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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를 없앨 예정인데요-123화 (123/272)

제123화. 상황 파악을 하시죠? (3)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적의 사제들은 제 눈을, 제 귀를 의심했다.

어… 그러니까.

적의 후계자가 소환한 적의 수호신이… 계약을 했다. 그것도 에슈아의 사람과 계약을…….

그래, 그러니까, 적의 후계자를 버리고…….

…응? 뭐라고?

“뭐라고?!”

적의 사제들은 당황한 듯 아이작을 보았다. 바라보는 그들의 눈에서 혼란과 공포가 느껴진다.

‘최고신을 소환하려던 거 아니었어?’

‘왜 최고신을 냅두고 우리 신을?’

그들로서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최고신을 버린다는 선택지는 있을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짐작 가는 구석은 있었다.

‘설마 적의 신을 먼저 빼앗아 두고, 나중에 최고신과 계약할 셈인가?’

그 생각에 미친 적의 사제들은 얼어붙었다.

그래! 그것이 틀림없다!

‘가능한 일이다. 가문의 이익을 우선시한 거야……!’

형법의 신이 어떤 신인가.

규칙을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법칙과 성질을 바꾸는 등, 할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했다. 괜히 몇백 년 만에 나온 형법의 신에, 적가가 축배를 든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걸 에슈아가 가져가?

‘단물만 쪽 빨고, 최고신으로 갈아탈 셈인 거야!’

‘그래, 나중에 형법의 신을 돌려준답시고 뜯어낼 생각인 거다.’

‘적을 억압하려고!’

저런 영악한……!

그런 사제들의 경악한 시선에 아이작 푸헿 웃었다.

뭐, 보아하니 이상한 오해를 하고 있는 듯하지만, 상관없었다.

형법의 신 정도면 사실 가주급, 그중에서도 뛰어난 재능이 있어야 겨우 뽑아낼 수 있는 귀한 신이었으니까.

그 적의 수호신을, 그것도 라이벌 가문이 훔쳐 갔으니 혼란스러운 것도 인정한다.

나이저로서는 적의 신을 뽑은 순간, 드디어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었다. 공적도 쌓아, 능력도 증명돼. 가주로서의 탄탄대로가 열릴 것이라 생각했겠지.

그리고 그 말이 무슨 말이다?

나이저로서는 본인이 생각하는 비장의 패를 뺏겼다는 의미다. 그 미래까지도.

그 증거로 나이저의 표정이 볼만했다. 기절할 것 같은 얼굴이다 못해, 나라를 잃은 얼굴이 된 건 좀 미안하네.

하지만 그런 표정 지어도 안 돌려줄 거야. 나도 살아야지.

게다가 상황이 이렇게 되면 뭐가 좋냐면…….

“적의 신이 적가의 후계가 아닌, 저 아이를 택하신 것이 아닌가!”

“당대 후계자보다 다른 가문의 아이를 더 높게 평하셨다는 건가?”

“지금 그게 문제요? 이단을 찾는 적의 신이 계약할 정도면, 신앙심에 문제가 없단 거잖소!”

“하긴. 문제가 있었으면 계약이 아닌 처형을 하셨겠지!”

“아이작이 이단이라며! 그럼 적이 헛다리를 짚었단 이야기인가?”

“실수로 오인한 걸까요?”

“실수는 무슨! 적이 보는 눈이 떨어진 거지!”

그래, 이거지! 캬!

단번에 전세 역전! 계획대로야!

‘이제 이걸로 에슈아를 조사하네, 어쩌네. 시건방진 소리는 못 하겠지.’

다른 신도 아니고, 지들 수호신이 택했다는데. 뭐, 어쩔 거야?

어디 그뿐인가. 수호신을 데려간 만큼, 놈들의 목줄도 잡게 되었단 의미지!

아니나 다를까. 추기경들도 전혀 예상치 못한 듯 관심을 가졌다.

“오.”

“이건 귀한 일이군.”

아이작을 그냥 이단으로 생각한 그들이었지만, 이러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물론 적의 추기경은 다른 의미로 표정이 바뀌었지만.

“가, 각하.”

“오호라. 신을 쌔벼 가?”

“……!”

턱을 괸 채 웃고 있다. 즐겁다는 듯 웃고 있는데, 가늘게 뜬 실눈이 아이작을 당장이라도 찢어 죽일 듯 바라보고 있다.

쿠구구.

끓어오르는 살기 어린 성력에, 사제들이 몸을 가누지 못하며 몸을 떨었다.

