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인연 (2)
신전 안이 술렁거리고 있었다.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생기네요.”
무려 교황청 본청의 주교가 마족을 풀어놓은 사건이었다.
하물며 마족으로도 모자라 신성독까지 반입했다.
대대적인 이단 심문이 예고될 만한 일이었다.
심지어 아직 의도는 알 수 없지만, 만약 그 표적이 황제와 황태자라면. 제국 내에 피바람이 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사제들이 진짜 술렁거리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주교의 일만 해도 이미 나라가 뒤집힐 정도의 일이었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다.
“놔라! 한낱 에슈아의 개들이 감히 누구에게 손을 대는 것이냐!”
사제들은 주교를 끌고 가는 청색의 기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거 정말 에슈아 사람들이지?”
“와, 살면서 에슈아 사람들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에슈아>의 성기사들은 황실 기사단들과는 사뭇 모습이 달랐다.
황실 기사단은 깔끔한 흰색 베이스 제복을 입고 있었지만, <에슈아>는 바다와 같은 청(靑)색.
성기사답게 제복의 천은 흰색이었지만, 하의, 망토, 장갑, 액세서리나 자수, 장신구들은 푸른빛 일색.
그들이 움직일 때마다 길거리가 바다로 물들어가는 듯했다.
그 청아한 푸른빛 물결에 사제들은 감탄마저 표할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청>의 신앙다운 모습이네요.”
“예. 이 땅에서 저 고결하고 청렴한 푸른색을 본 지 얼마나 되었는지.”
“맞아요, 저는 5대 가문 중에서 에슈아가 가장 성직자답다고 생각해요. 탐욕과 속세와 가장 거리가 멀기도 하고요.”
“네, 아기 성자님도 이제 <청>의 신앙을 이끄는 분이 되실 테니, 분명 청렴하고 선한 분으로 자라시겠죠!”
사제들은 웃고 있는 해골왕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해골왕의 입꼬리는 이제 아주 째지다 못해 귀를 뚫고 나갈 판이었다.
‘드디어 왔구나, 내 돈줄 새끼들아!’
등에 빨대를 꽂을 다이아 수저 놈들이 드디어 왔어!
해골왕은 몹시 기분이 좋다 못해 탭댄스를 출 기분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가문에서 찾으러 올 기미도 없어 보이길래 완전히 나가리 된 자식인 줄 알았거늘.
솔직히 취급이 취급이라, 차라리 없는 게 나은 사생아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어떻게 공략하면 공작 가문의 고혈을 뜯어먹을 수 있을까. 머리를 굴리던 참이었는데.
황제와 친해지려 했던 이유도 그 이유가 컸고 말이다.
그런데 뭐? 직계라고?
‘일단 신분 하나는 클리어.’
최소한 신분 때문에 근본 모를 해골 뼈다귀 취급당할 일은 없겠구나.
가장 비천한 천민인 하급 몬스터 ‘스켈레톤’ 출신이라, 이래저래 고생한 게 많았던 해골왕은 입꼬리를 올렸다.
물론 뭐 하느라 자손을 이리 버려놨나 할 말은 많았지만, 일단 찾으러 왔으니 된 것이었다.
‘사실 신전만 벗어날 수 있다면 어디든 좋다.’
뭐, 사제들이 ‘가장 성직자다운 가문’이라고 한 걸 봐선 척 봐도 청렴과 검소를 미덕으로 삼는 가문인 모양인데.
그딴 거 알 게 뭐람!
지들이 그래 봐야 돈이 썩어 나는 공작가지!
어차피 똑같은 버섯을 먹어도 비싼 송로버섯을 먹을 게 뻔한 놈들인데 뭐!
아니라고?
그럼 멸문시켜 버리지 뭐.
어쨌거나 해골왕을 포함한 모두가 에슈아의 사람들을 반기는 눈치였다.
딱 한 명만 빼고 말이다.
“에슈아!”
“!”
“너희는 도대체 어디서 저딴 생명체를 데려온 것이냐!”
바로, 포박된 채 마차에 끌려가는 주교였다.
그는 해골왕을 괴물 보듯 노려보면서 핏대를 세웠다.
“빌어먹을 에슈아! 누가 이단 새끼들 아니랄까 봐, 낳아도 저런 괴물 새끼를 낳다니!”
주교는 여전히 해골왕을 의심하고 있는 눈치였다.
“저놈의 정체를 내가 까발릴 것이다. 저딴 괴물을 데리고 갈 생각을 하다니, 에슈아도 알아서 멸문할… 크아악!”
붉은 피가 튀겼다.
