은 건 아닙니다. 레벨 업이 없어서 프라나 양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신을 섬기는 성직자나 용사가 되시면 프라나를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설명이 너무 길어진 것 같군요. 간단히 모의전을 해보지요. 원하는 무기를 골라 들어보세요."
원기는 알바생이 안내하는데로 사격장으로 갔다. 그리고 사격장에는 현실 세계에서 많이 보던 실총들이 있었다.
"무기들이 많이 익숙하지요? 이 게임속에 등장하는 장비는 현실감있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원기는 M-16소총을 손에 들었다. AK-47은 현실 세계에서 많이 써본 상태였다. 사격장에서 사격을 해보니, 실제 그 느낌 그대로였다. 귀가 아픈 것까지 똑같았다.
"너무 재현을 잘 해놔서 문제긴 합니다. 여기 사격장과 모의 전투장에선 아군을 쏴도 다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던전에선 아군의 사격도 현실과 똑같이 적용되니까 조심하셔야 합니다. 총에 맞으면 죽습니다. 부활한다고 해도 좋은 일은 아니지요. 물론 레벨도 경험치도 없으니, 그건 다행이지만 죽는 기분은 너무 현실적이라서 끔직하더군요. 통증은 십분의 일로 경감시켰다는데 그래도 엄청 아픕니다."
원기는 이 게임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수단만도 아니었다. 이건 완벽한 전투 시뮬레이터였다. 백전연마의 용병들이 만들어 질 것이었다.
자신의 이능을 쓰면서, 마법회로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실전에 즉시 적용될 수 있는 강력한 병사들의 양성이 가능했다.
'부동산 팔아먹고, 캡슐 팔아먹고, 이능에 대한 정보 수집하고, 쓸만한 병사 양성해서 스카웃하고...몇가지를 한번에 노리는지 당혹스러울 정도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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