적가에 소속된 주교들은 가주의 분노를 이해했다.

“상급신은 보통 한 명하고만 계약할 수 있지 않습니까!”

“저놈이 계약해버리면 형법의 신은… 적이 다룰 수 없게 됩니다!”

“아니-”

그들은 혹시나 하는 얼굴로 에슈아 일가를 보았다.

“청이 적의 신을 반길 리가 없지 않습니까.”

“당장 계약 파기를……!”

“하하, 당연히 계약 파기겠죠. 당연한 것을…….”

“우리가 왜?”

…뭐?

청의 가주는 눈썹을 치켜뜨고 있었다. 그리고 에슈아 일가는 오히려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교황의 조건이 무엇인가.’

교황은 5대 신앙을 모두 품을 수 있는 자였다. 괜히 추기경들이 수의(囚衣)인 검은 사제복을 스스로 입고, 교황에게 충성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렇다 한들, 정작 역대 교황들은 금의 신하고만 계약을 했지만 말이다.

‘아니, 실은 금의 신하고만 계약을 할 수 있는 걸지도.’

교황과 어릴 때부터 함께해온 청의 가주는 미간을 좁혔다.

아무튼, 지금껏 진짜로 5대 신앙의 신을 모두 품은 교황은 없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아이작은 어떠한가!

진정으로 5대 신앙을 품을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닌가.

‘분명 최고신이 선택한 것에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입꼬리가 안 올라가겠냐? 응?

아이작이 자랑스러워 실실 올라가는 에슈아 일가의 입꼬리에, 적의 사제들의 눈에 핏발이 섰다.

‘신은 당대에 단 한 명하고만 계약을 한다.’

‘어차피 최고신은 자신의 것이라는 건가? 그래서 여유로운 건가!’

적의 주교들은 물러설 수 없다는 듯 나섰다. 이대로 적의 위신이 무너져 적에 몸을 담고 있는 이들에게 피해를 입힐 순 없었다.

물론 상대가 말을 들어주겠냐 싶지만, 상대는 에슈아였다. 도리를 물고 늘어지면 말을 듣겠지. 그래서 적의 주교들은 일부러 세게 나갔다.

“이건 위법이오! 상도덕도 없이 남의 신을 가져가다니!”

“맞소. 에슈아가 세페트의 신을 가져가는 게 말이 된다 생각하시오?”

“이건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니, 돌려주…….”

“뭐,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지 않습니까.”

“……?!”

릴라이의 웃음에 적의 주교들의 얼굴이 일순 꿈틀거렸다.

그럴 수밖에 없다.

분명 비슷한 말을 자신들이 청에게 하지 않았는가.

-뭐,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는 법. 만일 저 아이가 처형을 당한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

실제로 그걸 노린 듯, 릴라이는 입꼬리를 올렸다.

“여기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

…저 새파랗게 어린놈이! 지금 감히 자신들의 말을 되돌리며 우롱하는 건가?

적의 주교들은 어서 저 건방진 걸 훈육하라는 듯 청의 가주를 보았지만, 들려오는 건 싸늘한 목소리뿐이었다.

“뭐 해? 알았으면 꺼져.”

…이런 망할!

* * *

“으아악! 너, 무슨 짓을 한 거야!”

슈리는 머리를 움켜쥐며 괴로워했다. 하다 하다 다른 신앙의 신을 빼앗아오다니. 전대미문의 일이었다!

“적에 소속된 사제들이 전부 너만 노려보는 거 못 봤냐! 청은 소속원들도 부족한데, 왜 자꾸 적군을 만들어!”

“노려보는 게 아니라 수호신을 잃고 멘붕이 온 거겠지. 푸헿!”

이 미친놈이 진짜!

슈리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듯 아이작을 붙잡았다.

“그보다, 최고신은!”

“뭐?”

“왜 최고신하고 계약을 안 한 거야? 역시 지금 네 힘으로는 아직 최고신을 소환하기엔 성력이 부족했던 거냐? 응? 그런 거야? 그래서 적가의 신을?”

아니, 그건 아닌데.

‘최고신?’

소환할 수는 있었다. 가진 성력을 다 소모했겠지만, 아무튼 가능하긴 했다.

‘이 몸이 괜히 성자 몸이냐.’

소환되던 최고신은 형법의 신의 반응을 즐기듯 가만히 있었지. 그랬던 신이 형법의 신과 계약하려고 하자, 어서 자기를 고르라는 듯 강림하려고 했다.