주교의 높은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해골왕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돌리니, 주교가 손바닥이 뚫린 채 괴로워하고 있었다.
곧 주교의 손바닥을 칼로 뚫은 에슈아의 성기사가 두 눈을 번득였다.
“망언에도 정도가 있다. 한 번만 더 에슈아의 핏줄을 모독하면 이번엔 목을 긋겠다.”
주교는 검을 뽑아 든 여자 성기사를 노려보았다.
푸른 영대(어깨끈)의 문양을 봐선 최소 6계위 상급 성기사.
에슈아의 가주가 특별히 신경을 쓴 듯 보이지만, 글쎄?
“5대 가문 중에서도 가장 미친놈들. 감히 교황 가문의 일원인 내게 손을 대고도 교황 성하께서 가만히 있을 것 같으… 컥!”
시퍼렇게 선 칼날이 호선을 그렸다.
푸학!
주교가 목에서 피를 뿜어내며 고꾸라졌다. 죽지는 않았지만, 성대가 베인 듯 주교는 꺽꺽 괴로워했다.
미인은 혐오스러운 듯 칼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에슈아가 하늘 아래 두려운 게 있을 것 같은가. 한 번만 더 에슈아를 모독하면 분명 목을 긋는다고 했을 텐데.”
결국 입에서 피를 토하는 주교가 마차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그 광경에 해골왕은 오오 감탄했다.
‘오오, 쓸 만한데!’
눈치 없이(?) 지들만 고기를 처먹었던 황실 기사단하고는 비교도 안 됐다.
어디 그뿐인가.
‘교황의 이름을 들이밀었는데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다니.’
교황의 이름에 꼼짝도 못 하던 황실 기사단과는 또 달랐다.
물론 그건 황실 기사단이 겁쟁이라서가 아니었다.
‘이 나라 성기사들은 기본적으로 교황을 주군으로 삼으니까.’
신성제국에선 기사들 자체가 기본적으로 신전에서 배출되는 구조였다.
그런 만큼 설령 황제의 가신일지언정, 마음속의 주인은 교황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였다.
그게 성기사란 족속이었다.
그런데 사제들도, 황실 기사단들도. 전원 <에슈아>를 공경하고 있었다.
하다못해 이 에슈아의 기사는 X까라는 듯, 교황가의 일원이라는 놈의 손과 성대를 거침없이 날려버렸다.
아무리 주교가 이단 심문에 끌려갈 놈이라지만,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는가.
‘최소 교황과 맞먹는 가문이란 거지.’
정세를 파악한 해골왕은 더더욱 조상님이 마음에 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금수저라도 그 교황 놈들한테 빌빌거려야 하는 가문이었다면 솔직히 가문을 팔아넘기고 가출을 시도했을 것이다.
게다가 이놈들, 각 잡힌 것들 봐라?
“도련님, 모시러 오는 게 늦어져 송구합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말귀도 못 알아들을 애기한테, 말하는 본새 보소?
에슈아의 성기사들은 한 치의 오점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절도가 있었다.
게다가 충심도 깊어 보였다.
“대신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도련님께 드릴 선물을 들고 왔습니다.”
“저희의 마음을 담아, 장차 저희 청의 신앙을 이끄실 도련님께 가장 잘 어울리는 물건이라 믿습니다.”
성기사들이 조심스레 꺼낸 것은 번쩍이는 황금 석상. 해골왕은 그만 눈이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캬, 골드바라니 뭘 좀 아는 것들!’
같은 성기사인데도 지들끼리 고기나 처먹던 반푼이들과 비교하면 완전 하늘과 땅 차이…….
“쨘! 화형당하는 해골왕 장난감! 황금 재질 한정판입니다!”
“지금 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장난감이에요! 보세요, 여기 단추를 누르면 빌어먹을 해골왕이 잿더미가! 화르륵! 화르륵!”
“아, 여기 성녀님이 해골왕을 분쇄하는 장난감도 있습니다! 카가가가, 철컥! 철컥!”
“아, 도련님이 웃으셨어요! 준비한 게 마음에 드시나 봅니다! 우르르 까꿍!”
마왕의 볼이 씰룩거렸다.
시발. 성기사들은 다 똑같아.
* * *
한편 해골왕은 표정이 썩어가고 있었다.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광경 때문이었다.
“오, 오랜만에 뵙습니다! 각하!”
“그래, 황실 기사단은 지낼 만한가. 폐하께 폐는 안 끼치고 있고?”
“예, 예! 아, 아마도……!”
황실 기사단이 에슈아의 기사를 보며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것도 헤벌쭉 웃으면서.