하지만 알게 뭐냐.

일단은 걷어찼다.

‘신중해야지. 목적도 의도도 모르는 신은 일단 보류다.’

[그냥 사고 친 게 많아서 그런 건 아니고요?]

응, 시끄러.

오히려 신경 쓰이는 게 있다면, 형법의 신이 말한 에슈아 건이었다.

-에슈아에게 너무 정 주지 마라.

그건 무슨 의미지?

물론 얼핏 들으면 훼방을 놓으려고 그러는 거겠지. 하지만 아이작은 형법의 신의 그 눈빛을 잘 알았다.

분명 아이작이 해골왕으로서 신계에 있을 때였을 것이다.

-해골왕, 뭐냐. 그 돼지들은?

-귀엽지 않냐? 어미를 잃고 배고파서 울고 있길래 밥 주면서 기르고 있다. 나중에 커지면 타고 다닐 거다.

-음…. 너무 정 주진 마라.

-뭐?

그래, 신들. 이 시벌 놈들이!

결국 남이 잘 키우던 돼지들을 잡아먹었지!

그리고 형법의 신의 눈빛은, 그때의 그 눈빛이었다.

뭐, 이해가 안 될 것도 없긴 했다.

신앙의 수호자들은 원래 신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하는 이들. 특히 최전방에서 싸우는 청이라면, 더욱 전사할 위험이 크겠지.

물론 청의 주신은 해골왕에게도 잘해줬고, 그 성품으로 봐선 종자들을 굴려 먹을 것 같지도 않았다.

하지만 다른 신들까지 가만히 있으란 법은 없으니까. 그러니 마음에 들 리가 없는 것이다.

‘새끼들이 또 내걸 건들려고 하네.’

[주인님 거였습니까?]

내 꺼지!

에슈아의 재산도, 부지도, 병력도, 명예도! 모든 게 내 거지!

에슈아가 어떤 곳인가! 무려 이사악 제국의 모태가 될 곳이 아닌가!

‘가주가 되어서 앞으로 내 것이 될 것을, 감히 건드려?’

하지만 그러는 동안 슈리는 꽤나 아쉬운 모양이었다.

“그래도 최고신을 볼 수 있나 했는데.”

다른 견습들은 ‘최고신을 소환 안 해서 다행이다!’, ‘이거면 우리한테도 승산이 있다!’, ‘안 얻어맞겠다!’라며 좋아했지만, 슈리는 좀 아까운 듯했다.

“이제 최고신은 못 보는 거야?”

그때였다.

“아니. 곧 볼 수 있을 거다.”

“!”

뜻밖의 목소리에 슈리가 흠칫 놀랐다.

목소리의 주인은 금의 추기경이었다.

“축하한다. 흑의 펜타곤 순위에서는 공동 1등이더구나.”

흑의 펜타곤의 1등은 아이작, 키나, 슈리였다. 전부 각 신앙의 주신급이기 때문에 우열을 가릴 수 없었던 것이다.

“공동 1위는 마음에 안 들지만 청이니 괜찮다.”

[와 저거, 당연히 금이 1위를 한다고 생각하는 놈들이네요.]

위스퍼는 구역질 난다고 했지만, 슈리는 동공 지진을 일으키고 있었다.

‘…당숙. 저런 목소리도 낼 수 있었나?’

세상에, 저 꿀 떨어지는 목소리 봐라. 아주 아이작이 예뻐서 어쩔 줄 모르는구나.

심지어 청이니 괜찮다고?

뭔가를 잘못 들은 건가?

아니, 그뿐이 아니었다.

“아주 멋진 한 수였다. 적가를 그렇게 먹이다니.”

“존경스럽다! 견습이 끝나면 우리 쪽으로 와라. 잘해주지.”

아이작을 싫어하던 금의 귀족 사제들도 아이작에게 방긋방긋 상냥하게 웃고 있었다.

‘뭐, 그럴 만도 하지.’

금으로서는 아이작 덕분에 적가를 누를 수 있었으니, 얼마나 아이작이 예뻐 보일까.

최고신하고만 계약하지 않으면, 아이작이 교황이 될 가능성만 없다면, 에슈아가 날아오를 수 있는 것만 아니면. 뭐든 상관없는 것이리라.

금의 추기경은 같이 적을 견제하자는 듯 손을 내밀었다.

“우리는 좋은 팀이 될 거다.”

팀이라고? 지금 팀이라고 했어?

금이? 청한테?