마치 사형 사제 관계를 보는 듯한 모습이라고 해야 할까.
‘어쩐지. 저것들이 유난히 내 편을 든다 했지.’
처음 만난 것치고는 자신을 성자라고 굳게 믿는 느낌에, 주교까지 적대시하는 느낌이라 너무 사감이 지나치지 않나 싶었건만.
‘저것들, 에슈아 출신들이었구만?’
아마 에슈아 소속의 기사였거나, 에슈아에서 가르침을 받았던 놈들이겠지.
그래서 황실 기사단이지만 특별히 자신을 구하는 일에 파견된 건가?
이제 보니 황실 기사단들이 소지한 물품 중에 파란색 물품이 조금씩 보였다. 검에 달린 장신구 같은 것 말이다.
‘푸른색의 에슈아 가문이라.’
그러고 보니 신성 진영은 분명 색으로 뭔가 나누는 게 있었다.
‘청의 신앙.’
‘적의 신앙.’
‘백의 신앙.’
‘금의 신앙.’
‘흑의 신앙.’
대륙의 모든 성직자들을 이끄는 왕과 같은 존재들.
분명, 이게 5대 공작가의 색상이었다.
인간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 쓰고 살아서 오랫동안 잊고 있었지만, 푸른빛의 에슈아를 보니 퍼뜩 떠올랐다.
‘청을 두른 기사들, 굉장히 강했던 녀석들이었지.’
해골왕의 충신들도 파란색만 보면 경기를 일으킨 적이 있었고 말이다.
뭐, 그런 만큼 아직 어떤 가문인지는 몰라도 능력이나 첫인상만 봤을 땐 마음에 들기는 하는데…….
‘어째, 하는 짓들이 좀…….’
“보십시오, 도련님! 이렇게 하면 해골왕의 모가지가 날아갑니다!”
“어떠십니까! 마음에 드시지요!”
자꾸만 자기를 죽이는 장난감을 안겨주며 눈알을 빛내는 게 영 찜찜하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이것들 해골왕을 죽이는 데 유독 눈이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착각일까.
‘아니 내가 뭘 했는데, 이런 장난감이 유행해.’
솔직히 억울한 게, 자신이라고 신성 진영을 박살 낸 적이… 젠장, 더럽게 많구나.
‘그러게 누가 먼저 쳐들어와서 열 받게 하래.’
심지어 교황군은 쓸어버리고, 성자와 비슷한 위치일 성녀는 아주 원수 소리 나올 정도로 매달아서 돌려보냈구나.
‘으음, 성녀 쪽은 최대한 만나지 말자.’
어차피 이번 생엔 무조건 피할 생각이긴 했는데, 성녀랑은 거의 원수였다.
그도 그럴 게 <성녀>는 해골왕을 토벌하기 위해 신들이 참다못해 만들어낸 투신 같은 존재.
해골왕을 없애기 위해 태어난 존재인 만큼, 성녀하고는 1대부터 악연뿐이었다. 솔직히 자신도 못 할 짓을 많이 했고.
그만큼 해골왕에 대한 원한이 사무칠 터.
뭐 그래도 괜찮았다.
성직자들이 새삼 마왕을 미워하고 처리하려 하는 게 뭐가 이상하겠는가.
오히려 지금 문제는 그쪽이 아니었다.
아까부터 시선이 느껴졌다.
호들갑을 떠는 사제들도, 반푼이(?) 성기사들도 아니었다.
‘황태자 놈. 왜 아까부터 날 빤히 보고 있는 거지.’
황제의 옆에 나란히 있는 검은 머리 황태자가 문제였다.
다른 놈들과 다르게 동경의 시선이 아닌 걸 보면, 설마 들켰나?
하긴 충분히 주의를 하긴 했어도, 마력을 써서 주교를 골로 보내긴 했으니까.
덕분에 해골왕은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해골왕은 그런 황태자의 시선을 피하려 하는 듯 낑낑 에슈아의 여자 성기사에게 안겼다.
그 모습에 황제가 몹시 서운해했다.
“아까까지는 우릴 몹시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당연하지. 돈줄이니까!
해골왕은 못마땅한 듯 황실 부자를 보았다.
뭐, 원래는 황실에 빌붙을 생각이었지만 그거야 집에서 안 데리러 왔을 때의 이야기고!
굳이 불편하게 집도 아닌 곳에서 식객으로 지낼 필요가 있나!
하지만 황제는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 아이에게 빚을 졌군. 에슈아에 직접 전달은 하겠다만, 어떠한가. 그 아이, 황실에서 키우고 싶다고 전해 주겠는가.”