‘미쳤어, 금?’

“그리고 거래는 잊지 않았겠지? 이제 최고신을 양도해다오. 대가는 약속한 것보다 훨씬 높게 쳐주겠다.”

마치 아량을 베푸는 듯한 말이 거슬렸지만, 슈리는 아이작을 보며 미간을 좁혔다.

‘그 누구도 아니고… 무려 천하의 이놈이다. 최고신을 줄 리가 없잖…….’

“눼, 드릴게요.”

“뭐, 인마?!”

슈리는 반사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아이작은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좋긴 한데, 대가부터 먼저 내놔요. 재물신으로 주신댔죠?”

그놈의 재물신!

슈리는 멱살을 잡을 듯 아이작을 보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도 않았다.

금의 추기경은 품속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뭐. 좋다. 교황쯤 되면 여러 명과 계약이 가능하지만, 넌 안 되겠지.”

“!”

사람마다 계약 가능한 용량이라는 것이 있었다.

‘지금 이놈의 상태로는 기껏해야 상급신 하나 정도겠지.’

애초에 형법의 신과 계약하지 않았어도 꽤 버거웠을 것이란 이야기였다.

‘뭐, 최고신이 아이작에게 맞춰주는 방법이 있지만. 최고신이 뭐가 아쉬워서 이딴 꼬마와의 계약을 위해 자신을 굽힐까.’

“그러니 계약하지 않아도 쓸 수 있도록, 재물신 소환석을 주마.”

슈리는 금의 추기경이 내미는 물건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금가의 터주석!’

터주석엔 터주신이 깃들어 있었는데, 터주신이란 성물을 신전 삼아 성물에 깃든 신을 뜻했다.

하물며 계약하지 않아도 언제든지 불러내 신의 축복을 받을 수 있으며, 영지에 무운을 가져다주는 만큼 굉장히 귀한 신이었다.

‘베리트의 터주신 정도면 보통 물건이 아닌데. 대영지에 내리는 축복 수준이야!’

토지 자체를 부흥하게 해줄 위력이 있는 만큼, 천만금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하물며 저 돌 안에 재물신이 살고 있는 만큼, 성력 소모 없이도 재물을 불릴 수 있다! 아이작이 눈이 안 돌아갈 수가 없다.

“내가 모시는 신께서 일러 놓았으니, 네 말에 반응할 것이며, 오직 네 말만 따를 것이다.”

“최고신은 소환만 해주면 되나요?”

“아이작!”

[주인님, 정말 이관하시려고요?]

그 말에 아이작은 히죽 웃었다.

‘정확히는 이관은 아니고. 최고신의 목적이 뭔지 파악 좀 해보려고.’

교황청은 당연히 최고신과 계약하고 싶어 하겠지만, 최고신쯤 되는 놈이 쉽게 계약될 리가 없고.

그럼 최고신을 슬슬 꼬시기 시작할 텐데, 그 과정에서 최고신의 목적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난 재수 없는 녀석하곤 상종 안 해. 나아-중에 한 1,000년쯤 뒤에나 내키면 받아주지. 어차피 용량 한계가 있는데, 난 최고신 말고도 계약하고 싶은 다른 신들이 많다고.’

[또 누구랑 하시려고요?]

‘청의 째물신이랑, 흑의 째물신이랑, 백의 째물신이랑, 적의 째물신이랑. 기타 등등 신앙의 째물신…….]

[…어쨌든 전부 재물신이잖아요…….]

‘푸헿, 돈이 최고야! 최고신 따위, 나중에 비싸게 팔아주마.’

바로 그때였다.

“자, 터주석을 줬으니 너도 최고신을 이쪽에 넘겨…….”

아이작이 금의 추기경한테 터주석을 받은 그 순간. 아이작의 등 뒤로 뜨거운 숨결이 느껴졌다.

‘!’

마치 바람이 내려앉듯, 누군가가 아이작의 목을 살포시 끌어안았다.

그건 다름 아닌 최고신의 기운. 하지만 그 기운은 곧바로 사라졌다.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싶을 그때.

“어?”

모두의 시선이 아이작의 손을 향했다.

“어어어?!”

그러니까, 아이작의 왼쪽 손등에…….

“최고신의 계약증표?!”

“뭐라고?”

당황하던 금의 사제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잠깐, 상급신을, 이중으로 계약한다고?”

아이작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띠발, 이게 뭐야!”

[최고신이 계약을 해버렸군요.]

뭐?

뭐가 어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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