그러자 에슈아의 기사단장은 표는 내지 않았지만 살짝 울컥한 듯, 황제를 올려다보았다.
“폐하. 농이 너무 지나치십니다.”
“농이 아니다. 그 아이는 신성제국 내부와 외부 양쪽으로 노려질 것이다.”
“!”
“물론 에슈아는 신성제국 5대 공작가 중 하나지만. 과연 지금의 청의 신앙이 그 아이를 지킬 수 있을까?”
그 말에 해골왕이 미간을 좁혔다.
음? 저게 무슨 의미지?
‘가문이 약세라는 의미인가?’
그러나 해골왕의 머리카락을 보는 황제의 눈이 번득였다.
“특히 교황이 그 아이를 가장 못마땅하게 생각할 것이네. 그리고 ‘해골왕’도 그 아이를 노리고 있는 듯하고.”
교황이란 이름에도 무감하던 성기사들의 분위기가, 해골왕이란 이름에 단번에 싸늘해졌다.
“안 그래도 <해골왕> 하면 에슈아가 가장 치를 떨 텐데. 그와 다시 마주하게 될 수도 있네. 괜찮은가?”
뭐야.
이것들, 설마 옛날에 자신하고 얽힌 적 있는 놈들이었나?
하지만 기억에 없는데?
‘…혹시 부하들이 사고를 친 건가?’
아니면 어떤 개 같은 마족에게 크게 당해서 명예가 추락했다든가?
그래도 이만한 녀석들이 당할 정도면 상당히 강한 마족인가 본데?
뭐 상관은 없다. 상대가 누구든지 박살 내서 복수를 해줄 수 있었으니까.
박살 정도가 아니라 아주 갈아 마셔서 가문의 영광을 되찾아주지.
황제의 도발에 기사단장은 이를 악물었다.
“괜찮습니다. 어떻게 보면 해골왕과 인연일 수도 있겠죠.”
그래, 우리 만난 거 인연이라니까.
그러니…….
“해골왕을 처리하는 게 저희의 사명이니까요.”
…음?
아니, 잠깐.
거기서 내 이름이 왜 나오는데.
그보다 저 말, 어디서 들어봤는데??
분명 자신을 토벌하러 온 여자가 저 말을 입에 달고 다녔던 거 같은데?
그 말에 황제가 웃음을 터뜨렸다.
“하긴, 해골왕의 부하와 마주한다면 오히려 멜리사가 기뻐하겠군.”
아니 아니, 잠깐만.
그 이름 너무 낯익은데?
분명 50년 전, 신계에 가기 전이었나.
어째 마지막으로 만난 가장 최악에 최악의 관계였던 성녀랑 이름이 너무 똑같은데?
“하지만 황실의 힘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니 잘 생각해보라 하게. 아이를 넘겨주면 황가의 자녀 못지않게 키워줄 테니.”
아니이, 돈주울!
더럽게 좋긴 한데, 잠깐 입 좀 닥치고 있어봐!
지금 조상님이 누군지 좀 파악해야겠으니까!
바로 그때였다.
쾅!
신전 접대실의 문이 갑자기 열렸다.
이에 몇 기사들이 무례하다는 듯 검을 뽑았지만, 황제가 웃으며 거두라 손짓했다.
안에 들어온 건 은발의 젊은 미남이었다.
“그냥 흘릴 수 없는 이야기가 나와 기별도 고하지 않고 들어왔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폐하, 송구하오나 그 아이는 저희 에슈아의 핏줄이옵니다.”
“앉으시오, 에슈아 경. 설마하니 성녀 가문의 직계 일원이 직접 올 줄은 몰랐구려.”
빌어먹을!
<에슈아>가 진짜 성녀 가문이었냐!
“예. 성녀의 직계 자손을 남에게 맡길 순 없으니까요.”
심지어 성녀의 아이냐!
아니 성녀 가문이면 제국민들이 존경하고, 교황 가문이랑 맞먹을 수 있는 것도 이해는 간다만!
“괜찮다, 아가. 이야기는 다 들었다. 설령 네가 저주를 받았어도 우리는 상관없다.”
아니, 안 괜찮아! 내가 안 괜찮아!
“다 괜찮다. 태어나준 것만으로 고맙다. 할머님도, 네 어미도, 네가 그 극악무도한 해골왕처럼만 안 자라면 된다고 했다.”
“…….”
해골왕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하, 시발 아버지, 어머니.
죄송합니다만, 제가 태어나자마자 패륜을 저지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